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향하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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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7.06 09:35:57
  • 호수 13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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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들 빠진 ‘디펜딩 챔피언’

[JSA뉴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투수 10명, 야수 14명으로 구성된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올림픽 ‘디펜딩 챔피언’으로, 야구가 13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하는 도쿄올림픽에서도 정상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16일 발표된 최종 24인 명단에는 6명의 투수(최원준, 고영표, 박세웅, 이의리, 원태인, 김민우)와 3명의 야수(김혜성, 오재일, 최주환)가 처음 대표팀에 발탁돼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야구를 대표하게 됐다.

2008 베이징올림픽을 경험한 베테랑인 강민호와 김현수는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유력한 승선 후보로 거론됐던 MLB 출신 스타 추신수(SSG)와 국가대표 마무리 오승환(삼성)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종 24인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다시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게 된 김경문 감독은 “추신수는 팔꿈치가 좋지 않아 상태를 최종적으로 확인한 후 제외하게 됐다. 오승환은 올림픽을 경험했지만, 지금은 고우석이 마무리로 잘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김 감독은 선수 선발 기준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주축 선수들 몇 명은 기존에 대표팀에서 뛰던 선수들을 잡아 놓겠지만, 중요한 건 올해의 컨디션이다. 작년에 젊은 선수들 중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보였는데, 결국은 올림픽 가기 전 4월, 5월, 6월 정도에 컨디션 좋은 선수가 24명 명단에 들어가지 않을까?”

투수 10명 야수 14명 최종 엔트리 발표
‘베이징 키즈’ 앞세워 다시 금메달 도전 

이번 최종 명단은 이 발언을 그대로 반영한 듯, 이번 시즌 성적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특히 유일한 신인인 KIA 타이거즈의 좌완 선발, 이의리(19세)는 150㎞의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으로 무장한 고졸 신인이다. 올 시즌 11경기 등판 3승2패 4.04 ERA의 비교적 평범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삼진은 지금까지 61개를 잡아내고 있다. 

김 감독은 “앞으로 한국 야구 대표팀의 차세대 좌완 에이스가 돼야 하는 선수”라며 엔트리에 넣게 된 배경을 밝혔다.

10명의 투수진 중 좌완은 맏형 차우찬과 막내 이의리 두 명 뿐이다.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기대를 받았던 구창모는 부상 때문에 아직 올 시즌 등판이 없는 상황으로 선발되지 못했다.

베이징 금메달을 이끌었던 류현진이나 지난 2년간 대표팀을 이끌어온 양현종과 김광현의 ‘좌완 트로이카’는 모두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40인 로스터 선수 차출 불허 방침에 따라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없었다.


대표팀 내 에이스의 부재는 김 감독에게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투수진의 8:2라는 좌우 불균형에 더해 10명 중 6명이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점, 확고한 이닝이터들이 없는 상황에서 김 감독의 선택은 36세 강민호와 34세 양의지 두 명의 역대 최강이라 할 수 있는 포수진이다.

강민호는 23세 때 베이징올림픽에서 진갑용의 부상으로 결승전 마지막 순간까지 고군분투하며 대표팀의 금메달을 도운 경험을 가진 선수다. 지금은 13년 전과는 투수 리드의 측면만 봐도 전력 자체가 달라진 베테랑 포수다.

양의지는 지난해 NC 다이노스의 주장으로 우승을 이끈 선수로, 대표팀 주장직의 유력 후보로도 올라 있다. 그는 “대표팀에서 활약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중 상당수는 13년 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보며 자란 ‘베이징 키즈’들이다. 이정후와 김혜성, 고우석, 강백호, 원태인 등은 베이징올림픽 당시 초등학생이었다.

그 올림픽을 통해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운 이들이 13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돌아온 도쿄올림픽 야구에서 주역이 되려 한다. 이정후는 지난달 16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더 많은 팬들이 생기고, 야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국가대표 경기를 통해 야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나를 몰랐던 분들도 올림픽을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또 내가 이용규 선배를 보고 그랬던 것처럼 어린 친구들이 나를 보고 야구를 시작하는 꿈을 가질 수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부담감보다는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대형 선발 투수의 부재
역대 최강 포수진 커버

2000년대 한국 프로야구는 메이저리그의 인기와 2002 월드컵 4강 신화로 인한 축구의 급부상으로 시즌 관중수 400만명 이하가 이어지는 암흑기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2006년 제1회 WBC 4강 진출에 이어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에서 9전 전승과 함께 차지한 금메달은 한국 야구의 황금기를 열었다.

프로야구 관중 수도 2008년 525만명에서 시작해 590만, 680만, 700만명 이상까지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며 9구단, 10구단까지 출범하게 됐다. 이런 상승세는 최근 점점 둔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줄어드는 관중과 함께 어린 팬들의 외면이 야구계 큰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이정후는 “야구보다는 이 스포츠가 아이들에게 더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도쿄올림픽이 야구의 인기를 되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13년간 야구가 올림픽에서 빠지면서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의 자리를 쭉 유지해왔지만, 올림픽에서의 부재는 야구에 대한 관심의 하락으로 이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드디어 출격


따라서 한국 대표팀에게 이번 도쿄올림픽은 타이틀 방어뿐만 아니라, 국내 야구를 부흥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다. 베이징 키즈처럼 야구 대표팀의 도쿄올림픽 활약을 보고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워나갈 새로운 ‘도쿄 키즈’ 세대들이 탄생할 수 있을까. 젊어진 올림픽 대표팀이 짊어질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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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