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풀리는 수도권 대단지

금리 인상과 아파트 가격 하락 등으로 아파트 분양시장 침체와 미분양 우려로 인한 ‘공급 가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시장에 나오는 단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택공급 물량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 연휴가 있는 1월 자체가 비수기인 데다가 금리 인상 등으로 분양시장에 한파가 불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1월과 2월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설 연휴가 끝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까지 전국 4만283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달 예정된 물량은 7386가구 수준이며, 3만가구 이상은 이달 공급된다.

올해 첫 달 분양시장은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이미 공급된 단지를 포함한 지난달의 전체 분양 물량은 1만7391가구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공급된 4만6347가구보다 무려 2만8956가구(62.4%) 줄어든 수준이다.

그러나 설 이후 수도권 주요 대단지들이 분양에 나서며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달 분양 예정 물량은 총 3만5748가구로 지난달보다 2배 많다.


실제 수도권 내 1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 분양이 이어지고 있어 수요자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00세대가 넘는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는 매매 및 전·월세 수요가 꾸준해 환금성이 좋아 자산가치가 높으며 규모가 크면 클수록 상대적으로 관리비가 저렴하다.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 주변 인프라시설도 개선되고,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의 상징성도 띤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시장 침체가 짙어진 지난해 4분기(10~12월) 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지 중 청약 통장이 가장 많이 몰린 상위 5개 단지는 모두 1000세대 이상 규모의 아파트였다.

순위별로 살펴보면 ▲1위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세대, 12월 분양) 2만153건 접수 ▲2위 경기 광주 ‘광주더파크 비스타에시앙’(1690세대, 11월 분양) 6370건 접수 ▲3위 서울 강동구 ‘강동헤리티지자이’(1299세대, 12월 분양) 5723건 접수 ▲4위 경기 평택 ‘평택고덕 대광로제비앙모아엘가’(1255세대, 11월 분양) 5083건 접수 ▲5위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2840세대, 12월 분양) 4479건 접수로 조사됐다.

1000세대 이상 대규모 아파트 분양
‘공급 가뭄’ 내 집 마련 기회 될까

1000세대 이상 브랜드 대단지의 높은 선호도는 가격에 적극 반영되고 있다. 부동산 114자료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 더샵 스카이타워’ 1단지 평균 매매시세(2022년 12월 기준)는 3.3㎡당 2133만원이다. 이는 미추홀구 평균 시세인 1246만원보다 71% 높은 수치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광교자이더클래스’의 평균 매매시세(2022년 12월 기준) 또한 3.3㎡당 3912만원으로, 용인시 수지구의 평균 시세인 2234만원보다 약 75% 높다. 


이는 대단지 브랜드의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호 현상으로, 대단지가 지닌 규모의 가치 때문이다. 브랜드 대단지는 넓은 부지를 바탕으로 중소 단지보다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이 조성되고 조경도 다채롭게 꾸며지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지난해 5월 입주)는 총 1999세대 규모의 대단지다. 대단지답게 커뮤니티 공간만 1500평으로 구성된다. 이곳에는 실내 멀티코트, 멀티룸, 작은도서관 등이 들어가 있다. 조경부지 내에는 어린이 물놀이장, 테마산책로 등의 시설도 도입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단지는 규모가 커 지역의 대표 아파트로 상징되며 상품 또한 다양하게 도입돼 입주 만족도가 높아 수요가 풍부하다”며 “넓은 부지가 필요로 한 만큼 공급물량도 한정적이어서 지역 내 대단지 분양은 희소하기 때문에 나올 때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공급되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새해 주목받는 단지로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189번지 일원에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가 있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35개동, 전용면적 39~185㎡, 총 3375가구 규모다. 

양재대로, 영동대로, 삼성로가 인접해 강남권역 내 이동이 편리하다. 다음 달 재개교 예정인 개포초를 비롯해 일원초, 양전초, 개원중, 경기여고 등 학교가 밀집해 있고 대치동 학원가도 가깝다.

▲휘경자이 디센시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도 주목받고 있다. 휘경3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이 단지는 지하 3층에서 지상 최고 35층, 14개동, 1806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하면 710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청약 통장
많이 몰려

당초 지난해 9월 공급될 계획이었지만 6개월째 일정이 밀렸다. 주택시장 침체와 청약시장 위축 때문이다. 단지는 동대문구의 재개발 사업 ‘이문휘경뉴타운’에 들어선다. 뉴타운 내 가구 수는 1만3000여가구에 달한다. 7개 뉴타운 구역 가운데 휘경 1구역과 2구역이 입주를 끝냈다.

