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4파전 한동훈 고사 작전

“셋이 왕따 만든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인기는 높은데 이렇게 외로울 수가 없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야기인데, 과거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출마한 직후가 떠오른다. 보수의 심장의 큰 인물들은 만나주지도 않는다. 분명히 1위를 질주 중인데 너무 많은 견제를 받고 있다. 이대로 괜찮을까?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실상 기댈 구석이 없다. 그를 향한 민심이 가장 뜨겁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당 안팎으로의 견제 세력이 너무도 많은 탓이다. 최근 한 전 위원장은 2박3일 일정으로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대구·경북(TK)을 찾았다. 

혼자서만 
다른 노선

이번 전당대회서 영남 민심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평가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TK 지역은 국민의힘 최다 책임당원 40%를 보유 중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투표 비율이 기존 100%서 80%로 변경됐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7일, 대구시 달서병, 달서을, 달성군, 수성갑 지역을 순차적으로 방문했다. 이튿날에는 부산 지역을 찾아 국민의힘 핵심 지역 공략에 나섰다. 

부산서 한 전 비대위원장의 인기는 상당히 높다. 하지만, 이들 조직을 쥐고 있는 핵심 세력과의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홍준표 대구시장 거절 의사를 내비치면서 한 전 비대위원장만 머쓱해진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동안 홍 시장은 한 전 비대위원장을 향해 타격했던 바 있다. 그는 한 비대위원장에 대해 “국정 농단 정치 수사로 한국 보수우파 진영을 궤멸시키기 위해 무자비하게 망나니 칼날을 휘두른 사람”이라며 “그 시절을 화양연화라고 막말하는 사람이 당 대표를 하겠다고 억지 부리는 것은 희대의 정치 코미디”라고 맹폭했다.


이렇게 두 사람의 면담은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무위에 그쳤다. 게다가 최근 이철우 경북도지사와의 만남도 끝내 무산됐다. 캠프 측은 조율 과정서 일정상 변수가 생겨 다시 정하겠다고 했으나 정가에선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다. 이 지사 역시 한 전 비대위원장을 향해 날을 세웠던 탓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에 반감을 드러낸 영남권의 표심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대다수 TK 의원들은 물밑서 한 전 비대위원장을 돕고 있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실제로 한 전 비대위원장 캠프에는 영남권 의원들이 다수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진우·김형동·우재준 의원 등이 합류했다. 문제는 TK 의원들의 지원을 극대화시킬 방안이 딱히 없다는 점이다. 당규가 있는 탓에 대놓고 표현하기 어렵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영남서 민심만 얻고 돌아오게 될 경우, 그다지 좋은 소득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중요한 것은 당원들의 마음(당심)인데, 다른 당권주자들은 잇따라 홍 시장과 만남을 가지며 든든한 우군을 얻었다. 

영남권 수장들 연일 공격 개시
당권주자 후보들 일제히 맹폭

정가에선 홍 시장이 한 전 비대위원장과 만남을 거절한 이유는 자신의 잠재적인 대권 경쟁자로 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강하다. 사실상 국민의힘서 윤석열 대통령의 차기 대선후보로 홍 시장이 나서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홍 시장은 최근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다져왔다. 

4·10 총선 직후에도 윤 대통령과 만남을 가지며 전체적인 국정 방향 등을 논의하며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홍 시장이 일종의 보강재 역할을 하는 게 가능하다. 홍 시장을 통해 강한 메시지, 화법으로 한 전 비대위원장을 때리며 반 한동훈 연대를 구축하려는 모양새다. 


당원들에게 반한 감정을 심어줄수록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내 지지율은 흔들릴 수 있다. 윤 대통령을 향한 반감도 늘었지만, 조직적인 당원의 표심은 한 인물로 좌지우지 되지 않기 마련이다. 

