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권주자를 만나다> 당 문지기 자청한 안철수

“난 건강한 보수 DNA를 가졌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후반전에 돌입했다. 당 대표, 최고위원 선거도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비윤계, 친윤계의 극심한 대립 탓이다. 다양한 인물들이 출마하는 만큼 후보들은 열의가 넘친다. 내년 총선을 생각했을 때 이번 전당대회서 지도부 입성은 필수다.

이번에는 다르다. 더 이상의 철수도 양보도 없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의 이야기다. 출마를 선언하고부터 전국을 다니며 최근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그를 다시 봤다는 말들이다. 실제 당원들도 안 후보가 수도권에서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평가한다. 

정치권에서도 안 후보가 총선서만큼은 확실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로 본다. 대선 등 여러 대형 선거를 치른 경험을 가진 안 후보는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일요시사>가 안 후보에게 수도권 170석의 확보 방안, 당 대표로서의 공약,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김기현 당 대표 후보 논란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마 초기 전국을 돌면서 당원들의 목소리를 많이 청취했는데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당원들이 그동안의 오해를 풀고 나를 새롭게 봤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았다. 10년 정치 역정을 거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이미지 조작이 정말 심했다. 그런데 당원분들께서 만나보니 이렇게 유쾌하고 진솔한 사람인 줄 몰랐다고 나에 관해 말들 하신다. 앞으로도 열심히 당원들을 만나 뵙고 오해를 풀어드릴 생각이다. 

또, 영남서도 줄곧 강조해오던 수도권 승리의 중요성을 당원들께서 잘 알고 계셨다. 영남 어느 당협에 가도 반드시 내년 총선서 수도권을 탈환해 우리 당을 다수당으로 만들라는 숙제를 내셨다. 

-총선 사령관으로 본인이 가장 적절하다고 말한 이유는?

▲늘 강조해왔지만, 내년 총선 승부처는 수도권이다. 지난 총선 때 우리 당은 121석의 수도권 의석 중 17석밖에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에 115석의 조그마한 정당으로 쪼그라들었다. 따라서 내년 총선 승리의 열쇠는 수도권서 중도, 2030세대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수도권의 중도층과 청년세대가 중시하는 것은 무엇보다 도덕성과 개혁이다. 나는 사회서 정직하게 성공을 일구고 재산의 절반은 환원했다.

또 정치하는 동안 늘 개혁 의제를 선도해왔다. 이런 이유가 내가 수도권에서 득표력을 유지한 비결이다. 수도권서 확장성 있는 당 대표가 반드시 총선 사령관이 돼야 한다.

-최근 지지율이 다소 주춤하는 양상이다. 지지율 상승을 위한 발판으로 마련한 전략은?

▲지금 시대가 국민의힘에 요구하는 사안은 바로 ‘개혁’과 ‘도덕성’이다. 모든 당 대표 후보는 대통령과 정권의 성공을 바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꾀하려면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이 있어야 한다. 당을 어떻게 더 개혁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정당으로 발전시킬 것인지, 윤 대통령의 3대 개혁과 국정운영을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지 말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 나는 이미 이에 대한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도덕성 역시 필수 요소 중 하나다. 지금이 보수가 진보에 비해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것을 입증할 절호의 기회다. 반대로 우리가 계속해서 도덕적인 문제로 공격당한다면 내년 총선은 필패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개혁과 도덕성 부문은 내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명백히 우위에 있다. 이런 선명한 차별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당원들을 설득해내겠다.

-천하람 당 대표 후보는 자신이 실버 크로스를 이뤘다고 주장하는데…

▲실버 크로스는 천 후보의 희망사항이다. 신뢰성 낮은 ARS 여론조사 한두 개로 그런 주장을 한다. 천 후보의 주장이 희망사항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신뢰 가능한 면접원 전화방식의 여론조사 결과다. 여전히 나와 김 후보가 확고한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윤 대통령과 공천 상의는 위험한 일
민주당, 이재명 없는 선거 준비할 듯

다만 천 후보가 아무리 김 후보를 공격해도 김 후보는 이를 회피하지만, 김 후보는 나만 공격한다. 김 후보도 결선 상대가 내가 될 것임을 잘 알아서다. 

-일각에선 결선투표까지 가게 될 경우, 천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천 후보가 호남서 패기 넘치는 도전을 하는 점, 참신한 시각으로 당의 개혁을 주장하는 것은 높이 평가한다. 개혁이라는 측면에서 나와 천 후보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결선투표까지 가서 나와 김 후보가 대결하게 되면, 천 후보 지지자들께서 나를 선택해주실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공천을 윤 대통령과 협의하는 게 위험하다고 말했는데…

▲헌법 제7조엔 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가 명시돼있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 대법원서 실형 2년의 유죄 선고가 있기도 했다. 즉, 윤 대통령과 공천에 대해 상의하겠다는 건 대통령을 위험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말이다. 김 후보가 여러 실수를 연발하고 있는데, 만약 당 대표가 돼 실제로 공천 시 얼마나 더 큰 실수를 할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나는 여당의 역할은 두 가지라고 본다. 첫 번째는 대통령실서 하고자 하는 일을 국회서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으로 이건 너무나도 당연하다.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용산서 민심에 부합하지 않는 결정을 할 때 그걸 정확하게 지적하고 여론에 맞는 더 좋은 제안을 제시해야 한다. 사실 용산은 민심과 직접 접촉할 기회가 별로 없다.

