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길 따라 나아지려나

지난달 23일 한국은행은 올해 두 번째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3.5%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준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21년 하반기부터 약 1년 반 동안 전례 없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온 한국은행이 인상 행보를 멈추면서 업계에서는 ‘금리 정점론’이 부상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으며, 현 3.5%는 한은이 상한선으로 언급해온 수준으로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3.5%서 동결
금리 정점론

한국부동산원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가장 최근 금리 하락기인 2018년(1.75%)부터 2020년(0.5%)까지 기준금리는 1.7%p 떨어졌지만, 이 시기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총 6% 올랐다. 소비자심리지수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50을 넘긴 금리수준전망 지수는 지난달을 기준으로 113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월(132) 대비 19p 하락한 수치며, 2020년 3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지난해 내리막길을 걷던 주택가격 전망 지수는 71을 기록하며 전월(68) 대비 3p 상승했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의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교통호재가 많은 수도권 분양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신규 개통되는 교통망은 역 주변으로 주거시설 및 다양한 편의시설 등을 들어서게 해 지역가치를 높아지게 만들어 인구 유입을 이끌게 되는데 이를 바로 ‘새 길 효과’라고 한다.

부동산시장의 흐름이 개선되면 대형 교통호재를 품은 지역들에 부동산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교통호재는 단순한 교통망 확충뿐 아니라 인구 유입, 인프라 발달 등 전체적인 지역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교통망이 형성되면 인근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통학 및 통근이 편리해지고 인구 유입도 활발해진다. 더 나아가 유동인구 증가로 인한 상권 형성은 물론 생활 인프라가 조성되는 등 주거 여건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교통호재 지역 시장 회복 기대
새롭게 뚫리는 주변 잇단 분양

분양 성수기인 3월부터 철도, 지하철 등이 새롭게 뚫리는 수도권 지역에서 분양이 잇따른다.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서도 신설 철도 개통 주변은 여전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수요자들의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GTX(수도권광역철도), 신안산선, 서해선, 신구로선 등이 개통 시 파괴력이 높은 대표적인 교통호재다.

GTX가 개통은 물론 착공에 속도가 붙고 있다. 내년 조기 개통 소식이 알려진 GTX-A 노선 주변은 수요가 급증하며 매매가격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실거래가에 따르면 다음 해 상반기 개통이 예정된 GTX-A 동탄역 주변 ‘동탄역 시범우남퍼스트빌’ 전용 84㎡는 지난달 10억500만원에 거래되며, 전월 거래가(9억2000만원) 대비 8000만원 올랐다. 하반기 개통을 앞둔 GTX-A 운정역(예정) 인근 ‘운정신도시 아이파크’는 같은 달 전용 84㎡가 6억8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전월 거래가(6억2000만원) 대비 6000만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 보고를 통해 GTX-A 노선의 다음 해 조기 개통 추진을 알렸다. 또 그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GTX-A 노선 전동차가 첫 출고식을 갖기도 했다.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이동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는 GTX는 첫 개발 시작 단계부터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큰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 몇 년간 GTX 노선이 지나는 지역들의 부동산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상당했다. 실제 부동산 상승장에서 GTX 노선이 지나가는 경기 파주, 동탄 등지의 집값 상승세가 그 어느 곳보다도 뜨거웠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GTX-A 노선 조기 개통 추진계획은 다음과 같다. 

먼저 올 하반기 GTX-A를 시험 운행하고 내년 상반기 수서역~동탄역 구간, 하반기 파주운정~서울역 구간을 순차적으로 개통하는 것이 목표다. 이후 2025년 하반기에는 전 구간을 개통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삼성역의 경우는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과 연계돼있어 2028년 완공 및 연결을 추진하고, 이전까지는 무정차 통과로 운영할 예정이다. 

GTX-A 노선은 파주운정신도시서 서울역을 거쳐 화성동탄으로 이어지는 총 83.1㎞ 길이의 노선이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 파주시, 고양시, 서울시, 성남시, 용인시, 화성시 등 총 6개 시를 지나게 된다. 6개 시에는 총 11개역이 분포하는데 주요 역은 ▲운정역(파주시) ▲킨텍스역 ▲대곡역 ▲창릉역(이상 고양시) ▲연신내역 ▲서울역 ▲삼성역 ▲수서역(이상 서울) ▲성남역(성남시) ▲구성역(용인시) ▲동탄역(화성시) 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파주운정에서는 서울역까지 18분,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는 19분대로 이동이 가능, 기존 1시간 이상 소요됐던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마친 노선은 A·B·C 세 구간이다. D 노선의 경우 김포~부천 구간만 사전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다. D 노선은 김포~부천〜강남〜하남〜팔당을 잇는다. E, F는 아직 노선이 확정되지 않았다.

첫 삽 뜨는 
GTX 노선들

높은 진척도를 보이는 다른 노선과 달리 GTX C는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일부 지역서 설계변경을 요구하는 등 제동을 걸고 있어서다. C 노선은 경기 북부 양주 덕정역과 경기 남부 수원역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도봉구 창동과 청량리, 왕십리 등 강북 주요 지역과 삼성, 양재 등 강남 도심을 지나간다.

