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 대선후보 연쇄대담>‘국민선생님’ 강지원 무소속 후보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0.09 12: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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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든, 민주당이든 손잡을 수 있다”

[일요시사=조아라 기자]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빅3'로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초박빙의 지지율 전쟁으로 누가 대권의 주인공이 될지 어느 때보다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여기에 강지원 무소속 대선후보가 5%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4위권에 진입해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7년간 정책 중심의 선거운동을 주장해온 강 후보. 그가 이번에는 '국민선생님'이란 별명으로 정치권 전면에 등장했다.


'매니페스토 전도사'로 알려진 강지원 후보는 빅3와 상당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지지율로만 보면 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유력 후보들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어 강 후보가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감히 대권 출사표를 던지고 본격 행보에 나서 이번 대선의 또 다른 변수로 주목받고 있는 강 후보의 속내를 <일요시사>가 들어봤다.
다음은 강 후보와의 일문일답.

- 대선 출마가 갑작스럽다는 느낌이 드는데 언제부터 출마를 결심했나?

▲ 지난 6월 책을 출판하고 나서 우리사회 원로 한 분을 만나 진흙탕 정치와 제 적성에 대해 얘기하고, 이틀간 이불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며 고민하고 결심했다.

- 대선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가장 큰 난관은?

▲ '정치권에서 많은 유혹이 있었는데도 다 거절하더니 왜 하필 지금 가망도 없어 보이는 무소속으로 대통령 출마를 하느냐'라는 식으로 다들 말렸다. 그래서 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 대선 출마 후 가족은 많이 도와주는가?


▲ (아내인 김영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의) 사표 수리를 안 해준다. 아직도 (아내가) 출근한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웃음) 그만 두겠다는데 왜 못 그만두게 하는지.

- 사표수리가 지체되는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 그야 모르지. 나중에 쳐들어가려고.(웃음) 그래서 내조는 못 받고 있다. 장관급 위원장이 날 도와주면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까 그래서 그만두겠다는데 왜 사표수리를 안 해주는지 원.

- 대선후보 아내로서 해야 할 역할은 하나도 못한다는 얘긴데?

▲ 선거 때 후보자들의 아내나 가족들이 얼마나 역할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내는 아내 역할을 하고 나는 내 역할을 하는 거다.

- 민주통합당 경선후보 아내들은 경선과정에서 인터뷰를 하며 여러 매체에도 출연했다. 남편과 함께 시장에 가서 사진도 찍으며 보폭을 맞춘 대선후보 아내도 있다.

▲ 그러니까 왜 시장엘 돌아다니는지 모르겠다. 나는 날마다 욕하고 다닌다. 후보들에 대해서 개인적인 비난은 일절 안 하기로 선언했다.


그런데 매니페스토정책 선거에 어긋나는 사례, 이것에 대해서는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왜냐하면 내가 가르치지 않으면 그분들은 못 배운다. 왜 자꾸 시장에 다니는지 모르겠다.

- 그런 대선후보들의 행보가 어떤 이유로 비판받아야 하나?

▲ 시장에 가서 정황을 알고 한다면 일찍 다녀서 다 파악을 하고 이제는 정책을 내놓을 때지, 이제 민심 파악하고 다니면 어쩌자는 거냐. 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준비 하나도 없이 그러면 안 된다는 얘기다.

- 대선후보들의 민심행보가 너무 늦었다는 말인가?

▲ 이렇게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을 두고 '이미지선거'라고 한다. '생쇼' '쇼비지니스' '이벤트선거'라고 매니페스토 운동가들이 그동안 비판해 온 것이다.

그거 하지 말라고 날마다 야단치는 거다. 내가 그러니 변화가 있다. 시장에 가서도 정책이야기를 하는 시늉은 한다. 내가 요새 많이 가르쳤다. 안보와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많이 가르치고 있다.

- 대선에 출마한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한 것으로 봐도 되나?

▲ 그렇다. 지금 내가 선생님이다.

- 대선후보 중 누가 제일 많이 배워야 하는지?

▲ 다 배워야 한다. 다 똑같다. 다 가르쳐야 한다.

- 위기돌파용으로 카메라를 잘 이용하는 후보가 있다면.

▲ 잘 모르겠다.


"이틀간 이불 안고 눈물 흘리며 출마 결심"
"지지율, 순수성으로 접근하면 더 오를 것"

- 예를 들어 대선후보가 이외수 작가를 방문한 것이나 6·25 참전 병사 유골 발굴 현장에 찾아간 것을 평가한다면.

