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취급’ 아파텔, 온기 돌까

정부가 ‘아파텔’로 불리는 주거용 오피스텔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방식을 개선한다. 앞으로 실제 상환과 무관하게 8년으로 규정돼있는 산정방식을 실제 약정만기를 반영하도록 바꿀 방침이다.

정부는 최근 내수활성화 대책 중 하나인 ‘주거부담 경감 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비주택으로 분류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실제 약정과 관계없이 상환기간이 8년으로 일괄 적용됐다. 같은 값의 아파트보다 대출 여부와 한도 등에서 불리했다.

아리송한
이중잣대

DSR은 연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다. 정부는 대출액이 1억원을 넘을 경우 차주당 40% 한도 내에서만 빚을 내도록 규제하고 있다. 특히 아파텔은 지난해 1월부터 DSR 대출 규제도 적용된 데다 만기는 아파트보다 짧아서 대출 한도가 낮고 금리는 더욱 높았던 점이 문제였다.

따라서 대출 만기가 줄어들면 DSR 비율이 올라가 대출 한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는 아파텔 담보대출의 DSR 산정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실제 상환과 무관하게 일괄 적용되는 대출 만기 기한 8년을 일반 주택담보대출 산정 방식을 준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만약 대출이 없는 연소득 5000만원 직장인이 아파텔을 사기 위해 1억원을 연 5% 금리로 대출받으면 8년으로 묶여있던 상환기간이 30년으로 바뀌어 DSR이 약 30.4%에서 12.8%로 낮아진다. 


은행권 DSR 40% 규제를 적용하면 아파텔 담보 대출을 더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되던 아파텔의 세 부담 문제에 관한 방안도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아파텔은 실거주 목적으로 전입신고를 할 경우 주택 수에 포함돼 높은 세금을 부담하지만 막상 대출받을 땐 비주택으로 한정됐다. 

아파텔 소유주들의 가장 큰 불만은 이중잣대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오피스텔을 거주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전입신고를 한 경우 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된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매길 때 보유 주택 수로 산정하는 것이다. 

취득세는 무주택 기준으로 아파트(1.1~3.5%)보다 높은 4.6%(농어촌특별세, 지방교육세 포함)를 적용받는다. 취득 시점에서는 주거용인지 업무용인지 구분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출받을 때는 아파텔은 철저하게 ‘비주택’으로 분류됐다. DSR을 산정할 때 오피스텔로 담보 대출을 받았을 경우 실제 상환 기간에 상관없이 만기를 8년으로 적용받는다. 아파트 등 ‘주택’이 최장 40년까지 만기를 적용받는 것과 비교하면 대출 한도의 차이가 크다.

또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최근 낮은 금리(최저 연 3.25%)의 정책 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 상품을 내놓으면서 신청 대상을 주택법상 ‘주택’으로만 한정했기 때문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이란 기존의 보금자리론,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 등 정책 주담대를 통합해 새로 만들어진 대출이다. 소득 제한 없이 최저 연 3%대 고정금리에 DSR이 미적용 되고,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출시 사흘 만에 신청금액이 7조원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주거용 오피스텔 담보대출 규제 완화하나
정부 DSR 산정 방식 개선…약정 만기 반영


아파텔을 분양받은 소유자들은 주택으로 인정돼 올해 정부가 한시적으로 내놓은 특례보금자리론도 이용할 수 없으며, 잔금 마련을 위해 2금융권이나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상환기간을 주택처럼 늘려 대출 한도를 확대하고, 특례보금자리론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규제의 불합리성을 인정해 상반기 중 주거용으로 확인된 오피스텔의 주택수 산입에 따른 세 부담 문제는 중과세 제도 개편을 통해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내용들이 포함된 ‘주거부담 경감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달 초 나올 예정.

주거용 오피스텔인 아파텔의 경우 근래 실거주용 주택 개념이 강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파텔’ 거주 가구는 2021년 기준으로 71만 가구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세법상으로도 주택에 해당돼 주거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된다.

오피스텔은 취득세의 경우 무주택 기준으로 4.6%를 적용받는다. 1.1%에서 최대 3.5%를 받는 아파트보다 많이 내야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혼부부나 청년들이 주거 부담이 큰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며 “담보대출 규제뿐만 아니라 특례보금자리론도 아파트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주거용 오피스텔까지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권 주거용 오피스텔(아파텔).

▲가산 라티포레스트=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 신축 오피스텔 ‘가산 라티포레스트’가 분양 중이다. 단지는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 디지털단지오거리에 지하 2층~지상 16층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며, 전용면적은 46~47㎡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는 근린생활시설, 지상 2~16층은 오피스텔 총 86실이 전 세대 복층 타입으로 공급된다. 주거공간은 3베이(Bay) 3룸 복층 설계가 적용됐다. 세대마다 무풍 시스템 에어컨 2대, 전열교환기, 신발장 살균기, 코맥스 월패드, 오븐 렌지, 비스포크 냉장고, 비스포크 정수기 등을 무상 제공한다. 

주택?
비주택?

지하철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과 7호선 남구로역의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신안산선을 통해 여의도까지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 서부간선도로, 시흥IC, 구로IC에 접근이 수월해 서울 및 수도권 각지로 이동이 편리하다. 인근에 병원, 체육센터 등이 있으며 초·중·고교 등 학교가 많고 어린이집, 도서관 등도 위치해 있다. 대형마트와 재래시장 등 쇼핑편의시설도 가까이에 갖춰져 있다. 