특히 한 전 비대위원장을 향한 당심에는 불안감이 상당수 내재돼있다. 그는 당권 출마 과정서 “채 해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면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종결 여부를 특검 발의 여부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사실상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노선과 차별점을 둔 셈이다. 

당시의 발언은 당내 지지자들 사이서 상당한 반발을 일으켰다. 일부 지지자는 한 전 비대위원장을 배신자라고 칭하게도 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채 해병 특검법까지 노선을 달리한 이유는 반사이익 때문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이 작아질수록 커지는 게 그다. 자신만의 길을 만든 이유는 당내 전선을 친윤(친 윤석열), 비윤(비 윤석열), 반윤(반 윤석열)이 아닌 친한(친 한동훈)과 반한(반 한동훈)의 구도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분석된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을 두고 ‘절윤’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앞서 친윤 세력은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지속적으로 공격을 가했다. 이들은 압박은 거셌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 선언에 대해 옳지 않다며 견제했고, 총선 패배의 책임이 크다며 지속적으로 패배한 수장임을 강조했다.

연합으로
원팀 구성?

다른 당권주자들도 한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공격을 퍼붓고 있다. 앞서 당권 도전을 선언했던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한결같이 한 전 비대위원장이 출마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로를 견제하기보다는 1등을 달리고 있는 한 전 비대위원장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채 해병 특검법의 경우, 모두 반대 의견이 강하다. “다 꺼져가는 특검에 다시 불을 붙였다”(나 후보) “채 해병 특검법 수정은 위험한 발상”(원 후보) “윤 대통령과 의도적인 각 세우기”(윤 후보) 등 날을 세웠다. 이들은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어깃장을 놓으면서 반발효과로 당내 세력을 다지는 모습이다.

이들 역시 영남을 찾으며 본격적으로 보수의 심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나 후보는 경남 및 부산 울산을 훑으며 박완수 경남도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등과 만났다.

원 후보도 부산을 찾아 당원들의 지지세를 끌어모았다. 박 시장을 만난 자리에선 “부산을 팍팍 밀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이렇듯 대부분의 당권주자들이 한 전 비대위원장을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1등 때리기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이들의 목표는 1차 투표서 한 전 비대위원장의 과반을 저지하는 것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과반에 실패한다면 결선투표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일각에서는 나원(나경원-원희룡) 연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나원 후보의 지지율도 동반 상승 중이다. 범 친윤의 지지를 받는 두 후보가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꺾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두 후보의 지지 세력은 일정 부분 겹치며 갈 길이 급한 만큼 서로를 견제하기도, 우호적으로 나서기에도 애매하다. 압도적인 1강인 한 전 비대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딱히 달리 방법이 없다. 이런 탓에 연대를 통해 지지층을 하나로 규합하는 게 수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윤이냐
비윤이냐

이와 관련해 원 후보는 “어떤 길이든 시간이 많다”며 “홍준표 대구시장도 잘 협력하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해당 발언은 연대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읽힌다. 반면, 나 후보는 원 후보와의 연대설에 대해 강력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연대설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오직 우리 당원, 국민과 연대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둘의 연대설은 충분히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사안임은 분명하다. 한 전 비대원장도 나원 연대설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물론, 연대에는 득실이 모두 존재한다.

연대를 통해 친윤, 비윤 당원을 끌어모을 수도 있지만, 친윤의 협력을 거부하는 나 후보에겐 다소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 후보가 연판장 사태를 잊었다고 했지만, 지난 전당대회서 불출마했던 기억은 여전히 남아있다. 

나원 연대설과 함께 힘을 받는 게 바로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참전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전당대회 당시 당 대표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던 안철수 의원을 무너뜨렸다. 당시 후보로 나섰던 김기현 의원은 5위에 머물렀으나, 당시 정무수석이 전면에 나서면서 급반등을 시작했다.


