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위기 속 성장의 발판 마련 “파트너로 함께 성장”

  • 등록 2023.11.30 15: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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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은 국내 기업간 동맹으로 국가 미래전략산업인 K-배터리 글로벌 진출을 공동 모색하며 글로벌 경제 위기 속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또 협력사의 생산성 향상을 돕기 위해 다양한 인력과 기술, 정보 등을 제공하고, 이들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고 있다.

주요 계열사 별로 중소·중견기업과 함께 제품 개발, 판매 협력, 합작 투자, 취업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고,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4년째 꾸준히 추진하는 등 기술 나눔 사업을 지속적으로 활발히 펼치고 있다.

LS는 올해 9월, 협력사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동반성장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LS 협력사 CEO 포럼’을 지난해에 이어 2회째 실시했다. ㈜LS 안원형 사장과 주요 계열사 CPO(최고구매책임자) 등을 비롯한 협력사 대표 120여명이 참석해 협력사 경영 활동에 도움이 되는 최신 지식 특강을 청취하고, 동반성장 계획 및 방향성을 공유하는 등 상호 윈윈의 의지를 다졌다.

올해 하이니켈 양극재 전문회사 엘앤에프와 손잡고 양극재의 핵심 기술소재인 전구체(前驅體, Precursor)‘ 사업을 위한 합작회사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을 설립했다. LS는 순수 국내 기업 간 동맹(K-Alliance)을 통해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CRMA(EU 핵심원자재법)에 대응하고, 국가 미래전략산업이자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그 선행 물질인 전구체 분야서 K-배터리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LS전선은 지난해 중소기업 협력사 ㈜엘시그니처, ㈜엘시스와 공동 개발한 케이블 원격관리시스템인 아이체크(i-check)를 출시하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아이체크는 분전반 등 전기설비에 IoT(사물인터넷) 센서를 설치해 발열과 누전 등 이상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 케이블 이상에 의한 정전, 화재 등의 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전기설비가 노후되고 누전, 과부하, 합선 등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전통시장을 비롯, 전력 사용량이 많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철강 등 국내외 기업들과도 활발히 사업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엘시그니처, ㈜엘시스는 LS전선이 사업장 인근 전통시장에서 재능기부로 진행한 전기안전 점검활동에도 함께 참여해 상생경영의 의미도 더했다.

또 네트워크 제품 전문 제조업체인 강원전자와 랜 케이블 테스트 기기를 개발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S전선의 기술력과 강원전자의 시장정보를 결합, 제품 기능과 소비자 편의성을 모두 높인 대기업-중소기업 시너지 창출 사례로 손꼽힌다.

LS전선은 중소 케이블 제조업체인 익스팬텔과 국책 과제를 공동 수행, 자동차 엔진용 산소 센서 케이블의 국산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LS전선은 익스팬델에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품질 및 개발 엔지니어들을 파견해 품질관리시스템의 구축도 도왔다.

LS일렉트릭은 2020년부터 약 100억원의 기금을 출연하고 중소기업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스마트공장 구축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해 2월에는 LG유플러스와 국내 중견·중소기업 대상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 확대를 위해 손을 잡기도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공장 구축, 운영 노하우에 LG유플러스의 통신 기반 스마트공장 운영 기술을 더해 국내 중견·중소 제조기업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하 협력재단)과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지원을 위한 상생협력기금 출연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협약으로 LS일렉트릭은 협력재단에 상생협력기금 30억원을 출연하고, 국내 중소기업 64곳을 대상으로 ▲솔루션 공급기업 풀(Pool) 구성 ▲전문가 멘토링 서비스 ▲LS일렉트릭 스마트공장 플랫폼인 테크스퀘어(Tech Square) 기반 제조기업별 맞춤형 서비스 공급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과 경쟁력 강화를 돕고 있다.

또 협력회사들의 핵심인재 육성과 정보화시스템 Infra 구축, 품질/생산성/개발 등 해당 분야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CE 클럽제도를 운영 중이다.


