‘재판부 맴도는’ 노소영 수상한 법조계 인맥 고리

더 커지는 ‘법조 쇼핑’ 의혹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문재인정부 감사원장 출신으로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캠프에 합류한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이 ‘해당 행위’논란에 휩싸였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법률대리인어서다. 특히 최 전 의원이 최태원-노소영 사건을 심리 중인 대법원 재판부 판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 관장의 ‘법조 쇼핑’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군사정권범죄수익국고환수추진위원회(이하 환수위)는 지난달 23일 “최재형 전 의원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법률대리인”이라며 “노 관장 이혼 시 ‘재산분할’이라는 명목으로 노태우 범죄수익의 편법 상속을 돕고 있다”고 질타했다.

“해당 행위”

이날 환수위는 질의서를 통해 “최 전 의원의 이 같은 행위는 군사정권 비리를 옹호하는 심각한 해당(害黨) 행위임이 분명한데, 국민의힘은 최 전 의원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들은 “감사원장을 역임하고 지난 대선 때 대선후보로 나섰던 최 전 의원의 (한동훈 캠프) 행보가 우려스럽다”며 “최 전 의원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변론을 맡고 있는데, 이는 사법부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키우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최 전 의원이 국민의힘 종로구 당협위원장직을 맡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서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노태우 전 대통령이 조성한 불법 비자금이 여전히 은닉돼오고 있었으며, 그 천문학적인 범죄수익이 어딘가에서 계속 증식돼왔다는 증거(노소영이 재판부에 제출한 김옥숙 여사의 메모)가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는 큰 충격에 휩싸였음에도 국민의힘은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최 전 의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선거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이날 ‘국민먼저캠프’ 측은 최 전 의원과 조경태 의원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환수위는 노 관장의 ‘법조 쇼핑’ 의혹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들은 “최근 노 관장의 이른바 ‘법조 쇼핑’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증폭되고 있다”며 “최 전 의원은 노소영 이혼 재산분할 청구소송 대표변호사인으로 변론을 맡고 있으며, 노 관장의 법조 쇼핑 의혹 한 가운데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노 변론 최재형, 한동훈 대선 지휘
대법원 이혼 재판부 판사 친분 눈길

최 전 의원이 현재 최태원-노소영 사건을 심리 중인 대법원 재판부 판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 관장 ‘법조 쇼핑’ 의혹은 더욱 더 커지고 있다.

환수위는 “노 관장이 기업을 통해 증식된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범죄수익을 이혼소송을 통해 가져려 하고 있는데, 이를 최 전 의원이 돕는 게 과연 우리 사회가 말하는 정의가 맞는 것이냐”며 “6월 대통령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 국민의힘에 몸담고 있는 최 전 의원이 노 관장을 돕는 것은 본인뿐만 아니라 당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노태우 비자금 노소영 상속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최 전 의원의 노 관장 변론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빠른 시일 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환수위는 이혼 소송 항소심을 담당한 김시철 사법연수원장(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직권남용 청탁판결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이들은 “김 원장은 판사로서 의무를 저버리고 직권을 남용해 군사정권의 비자금 조성 범죄를 사실상 비호했다. 공수처가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지난해 5월 최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1조3808억원을 재산 분할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1심 판결금액(655억원)의 20배에 달하는 규모다. 김 원장은 지난 2월 대법원 인사를 통해 사법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300억 비자금 조성 비호”
2심 판사 공수처에 고발

이후 환수위는 김 원장과 노 관장, 노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언급하면서 날선 비판을 이어왔다. 이어 “김 원장은 노 관장과 가족처럼 가까운 관계임에도 이런 특별 관계를 숨긴 채 최태원-노소영 재판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노태우 비자금은 노소영의 돈’이라는 반역사적인 재판을 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증거 능력이 없는 ‘김옥숙 메모’를 근거로 노 관장의 손을 들어준 행위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 “메모에 적힌 자금이 불법으로 조성된 비자금임을 인지하고도 이를 노 관장의 재산으로 인정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판단”이라고 반발했다.

환수위는 김 원장이 노 관장과 개인적 관계뿐 아니라, 그의 가족도 노 전 대통령 집안과 밀접한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의 부친인 김동환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의 경북고 1년 후배로 5공화국과 6공화국 시절 국가정책자문위원, 선관위원, KBS 이사 등을 역임했다. 1995년에는 보수 성향 시사지에 ‘5·18특별법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환수위는 “공교롭게도 항소심의 최대 쟁점은 노 관장의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 측에 흘러들어가 그룹 성장에 기여했는지, 했다면 그 기여도가 얼마나 되는지 등이었다. 이것을 우연으로 치부한다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노 관장과 관련한 소송에 함께 한 이상원 변호사의 숨겨진 인맥에도 의문을 던졌다.

고발장에 따르면 11년 판사 경력의 이 변호사는 ‘노태우정권 실세’ ‘6공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전 장관의 사위다. 박 전 장관은 김 여사의 사촌 동생이자 김 원장의 부친인 김 변호사와 경북고·서울대 선후배로, 가족들이 모두 절친한 사이라는 것이다.


김시철 누구?

환수위는 “뿐만 아니라 박 전 장관의 딸이자 이 변호사의 아내인 박지영씨는 노 관장과 재계 안주인들이 주축된 봉사단체 미래회의의 회장을 맡고 있다”며 “이런 내용들을 보면 김 원장과 항소심 재판 판결은 여러 면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다분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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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