▲더샵 아르테= 포스코건설은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일대에 ‘더샵 아르테’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10개동, 총 1146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39~84㎡ 770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전용면적별로는 39㎡ 60가구, 59㎡ 465가구, 74㎡ 157가구, 84㎡ 88가구로 구성된다. 

지역 대표
랜드마크

인천지하철 2호선 석바위시장역이 단지에서 100m 내에 위치해있다. 인주대로와 문학IC, 도화IC를 통해 제1경인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하다. 특히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인 GTX-B노선이 계획돼있고 인천지하철 1호선과 2호선 환승역인 인천시청역이 인접해 추후 GTX-B노선이 개통하면 서울 도심까지 3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다. 

단지 주변에는 석바위공원과 인천중앙공원을 포함해 6개 공원이 위치해있다. 구월서초, 석암초, 동인천중, 인천고가 도보권 내 위치하며, 주안도서관이 단지 바로 옆에 있어 우수한 교육환경을 지니고 있다. 


지역 주요 편의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인천광역시교육청, 인천시청, 인천지방법원, 인천문화예술회관 등 다수의 공공행정기관도 차로 10분 거리 내에 있다. 또 홈플러스 구월점, 롯데백화점 인천점, 인천종합버스터미널 등 생활 인프라시설 접근성도 좋다. 

단지 내에는 전기차 충전용 과금형 콘센트가 주차장 기둥에 추가적으로 설치된다. 스마트홈 서비스인 아이큐텍(AiQ TECH)으로 조명, 난방, 가스 차단 및 환기 등을 외부에서도 제어할 수 있다. 승강기 내부에는 UV-C LED 살균 조명을 설치해 미세한 바이러스 및 세균을 제거한다. 

첫 달 숨 고르는 모양새
설 이후 숨통 트일 전망

이 밖에 피트니스·실내골프연습장 등으로 구성된 스포츠존,  독서실 및 북카페로 조성된 에듀존, 어린이집·게스트하우스 등이 들어서는 퍼블릭존도 있다. 주차장 웰컴라이팅 및 대기전력 차단 시스템 등 에너지 설비를 효율적으로 설계했다. 단지 출입부터 주차장, 세대 출입까지 3중으로 지켜주는 ‘3선 보안 시스템’등을 적용했다.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 현대엔지니어링은 경기 평택 화양지구 5BL에서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을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1층, 14개동, 전용면적 72~84㎡ 157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체 가구가 남향 위주로 배치됐다.

대단지에 걸맞은 규모의 조경과 커뮤니티가 계획됐다. 대지 면적 중 조경 면적을 40% 이상 배치해 녹지 공간을 극대화했는데, 단지 중심부에는 약 1700평 규모의 중앙 공원 조성이 예정됐다. 조경에는 평택 지역 특색을 담은 소나무를 중점적으로 활용했고, 중앙 광장에는 이팝나무와 배롱나무 등으로 특색 있는 공간 조성을 계획했다.


커뮤니티 시설도 약 1111평 규모로 들어선다. 큰 규모인 만큼 시설도 다양하게 들어서는데, 입주민들의 다양한 라이프사이클에 맞출 수 있도록 체육시설은 물론 취미활동시설, 자녀를 위한 시설들이 고루 계획됐다. 

정주여건도 우수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블록에서는 초·중·고등학교 계획부지까지 모두 도보로 이동 가능하다. 또 근린공원과 가깝고, 유동인구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심상업용지와 병원, 공공청사 부지까지는 반경 1.5㎞로 적당히 거리를 두고 있어 쾌적한 생활환경이 기대된다. 

걸맞은 
커뮤니티

인근에 교통호재도 풍부하다. 단지 가까운 곳에 서해선(예정)과 포승평택선(예정)이 연결될 ‘안중역’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해선은 향후 경부고속선(KTX)과 연결될 계획으로 서울역까지도 약 40분대로 이동 가능해질 전망이다. 가까운 곳에 포승IC(예정)도 예정돼 제2서해안고속도로 진입도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분양 조건도 우수하다. 청약 시 ‘비규제 프리미엄’과 함께 ‘계약금 정액제’와 ‘중도금 대출 무이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수원성 중흥S-클래스= 중흥건설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 349-1번지 일원에 ‘수원성 중흥S-클래스’를 분양한다. 단지는 총 1154가구로 구성되며 이 중 592세대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단지 내 다채로운 숲과 정원, 산책로, 쉼터의 조경과 함께 다목적 체육관, 어린이집, 작은도서관 등 생활에 여유를 더해주는 커뮤니티가 마련될 예정이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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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