국회는 지역구 의원이 워낙 많다 보니 민심과 직접적으로 접촉할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 총선서 승리하려면 당 대표가 전자의 역할만 해서는 안 되고, 후자의 역할도 잘해야 한다.

-총선서 170석 승리를 자신했다. 그래서 캠프 이름도 V170으로 정했다. 어떻게 170석을 확보하겠다는 것인지?

▲수도권 탈환을 통한 총선 압승 전략이다. 후반전에 돌입한 현재 전당대회 초기와 달라진 부분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의 조기 붕괴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 없는 총선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달라지면 그에 걸맞은 다른 답을 내놔야 한다. 이 대표를 전제로 한 전략은 모두 폐기처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개혁의 걸림돌이었던 이 대표를 반드시 극복하고 혁신적인 총선을 준비하려 들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 때 수도권에선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도덕성 경쟁, 개혁 경쟁이 전개될 것이다. 우리 국민의힘도 민주당보다 더 빠르고 확실한 개혁을 선보여야 한다.

나는 지금까지 3차례 혁신안을 발표해 이미 그 준비를 마친 상태로, 세상에 내놓을 일만 남았다. 이미 1차 혁신안에서 ‘개혁과 반개혁’의 구도를 만들어 민주당을 제압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책임당원 배심원제 등을 띄웠다. 구상한 공천개혁 시스템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책임당원 배심원제는 국민과 당원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현역 의원을 책임당원이 직접 거를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막말이나 저질 행태 등으로 국민과 당원의 지적을 받은 현역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가 아닌 책임당원 배심원단과 여론조사의 검증을 거쳐 공천신청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게 포인트다.

책임당원 선거인단제는 비례대표의 순위를 책임당원 투표로 결정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는 불공정 시비를 차단하고, 스스로 당비를 내가며 정권교체와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고 묵묵히 헌신해오셨던 선배 당원들에게 권리를 돌려드리는 일이다.

“결선까지 가면 천하람 표 몰린다”
김기현 땅 문제 해결 못 하면 필패

-김 후보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민주당 DNA를 가진 인물, 당을 해코지한 인물이라고 표현했는데…

▲상당히 수준 낮은 공격이다. 태영호 의원이 김정은(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의 DNA를 갖고 있나?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감사원장을 역임한 최재형 의원, 검찰총장을 지낸 윤 대통령이 문재인 DNA를 갖고 있나? 상대를 더 잘 알기에 더 잘 싸울 수 있는 게 이들의 강점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약점이 아니다.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적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민주당의 약점과 강점을 잘 알기에 더 잘 싸울 수 있어 당 대표 적임자다. 

-김 후보는 현재 울산 땅 문제가 지속적으로 거론된다. 향후 총선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나는 누구보다 민주당 여론조작 방식을 잘 안다. 투기, 이해충돌 의혹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부동산 의혹은 우리 국민의 역린을 건드리는 중요한 사안이다. 민주당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그 주장을 계속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나름의 자료를 내놓을 테고, 지속적으로 공격할 수밖에 없다. 김 후보가 땅 문제 이슈를 해결하지 못하면 총선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LH 사태가 터진 4·7 재보궐선거, 대장동 사건이 터졌던 지난 20대 대선이 민주당 패배 원인의 분명한 예다. 사전에 이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분명히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황교안 당 대표 후보는 가짜 보수와 함께하기 어렵다고 밝혔는데…

▲가짜 보수가 아니라 건강한 보수다. 보수의 핵심은 헌신과 도덕성에 있다. 당에 얼마나 오래 있었느냐가 아니라, 당을 위해 얼마나 헌신했고 자격을 갖췄느냐가 중요하고 이런 점들이 당원의 일원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이다. 나는 4·7 재보선에 몸을 던져 정권교체의 불씨를 살렸다. 지난 대선 때 후보 단일화를 선택해 이 대표의 당선을 막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그 결과가 윤 대통령의 당선이다. 다른 후보 중에서 도덕성에 한 점 의혹이 없는 깨끗한 후보다. 보수 유권자들이 바라는 청렴과 헌신의 가치에 제가 가장 잘 부합한다.

-다음 총선에서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을 회복할 방안은?

▲3대 개혁을 어느 정도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4명의 후보들 중에서 오직 나만 윤 대통령의 3대 개혁 지원 방안을 상세히 밝혔다. 3대 개혁 범국민추진지원단, 100일 개혁 투어, 연금개혁추진 여야 공동선언으로 총선 전까지 소수 여당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윤정부의 밑그림을 그린 사람으로서 반드시 3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윤 정부의 개혁을 총력 지원해 정부와 당 지지율의 동반 상승을 이루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잠깐 민주당에 있었다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다는 걸 안다. 그러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나만큼 민주당과 문 전 대통령의 실체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지난 대선서 단일화한 이유도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권교체를 이룬 지금 내 목표는 윤 정부의 성공이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소원은 첫째도 총선 승리, 둘째도 총선 승리, 셋째도 총선 승리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 국민의힘 문지기를 맡고 싶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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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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