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 발언’ 정우성, ‘문가비 출산’ 따가운 시선 받는 이유

29일 청룡영화제서 추가 입장 내놓나?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배우 정우성(51)과 모델 문가비(35) 사이서 아들이 태어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예계는 물론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이 결혼도 연애 관계도 아닌 상태서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혼외자’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혼외자란 법률상의 혼인 관계가 없는 남녀 사이서 태어난 자녀를 말한다.

축복 속에 두 사람의 출산 소식이 알려졌더라면 좋았겠으나 친자 확인 검사까지 받는 등 그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아이의 아버지가 정우성이라는 소식이 문가비가 아닌 정우성 측에서 밝혀지면서 논란은 증폭되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돌연 활동을 중단했던 문가비는 SNS에 아이와의 사진을 공개하며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이런 글을 공개적으로 쓰려고 하니 떨리는 마음에 걱정이 앞서기는 하지만…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조금은 더 평범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출산 소식을 알렸다.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문가비는 지난해 6월 정우성에게 임신 소식을 알렸고 지난 3월 아들을 출산했다. 정우성은 아이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지만, 법적인 부부 관계를 맺는 것(결혼)은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우성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지난 24일 “문가비가 SNS에 공개한 남자 아이는 정우성의 친자가 맞다”며 “아이의 양육 방식에 대해서 최선의 방향으로 논의 중이며,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앞으로의 양육 계획이나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아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정우성의 행동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특히 아이가 태어난 지 8개월이 넘도록 양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며, 정우성이 진정으로 아이를 책임지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표했다.

이들은 “경제적 지원은 제대로 하는 거 맞냐” “법적 양육비만 책임지는 거 아니냐” “난민을 안 받아주니까 만들어버리네” “결혼할 것도 아니면서 책임질 일을 왜 만들었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한 누리꾼은 “본인 자식을 낳아준 여자와 자식을 온전히 책임지지 않으려는 사람이 그동안 난민 관련 문제는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나섰던 모습이 매우 위선적”이라며 혼외자를 만든 무책임함을 꼬집기도 했다.

반면, 중립적인 시각을 제시한 누리꾼도 있었다.

이 누리꾼은 “책임을 다하는 게 양육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비판할 수도 있다고는 생각한다”며 “다만, 사귀던 사이도 아니고 하룻밤 만남으로 태어난 자식인데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는 명확한 사회적 합의가 없으니까 비판하는 쪽도 옹호하는 쪽도 다 일리 있는 거 같다”고 바라봤다.

법적인 잣대를 들이대면 어떻게 될까?

정우성 혹은 문가비 둘 중 한 명이라도 결혼을 한 유부남이나 유부녀였다거나 정우성이 친부로서 양육에 따른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해지는데, 둘 모두 해당되지 않는다.


둘만의 일이고 둘의 사생활인데 3자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지적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누리꾼은 “아무리 두 사람 다 공인이라곤 하지만 남들이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 남녀 사이는 당사자들이 잘 해결하면 되는 문제고, 아이가 잘 크길 바라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도 “둘 다 성인에 법적인 문제 없고, 각자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했으니 논란이 될 수 없다”며 “여기저기서 문제 제기를 하니 문제가 되고 있을 뿐”이라고 짚었다.

일각에선 “결혼하지 않는 것이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는 당사자들간의 문제일 뿐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없다. 또 “부모 없는 자식을 세상에 나오게 했으니 정우성은 나쁜 사람”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정우성과 문가비가 부부 관계가 아닐뿐 부모는 정확하게 두 명 다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혼외자를 아직은 ‘비정상적인 존재’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혼인을 통해 맺어진 가족관계를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여기고, 혼외자는 이런 혈통 중심적인 가족관에서 벗어난 존재로 인식돼 오고 있는 탓이다.