▲ 이외수를 찾아가서 만난 것을 보고 박근혜 후보의 어떤 정책을 알 수 있나. 그것이 이미지를 위한 것이다. 유해를 발굴하는데 미국은 온 투자를 다 한다. 북한에서도 (미국은 자국 병사의 유해를) 다 찾아갔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죽은 사람 내팽개치고 모른 척하는 나라는 없다. 국민이 몇 십만 명이 죽었다. 죽은 사람만 억울한 거다.

유해발굴단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 만일에 이런 것을 방치하면 어떤 젊은이가 전쟁터에 나가서 목숨을 걸고 싸울 수가 있겠는가.

- 매니페스토 선거 정신에 입각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전사한 사람을 영웅으로 생각하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펴겠다는 그런 이야기를 해야지. 예산을 몇 백억을 투자하겠다든지 말을 그렇게 확실하게 해야지.

그래야 젊은이들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전쟁터에 나갈 생각을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거기 가서 쇼만 하면 되느냐 말이다.

선거방식에 대한 비판이므로 이런 비판은 막 한다. 개인적으로 상대방 후보의 정책이니 뭐니 이런 것은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내야 하고 구체적인 자기 정책을 내놔야지.

- 매니페스토 정신을 기준으로 대선후보 한 명씩 진단한다면.

▲ 나는 국민에게도 호소하고 싶다. 7년 동안 매니페스 토운동을 했는데 정치인으로서는 변하지 않고 유권자들도 변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아직도 전라도·경상도는 말뚝만 박으면 몰표를 준다. 나도 호남 출신이지만 뭐라고 말하나. ‘호남출신들 저한테 몰표 주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나의 이런 마음가짐을 두고 진정성이 전달되면 우리 국민이 누굴 찍겠는가. 우리 국민들도 자신들의 선택을 자신하게 된다. 전달해보겠다 이거다. 하지만 아직은 강지원이란 사람이 출마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 국민이 왜 강 후보의 출마 사실을 모른다고 보는가?

▲ 나는 아직도 택시를 타고 다닌다. 경호상의 문제도 있다고 주변에서 말이 많지만 나는 들은 척도 안 한다.

나는 지하철, 기차 타고 다닌다. 택시를 타면 "강지원 변호사님 아니세요"하고 대부분 알아본다. 그런데 확인된 다음에는 한마디 물어봐 줘야 하는데. "이번에 대통령 선거 출마하셨어요"라고. 그 말이 없는 거야. 그걸 모르는 거다.

-  언론은 삼파전에 쏠려 있어 강 후보를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데.

▲ 그래서 국민이 다른 대선후보들을 잘 모르고 있다. 나중에 선거벽보가 붙으면 희한한 사람이 나왔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 모르는 중에도 지지율이 5%가 나오기도 했다. 그 부분에 대해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는데. 

▲ 더 알려지는 데까지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순수성을 가지고 접근한다는 것이 국민에게 전달되면 국민이 선택하지 않겠나.

진정성 있는 정책에 공감하면 강남스타일의 싸이처럼 하루아침에 부각될지 누가 알겠나. 우리의 슬로건은 이거다. '하늘이 내린 선거, 위대한 기적'(웃음). 이런 선거 슬로건은 처음 봤을 것이다.

- 슬로건이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 그래서 나보고 꿈을 찾는 소년 같다고들 말한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소년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을 상상해 보셨습니까" 무지개 꿈을 꾸었던 한 소년이 나중에 나폴레옹이 된다.

예를 들면 요셉이 17세 팔려 나갈 때 꿈을 갖고 나라를 구한다. 소년의 꿈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

- 인지도가 높고 확장력은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다. 강 후보는 왼쪽인가 오른쪽인가 아니면 중도인가. 어느 쪽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는가.

▲ 그래서 무소속으로 나가는 것이다. 여냐 야냐, 보수냐 진보냐 우리나라 사람은 모두 이런 획일적인 잣대를 가지고 사람을 재단하려고 한다.

나는 안보국방문제에는 철저하게 보수주의자다. 국방문제는 어떤 나라든지 튼튼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방을 약화시키면 나라는 망한다.

- 그렇다면 어떤 부분에 진보주의자라고 생각하나.

▲ 여성·아동문제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진보주의자다. 왜냐? 여성들의 지위가 약하다. 아직도 고위층에서 여성이 일할 기회가 없다.

여성들의 권한을 더 신장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진보적인 여성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사람을 두고 '보수냐 진보냐'라고 획일적으로 진단하지 말라고 내가 그동안 오래전부터 주장해왔다.

