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리고 아웅, 신용카드사 '세이브서비스' 해부

  • 김민석 ideaed@ilyosisa.co.kr
  • 등록 2012.10.02 10: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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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져가세요…그런데 공짜가 아니무니다

[일요시사=김민석 기자] 세상에 공짜 싫어하는 사람 있을까. 선포인트 결제인 '세이브서비스'는 부담 없이 고가의 제품을 살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하지만 알고 보면 정상적으로 구매할 때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의 '공짜 마케팅'에 넘어가 세이브서비스를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가린 채 공짜인양 유혹하는 카드사들의 속내를 파헤쳐봤다.

 

지난 7월 박모씨가 서울의 모 대형마트에서 신용카드로 계산하려고 하자 점원이 '세이브서비스'를 권유했다. 결제액 18만원 중에 10만원을 깎아 줄 테니 차차 포인트로 갚으라는 제안이었다. 박씨는 당장 현금을 아낄 수 있다는 말에 아무 거리낌 없이 시키는 대로 했다. 두 달 뒤 날아온 카드결제 명세서를 본 박씨는 황당했다. 할인받은 10만원은 이자율이 7%에 이르는 할부였고, 10달 안에 해당 카드로 1200만원을 써야 포인트로 갚을 수 있게 돼 있었기 때문이다. 포인트로 10만원을 차감하려면 한 달에 120만원씩 꼬박 10달을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국인의 '공짜사랑'

'카드 가입만 해도 최신스마트폰이 공짜!' '세이브서비스로 할인받고 새 차 뽑으세요'라는 제목의 광고기사들. 온라인 신용카드 결제 시 ISP인증 후 나타나는 각종 사은품을 내건 세이브서비스 신청유도 팝업창.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헤드폰 등 각종 상품을 세이브서비스로 판매하는 쇼핑몰. 세이브포인트로 최신스마트폰 구매를 유도하는 텔레마케팅. 또 사례에서 소개한 대형마트 종업원의 할인 제안까지 이 모든 것들은 카드사들의 세이브서비스 홍보들이다.

카드사들이 마치 고객에게 선심을 쓰는 것인 양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있는 세이브서비스는 시행하지 않는 카드사가 한 곳도 없을 정도로 널리 퍼져있다. 지난해 모 카드사 사장은 세이브서비스를 통해 카드업계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세이브서비스란 상품 구매 시 카드사가 최대 70만원까지 세이브(카드사가 대신 결제)한 뒤 장기간에 걸쳐 신용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로 상환하는 서비스다. 쉽게 말해 '당장 현금이 없어도 괜찮아, 쌓이는 포인트로 천천히 갚으면 되니까'를 앞세운 공짜 마케팅인 셈. 예를 들어 80만원에 해당하는 최신 스마트폰을 세이브서비스로 구매할 경우 최대 70만원을 카드사로부터 즉각 지원받을 수 있고, 70만원에 대해 최장 36개월 동안 매달 전체 결제액의 0.8% 내외로 지급되는 카드 포인트로 갚아나가면 되는 것이다.


세이브서비스는 할부 기간만큼 고객의 충성심을 높여 자사 카드 사용을 보장받게 하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고객 선점에 열을 올려 왔다. 카드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에 고객들도 세이브서비스를 카드 포인트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서비스를 신청하기 전에 잘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여기에도 어김없이 카드사의 눈속임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가 알아야 할 세이브서비스의 맹점은 카드사에서 선심 쓰듯 홍보하는 세이브서비스도 어디까지나 포인트를 통해 물품대금을 갚아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도 할부 서비스와 같은 구조여서 연 5.5∼8%에 해당하는 할부 수수료가 붙는다는 것. 또 일정 금액 이상 카드사용을 하도록 강제하는 구조여서 과소비를 조장하는 측면도 무시하지 못한다.