이처럼 혼외자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만연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우리나라는 가족의 개념이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정우성의 아들처럼 혼인 외 관계서 태어난 신생아는 지난해 1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외 출생자는 1만900명으로 3년 연속 증가 추세다. 2018년부터 혼인 외 출산 비율이 급격히 증가해 2022년에는 3.9%를 기록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이런 배경에는 과거에 결혼과 출산이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로 여겨졌으나, 현대에는 결혼과 가족을 선택지로 보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혼외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외에 정우성이 누리꾼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는 이유로는 그가 여태껏 쌓아온 ‘선하고 소신 있는’ 이미지와의 괴리감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앞서 그는 여러 공식 석상서 “우리나라는 목숨 건 피란을 선택한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의지를 가진 나라”라며 난민 수용에 대한 의견을 서슴없이 발언해 왔다. 업계에서는 그가 쌓아온 이미지와 현실의 행동 사이에 큰 간극이 발생하면서 대중의 신뢰를 잃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연예 매체 <텐아시아>는 혼외자 존재를 인정한 정우성이 비연예인과 장기 열애 중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우성은 여자친구와의 교제 기간 혼외자의 존재를 숨겨왔다. 여자친구는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성의 측근은 그가 이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했다고 전했지만, 여자친구의 입장에서는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종사자는 “혼외자 인정에 이어 ‘비연예인과 열애설’까지 나온 것만으로도 정우성의 이미지에 큰 타격이 가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정우성이 향후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이번 논란은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는 2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되는 제45회 청룡영화상에 후보로 참석한다. 이 자리는 문가비 아들의 친부임을 인정한 이후 갖는 첫 공식 석상이다.

정우성은 영화 <서울의 봄>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배우 최민식, 이성민, 황정민, 이제훈 등과 경쟁한다. 해당 영화는 관객 수 1300만명을 동원하며 한동안 주춤했던 한국 영화에 큰 흥행 기록을 세웠다.

평소 난민 문제를 비롯해 정치적 발언도 서슴지 않고 소신 발언했던 그가 이번 시상식서 어떤 추가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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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곽종근 공소장에 담긴 윤 ‘2차 계엄’ 정황

