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훈풍 불게 하는 일자리

일자리보다 주택이 적은 지역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른 지역서 일하러 오는 사람이 많은 만큼 잠재적 주택 수요가 탄탄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지역은 실제로 부동산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청약 열기도 뜨겁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2022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시군구 주요고용지표’에 따르면 근무지(사업체 소재지) 취업자 수에서 거주지 취업자 수를 뺀 결과 특·광역시 중에서 서울 강남구가 64만7000명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른 지역에 살면서 일을 하기 위해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65만명에 육박한다는 의미다.

부동산시장서 일자리와 인구는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지닌다. 일자리가 늘어나는 곳에 사람이 모이게 되고, 인구가 유입되면 부동산시장이 들썩이는 순환구조를 지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인구가 들어오면 주택 구매뿐만 아니라 소비도 늘어 지역 부동산시장도 활기를 띈다. 

지방에선 일자리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모여 사는 지금 비수도권 지역은 자족도시의 기능을 갖춰야만 적정 인구가 유지되고, 주택을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구가 줄어 지방 소멸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는 다른 도시와 달리 산업도시로 기반을 갖춘 곳과 산업단지 조성이 예정된 곳이 부동산시장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강남 출퇴근
65만명 육박

부산 강서구(8만1000명), 인천 중구(7만2000명), 대구 중구(5만1000명), 대전 대덕구(2만7000명) 등도 근무지 기준 취업자가 거주지 기준보다 많았다. 시 단위에서는 경기 화성이 9만명, 충남 아산 2만70000명, 경북 구미·제주 서귀포 2만1000명, 전남 여수 1만5000명으로 조사됐다. 


군 단위에서는 충북 음성 2만4000명, 전남 영암 1만9000명, 전북 완주 1만5000명 등으로 나타났다. 음성의 경우 2018년 이후 10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해 1만4656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웬만한 시 지역보다 많은 일자리를 갖고 있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회사가 속한 관활 시·군·구에 거주지를 두지 않고 외부서 통근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인 만큼 잠재적 주택 수요가 탄탄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은 부동산 열기도 뜨거운 편이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서울에서 금융·서비스업이 집중된 강남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4억8449만원으로, 서울 평균 13억658만원의 2배에 가깝다. 청약 열기 역시 다른 지역에 비해 뜨겁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린’은 지난 2월 1순위 평균 경쟁률 11.4대1을 기록하면서 분양을 100% 완료했다. 경기도 화성 ‘동탄 파크릭스’ 2차는 지난달 평균 7.7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외부서 통근 사람 많다
잠재적 주택 수요 탄탄

분양 중인 아파트의 계약률도 높아지고 있다. 음성 성본산업단지에 들어서는 ‘음성 우미린 풀하우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 입주 소식에 계약이 하루에도 여러 건 진행됐다”며 “수도권 등 다른 지역서 거주하는 수요층의 문의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가가 3.3㎡당 최저 800만원으로 책정됐다.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에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도 제공한다.


청주 분양시장에선 3만건이 넘는 1순위 청약 통장이 쏟아지면서, 업계와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청주시 흥덕구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은 무려 3만4886건의 청약 통장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 73대1로 모든 주택형이 1순위 청약서 마감됐다. 전용면적 84㎡ A타입이 청주에서만 1만1000여건의 1순위 청약으로 접수되며 최고 241.9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는 청주 분양시장서 나오는 청약 돌풍 이유를 ‘양질의 일자리’로 발생한 지역가치로 평가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로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이에 따른 풍부한 주택수요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대거 청약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청주의 차세대 산업기반인 테크노폴리스는 SK하이닉스, LG생활건강 등 대기업과 하청업체 일부가 이미 입주를 끝냈고, 이차전지 메카로 거듭나고 있는 오창과학산업단지도 가깝게 위치해 있다. 또 청주 오창읍에서는 방사광가속기의 개발도 진행되고 있어 일자리 창출과 수요 유입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 음성
들썩들썩

지난 3월엔 ‘고덕자이 센트로’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인접한 직주근접단지로 주목받아 올해 경기권역 최고 경쟁률인 평균 45.3대1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300조원 반도체 투자가 발표된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과 맞닿은 동탄2신도시 신주거문화타운서 공급된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6차 센트럴파크’도 일자리 수요 유입 기대효과로 올해 경기권역 최다 청약접수를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청약 훈풍을 이어가고 있는 곳의 공통점은 반도체나 이차전지 또는 대기업 등이 위치한 고소득 직장 밀집지역이라는 점”이라며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유입이 많고, 부동산 구매력도 풍부해 앞으로도 이들 지역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달 일자리 창출 지역에 분양할 단지.

▲시흥 롯데캐슬 시그니처= 롯데건설이 경기도 시흥시 은행동 248-30, 286-5번지(은행2지구 1, 2블록) 일원에 짓는 ‘시흥 롯데캐슬 시그니처’가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49층, 전용면적 84㎡(A, B, C 3개 타입)로 구성된다. 1블록은 8개동·1230가구로 조성되며, 2블록은 6개동·903가구 규모다.

