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면 전환용’ 국민의힘 당권주자 4인 히든카드

어대현? 마지막 한 방 남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당권주자 4인이 슬슬 마지막 카드를 꺼낼 시점이 다가온다. 민심이라는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이제부터는 전략 하나하나, 판을 뒤집을 한 방이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공방전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누가 더 치고 나갈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반환점을 돌아 막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골인 지점이 가까워질수록 견제 수위는 높아지고, 네거티브 공방도 심화하는 양상이다. 당 대표 후보들은 서로의 표를 뺏고 빼앗는 관계다. 김기현 후보와 황교안 후보, 안철수 후보와 천하람 후보가 노선이 겹치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손을 내밀거나 거칠게 뿌리치기도 한다. 

전대 대장정
후반전 돌입 

안 후보의 강점은 인지도 면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우세하다는 점이다. 소위 전국구라고 불릴 정도다. 스스로를 ‘수도권’ 총선 승리 적임자라고 밝히고 있는 만큼 확장성도 타 후보보다 상당하다. 다만 최대 약점은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부분이다.

지금껏 안 후보는 대부분의 선거서 항상 기분 좋게 출발했다. 선거에 돌입하면서 그는 “반드시 완주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워왔다.

하지만 레이스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늘 뒷심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곤 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적으로 규정해버리면서 친윤(친 윤석열) 표심을 모으기에도 상당히 난처한 상황이 됐다. 사실상 윤심 대회가 된 이번 전당대회서 안 후보는 누구보다 윤심과 거리가 멀어졌다. 


게다가 취약한 당내 지지 기반은 그를 더욱 더 반윤 프레임에 갇히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김 후보는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안 후보의 약점을 부각시킬수록 자신에게는 이득임을 알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는 안 후보에 대해 “민주당 DNA를 가지면 곤란하다”는 식의 말로 공격하고 있다.

안 후보가 적극 방어에 나서고는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김 후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도 과거 안 후보의 정치이력을 예로 들면서 “당을 해코지한 사람”이라고 규정해버렸다. 사실상 ‘멀윤’이 된 것도 모자라 김 후보의 해당 발언은 비윤(비 윤석열) 세력조차 등 돌리게 하는 발언이 됐다.

그는 자신이 보수당의 뿌리 당원임을 내세워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안 후보의 약점은 김 후보의 최대 강점으로 안 후보는 반윤 이미지를 뿌리치기 위해 애쓴다. 

다만 안 후보 입장에서는 ‘친윤이다, 비윤이다’는 입장을 확실하게 밝히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이른바 이도 저도 아닌 ‘낀윤’ 신세 처지다. 문제는 비윤 세력의 표 이탈도 걱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 천 후보는 안 후보에게 이태원 참사 관련 회동을 제안했던 바 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연대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천 후보 역시 연대가 아닌 “일시적 제휴”라며 선을 그었다. 친윤으로 분류된 조수진 최고위원 후보 역시 “천안 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비윤계끼리 뭉치는 것을 경계했다.

정치권에서는 천안연대의 효과가 별로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천안 연대는 변수가 아니다”라며 “민심이 반영되는 선거였으면 변수가 생겼지만, 조직표 싸움이라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 말실수와 무리수 줄여야
안, 확실한 자기노선 정해야


안 후보가 해당 회동 요청을 거절하면서 물 건너갔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천안 연대(천하람·안철수 연대)가 어그러진 것으로 평가했다. 안 후보의 연대 거절을 두고 ▲지지층이 20대와 40대 사이로 대체로 겹치는 점 ▲구조적으로 지지 세력이 나뉠 수밖에 없는 한계 등의 문제가 작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안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굴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를 향해 대립각을 세우기도, 과거 경고를 받았던 안윤 연대(안철수+윤석열 연대)도 꺼내들기 부담스러운 입장 등 안 후보 입장에선 잃을 게 많을 수밖에 없는 전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전대 막판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확실한 한 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애매한 태도를 취하면 취할수록 지지율은 상대 후보에게로 향할 공산이 크다. 어느 한쪽으로 노선을 정할 경우, 더 이상의 지지율 상승을 꾀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16일, 안 후보는 “총선이 끝나면 사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그는 공약으로 총선 공천 시스템 정비를 내세웠다.