김용현·곽종근 공소장에 담긴 윤 ‘2차 계엄’ 정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12·3 불법 계엄이 국회서 해제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검찰은 사건에 연루된 군 수뇌부들을 연달아 재판에 넘기는 과정서 2차 계엄 시도 정황을 포착했다. 구속 기소된 일부 장성들이 지휘관들에게 복귀가 아닌 대기 명령을 내린 게 핵심이다. 정보사도 빠지지 않았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계엄에 개입된 정보사는 노상원 전 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주도면밀히 움직였다. 검찰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가 연합된 공조수사본부(이하 공조본)보다 발 빠르게 움직였다. 수사 한 달여 만에 군 수뇌부를 줄기소 처리했다. 검찰은 내란 수괴(우두머리)로 윤석열 대통령을 지목했다. 군 수뇌부들의 공소장에는 국군정보사령부(이하 정보사)의 역할이 적나라하게 적시돼있었다. 정보사 역할 적나라 적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시작으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을 구속 기소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이들의 공소장엔 윤 대통령이 150회 이상 등장하고, 기소된 당사자보다도 훨씬 많이 언급된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윤 대통령 공소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고 봤다. 또 수사 과정서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부터 비상계엄을 염두에 뒀고, 계엄 당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라고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 외에도 검찰은 각 사령관들을 포함한 군 관계자들을 조사해 계엄 당일 윤 대통령이 비화폰(군 보안폰)으로 직접 전화하면서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국회의원들을)다 끄집어내라”고 독촉하는 등 국회 봉쇄를 직접 지시한 사실을 밝혀냈다. 가장 먼저 윤 대통령에게 피의자 출석 통보를 한 것은 검찰이었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윤 대통령에게 1차 출석 요청을 했지만, 윤 대통령 측은 “변호인단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불출석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출석 통보를 한 이후 수사권 논란이 커지고 공수처가 이첩을 요구하자 윤 대통령 사건을 공수처에 넘겼다. 경찰은 지난달 4일 윤 대통령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직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을 만들고, 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와 함께 공조본을 꾸려 동시다발적으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 계엄 전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을 갖고 계엄을 사전 기획한 혐의를 받는 ‘계엄의 배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1차 수사도 마무리한 상태다. 특수단이 최근까지 입건한 피의자는 대통령실 및 당정 관계자 25명과 군 관계자 19명, 경찰 5명 등 총 49명에 달한다. 검, 한 달 만에 군 핵심 수뇌부 기소 짙은 플랜 B 논의 정황 “지휘부 대기” 그러나 정작 이번 사태의 ‘정점’인 윤 대통령 사건을 맡은 공수처의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지난 7일까지 공수처가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는 문 전 사령관 1명뿐이다. 공수처는 검찰이 이미 두 차례 출석을 통보했던 윤 대통령에게 추가로 3차례나 더 출석을 통보한 뒤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지난 3일 집행 5시간반 만에 철수하며 “수사력과 수사 의지가 모두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체포영장 집행을 일임하려다가 국수본이 “위법 소지가 있다”고 반발하자 철회하기도 했다. 검찰이 윤 대통령과 함께 이첩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수사도 제자리걸음 수준인 건 마찬가지다. 현 형사소송법과 공수처법 등을 따져보면 검찰은 기소권이 있으나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 공수처도 내란죄 수사권이 없어 직권남용 관련 범죄로 내란 혐의를 입건해 윤 대통령을 수사 중이다. 현행법상 내란죄 수사권이 있는 경찰은 윤 대통령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하고 체포영장 집행 등에 협력 중이다. 특히 공수처는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을 체포하더라도 기소하려면 검찰에 다시 넘겨야 한다. 애초부터 검찰과 공수처, 경찰이 합동수사본부를 꾸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대검은 공수처에 합동수사를 3차례 제안했지만,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사건 이첩 강행 규정을 들며 거부했고, 결국 검찰은 윤 대통령 사건을 이첩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요구안 가결 이후에도 ‘2번, 3번 계엄 선포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음을 증거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이 2차 계엄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은 계엄 직후부터 제기돼왔다. 국회서 계엄 해제요구안이 통과된 지 3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비상계엄을 해제했기 때문이다. 정점 수사 지지부진 박 총장은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이 설치된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했다고 박 총장이 국회서 증언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당시 윤 대통령이 ‘2차 계엄이라도 해서 국회를 접수하라’는 투로 이야기했고, 그래서 7공수여단과 13공수여단이 새벽 3시 반 복귀 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 대기 상태를 유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계엄 해제 당일인 지난달 4일 오후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 이 장관 등이 대통령 안가(안전가옥)서 모임을 한 것을 두고도 2차 계엄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 관계자는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해 “당연히 의혹이 있는 부분은 수사할 예정이고 일부 수사 중이다. 