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는 기본 풋살장까지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이 구비된 단지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여전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집이 단순히 주거공간이라는 생각을 넘어 운동과 여가, 휴식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 도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엔데믹을 거치며 주거 트렌드 변화로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평면설계 및 마감재, 외관 등 기본사항 외에도 입주민들을 위한 다채로운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해 타 분양 단지와의 차별을 꾀하고 있다.

실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주거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다. 여론 조사기관 갤럽코리아에서 조사한 ‘2021년 부동산 트렌드와 2022년 부동산 트렌드’에 따르면 커뮤니티 시설을 다양하게 갖춘 커뮤니티 특화 아파트가 9개의 항목 중 가장 높은 증가 폭(2021년 19%→2022년 24%)을 기록했다.

이런 선호도에 맞춰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커뮤니티 시설은 놀이터, 경로당, 독서실 등이 전부였지만 최근 공급되는 단지에는 수영장, 골프연습장 등 고급화된 다양한 시설이 조성된다.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커뮤니티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게 조성되고, 일반적인 단지 내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커뮤니티가 다채롭게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엔데믹 거쳐
트렌드 변화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주까지 수도권 제외 지방 분양단지 가운데 1순위 경쟁률을 차지한 상위 10개 단지의 평균 가구수가 934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539가구에서 시작해 2021년 723가구, 지난해 1213가구로 급증하는 등 대단지 아파트 선호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 최근 분양시장과 일관된 흐름이다.


전체 단지로 살펴봐도,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인기는 올해도 여전하다. 지난달 넷째주까지 수도권 외 지방 분양단지 가운데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8.67대1로 2.26대1을 기록한 500가구 미만 단지와 3.84배 차이를 보였다. 이는 최근 3년 가운데 대단지 아파트와 소규모 단지 간 청약 성적이 가장 크게 벌어졌던 지난해와 맞먹는 수치다.

지난해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1.58대1을 기록한 반면, 500가구 미만 단지는 2.77대1에 그쳐 4.18배 차이가 났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와 50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3년 전인 2020년에는 각각 24.56대1과 24.93대1로 거의 차이가 없었고, 이듬해인 2021년에도 14.7대1과 8.44대1로 불과 1.74배 차이를 나타낸 바 있다.

업계에선 대단지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로 분양시장 내 달라진 커뮤니티 위상을 꼽는다. 실제 올해 청약시장에선 차별화된 커뮤니티를 앞세운 대단지 아파트의 선전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단순 주거공간? 운동, 여가, 휴식…
차별화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눈길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5월 충북 청주시에서 분양에 나서 1순위 평균 경쟁률 73.75대1로 올해 지방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신영 지웰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1034가구)’은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보기 드문 풋살장을 필두로 피트니스, 골프클럽, 멀티플레이룸, 사우나, 라이브러리 카페, 키즈라운지, 1인 독서실 등을 다양하게 조성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월 경남 창원시에서 분양에 나선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 1단지와 2단지(도합 1965가구)’ 역시 수경시설과 함께 입주민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티 하우스’를 필두로 다이닝 카페, 작은 도서관, GX룸, 피트니스클럽, 실내골프연습장 등 대단지 규모에 걸맞은 다채로운 커뮤니티를 마련했다. 불황 속에서도 28.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우수한 청약 성적을 올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 52시간근무제 시행과 코로나 후폭풍, 재택근무 활성화 등이 맞물리면서 단지 내에서 다양한 여가활동을 경험한 이가 급증했다”며 “과거 주목받지 못했던 단지 내 커뮤니티의 가치가 재평가됨에 따라 규모는 물론 다양성 측면에서 차별성이 부각된 대단지 아파트의 위상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피트니스
골프클럽

이어 “주택 시장이 금리인상, 경기침체 등과 같은 조정기를 겪으며 매수 심리가 하락했지만, 입지가 우수하고 상품성이 뛰어난 아파트에는 여전히 수요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이러한 수요를 잡기 위해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 조성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차별화된 커뮤니티 단지가 조성되는 신규 대단지 아파트.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 HDC현대산업개발이 경기 광명뉴타운에서 총 1957가구 규모의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를 분양한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 역세권, 광명초등학교 학세권의 입지를 갖췄다. 다만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평균 분양가격이 12억원대로 책정되면서 고분양가란 평가를 받는다.

지하 3층~지상 36층, 11개 동, 전용 39~113㎡ 총 1957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425가구다. 총 10개의 타입으로 구성해 소형부터 중·대형 평형까지 고루 갖췄고, 일반분양분 전체에 가구별 창고를 기본 제공 예정이다. 커뮤니티센터 지상층에는 패밀리카페, 키즈카페, 클럽하우스, 문화강좌실, 돌봄센터를, 지하층은 스터디존, 스포츠존 등 2개 구역으로 나눠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짓는다. 

