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위기’ 윤석열 최후의 보루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4.12.16 10:35:48
  • 호수 1510호
  • 댓글 6개

정신병으로 빠져나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뇌 진단을 받은 후 심신미약을 주장할 것”이라는 소문은 국회서도 거론됐다. 주요 일간지도 윤 대통령의 정신상태를 거론하고 있다. 일각에선 “앞으로는 대선후보의 정신건강을 사전에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체포돼 구속영장실질심사에 넘겨질 가능성이 공론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서 오동운 공수처장에게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할 의지가 있느냐”고 질의했고, 오 처장은 “상황이 되면 긴급체포 또는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를 시도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체포 언제?

검찰은 지난 9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김 전 장관을 내란중요임무종사자로 지정했다. 내란죄가 규정하는 중요임무종사자 위엔 수괴가 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의 혐의를 놓고 “윤 대통령과 공모했다”고 적시했다. 윤 대통령은 수괴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법무부는 같은날 윤 대통령의 출국을 금지했다. 헌정사상 최초의 현직 대통령 출국금지 조치였다.

수사기관들의 수사와 강제조치 가능성이 거론되자, 윤 대통령은 이에 대비한 변호인 선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의 지난 10일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9일부터 여러 법무법인과 법조인들에게 사건 수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수임을 거절한 법무법인도 있고, 검토하고 있는 법무법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됐든, 윤 대통령의 사건을 수임하면, 피의자 조사부터 대비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국군병원에 입원해 뇌 진단을 받은 후 심신미약을 주장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서 오동운 공수처장에게 이 소문을 언급했다.

장 의원은 “만약 국군병원서 심신미약이라고 판단한다면, 내란죄 선고형이 감경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오 처장은 “그런 상황은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국군병원 입원 뇌 진단 받은 후…
조현병·알코올성 치매 주장 가능성

윤 대통령의 정신상태에 대해선 각계각층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보도에 자주 등장하던 단어가 ‘격노’였다는 사실도 이젠 정신상태를 분석하는 소재가 됐다.

<중앙일보>는 지난 5일 “윤 대통령 특유의 즉흥적 성격이 화를 부른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며 “중요한 결정을 즉흥적으로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도 같은 날 칼럼서 “윤 대통령은 이성적이지 않고 극히 감정적이며, 사려 깊지 않고 충동적”이라고 주장했다.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도 위 보도와 칼럼을 인용하면서 “시중엔 윤 대통령이 ‘알코올성 치매’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말도 널리 퍼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애초에 대통령이나 정치 할 자격이 없는 무자격자를 대통령 자리에 앉힌 것”이라며 조현병·망상장애 가능성을 암시했다. 

범인의 조현병을 이유로 심신미약을 인정해 형을 감경한 판례는 다수 확인된다.


대표적으로 ▲2016년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 ▲2018년 강남 오피스텔 살인사건 ▲2019년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흉기난동 살인 사건 ▲지난 11월 발생한 제주 여고생 강제추행 사건 등이 있다. 현역 국회의원과 다수의 매체가 검사 출신 현직 대통령을 흉악범·성범죄자와 같은 선상서 논의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일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심리학자는 박 전 대통령의 일부 기이한 행동에 대한 추정을 제시했다. 이들이 주목했던 것은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집무실 및 부산 아세안 정상회의 행사장 내 대통령 대기실 등 방문하는 장소마다 변기를 뜯어 교체한 행위였다.

박 전 대통령은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당시에도 사진 촬영에 불참했다. 이를 놓고, 국민의당 김경진 전 의원은 “공용화장실에 가고 싶지 않아서 자신의 전용 변기가 설치돼있는 현지 숙소의 화장실까지 다녀와야 했기 때문에 불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상민 전 연세대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을 일컬어 “성인 자폐증”이라고 주장했고, 정신과 전문의였던 고 김현철씨는 조현병 가능성을 언급했다. 

심신미약으로 비상계엄령 선포했다? 
대선후보 정신건강도 검증 대상되나

지난 2021년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부인 강윤형씨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일컬어 “소시오패스”라고 지칭해 논란이 됐다. 강씨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였기 때문에 더 큰 논란이 이어졌다.

미국에선 지난 2018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심리학자 27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직접 진료하지 않은 채 각종 자료를 토대로 진단한 결과를 모은 책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가 발간됐다. 이들이 내렸던 진단은 과대망상과 편집증이었다.

이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의 금기를 깬 행위였다. 미국정신의학회는 1960년대부터 골드워터 규칙을 세웠다. 이는 “전문의가 직접 진단하지 않은 공인의 정신상태에 대한 의견을 꺼내는 것은 비윤리적”이란 취지의 규칙이었다. 이어 직접 진료한 후 당사자가 동의한 경우에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규칙을 세운 것이다.

이 규칙은 1964년 미국 일부 전문의들이 한 잡지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서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배리 골드워터에 대해 “대통령직 수행에 적절하지 않은 정신상태”라고 답변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전문의들이 골드워터에 관한 판단을 내린 주된 근거는 골드워터가 모스크바에 대한 핵 폭격을 주장한 것이었다.

윤 대통령의 정신건강 논란은 이전까지 불거졌던 논란과는 다른 특이점이 있다. “윤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신질환을 주장할 수 있다”는 취지의 논란이기 때문이다. 이는 “스스로는 물론, 나라 전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사태를 하루아침에 저질러놓고, 이제 와서 궁여지책을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 어린 논란이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으로 인해 “앞으로는 사전에 대선후보 정신건강을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원 전 장관은 아내를 두둔하면서 “대통령 후보의 정신건강은 명백하게 공적인 영역”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997년 제15대 대선에 출마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치매설이 제기되자, 김 전 대통령 측은 건강진단서 사본을 공개하는 등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는 대통령에겐 ‘군대’라는 가장 큰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서 비롯된다. 윤 대통령은 느닷없는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후 홍장원 당시 국정원 1차장에게 “이번 기회에 싹 다 정리하라”고 말했다는 일부 증언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업화·민주화 과정서 여러 차례에 걸친 국가폭력이 있었다. 그 수단은 언제나 비상계엄령이었기 때문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과대망상?

윤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 정책 혁신위원회를 설치한 후 지난 6월 첫 회의를 개최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임기 동안 국민 100만명에 대한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을 100만명 안에 자신은 포함하지 않았던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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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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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