그러나 ‘총선 사퇴설’에 대해 당내 일각에선 의문부호가 붙는다. 책임 당원의 자격을 놓고 의견이 분분할 수 있고, 오히려 안철수계를 키우기 위한 계획이 아니냐는 말이 나와서다. 안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한 공격 수위도 높이기 시작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처럼 김연경·남진 SNS 게시글 및 KTX 노선 변경 의혹 등으로 최근 곤혹을 치르고 있는 김 후보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 후보는 김 후보의 과반을 저지해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해볼만한 승부로 보고 있다.

인물론을 반복적으로 띄워 일부 친윤 표심을 조금이라도 가져온다면 김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할 수도 있다. 안 후보가 지속적으로 인물 경쟁력을 부각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안 후보와 함께 양강구도를 구축 중인 김 후보 역시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김 후보 입장에서는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1차 투표서 과반을 얻는 게 목표다.

피 터지는
치열한 공방

물론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과거의 SNS 게시글 논란, 말실수, 거짓 발표 등이 최근 그를 괴롭히고 있는 탓이다. 김 후보의 강점은 단연 대통령실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부분이다. 최근 윤핵관이 전면에 나서고 있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후방에서는 거대 조직이 그를 열심히 지원 중이다. 

김 후보의 아킬레스건은 무엇보다 낮은 인지도였다. 울산시장과 4선 중진 의원이지만, 당외에선 인지도가 낮은편이다. 하지만, 현재는 TV 토론회, 지역별 합동연설회 등 전대 레이스가 진행되면서 낮은 인지도를 어느 정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실제로 안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김 후보는 복수의 당 대표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로 올라선 후로 모든 후보의 타깃이 됐다. 


이런 와중에 최근 김 후보에게는 과거 울산 땅 투기 의혹 논란이 재차 불거졌다. 과거 자신 소유의 임야와 관련해 1800배 시세차익을 누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치생명까지 걸었던 그는 허위 사실이라고 반발하면서 엄정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놨으나, 이번 논란은 김 후보의 질주에 제동을 걸었다. 더불어민주당도 김 후보의 시세차익 논란에 대해 조사단 TF까지 꾸리겠다는 방침이다.

해당 논란은 황 후보가 지난 토론회서 꺼내들었다. 황 후보와 김 후보는 노선이 다소 겹치는데 김 후보 입장에선 자신의 지지층을 황 후보에게 빼앗기는 게 뼈 아플 수밖에 없다. 황 후보는 이를 알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적어도 김 후보의 과반을 저지할 수 있고, 결선투표 시 자신에게 손을 내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른바 ‘무리한 발표’ 논란도 불거졌다. 앞서 지난 21일, 국회 소통관에서는 바른정당 출신 당협위원장 일동이 기자회견을 통해 김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당시 참석자들은 실명 공개를 부담스러워하는 참여자가 있다는 이유로 지지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지지 의사를 밝힌 인물은 30명 정도였다. 그러나 명단이 공개되지 않았다며 다른 후보들의 공격이 거세지자 하루 만에 김 후보 측은 명단을 공개했다. 이를 두고 김 후보 캠프의 무리수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름을 올린 인사 중 몇몇은 지지를 표명한 적이 없었으며, 당협위원장이었던 적도 없었다.


밀린 3·4위 
캐스팅 보터

김 후보 측이 재차 논란을 겪으면서도 무리한 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데엔 조금이나마 비윤계 표심을 흡수해 과반을 달성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뒤늦게나마 중도 세력을 잡기 위해 “당 대표가 되면 중도 우파, 중도 좌파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으나, 목표로 한 과반을 달성하기에는 쉽지 않은 모양새다. 처음부터 과도한 윤심 마케팅으로 일관해왔고, 비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탓이다. 

