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가 한국 골프 역사를 새로 썼다. 최경주는 지난달 29일(한국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커누스티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2)서 끝난 ‘더 시니어 오픈(총상금 285만달러)’ 최종 라운드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더 시니어 오픈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시니어 투어(50세 이상 선수 참가)인 챔피언스와 유럽의 시니어 투어인 레전드 투어의 메이저 대회다. 최경주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시니어 투어 메이저대회를 제패했다. 최경주는 이번 우승으로 상금 44만7800달러와 내년 디 오픈 출전권도 획득했다.
최경주는 PGA 투어 한국인 첫 우승과 최다 우승(통산 8승), 그리고 PGA 투어 챔피언스 한국인 첫 우승에 이어 미국-유럽 시니어 투어 메이저 제패라는 새 역사를 썼다. 최경주는 PGA 투어에서는 메이저 우승 꿈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PGA 투어서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하고 마스터스서 3위에 오르면서도 끝내 메이저대회 우승을 이루지 못했던 최경주는 시니어 무대서 마침내 메이저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2020년부터 시니어 무대에 뛰어든 최경주는 2021년 퓨어 인슈어런스 오픈서 우승한 바 있다. 이번 우승으로 최경주는 시니어 무대서 3년 만에 2승 고지에 올랐다.
침착한 운영 빛 발해
메이저 무관 한 풀어
1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최경주는 초반이 불안했다. 1번 홀(파4) 보기에 이어 5번(파4), 6번 홀(파6)에서 또 1타씩을 잃었다. 6번 홀에서는 페널티 구역에 볼을 빠뜨렸다. 샷은 겨냥한 방향과 달리 날아갔고 그린에서는 스피드를 맞추지 못했다.
1타 차 2위로 출발했던 리처드 그린(호주)이 파 행진을 벌이며 선두로 올라서고 최경주는 2타 차 2위로 밀려났다. 앞 조에서 경기한 폴 브로드허스트(잉글랜드)가 4·5번 홀 버디로 최경주를 제치고 2위가 됐다.
3위까지 밀린 최경주는 물러서지 않았다. 9번 홀(파4)에서 3m 버디 기회를 만들어 이날 첫 버디를 뽑아내 분위기를 바꿨다. 10번 홀(파4)에서 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최경주는 공동 선두로 복귀했다.
자신감을 되찾은 최경주는 12번 홀(파5)에서 기가 막힌 쇼트 게임으로 탭인 버디를 잡아내고 13번 홀(파3)에서는 티샷을 홀 1m 옆에 붙여 연속 버디를 뽑아냈다. 13번 홀(파3)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친 그린을 추월해 순식간에 3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최경주는 14번 홀(파5)에서 8m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14번 홀 버디로 버텼지만 15번 홀(파4)에서 1타를 잃고 5타 차로 밀린 그린은 16번 홀(파3) 버디와 마지막 18번 홀(파4) 버디로 추격했으나 따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5번 홀부터는 굳히기에 들어간 듯 안정된 플레이를 이어 나간 최경주는 4타 차 선두로 맞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티샷이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개울 바로 앞에 멈추는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최경주는 안전하게 세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뒤 퍼트 두 번으로 1타를 잃었지만 2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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