모든 가구를 남향 위주로 배치해 일조권이 우수하고, 선호도가 높은 4bay 판상형 위주로 설계할 예정이다. 단지 곳곳에는 다양한 테마의 조경 공간이 꾸며져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다. 입주민들의 주거 편의성을 높여줄 세심한 설계도 눈에 띈다. 지하 주차장을 가구당 1.5대로 확보해 넉넉한 주차 공간을 제공한다. 가구 내부에는 대형 드레스룸, 펜트리, 현관창고 등의 풍부한 수납공간도 제공한다.

반도체 등 고소득 직장 밀집
부동산 구매력 풍부해 관심↑

서해선 신천역이 도보권에 있다. 신천역을 이용하면 구로·가산디지털단지 등의 업무지구를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이달부터는 서해선 북쪽 연장 구간인 대곡~소사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마곡 업무지구가 있는 마곡역까지 8정거장 거리며, 7호선 환승역인 부천종합운동장역을 통해 강남권까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검바위초, 소래중, 소래고가 도보 거리에 자리해 원스톱 학세권을 갖췄다. 도서관 및 은계지구 학원가 이용도 쉽다. 롯데마트, 스타필드 시티,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이케아, 코스트코, 롯데몰 등의 편의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시흥매화산업단지, 광명시흥테크노밸리(2024년 예정)가 가깝다.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BL= 제일건설이 평택시 가재지구 공동2블록에 조성되는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BL’을 공급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12개동, 총 1152가구 규모 대단지로 조성된다. 전 가구가 전용 84·103㎡ 중·대형 아파트로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타입별 가구 수는 84㎡A 819가구, 84㎡B 162가구, 103㎡ 171가구다. 

꾸준히 
인구 유입

평택시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필두로 송탄일반산업단지, 첨단산업단지(예정), 브레인시티를 잇는 대규모 반도체벨트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지는 평택 반도체벨트와 맞닿은 핵심 배후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는 가재동 일대 가재지구 도시개발사업에 위치해 직접적인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재지구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도보거리에 위치한다. 송탄일반산단, 브레인시티에 둘러싸여 있어 뛰어난 직주근접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단지는 편리한 교통 환경과 우수한 교육환경 등 뛰어난 정주여건이 돋보인다. 먼저 SRT와 수도권 지하철 1호선이 지나가는 지제역이 인접해 광역교통망이 우수하다.

지제역은 향후 수원발 KTX가 개통될 예정이며 복합환승센터(예정) 개발도 추진 중이어서 교통여건은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화설계도 돋보인다. 전 가구를 남향위주로 배치하고 넓은 동 간 거리를 확보했으며, 전 가구에 4베이 판상형 평면설계를 적용하고 넉넉한 수납공간 등을 도입해 공간 활용성을 확대했다. 다양한 조경과 커뮤니티도 마련된다. 단지는 100% 지하 주차장 설계를 통해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 단지를 구성하고, 다채로운 테마가든을 도입해 쾌적함을 더할 예정이다. 단지 내에는 사우나, 골프연습장, 작은도서관 등 입주민 주거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힐스테이트 자이 아산센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아산탕정지구 일원에 ‘힐스테이트 자이 아산센텀’을 선보인다. 지하 2층~지상 29층, 8개동, 전용 74~ 114㎡, 총 78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타입별로 알파룸은 물론 복도·주방 팬트리까지 구성하는 등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특화평면을 선보인다. 넓은 동 간 거리와 남향위주의 배치로 채광, 개방감 등을 누릴 수 있다. 지상에 차 없는 공원형 단지로 조성된다. 여기에 어반프라자, 테라스 가든, 플라워 가든 등 여러 테마조경을 적용해 친환경 주거단지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단지 내에는 휴게공간인 힐스라운지와 스튜디오가 있는 업무공간인 워크라운지를 비롯해 게스트하우스, 스터디룸, 독서실, 피트니스, 스크린골프룸, 어린이집, 다함께돌봄센터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된다. 아산디스플레이시티, 삼성SDI, 천안일반산업단지 등 다수의 대규모 산업단지가 인접해 뛰어난 직주근접성과 산단 종사자들의 두터운 수요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 많아

아산탕정지구는 비수도권 공공택지에 해당돼 전매제한 1년이 적용된다. 등기 전 전매도 가능하다. 청약통장 가입기간 6개월 이상으로, 아산시 및 천안시를 포함한 충청남도, 세종특별자치시, 대전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이면 소득수준, 주택 유무, 세대주·세대원 등 상관없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신설 예정인 아산애현초(가칭), 아산세교중(가칭)을 비롯해 이순신고가 인근에 위치해 있어 초·중·고를 모두 도보권으로 누릴 수 있다. 여기에 단지 바로 앞에 천안천 및 수변공원(예정)을 비롯해 미르공원 둘레길, 다솜공원, 한들물빛공원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갤러리아 백화점,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쇼핑몰을 비롯해 불당 중심상업지구 또한 인접해 우수한 생활편의성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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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