대단지 아파트 선호 추세 뚜렷
단지 내 편의시설 다채롭게 구성

광명뉴타운 내에서도 중심부 입지를 갖췄다. 원도심에 들어서는 만큼 주변에 입주 즉시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다양하다. 단지 반경 500m 내 도보권에 광명전통시장, 대형 마트는 물론 영화관, 공공복합청사(예정)도 있다. 특히 도보 약 5분 거리에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이 있다. 도로 교통망도 우수해 서울 서부 핵심 도로인 서부간선도로로 진입이 용이하고, 이를 통해 서울 핵심지 등 광역 이동도 빠를 것으로 보인다. 

학세권 입지도 갖췄다. 단지 내에는 어린이집이 들어서고 반경 1㎞ 내에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까지 모두 모여 있다. 특히 광명초등학교는 도보로 약 1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에 특화 설계를 적용한다. 단지는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 아파트’로 설계됐고, 커뮤니티 시설도 2개 층에 걸쳐 대규모로 설계됐다. 

최근 분양한 ‘광명 자이더샵포레나’보다 분양가가 20%가량 비싸 고분양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 조합이 확정한 분양가는 3.3㎡당 평균 약 3271만5000원이다. 전용 84㎡ 분양가는 12억원을 웃돈다. 광명 자이더샵포레나 전용 84㎡ 분양가는 9억8290만~10억45 50만원이다. 광명 자이더샵포레나보다 분양가가 2억원가량 비싸다.

키즈카페
스터디존

 

▲더샵 신문그리니티= 포스코이앤씨는 경남 김해시 신문1도시개발구역 A7-1블록에서 ‘더샵 신문그리니티’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29층, 10개동 전용면적 84~102㎡ 총 1146가구 규모다. 전용면적별로는 84㎡ 652가구, 102㎡ 494가구로 전 가구가 중대형으로 구성됐다. 김해 장유·율하 권역 최초로 조성되는 테라스형의 게스트하우스와 냉온탕 사우나를 필두로 작은도서관(북카페),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필라테스·GX룸 등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김해시의 새로운 주거타운으로 형성되고 있는 신문1지구에 들어선다. 신문 1지구는 총 2902세대가 조성되는 도시개발구역으로, 인근 장유신문지구와 무계지구, 김해관광유통단지, 신문·무계 입주단지 등 주거시설 조성이 완료되면 일대가 약 1만5000여 세대에 달하는 신도시급 신흥주거지로 기대되는 지역이다. 

단지 강점으로는 풍부한 인프라가 꼽힌다. 반경 1㎞ 내에는 김해 최대 규모의 김해관광유통단지가 위치하고 있다. 김해관광유통단지에는 김해롯데워터파크의 놀이시설과, 롯데아울렛, 농협하나로클럽 등 쇼핑시설이 마련돼 있다. 향후 테마파크와 쇼핑몰, 콘도, 호텔 등 추가적인 인프라 확장을 통해 지역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 좌측에는 초등학교 부지가 계획돼 있어 자녀의 안전한 통학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갑을장유병원, 롯데마트 장유점, 장유재래시장 등도 이용에 용이하다. 


새로운 
주거타운

교통 환경도 우수하다. 신문1지구는 대도시인 부산과 창원을 잇는 광역권 교통 요충지다. 차량 이용 시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과 남해고속도로 제3지선 및 장유IC, 서김해IC, 창원1,2터널, 58번 국도 등을 통해 창원 성산구와 부산서구 등 인접 주요 도시로 이동이 빠르다. 여기에 단지 인근 장유역을 지나는 부전~마산 복선전철이 빠르면 2024년 개통을 앞두고 있어 부산, 창원 등 인근 지역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예정이다. 

단지 약 1㎞ 내 위치한 장유여객터미널도 올해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장유여객터미널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시외버스터미널로, 향후 이를 통해 서울과 수도권, 인천국제공항까지 편리한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연 디아이엘=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부산 남구 대연동 1619번지 일원에 ‘대연 디아이엘’을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6층~지상 36층, 총 3개 단지 28개동, 전용 38~115㎡ 총 448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고층부에 스카이 라운지가 들어서고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실내체육관이 마련돼 농구장,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등 각종 체육활동이 가능하다. 실내 인도어골프연습장 등도 들어선다. 

KB부동산시세 자료에 따르면 부산 북구 화명동의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5239가구)’를 제외하면 대연 디아이엘보다 큰 단일 아파트 단지는 보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남구에서는 지금까지 4000가구가 넘는 매머드급 아파트 공급이 드물었으며, 단일 아파트로는 이번 대연 디아이엘이 최대 규모나 마찬가지다. 또한 대연동 일대는 남구 내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여러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1만6000여 가구의 신흥 주거벨트로 탈바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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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