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KG모빌리티가 무상감자 계획을 밝혔다. 자본금과 결손금을 줄이고자 내놓은 방편이다. 이런 가운데 임원 처우가 개선되는 방향으로 정관 변경이 예고된 상태다.

KG모빌리티(KGM)는 지난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의 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KGM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통해 결손금 보전 목적으로 액면가 5000원의 보통 주식 1억9640만4254주를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예정대로
이로써 KGM 자본금은 기존 9820억2127만원에서 1964억425만4000원으로 80% 감소하게 됐다. 무상감자로 발생한 감자 차익 7856억1701만원은 전액 결손금을 보전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내달 10일부터 5월8일까지 주식 거래 정지 기간을 갖게 된다. 감자 기준일은 내달 11일, 신주 상장일은 5월9일로 예정돼있다.
무상감자는 한계 상황인 기업이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이다. 장기적으로는 차익만큼 결손금을 보전할 수 있어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신 무상감자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무상감자는 자본금을 잉여금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행해지는데, 영업손실이 누적되면서 재무상태가 악화된 기업 입장에서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감자는 결손금 보전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로, 주식 수는 변동이 없다. 정해진 비율로 병합해 주식 수가 줄어드는 일반적인 무상병합 감자와 달리, KG모빌리티는 주식 수를 유지한 채 자본금 규모를 줄이는 액면가 조정 방식을 택했다.
다만 KGM 무상감자 소식은 상승세를 탔던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3600~38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던 KGM 주가는 무상감자 결정 공시 직전 거래일인 지난 7일, 4755원에 장 마감했던 상황이었다.
지난달 24일 잠정 실적 공시가 주가 상승의 신호탄 역할을 했다. 당시 KGM은 2024회계연도에 별도 기준 매출 3조7825억원, 영업이익 123억원, 순이익 46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만성 적자에 시달렸던 ‘쌍용자동차’가 KG그룹 산하 KGM으로 탈바꿈한 이후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2년 연속 동반 흑자는 2003~2004년 이후 20년 만에 거둔 성과다.
주식 변동 없지만…요동친 주가
미등기 ‘오너 2세’ 수혜 예상
그러나 무상감자 소식이 전해진 직후 분위기는 바뀌었다. 앞서 4700원대를 찍었던 KGM 주가는 감자 결정이 나온 지 하루 만인 지난 11일 장 초반부터 15% 넘게 폭락했으며, 급기야 전 거래일 대비 900원(-19.11%) 하락한 3810원에 마감했다.
현 시점에서 주목할 점은 유상증자 추진 여부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무상증자를 하게 되면, 추가 자금 확보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광경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곤 한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는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의 건’도 통과됐다. 이는 지난달 24일 주주총회 소집공고에 포함되지 않았던 안건이지만, 정정 공시를 통해 추가된 바 있다.
해당 안건은 KGM은 퇴직금 지급 규정을 적용받는 임원의 정의를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사 및 감사로서 상근인 자’였던 임원의 정의를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사 및 감사로서 상근인 자와 비등기임원으로서 상근인 자’로 변경하는 게 골자였다.
이로써 KG모빌리티에서 미등기 상태로 근무 중인 임원도 수혜를 얻을 수 있게 됐다. 곽정현 KGM 사장도 혜택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장남 곽 사장은 2023년 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 KGM 미등기 임원이다.
미등기 임원 혜택
곽 사장은 KG그룹 계열사 9곳에서 이사회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일단 KG케미칼과 KG디지털에셋홀딩스에서 대표이사직을 수행 중이다.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계열사는 ▲KG스틸 ▲KG에코솔루션 ▲KG이앤씨 ▲KG제로인 ▲KG모빌리티커머셜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7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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