"호남 출신 알려지면 민주당 타격받아"
"야합 아닌 정책연대로 손잡을 수 있어"

- 주장하는 정책은 표심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떤 후보의 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일부는 중도 표심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해 강 후보의 '캐스팅 보트'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 제가 호남 출신인데 호남사람들은 그걸 모른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 호남에서 다니다 왔다. 많이 알려지면 민주당이 타격받을지도 모른다.

일부라도 나에게 쏠리면 문재인 후보도 타격받을 수 있다. 지금 새누리당 표를 잠식했다는데 모르겠다. 나로선 알 수가 없다.

- 그렇게 되면 양측 지지자에게 사퇴압박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 나는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니다. 누구의 입장에 맞춰서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않는다.

- 독자체제로 완주를 약속할 수 있나?

▲ 완주가 가능한 체제로 캠프를 구성했다. 극소수 비정치인 중심으로 끝까지 돈 안 드는 선거, 쇼 안 하는 선거가 가능하도록 독자체제를 구성했으니 완주할 수 있을 것이다. 

- 지지율이 올라갈수록 사퇴압박이 심해져 언론에서도 이를 주요 이슈로 거론할 것으로 보이는데.

▲ 나도 모른다. 압박은 무슨 압박. 내가 압박에 굴복할 사람이 아니다. 단일화 하자는 제안이 오면 모를까.

- 단일화 가능성은 있나?

▲ 과거 노무현과 정몽준의 단일화는 야합이다. 하나는 재벌타도, 하나는 재벌주의다. 우리 매니페스토 정책에 입각해서 보면 정책의 공통성과 유사성에 주목해 단일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정책의 공통성이 단일화의 조건인가?

▲ 정책의 관점에서는 단일화든 연대든 어떤 것이든 좋다. 그런데 정책이 다른 사람들끼리 정치공학적인 숫자계산을 가지고 손을 잡는 것. 그것은 야합이다.

과거에 DJP도 그랬다. 그것은 정치를 혼탁하게 만든다. 눈앞에 꿀단지를 두고 손을 잡는 것 그건 안 된다. 그걸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어디든 정책연대로 단일화가 가능하단 말인가?

▲ 그렇다. 그러니까 초당적 화합정부가 필요하다. 대통령 당선되면 탈당해야 한다. 탈당을 못 하겠으면 탈당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고 초당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선언해라.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해야 한다. 

그러니까 그렇게 복잡하니까 무소속인 내가 제일 낫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겠다고 하면 어려가지 정책을 살펴보고 단일화 하겠다.

- 만약 안철수 후보가 손을 내민다면?

▲ 내게 말인가? 고맙긴 하겠는데, 그건 아마 정책적 연대 즉 내 공약들과 지향점이 같은지에 달려 있다. 아직은 잘 모르는 상태이다.

- 대통령 당선에 실패한다면 차기 대권에도 출마할 계획이 있는가?

▲ 나이도 있고, 이번 선거에서 좋은 사례들과 살아있는 매니페스토 선거 자료들을 만들어내겠다.

선거가 끝나면 선관위에 문제점들을 찾아내고 고쳐야 할 점들은 입법 청원하는 등 새로운 선거로 바꾸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차기 대권에 대한 생각은 현재는 없다. 이번 선거에 올인할 계획이다.

- 그렇다면 이후 정당에 입당할 계획은?

▲ 없다.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 대선 이후에도 정치활동을 계속 할 계획인가?

▲ 앞으로 일은 가봐야 알겠지만 정치개혁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 지지율로 보자면 이후 국회의원에 출마해도 당선이 가능해 보이는데.

▲ 국회의원은 30년 전에 나섰어도 충분히 했을 것이다. 권력적인 야망이 있다면 이미 다했다. 하지만 안 했다. 앞으로도 안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강지원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

▲ 2012년 한국 정치판에 신(新)개벽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우선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한다. 대통령은 권력을 상징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봉사를 상징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 대통령은 권력적 욕심을 버려야 한다. 이번 선거 시작부터 깨끗하고 모범적으로 끝내 '하늘이 내린 선거에서 위대한 기적'을 만들겠다.

국민에게 기대해주시고 지켜봐 달라고 말하고 싶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한국 최초의 매니페스토 대통령이 되겠다.

 

<강지원 후보 프로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제12회 행정고시 합격
▲제18회 사법고시 수석 합격
▲서울 고등검찰청 검사
▲서울 보호관찰소 소장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자살예방대책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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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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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