결국 김 의원은 대통령실을 등에 업고 과반을 넘기며 당 대표 당선을 확정지었다. 아직까지는 잠잠한 모양새지만 전당대회(오는 23일)가 점점 다가오면서 개입할 여지도 간과할 수 없다. 이미 윤 대통령과 한 전 비대위원장이 등을 돌려버린 이상 대통령실에서는 그의 당선을 달갑게 여길 수 없다.

현재 대통령실이 물밑서 미는 후보는 원 후보인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개입하면 모르는 싸움
‘나·원 연대’ 최대 변수 중 하나?

한 전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개인기’로 돌파구를 찾아야만 한다.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작은 실수 하나, 리스크 하나에도 사방서 거센 공격이 불가피하다. 살아남으려면 친윤을 완전히 포기해야 가능하다. 당내 친윤 세력에 대한 반발도 상당수 있는 만큼 반윤 당심을 끌어모아야 한다. 

수도권서 표를 쓸어 담고, 영남서 절반 정도만 챙긴다면 1차 투표만에 결론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자신의 능력이 당내서 통한다는 인상을 심어줘야 힘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2대 총선서 그의 개인기는 완전히 먹혀들지 않았다. 

개헌 저지선인 야당 200석을 간신히 막아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번만큼은 ‘혈혈단신 장수’의 모습을 보여줘야 입지를 더욱 다질 수 있다.

만약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당권을 잡게 될 경우, 윤 대통령은 고난의 시간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대통령실이 원 후보를 물밑 지원한다고 해도 한 전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때리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점이다. 

추후 한 전 비대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계속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국민의힘 내에서 세력을 늘릴 수 있겠느냐는 숙제는 여전히 남는다. 총선서 영남 지역을 싹슬이하다시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정권 붕괴 시 한 전 비대위원장도 좋을 리 없으며, 검사 출신의 대통령에 이어 또다시 민심이 검사 출신을 받아들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면 바로 
매장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 전 비대위원장은 혼자 가는 길을 친윤, 대통령실, 다른 당권주자들과 싸우고 있다. 여기서 승리하면 단번에 대권주자로 발돋움하는 게 가능해진다”면서도 “당권을 잡지 못한다면 상상 이상의 타격을 받게 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당선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민의힘 선관위 “러닝메이트 괜찮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의 동시 출마인 ‘러닝메이트’ 방식과 의원실 보좌진 파견에 행위가 당헌·당규에 따라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권성동 의원과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보좌진 파견과 러닝메이트 제도가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사실상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국토부 전 장관을 겨냥한 셈이다. 

현재 한 전 비대위원장 캠프에는 의원실 보좌진이 급파돼있다.

장동혁·진종오 의원은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다. 

서병수 선관위원장은 “당헌·당규상 선거운동은 당선되게 하거나 하지 못하도록 위한 행위”라며 “선거운동과 관련해서는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는 자, 당헌·당규상 할 수 없는 선거운동만 명시돼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입후보자는 선거운동이 가능한 만큼 러닝메이트를 표방해 본인 및 타 후보를 당선토록 하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줄 세우기가 가속화됐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차>

<기사 속 기사>컷오프 3인방 항변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 김소연 변호사, 김재원 전 최고위원을 컷오프시켰다.

선관위는 “후보 신청자가 제출한 서류 및 이력을 확인해 부적격 기준 해당 여부, 국민 눈높이 등을 중심으로 심사했다”고 밝혔다.

세 후보가 여러 논란이 발생했다는 측면서 당 선관위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컷오프된 당사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당헌·당규를 예로 들어 “나를 탈락시킨 근거가 선출 규정 제13조 제7호에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 컷오프 제도 도입 여부 및 심사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는 규정에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선이 확실한 특정 후보를 지목해 경선서 하는 것은 사실상 정적 죽이기”라고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선관위가 야권에 선명한 발언을 할 인사를 일부러 찍어내 탈락시켰다는 말도 나온다.

이 같은 선관위의 결정에 당권주자인 나경원 후보도 “김 전 최고위원의 소식은 안타깝다”며 “당원과 국민의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게 적절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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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