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이니텍 ‘무자본 M&A’ 논란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4.03 15:21:09
  • 호수 15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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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냄새 맡은 기업사냥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연이은 구조조정으로 자살 소동까지 벌어진 KT가 신생 사모펀드에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논란을 키웠다. KT는 상장사 이니텍이 모회사 케이티디에스(KT ds)와 업무가 겹친다는 이유로 지분 매각에 나섰었다. 인수 협상할 기업이 없으니 사모펀드에 넘긴 상황이다.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는 이니텍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KT ds의 매수자 검증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로이투자파트너스(로이)와 사이몬제이앤컴퍼니(사이몬) 컨소시엄(PEF)은 인수 자금을 증빙하지 못하는 등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었다.

과정 보니···

지난해 10월 KT ds는 이니텍을 시장에 내놨다. 당시 KT ds는 이니텍 지분 57%를 매각하기 위해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복수의 인수의향서를 받았다. 이후 매도 측은 건설사가 컨소시엄으로 들어간 잠재적 투자자와 우선적으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다만 이 원매자는 주요 투자자였던 건설사의 의향이 시들해지면서 우선협상자의 몫은 넘어갔다.

최종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로이와 사이몬 컨소시엄에 대해 시장에선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로이는 2013년 설립된 다담인베스트먼트의 후신으로 비교적 잘 알려진 투자사였지만, 사이몬은 지난해 5월 설립된 신생 하우스로 실적이 전무하다는 점에서다.

대형 사모펀드(PE)들도 펀딩이 쉽지 않은 상황서 신생 PE가 600억~800억원 규모의 딜을 성사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이니텍 입찰에 참여했던 일부 원매자는 “거래종결(딜클로징)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매각 측에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실제로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에도 로이·사이몬 컨소시엄은 인수 자금을 증빙하지 못하는 등 조달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서울PE, 유니베스트투자자문과 손잡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2월 협의 과정서 이견이 발생해 컨소시엄은 와해됐다.

사이몬에 정체불명의 자금이 유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이에 로이·사이몬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결국 KT의 책임론이 거론됐다. KT ds는 검증에 철저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기업의 지속 가능성보다 매각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비판을 받았다. KT ds가 진행한 이니텍 매각에는 새 주인의 자금 조달 능력과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준비가 됐는지에 대한 고민이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금에 군침 흘리는 외부 세력
몽땅 빌린 돈으로 인수하는 꼴

상장사 중에는 기업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킨 뒤 내부 자산을 빼돌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숨어 있는 누군가가 바지사장을 내세워 횡령하는 경우도 있다. 그 피해는 당장 기업의 임직원과 소액주주가 떠안아야 한다.

이니텍은 1000억원의 현금을 가진 데다 금융보안 분야서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다. 이런 강점 덕분에 입찰에서는 사모펀드 등 투자사가 아니라 일반기업인 전략적투자자(SI)를 포함한 다수의 매수인이 관심을 보였다.

이니텍의 매각은 서울PE와 로이·사이몬 간의 법정 다툼으로 확산됐다. 이니텍은 2021년 8월 KT의 자회사 KT ds에 편입됐고 특별 관계자인 에이치엔씨네트워크가 갖고 있던 지분 중 30%를 KT ds에게 넘긴 구조다.


앞서 지난 1월22일 이니텍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거래에 관한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 체결의 건’을 공시했다. 최대주주 KT ds 주식 593만7275주와 에이치엔씨네트워크 주식 534만2794주 합 1128만69주식, 지분율 57%를 로이·사이몬에 841억4500만원, 즉 주당 7460원에 전량 매각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같은 날, 로이와 사이몬은 유니베스트 투자자문과 서울PE를 투자자로 한 주주 간 약정서를 작성했고 실사 이행 보증금 25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서울PE는 이행 보증금과 인수 대금 중 150억원을 지불키로 했는데 주주 동의 없이 2차례 의사 번복을 거쳐 단독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다.

유니베스트투자자문은 인수 대금 200억원, 로이·사이몬이 공동으로 50억원을 분담하고 나머지는 금융회사 자금으로 충당할 예정이었다. 이니텍은 2024년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861억원과 투자 목적 부동산 34억원 어치를 소유하고 있어 기업 사냥꾼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사이먼의 대주주가 M&A 계약 체결 하루 전날인 지난 2월27일 유상증자를 통해 변경되면서 사모펀드가 인수 대금 조달을 위해 쌍방울 측에 손을 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쌍방울은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언급된 조직폭력배(전주 나이트파) 출신 김성태 전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다.