결국 김 후보 측은 막판 선거전략으로 말실수와 무리수 차단을 목표로 정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될 경우, 표심 이탈은 물론 그를 밀어주는 세력에게도 의심받을 수 있다. 이제부터는 관련 의혹을 명확하게 해명하고, 실수를 줄여나가야 한다. 그래야 대통령실에도 김 후보를 지원했다는 데 명분이 선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저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황 후보가 연일 김 후보에게 공세를 펼치고 있는 탓이다. 첫 토론회 당시 김 후보는 황 후보를 아군으로 인식해 손을 내밀었지만,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확실히 황 후보는 김 후보 입장에서 최대 변수 중 하나다. 김 후보 논란으로 그의 표가 이탈할수록 황 후보에게 흘러 들어간다. 최근 토론회만 봐도 황 후보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부쩍 도덕성을 강조하면서 김 후보를 공격하는 데 집중해 플러스 효과를 이끌어냈다.

현재 황 후보가 당 대표로 당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친윤 표심을 끌어올 경우 김 후보 측에서도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실 황 후보가 1위를 기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김 후보의 표를 가져오게 되면 결선투표까지 가서 연대한 뒤, 당선에 대한 지분(?)을 요구할 수도 있다. 황 후보 측은 김 후보와의 연대에 선을 긋고 있지만, 급해진 김 후보 측에서 손을 잡자고 내밀 수도 있다. 

황, 영향력 확대로 빚지게 만들어야
천, 안정화도 공약도 함께 제시해야 

또 굳이 안 후보와 천 후보를 공격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본래 자신의 표심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을 공격한다고 해도 굳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상 황 후보가 캐스팅 보터까지 되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빚을 지면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게 국룰로 통한다. 

이는 황 후보의 전대 출마 목표가 결국 당 대표가 아닐 수도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전대를 통해 입지를 다진 후, 세를 가늠해보는 테스트 격인 자리라는 것이다. 이후 차기 총선 출마 여부를 저울질한 후, 차기 대선을 노린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선 전대 막판까지 황 후보가 김 후보를 향해 공세 수위를 높이며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려 들 것으로 보고 있다. 둘의 싸움을 더욱 부추기는 인물은 천 후보로 그는 등판 일주일 만에 돌풍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그의 상승세는 한동안 뚜렷했다. 당원들 사이에선 확실한 반윤 이미지로 각인돼있기도 한 그는 안 후보와 반윤 표심을 양분하는 관계다. 이후 지역 합동 연설회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천 후보는 안 후보의 상승세를 잠재웠다. 

여론조사 초반만 해도 안 후보는 김 후보를 앞섰지만 일시적이었다. 그만큼 비윤 세력은 친윤으로 분류되는 김 후보보다는 안 후보가 나은 것으로 평가했던 셈이다.

문제는 천 후보 역시 반윤 세력으로만은 한계점이 명확하다는 점이다. 원내 정치를 해본 이력이 없다는 점도 확장성 부분에서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될 수밖에 없다. 이준석 전 대표의 대리인이라는 꼬리표도 떼야 한다는 것도 짐이다. 

앞으로 천 후보는 TV 토론회 등 공식적인 자리서 인지도를 높여가며 황 후보처럼 안 후보의 표를 가져와야 한다. 

합종연횡
결국 연대?

천 후보에겐 약간의 노선 변경도 필요해 보인다. 당이 혼란한 상황에서 개혁만을 외칠 경우 ‘안정’을 원하는 당원들의 표심이 이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결선투표까지 가게 된다면 연대 가능성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은 황 후보를 띄워 김 후보의 친윤 표심을 황 후보 쪽으로 쏠리도록 하는 전략을 택했다. 결국 김 후보의 과반을 저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조직표인 만큼 지지가 거의 굳어진 상황서 후보들이 논란을 최소화하고, 실수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안에서 싸울수록 올라가는 지지율?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후반전을 향해 나아갈수록 후보 간 공방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내부서 싸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현재 국민의힘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을 앞지른 상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향력이 없진 않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전당대회의 공방이 컨벤션 효과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기현, 안철수 등 4명의 후보가 서로 다른 색깔을 가졌고, 오히려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라는 것. 

이와 관련해 윤태곤 더모아정치분석실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친윤, 비윤의 몰아붙이기와 주저 앉히기에 집중됐는데, 현재는 4명이 경쟁해 폭이 넓어졌다”고 분석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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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