분양 관계자는 “인근에 위치한 타 오피스텔은 대부분 원룸형에 노후화돼 신축 오피스텔을 원하는 1~2인 가구 직장인들의 실수요가 상당하다”며 “젊은 세대의 감각에 맞춰 주방과 거실, 복층구조를 활용한 감각적인 설계를 적용, 공간 활용도 및 편의성을 높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단지는 현재 한시적으로 청약홈을 통한 계약자에 한해 일부 이자지원과 확정임대수익보장, 무상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2024년 9월 준공 예정.

▲더 프라우드 창동= 지에이치건설산업이 서울 도봉구에 주거형 오피스텔 ‘더 프라우드 창동’을 분양 중이다. 서울 지하철 1·4호선 창동역 더블역세권에 들어서는 더 프라우드 창동은 전용면적 59.77㎡, 총 52실 규모다. 지상 1층은 상가, 지상 2~14층은 오피스텔로 구성됐다. 2024년 3월 완공될 예정. 


대출 한도 확대
특례보금자리론

모든 호실이 아파트와 동일한 4베이 판상형 구조(방 3개, 화장실 2개)로 설계돼 공간 효율성이 뛰어나다. 특히 3중 유리 로 이창호를 사용한 시스템 통창으로 내부 채광을 극대화한 점도 돋보인다. 젊은 세대는 무엇보다 주거의 편리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그들의 감성과 기호를 겨냥해 고품격 가전 브랜드를 무상 풀옵션으로 제공한다는 게 큰 장점이다.

공간 내에는 삼성 비스포크 생활 가전(4도어 키친핏 냉장고, 1도어 김치냉장고, 에어드레서, 대용량 세탁기와 건조기, 광파 전기오븐, 3구 인덕션)을 비롯해 광폭 조리대 겸 식탁 등이 설치된다. 무상 옵션 품목에는 거실 아트월, 고급 포세린 타일을 적용한 주방 및 거실 바닥재 마감, 안방 드레스룸 시스템 가구, 호텔식 건식 화장실이 포함돼 있다. 

일부 호실에서는 북한산과 수락산 전경도 조망할 수 있다. 이웃 간 소통과 북한산 전망이 가능한 옥상정원도 조성될 예정이다. 단지 인근 인프라도 다양하게 갖췄다. 반경 500m에 초등학교 3개와 중학교 1개가 있다. 이 밖에도 메가박스 창동, 병원과 보건소가 위치해 교육 및 생활 인프라가 풍부하다. 바로 앞 도보 1분 거리에 버스정류장 2개가 있고, 지하철 1·4호선 더블역세권인 창동역도 도보로 다닐 수 있다.

▲빌리브 에이센트= 신세계건설은 GTX 시대를 여는 GTX-A노선의 서울 첫 역사인 은평구 연신내역 초역세권에 오피스텔 ‘빌리브 에이센트’를 선보인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 305-3 일원에 들어서며, 지하 5층~지상 24층, 전용면적 49~84㎡, 총 492실 규모로 조성된다. 

전 타입에서 높은 천장고(2.5 m)를 적용하며, 각 층에 가구당 창고 제공(101동은 지하층 설치 예정), 4BAY 특화 설계 및 듀얼웨이 혁신평면(84타입), 주거 선호도 높은 중소형 평형 위주로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주택법 아닌 건축법
세법상 주택에 포함

연신내역 일대는 국내 최초의 GTX인 GTX-A 노선이 내년에 개통되는 것은 물론, 여러 지역 개발 사업이 예정돼 있어 향후 서울 서북권 지역의 대표 중심지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우선 연신내역에는 GTX-A 노선이 2024년 부분 개통될 예정으로 서울 지하철 3·6호선까지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으로 거듭난다.

향후 전 구간 개통이 완료되면 연신내역에서 삼성역까지 약 9분 만에 도달이 가능해, 강남을 옆 동네 수준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GTX-A 노선의 서울 내 정차역은 단 4개에 불과한 데다, 서울역과 삼성역의 경우 주거 상품이 들어설 자리가 거의 없는 만큼 초역세권 입지를 갖춘 주거상품 빌리브 에이센트는 높은 희소가치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지역 개발 사업도 풍부하다. 우선 서북권 진·출입의 관문 역할을 하는 연신내 역세권 일대를 GTX와 연계해 업무·상업·창업·문화의 중심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목표로 ‘연신내 지구단위계획’ 재정비가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그중 빌리브 에이센트는 연신내 역세권 복합개발의 실질적인 시작을 알리는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인근 불광동에 위치한 서울혁신파크 일대는 대규모 융·복합 공간으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이 용지에는 특화업무공간, 서울시립대 산학캠퍼스 서울UIC캠퍼스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단지 주변으로는 로데오거리 및 연서시장이 위치해 있고, 인근 NC백화점 불광점, 롯데몰 은평점, 이마트 은평점, 스타필드 고양, 이케아 고양점, 롯데아울렛 등 여러 쇼핑시설로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여기에 인근 불광 CGV, 롯데시네마 은평, 은평문화예술회관 등 여러 문화시설이 잘 조성돼 있다. 빌리브 에이센트 상업시설 내에 멀티플렉스 입점이 예정돼 있어 문화생활을 즐기기가 편리하다. 

고품격 가전 
무상 풀옵션

서울 연천초를 비롯해 선일초, 예일초 등이 가까우며 구산역~연신내역 학원가, 은평구청~녹번역 학원가, 은평 구립도서관, 구립 구산동 도서관마을 등 교육 인프라스트럭처가 잘 갖춰져 있어 자녀 교육 걱정도 없다. 단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는 상업시설이 대규모로 마련된다. 여기에 향후 GTX-A 노선, 주변 상업지구 활성화 등의 개발도 완료되면 일대는 은평구 만남의 광장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