국토부는 C 노선을 올해 안에 착공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강남 구간에서는 ‘은마아파트 우회안’이 문제로 떠올랐다. C 노선은 삼성~양재 구간 일부가 은마아파트 지하를 지나간다. 이에 아파트 주민들이 ‘안전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 지하에 GTX가 통과하면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GTX C 삼성역~양재역 구간이 단지를 관통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두 역을 직선으로 연결하거나 탄천 방향으로 우회하도록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크게 바뀌는
수도권 지도

이를 두고 국토부는 2014년부터 기술·법률 검토를 거쳐 선정된 노선이라며 원안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B 노선 수혜 지역에 비해 C 노선 수혜 지역들은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양주 덕정, 도봉 창동, 청량리, 왕십리, 안양 평촌 등이 대표 수혜 지역으로 거론되지만, GTX C 노선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 안양 평촌 일대 아파트들은 GTX C 노선 개통 효과로 집값이 수억원씩 뛰었지만 최근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

신안산선은 ‘광역교통시행계획’에 기반, 2020년 4월 착공해 2025년 4월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광역철도 확충사업이다. 위험 분담형 민간투자사업(BTO-rs) 방식으로 시행 중이며, 사업시행자는 넥스트레인이다. 총사업비는 4조3055억원이 투입된다.

이 노선은 Y자 형태다. 여의도서 출발 광명역서 화성·시흥 방면, 안산(한양대) 방면 등 두 갈래로 나눠진다. 이 중 일부 노선은 소사-원시선 등과 공용한다. 신안산선 민투사업자가 건설하는 구간은 여의도-광명역-한양대 간 30.7㎞, 광명역-시흥시청 간 10㎞, 원시역(서행선)-송산차량기지 간 4㎞다. 

이 노선이 완공되면 안산, 시흥서 여의도까지 30분대에 운행할 수 있다. 서해선, 월곶-판교선, 인천발 KTX 등과 연계돼 수도권 서남부 광역교통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충청남도 홍성군과 경기 화성시 송산을 연결하는 서해선도 주목을 받고 있다. 당초 개통 예정 시기였던 올해 12월보다 6개월 지연됐는데, 국가철도공단은 서해선 전 구간을 다음 해 6월 개통할 예정이다. 

서해선엔 KTX 이음을 투입한다. 당초 공단은 2023년 12월 서해선 전 구간을 개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레미콘 등 자재 수급 불안으로 개통 시기가 미뤄졌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서해선 복선전철화 사업 기간을 다음 해 12월 말로 고시해 개통 시기가 더 늦춰질 수도 있다.


개통까지 오랜 시간 걸려
실수요는 좀 더 신중하게 

충남도 서해선이 경부고속철도와 연결되면 수도권 간의 이동시간 단축으로 철도교통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환승 이동 불편사항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향후 장항선 복선전철과 연계되면 수도권과 충남도, 전라남·북도를 연결하는 지역 간 중추 교통로로 지역 균형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 파급효과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해선과 경부고속철도 연결에 따른 경제효과는 생산유발효과 8507억원, 고용유발효과 8037명, 취업유발효과 6973명 등에 달할 것으로 충남도청은 분석했다. 서해선은 현재 수도권 전철 경인선 소사역(경기도 부천)서 원시역(경기도 안산)까지 운행하고 있다. 주요 환승역은 소사역과 초지역이다.

서해선 복선전철 전 구간 개통 시 주요 환승역은 대곡역(경의중앙선), 김포공항역(공항철도, 서울5·9호선), 소사역(경인선), 시흥시청역(신안산선, 경강선), 초지역(수인분당선, 서울4호선, 인천KTX) 등이 될 전망이다.

3기 신도시와 연관된 경기 시흥서 서울 목동을 잇는 전철 신구로선(시흥대야~목동) 확정으로 관련 지역에 수요자가 몰리며 있다. 이들 지역은 그간 교통혼잡으로 교통망 확충 필요성을 줄곧 제기해온 곳이다. 

신구로선은 경기 시흥 대야역서 옥길역·항동역·온수역·궁동·개봉·고척·양천구청을 지나 서울 목동까지 연결되는 노선을 말한다. 신구로선이 개통되면 시흥서 목동까지 45분에서 15분으로 단축된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 4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서 이 같은 내용의 신구로선을 새롭게 포함시켰다. 다음은 수도권 교통호재 수혜 단지.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6차 센트럴파크= 금강주택이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6차 센트럴파크’를 분양한다. 신주거문화타운 A59블록에 지하 1층~지상 최고 20층, 14개동, 총 1103세대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전 세대가 전용면적 84㎡·100㎡의 중대형 아파트로 구성된다. 타입별 분양 세대 수는 84㎡ 718세대, 100㎡ 385세대다.

내년 개통이 예정된 GTX-A 노선이 지나갈 SRT동탄역을 이용하기 수월하고, 신리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등 접근성도 용이하다. 여기에 인근에는 동탄도시철도(트램) 2호선도 지나갈 예정이어서 광역교통망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시흥능곡역 하이스퀘어= 시흥장현지구 ‘시흥능곡역 하이스퀘어’가 분양 중이다. 업무형과 주거형 공간의 장점을 더한 신개념 라이브오피스로 계획돼 희소성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균형발전
지역경제

불과 210m 거리에 서해선 및 신안산선(예정) 더블역세권인 시흥능곡역 4번 출구가 자리해 지하철 이용이 편리하다. 한 정거장 거리인 시흥시청역에는 신안산선(2024년 예정)과 월곶판교선(2027년 예정)이 개통될 예정으로, 트리플역세권 단지가 장점도 누릴 수 있다. 

▲개봉 디스페이스 구로= 서울특별시 구로구 개봉동 144-5번지 일대 개봉동 첫 지식산업센터 ‘개봉 디스페이스(D-SPACE) 구로’가 분양한다. 대지면적 1986.00㎡, 연면적 1만6862.49㎡, 지하 5층~지상 13층 규모다. 서울지하철 1호선 개봉역 400m 내에 있는 역세권이다.

신도림역을 통한 KTX, GTX-B 등을 이용할 수 있어 광역교통망 우수하고 신구로선 개통 시 더블역세권으로 재탄생한다. 신구로선 개봉역 예정에 따라 1호선 개봉역과 함께 대중교통 환경 역시 더욱 편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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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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