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호주전 ‘세리머니 아웃’ 강백호, 일본전 출전?

홈그라운드·한일전 특수 상황
이강철 감독, 다시 기회 주나?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전날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B조 1차전 호주전서 ‘세리머니 중 아웃’을 당했던 한국대표팀 강백호의 10일, 일본전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선수들의 기용은 오로지 감독 몫인 만큼 이강철 대표팀 감독의 손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한데, 10일 현재 일본전 스타팀 멤버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1차전 불의의 일격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린 한국대표팀은 ▲일본의 홈그라운드 경기 ▲한일전이라는 특수성 ▲무조건 이겨야 하는 부담감 ▲첫 패배로 인한 사기저하라는 부담을 어떻게 떨쳐낼 수 있느냐가 승리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8강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 입장에선 이날 오후 7시에 예정돼있는 ‘숙적’ 한일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대표팀 전체의 사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일본전에 어느 선수가 기용되느냐에 따라서도 승패가 갈릴 수도 있다. 

흔히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도 있듯이 타자들보다는 투수의 활약이 더 중요한 종목으로 꼽힌다. 앞서 호주전서 기대했던 고영표, 소형준, 양현종이 호주전서 연속 안타와 홈런을 두드려 맞으며 고개를 숙였던 바 있다.

한국대표팀은 일본 킬러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6이닝이라는 투구 수 제한 룰이 있어 승패를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마무리 전문 고우석도 개막 전부터 목과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서 호주전서 워밍업도 하지 못했다.


좌타우투의 다부진 체구의 강백호는 주로 포크볼이나 낙차 큰 체인지업 등에 약점을 보이긴 했지만 스트라이크존으로 몰리는 실투나 타자 몸 쪽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는 곧잘 때려내는 모습을 보여왔다. 일본 선발로 우완 정통파인 다르빗슈가 등판한다고 예고된 만큼 강백호가 ‘한 방’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다르빗슈는 강백호가 잘 때려내는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투수인 탓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두 팀의 경기력의 갭이 크지 않은 만큼 공수에서의 작은 실수 하나가 경기를 좌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상대 실책 등 경기 분위기 변수에 따라 승패가 왔다갔다 하는 야구 종목인 만큼 전날처럼 강백호의 뼈아픈 태그 아웃 실수는 절대 나와선 안 된다.

같은 맥락에서 강백호의 아웃으로 한참 추격 중이던 불씨를 살리지 못해 다음 이닝에서 쓰리런 홈런을 맞고 결국 경기마저 내줬던 만큼 기용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강백호의 아웃 이후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가 2루타를 날렸는데 2루에 살아 있었더라면 1점을 추가해 5-5로 동점이 연출됐을 수도 있었다. 

앞서 지난 6일, 강백호는 일본 오릭스 버팔로와의 평가전서도 이른바 ‘산책 주루’로 입길에 올랐던 바 있다.

당시 그는 2회 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상대 투수 구로키 유타의 패스트볼을 밀어쳐 2루수 쪽으로 타구를 날렸다. 이때 궤적 상 타구 방향이 안타보다는 아웃이 될 것으로 판단한 강백호는 전력질주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2루수 수비를 하던 아디치 료이치가 포구 도중 볼을 놓쳤고 다급하게 볼을 집어 1루로 송구했다. 이 볼은 1루수 쪽으로 제대로 날아가지 않았고 베이스를 밟고 있던 한쪽 발이 떨어졌다. 강백호가 ‘아웃을 예상하지 않고’ 여느 때처럼 전속력으로 베이스를 향해 달렸더라면 사실상 ‘세이프’ 선언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타자라면 안타를 친 후 1루까지 ‘죽기 살기’로 뛰는 것은 야구의 기본 중의 기본으로 통한다. 그라운드를 누볐던 많은 선배 야구선수들이 1루에 살아나가기 위해 피땀 흘리며 전력질주 등의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강백호는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 야구 3‧4위 결정전서도 ‘더그아웃 껌’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바 있다. 당시 한국대표팀은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았던 도미니카공화국에 6-10으로 패하며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패색이 짙어가던 8회 초,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바라보며 껌을 질겅질겅 씹는 강백호의 얼굴이 포착됐다.

당시 박찬호 해설위원은 “이러면 안 된다. 더그아웃서 계속 파이팅 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해당 장면으로 강백호에겐 ‘껌백호’라는 오명도 붙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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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