꼭 입증해야 하는 건 실행 행위가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박 총장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후에도 육군본부에 있던 참모진들을 계엄사령부로 출동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2차 계엄 의혹의 중요한 근거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박 총장은 지난달 4일 새벽 3시3분 참모진들에게 계엄사령부가 있는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로 모이도록 지시했다. 당시 지시를 내린 시각은 국회의 비상계엄 해체요구안이 가결된 이후였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 의결 후 즉각 비상계엄 해제를 발표하지 않고, 계엄 다음날 오전 1시16분~1시47분경 합동참모본부 지하에 위치한 결심지원실에 모여 관련 논의를 계속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2시13분에 박 총장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병력 재차 투입 여부를 물었고 박 총장은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남겼다. 박 총장이 계엄사령관이 된 이후 계엄사령부 구성 및 소집을 위해 어떤 지시를 했는지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군내 별동대 꾸리려 시도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직후 군내 자신이 지휘하는 별동대를 꾸리려 했다. 경찰은 수사 2단이 부정선거 의혹을 확신하는 노 전 사령관 등이 선관위 장악을 위해 구상한 조직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일 경찰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전·현직 군 관계자들과 지난해 11월1일과 3일 햄버거집서 두 차례 만나 수사 2단 설치를 논의했다. 수사 2단은 계엄 발령 이후 구성되는 합동수사본부와 별도로 운영되는 조직이었다. 구체적 임무는 선관위 서버 확보였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국방부 압수수색을 통해 수사 2단과 관련된 일반명령 문건과 이에 근거해 작성된 인사 발령 공문을 확보했다. 수사 2단은 3개의 부로 나뉘는데, 단장부터 부대원까지 총 60여명이 인사 발령 명단에 포함됐다. 수사2단은 1·2·3대로 나뉜다. 계엄 사태에 연루돼 업무가 배제된 김모 대령이 1대장을, 노 전 사령관과 햄버거집 회동을 한 정보사 김·정 대령이 각각 2·3대장을 맡는 것으로 계획됐다. 이 조직은 예비역인 노 전 사령관, 국방부 조사본부 출신으로 예비역인 김용군 전 대령이 실질적으로 지휘하려 했다. 이들의 주임무는 선관위 서버 탈취와 선관위 직원 납치·감금·심문이었다. 정 대령은 앞선 조사에서 선관위 장악을 위해 직원들을 케이블타이, 두건, 마스크 등을 사용해 무력 통제한 뒤 특정 장소에 감금하는 방안을 노 전 사령관, 문 전 사령관 등과 함께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국무회의 의결 전 군 간부 ‘계엄사 이동’ 지시 노, 해제되자 분노 “‘강행해’ 언성 높이기도”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준비 과정서 핵심적 역할을 해 왔다는 증거는 계속 나오고 있다. 그는 계엄 직전, 김 전 장관과 국방부 공관서 단둘이 만나 계엄을 논의했다. 또 문 전 사령관과 김 대령, 정 대령 등과 함께한 자리서 선관위 장악에 북파공작부대(HID) 대원 등을 ‘체포조’로 동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계엄 당일인 지난달 3일 노 전 사령관은 구삼회 제2기갑여단장, 김 전 대령 등과 2차 햄버거 회동을 열었다. 제2기갑여단은 장갑차와 전차 등을 운용하는 부대다. 구 여단장은 계엄 당일 경기 성남시 판교 정보사 100여단 사무실서 노 전 사령관 지시로 대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노 전 사령관 등이 계엄 당시 탱크부대를 동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들의 계엄 논의가 그 이전부터 이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정 대령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중순쯤 “노 전 사령관이 ‘공작 잘하는 인원 15명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존재는 경찰이 김 전 장관의 통화 내용을 분석하던 중 드러났다.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의 잦은 통화 기록에 의심을 품은 경찰은 결국 ‘계엄 비선 기획’의 실마리를 잡았다. 노 전 사령관은 1989년 김 전 장관이 수도방위사령부 제55경비대대 작전과장(소령)일 때 같은 부대서 대위로 근무했다. 20여년 전 김 전 장관이 박홍렬 전 육군참모총장의 비서실장이었을 당시 노 전 사령관은 국가정보원에 파견 근무 중이었다. 이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대북 관련 첩보를 제공하면서 수시로 통화하는 인연을 키웠다. 노 전 사령관이 박근혜정부 시절 경호실 군사관리관을 할 때, 경호실장이 박 전 총장이었고, 김 전 장관은 대통령 경호 업무와 밀접한 수도방위사령관이었다. 김 전 장관이 지난해 9월 국방부 장관이 된 이후 인사와 작전에까지 그의 입김이 미쳤다는 게 복수의 정보사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공작조 15명 보고도 지시 정보사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안을 받아들이기 전까지 노 전 사령관도 타 사령관들과 마찬가지로 부하들을 대기시켰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군 소식통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국회에 의해 계엄이 해제되자 노 전 사령관이 크게 분노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관위 직원들을 겁박한 이후 다른 장소로 옮기지 못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강행하라’면서 언성을 높였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