매년 협력회사의 품질, 납기, 원가경쟁력, 동반성장 우호도 등을 종합 평가해 에이스 클럽 회원사를 선정하고, 이 회사들에게 차별화된 대금지급 조건을 비롯해 생산성 향상 활동, 국내외 벤치마킹, 혁신 교류회 활동 등의 지원 혜택을 부여한다.

뿐만 아니라 1~3차 협력사와의 소통을 위해 ‘동반성장 토크 콘서트’를 개최해 2013년부터 현장의 애로와 건의사항을 듣고 있다. 또 원산지확인서를 공급하는 협력회사에 대한 지속적이고 다양한 지원을 통해 협력회사의 FTA 활용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모기업과 협력회사 양측이 함께 해외 동반성장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비철금속소재기업 LS MnM은 주력 제품인 전기동 생산 과정 중 제련 및 황산공장서 발생하는 열(증기)을 온산공단 내 일부 기업들에게 공급함으로써 에너지절감과 수익창출뿐만 아니라 친환경 경영으로 글로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상생경영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동제련 공정 중 발생하는 열(증기)의 양은 연간 약 140만톤, 그 중 약70만톤은 공장 내 열(증기) 및 전기에너지로 재활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약70만톤은 열(증기)로 재가공해 인근에 위치한 에쓰오일, 한국제지 등에 공급을 하고 있다.

LS엠트론은 올해 2월 전국 120여개 대리점 대표와 차세대 리더, LS엠트론 임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트랙터 대리점 총회’를 개최했다.

트랙터 대리점 총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3년간 온라인으로 진행되다가 올해 오프라인으로 열렸으며, ‘데이터(DATA)로 고객에게 한 걸음 더’라는 주제 아래 정책 설명회와 우수 대리점 및 차세대 리더 시상식, 각종 이벤트 및 만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LS엠트론은 지난해 회사 성장에 기여한 우수 대리점으로 충남 서산∙태안 광역대리점 등 10곳을 선정해 시상했으며, LS엠트론 트랙터 전 모델을 확인하고 특장점을 볼 수 있는 체험 행사를 마련해 최신 사업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또 LS엠트론은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과 함께 교육비가 전액 무료인 농업기계 전문 인력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LS엠트론은 올해 3~6월 50일간 전북 완주군 소재 기술교육아카데미서 과정 참가자들에게 최신 스마트 농업기계기술 습득, 엔진·미션 정비 기술 이해, 엔진 진단기 활용 기술, 농업기계 고장진단 실무 등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과정을 수료한 참가자들에게는 LS엠트론 140개 협약기업 취업 기회가 제공된다. LS엠트론은 이번 교육 과정을 통해 농업기계 전반적인 기술을 다룰 수 있는 기술 전문가를 양성하고, 지역별 농기계 관련 협약기업의 구인난 해소에 도움을 주어 국내 농기계 산업 선순환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 E1은 1996년부터 올해까지 28년 연속으로 임금 협상 무교섭 타결을 이루며 상생과 화합의 미래지향적 노경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또 회사 고객인 LPG, 수소, 전기차 충전소의 서비스 품질개선을 위해 서비스 교육팀을 운영하며 컨설팅 및 순회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업계 최초로 충전소 경영인 대상으로 실시간 온라인 교육을 실시해 대고객 서비스 품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그룹 차원으로도 LS는 지난해 8월, 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경기도 안성시)서 ‘LS 협력사 CEO 포럼’을 개최해 주요 협력사 애로사항 청취, 사업전략 및 미래비전 공유 등 소통의 시간을 갖고 상호 윈윈하기 위한 동반성장의 의지를 다졌다.

그간 각 계열사에서 개별로 이뤄지던 소통 간담회를 확대 실시했으며, ㈜LS 명노현 부회장을 비롯해 주력 계열사 CPO(최고구매책임자), 한미전선㈜(LS전선 협력사), ㈜성신산전(LS일렉트릭 협력사) 등 협력사 대표 8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서 명 부회장은 “협력사는 벤더(Vendor)가 아닌 LS의 소중한 파트너”라며 “동반성장하는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당부했고, 소통 행사를 정례화해 연 1~2회 개최하겠다고 말했다(본 기사는 홍보성 광고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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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