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크로비스타 ‘윤석열 흔적’ 지울까

입주민 “기록 계속 남아있는 게 불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났다.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짐을 옮기면서 지지자들도 하나둘 모여들었다. 아크로비스타 입주민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 일가가 아크로비스타를 떠나고 용산과 관련된 흔적을 지워야 한다는 극단적 의견도 제기된다. 실제 아크로비스타엔 대통령실의 흔적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같은 동에 사니까 인사도 하고 그랬다. 2~3년 전만 해도 자랑스러웠다. 근데 계엄이 뭐냐. 미친 거다.” <일요시사>와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인근서 만난 한 70대 노인의 말이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아크로비스타 복귀를 환영하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가 소수가 아니다. “양심이 있으면 다른 데로 가야 한다”고 말하는 입주민도 있었다.

여전한 자랑?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건 지난 4일이다. 이날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줄곧 관저에 머물면서 법률대리인단과 참모진, 국민의힘 의원들을 잇따라 만났다. 이 기간 두 차례에 걸쳐 국민과 ‘국민변호인단’을 향한 메시지를 냈다. 메시지는 국민과 지지층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의 취지였으나 헌재 결정과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사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승복이 없다’ ‘사저 정치를 준비한다’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윤 전 대통령은 신당을 창당하라는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파면 선고 이후 윤 전 대통령을 수차례 만난 사실을 밝히며 “사실 대통령 주변에 신당을 창당하라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대통령은 그런 말씀을 배격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1호 당원’인 윤 전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며 조기 대선 국면서 확실히 선을 긋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윤 의원은 “당이 대통령을 헌신짝처럼 버리려 하는 것은 문제”라며 “그분도 당의 부담을 원하겠느냐, 대통령은 그런 생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직 대통령의 자산과 부채를 같이 짊어지고 갈 수밖에 없다”며 “절연보다 무서운 건 분열”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의 사저인 아크로비스타로 짐을 옮기기 시작한 건 지난 8일부터다. 대통령 관저 퇴거 시기에 관한 규정은 없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의 사저가 공동주택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해 경호 계획 수립 등에 차질이 생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의 청와대 개방 결정에 따른 독촉으로 임기 마지막 날에 청와대서 퇴거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헌재의 파면 결정 이틀 후인 12일, 일몰 후 사저로 거처를 옮겼다. 탄핵 인용 후 불과 56시간 만이었다.

파면됐는데 관저서 잠행…경호 차질?
“CP 구성 확정 안 돼” 지원자도 부족

윤 전 대통령이 아크로비스타로 옮기면서 반려동물을 키우기 쉽지 않다는 점, 입주민들의 민원 발생, 경호동 설립 등의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그러나 핑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많다.

윤 전 대통령이 임기 초반 아크로비스타에서 출퇴근했던 바 있고, 당시 경호 관련 경험이 쌓였기에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경호처 내에선 이주 장소만 결정되면 경호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문제가 없었음에도 윤 전 대통령 측에서 이주 장소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아크로비스타에서 타 주거지를 물색할 때까지만 거주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 출신 한 인사는 “입주민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도록 하는 점까지 고려해 경호 계획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입주민들의 불만이 크다면 거주할 다른 데를 알아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크로비스타 입주민들도 이를 바라는 분위기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그의 지지자들로 인해 벌어질 소음과 민폐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했다.

윤 전 대통령과 같은 동에 거주한다는 입주민 A씨는 “아이들이 학교를 오갈 때가 걱정이다. 극렬하게 지지하는 분들로 인해 피해가 크다. 소음이 제일 문제”라고 토로했다.

서초 이동 후 제3의 장소로 이사 가능성
입주민 “기록 계속 남아 있는 게 불편”

다른 입주민 B씨는 “‘우리 아파트의 자랑’이라고 치켜세우던 건 예전 일이다. 환영하는 사람이 많은 줄 아나. 여기에 거주하는 검사들도 침묵을 유지 중이다. 계엄은 진짜 미친 짓이었다”며 “용산이든 대통령실이든 윤 전 대통령 일가와 관련된 흔적은 아파트서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아직 아크로비스타에는 윤 전 대통령 일가의 흔적이 남아 있다. 아크로비스타 입주민 커뮤니티센터에 걸려 있는 사진이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 2022년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아크로비스타에 거주하는 이웃 어린이들과 기념촬영했던 사진이다. 행사는 같은 날 오전 11시부터 50분간 입주자대표회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당시 입주자대표회의는 같은 해 4월29일부터 5월2일까지 입주민 가운데 만 3세 이상부터 초등학생을 상대로 신청을 받아 진행했다.

입주민 C씨는 “관리소에 철거를 요청했고 곧 안건으로 상정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이 아크로비스타에 계속 머문다면 김씨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에 경호 CP(Command Post·경호작전지휘소)를 두고 엘리베이터 한 대를 전용으로 사용했던 것처럼 인근 사무실을 임대하는 방안도 언급된다. 다만 입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될 수 있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최대 10년 동안 대통령 경호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대통령경호법에 따르면 자진 사퇴와 파면으로 임기 만료 전 퇴임한 전직 대통령도 경호·경비와 관련된 예우는 그대로 유지된다. 최고 수준의 국가 기밀을 다뤘던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경호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상 전직 대통령 경호에는 20∼30명의 인원이 투입된다.

다음 거처는?


윤석열정부서 생산된 대통령기록물의 이관 작업도 본격화됐다. 행안부 대통령기록관은 이르면 지난 7일부터 ‘대통령기록물 생산기관’을 차례대로 찾아 이관 대상 기록물에 대한 현황 파악에 나섰다. 대상 기관은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를 비롯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를 포함한 대통령 자문기관 등 28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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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