포인트 선결제로 대박할인? 알고보니 장삿속
적잖은 할부이자 매달 청구…수수료↑ 적립률↓

예를 들어 70만원을 36개월로 나눠 갚게 될 때 매월 약 2만 포인트를 모아야 하는데 서비스 이용 시 평균 포인트 적립률은 평균 0.8% 수준이다. 따라서 한 달에 '일시불'로 200만원을 써야 약 1만6000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일시불이라는 조건을 단 이유는 카드 이용 실적 가운데 무이자 할부 결제나 공과금 납부, 대중교통 이용 등은 포인트 적립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카드는 포인트 적립에 월별 한도치가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다.

아울러 정해진 만큼 카드를 쓰지 않아 분할납부하도록 약정된 만큼의 포인트가 쌓이지 않으면 고객은 할부금에 할부 수수료까지 더해 현금으로 토해내야 한다. 계약 시 기입된 통장에서 현금이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것. 이도 제때 내지 못하면 연체이자까지 물게 되고 연체 이력이 남아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은 덤이다.

종합하면 세이브서비스는 '할인'도 '무이자할부'도 아닌 것이다. 할부 기간이 짧을 경우 최소 연 5.5%에서 시작해 가장 긴 36개월인 경우 최대 연 7.9%의 할부 수수료를 매달 물어야 한다. 예컨대 신한카드에서 70만원을 36개월 이용할 경우 월별 상환액은 1만9400포인트에서 이자를 더해 2만1000포인트가 된다. 3년 동안 70만원에 대한 이자 5만7600원이 추가로 부가되는 구조인 것.

이처럼 카드사들은 슈퍼세이브, 하이세이브, 파워세이브, 쇼핑세이브 등 다양한 이름을 내걸고 최대 70만원을 즉석에서 할인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한 카드사의 충성심 높은 고객이 되어 한 달에 200여만원씩 3년 동안 꼬박 써줘야 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소비자가 멋모르고 신청했다간 괜히 내지 않아도 될 이자만 물어야 하는 꼴을 면치 못한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할부 수수료율 및 포인트를 충분히 쌓기 위한 월별 사용액 등을 자세하게 알려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는 세이브서비스는 소비자의 돈을 절약해주는 '착한서비스'로 위장했지만 알고 보면 카드사의 배는 불리고 소비자의 부담은 늘리는 얄팍한 상술이 들어간 '나쁜서비스'인 셈이다. 자칫 소비능력이 따라오지 못하는데 '카드사의 노예'가 되어 무리하게 카드를 사용하게 만드는 '덫'이 될 수 있다.

최근 들어 카드사들은 고객 선점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는지 카드결제 시 포인트 적립을 중단하거나 적립률을 축소하고 있는 모습이다. 슬그머니 고객의 혜택을 줄이고 나선 것. 물론 카드사들은 최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에 따른 수익감소를 혜택을 줄이는 이유로 들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부터 기프트카드와 선불카드 사용액을 실적에서 제외해 왔다. 또 오는 10월2일부터 모든 카드의 할부 또는 주유적립 이용액에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주지 않기로 했다.

대출이나 다름없어

롯데카드는 연 5.8%의 세이브포인트 할부 수수료율을 지난 6월29일부터 6.5%로 올리는 반면 가맹점 세이브포인트 적립률은 오는 11월30일부터 기존 0.8%에서 0.7%로 축소했다.

KB국민카드도 지난 8월부터 주유할인 제휴 KB 국민카드의 포인트리 적립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기존에는 SK스마트, SK엔크린, GS칼텍스 KB국민카드의 신용판매 결제횟수 금액 중 3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0.1%포인트리를 적립했지만 이를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또 오는 10월부터 이마트카드와 패스카드 등에도 포인트리를 적립해주지 않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NS몰 보너스클럽 적립률을 지난 3월부터 기존 1%에서 0.1%로, 생활비재테크 캐시백률도 0.4%에서 0.3%으로 축소했다.

현재 주요 카드사별 세이브서비스 연 할부 수수료율은 ▲신한카드 6.5~7.9% ▲삼성카드 6.5% ▲현대카드 5.8~7.5% ▲롯데카드 6.5% ▲KB국민카드 5.5~7% ▲하나SK카드 6.9%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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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