지난 2023년 해외 도피 중 태국 방콕의 한 골프장서 체포된 김 회장은 지난해 7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1심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해당 사모펀드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1심서 유죄가 선고된 김 전 회장을 출처로 한 투자금이 유입됐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주간조선>에 따르면, 자금을 대기로 한 투자자문사 측이 지난달 12일 KT ds와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 등을 상대로 쌍방울 자금 유입과 관련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까지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베스트 고위 관계자는 “사이몬을 통해 지급된 계약금이 코스닥 비투엔(b2en)의 관계사를 거쳐 유입된 것으로 안다”며 “이니텍 임원으로 선임된 명단에는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의 사외이사를 지낸 이모씨가 있다”고 말했다.

실적 전무 사모펀드가 800억원을?
쌍방울과 ‘사채’ 투입 의혹 제기

이와 함께 이니텍 새 이사진에 김 전 회장 등과 2001년 게이트 사건의 주인공인 이씨와 밀접한 인물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언급했다. 당초 서울PE와 유니베스트 투자자문이 자금 조달자로 나서고 유니베스트가 계약금 26억원, 서울PE가 58억5천만원을 준비했다.

하지만 사이몬은 LP 자금이 아니라 정체불명의 제3자 자금 58억5000만원과 서울PE의 이행 보증 자금 25억5000만원을 합해 이니텍 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면서 로이·사이몬은 지난 2월12일, 24일 두 차례에 걸쳐 내용증명과 공문을 통해 주주 간 약정서에 명시된 대로 ‘서울PE는 주요 자금 조달자일 뿐, 본인들이 이니텍의 매수인’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주인이 바뀐 이니텍이 신규 선임을 추진 중인 이사진 명단에는 쌍방울그룹의 SI 계열사 비투엔 이사로 있는 인사가 2명이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김모씨는 청와대 홍보수석실 뉴미디어 비서관을 지낸 인사로 쿠팡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1월 비투엔 이사로 선임됐다.


상근감사 후보로 오른 또 다른 김모씨 역시 축구선수 매니지먼트 기업인 ‘일레븐매니지먼트 코리아’ 대표 등을 지내고 지난 1월 비투엔 이사로 신규 선임된 바 있다.

두 후보는 지난 1월 비투엔 임시주주총회서 임기 3년의 이사로 동시 선임됐는데, 이니텍의 신규 이사와 감사 후보로도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니텍 인수에 비투엔의 모회사인 쌍방울 자금이 유입됐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비투엔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관리 시스템을 위탁운영한 SI 업체로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 한동안 구설에 올랐던 곳이기도 하다.

이니텍의 한 관계자는 “해당 후보들이 주총에 앞서 약력서 비투엔 이력을 지워줄 것을 요청했다”며 “쌍방울과 관계된 이력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매각 관련 잡음에 지난달 19일 열린 임시이사회서도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T의 금융 보안 계열사인 이니텍은 KT ds의 자회사다. KT의 손자회사 격인 이니텍은 1997년 창업한 IT 금융 보안 기업이다. 2011년 KT 계열사로 편입됐고 온라인뱅킹 등과 관련해 국내 다수 금융사들에 금융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의 자회사인 케이뱅크와 BC카드를 비롯해 국민·우리·신한·농협·수협 등 주요 금융사는 물론 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을 고객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사진 포진

BC카드의 자회사 에이치앤씨(H&C)네트워크는 이니텍의 지분 각각 30%와 27%를 갖고 있었다. 사실상 KT가 57% 지분을 갖고 대표이사 선임 등에 있어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회사였다. 순항하던 매각 작업과 달리 사모펀드들의 각종 문제가 불거지자 “무자본 M&A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이는 주가조작 작전 세력이나 기업사냥꾼들이 주로 쓰는 방법이다. 무자본 M&A 의혹을 뒷받침하듯 이니텍 인수에 나선 해당 사모펀드는 인수 자금을 빌려주기로 한 일부 투자파트너와 투자금 반환과 관련한 소송에도 휘말린 것으로도 확인됐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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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