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 간부 고공농성’ 경찰 진압 “과잉 VS 정당 집행”

매체 성향 따라 다른 보도…온라인서도 갑론을박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제철소 앞 도로서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업체에 대한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망루 고공농성 중이던 한국노총 간부에 대한 경찰의 진압 과정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이날 관할 경찰은 7m 높이의 철제 구조물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던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모 사무처장을 소방 굴절 사다리차를 이용해 진압했으며 이 과정서 머리에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다리차를 이용해 김 처장에 다가가자 그는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저항했고 이를 저지하는 과정서 머리 및 어깨 손 등의 부위에 부상을 당했다.

이날 체포된 김 처장은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치료를 위해 인근 병원으로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무처장도 경찰이 휘두른 진압봉에 머리를 수차례 맞으면서 피를 흘리는 장면이 언론 보도를 통해 방송됐다.

경찰은 김 처장이 농성 도중 추락의 위험이 있는 데다 주변 차량 흐름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이날 강제 집행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속노련 측은 “저항을 포기한 노조 간부에게 경찰이 양쪽에서 경찰봉을 쉴 새 없이 내리쳤다”며 “이는 명백한 과잉진압”이라고 비난했다.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김 처장은 정글도를 들지 않았고 사다리차 접근을 막기 위해 쇠파이프를 휘둘렀을 뿐 경찰을 때리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앞서 <연합뉴스>가 보도한 사진에는 김 처장의 오른손에 정글도를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이날 진압 과정서 경찰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 처장이 망루 꼭대기서 격렬하게 저항해 형사들이 부상을 당하는 등 제압이 어려워 플라스틱 경찰봉으로 제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김 처장은 지난달 29일부터 고공 농성에 돌입해 포스코의 부당 노동행위 중단을 촉구해왔다.

포털 사이트서 ‘고공 농성’으로 기사를 검색해보면 ‘경찰, 광양 망루농성 강제 진압…노조간부 머리 다쳐’(<연합뉴스>), ‘경찰, 광양제철소 ’망루 농성‘ 진압…노조간부‧경찰관 3명 부상’(<조선일보>), ‘고공농성 노동자, 경찰 진압봉에 붉은 피 흘려…과잉진압 논란’(MBC), ‘경찰, 고공농성 노조원 머리 1분간 내리쳐’(<한겨레>), ‘[영상] 고공농성 노조 간부, 경찰 곤봉에 맞아 피 흘려…“과잉진압”’(<오마이뉴스>), ‘광양제철소 앞 고공농성 진압 중 노고 간주 부상…경찰도 다쳐’(<파이낸셜뉴스>), ‘광양 고공농성 진압에 간부 머리 다쳐…한국노총 “대정부 투쟁”’(<서울신문>) 등의 제목으로 보도됐다.

<조선일보>, MBC, <한겨레> <오마이뉴스> 등 일부 매체는 정치적 특성에 따라 제목을 다른 뉘앙스로 뽑아 보도했다.

MBC가 보도한 영상에는 경찰들이 2개의 소방용 사다리차로 나뉘어 타고 고공 농성 중인 김 처장을 향해 다가갔다. 김 사무처장도 접근하는 경찰대원들을 향해 사다리차 난간을 쇠파이프로 내려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러자 경찰대원들도 김 사무처장을 향해 경찰봉을 사정없이 내리치기 시작했고 머리를 감싸 쥐며 주저앉자 진압을 중지하고 사다리차로 인계했다.

이후 장면은 지상으로 인계된 김 처장의 얼굴 위로 피가 흘러내리고 있는 사진으로 대체됐다.

경찰의 고공농성 진압 과정을 두고 온라인서도 ‘과잉 진압 VS 정당 집행’이라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 지휘부가 어떤 성향인지를 보여주는 단면 아니겠느냐? 저항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폭력을 멈춰야 한다” “난간도 없는데 저러다가 농성하던 사람이 떨어져 사망한다면? 저기까지 올라가서 경찰봉으로 팬다고?” “군부독재 시절로 되돌아가는 건가? 저렇게 막무가내로 팬다고?” 등 경찰의 과잉 대응 목소리가 제기됐다.


반면 “쇠파이프 휘두르거나 경찰에게 던지는데 경찰은 맨손으로 제압해야 하느냐? 상대방이 칼이나 쇠파이프 들고 휘두르는데 강경진압이라고 하면 억울할 듯” “그럼 경찰이 올라가서 무릎 꿇고 정중히 모셔 와야 되냐?” “미국서 경찰에게 칼이나 흉기 휘두르면 바로 총 맞았을 듯” 등 정당 집행이라는 반박 의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매우 훌륭하신 분이 방법이 매우 잘못됐다. 저도 하청 노동자지만 저런 방법은 지지하지 않는다. 박근혜 탄핵시킬 때 촛불 시민들이 쇠파이프 휘둘렸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누리꾼도 “시위자의 잘잘못은 모르겠다. 쇠파이프를 진압 경찰을 향해 휘두르는 건 잘못 아니냐”며 “시위자는 경찰이 올라오면 바로 엎드려 항복해야 했다. 경찰에게 맞고 피 흘리는 건 언론 플레이로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다치고 죽으면 시위자가 책임지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무리 편향 매체라고 해도 저건 너무 어그로다. 쇠파이프를 들고 설치는데 저게 어떻게 무방비냐?”며 “그동안 쳐맞고만 지냈던 수많은 전경‧의경들은 방패로 막고 맞기만 하라고 교양 받았다. 폭력시위엔 폭력진압이 맞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김 처장의 농성 방법 및 정글도, 쇠파이프 소지 자체가 결국은 화를 부른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굳이 망루까지 올라가지 않았거나 망루에 올라갔더라도 다가가는 경찰들을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르지 않았더라면 이 같은 유혈 사태까지는 번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금속노련 간부들은 400일 넘게 포스코에 ‘부당노동행위 중단 요구 천막 농성’을 이어오다 지난달 29일, 고공농성에 들어갔던 바 있다.

<haewoo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