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풀리는 수도권 대단지

금리 인상과 아파트 가격 하락 등으로 아파트 분양시장 침체와 미분양 우려로 인한 ‘공급 가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시장에 나오는 단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택공급 물량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 연휴가 있는 1월 자체가 비수기인 데다가 금리 인상 등으로 분양시장에 한파가 불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1월과 2월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설 연휴가 끝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까지 전국 4만283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달 예정된 물량은 7386가구 수준이며, 3만가구 이상은 이달 공급된다.

올해 첫 달 분양시장은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이미 공급된 단지를 포함한 지난달의 전체 분양 물량은 1만7391가구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공급된 4만6347가구보다 무려 2만8956가구(62.4%) 줄어든 수준이다.

그러나 설 이후 수도권 주요 대단지들이 분양에 나서며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달 분양 예정 물량은 총 3만5748가구로 지난달보다 2배 많다.


실제 수도권 내 1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 분양이 이어지고 있어 수요자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00세대가 넘는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는 매매 및 전·월세 수요가 꾸준해 환금성이 좋아 자산가치가 높으며 규모가 크면 클수록 상대적으로 관리비가 저렴하다.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 주변 인프라시설도 개선되고,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의 상징성도 띤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시장 침체가 짙어진 지난해 4분기(10~12월) 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지 중 청약 통장이 가장 많이 몰린 상위 5개 단지는 모두 1000세대 이상 규모의 아파트였다.

순위별로 살펴보면 ▲1위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세대, 12월 분양) 2만153건 접수 ▲2위 경기 광주 ‘광주더파크 비스타에시앙’(1690세대, 11월 분양) 6370건 접수 ▲3위 서울 강동구 ‘강동헤리티지자이’(1299세대, 12월 분양) 5723건 접수 ▲4위 경기 평택 ‘평택고덕 대광로제비앙모아엘가’(1255세대, 11월 분양) 5083건 접수 ▲5위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2840세대, 12월 분양) 4479건 접수로 조사됐다.

1000세대 이상 대규모 아파트 분양
‘공급 가뭄’ 내 집 마련 기회 될까

1000세대 이상 브랜드 대단지의 높은 선호도는 가격에 적극 반영되고 있다. 부동산 114자료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 더샵 스카이타워’ 1단지 평균 매매시세(2022년 12월 기준)는 3.3㎡당 2133만원이다. 이는 미추홀구 평균 시세인 1246만원보다 71% 높은 수치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광교자이더클래스’의 평균 매매시세(2022년 12월 기준) 또한 3.3㎡당 3912만원으로, 용인시 수지구의 평균 시세인 2234만원보다 약 75% 높다. 


이는 대단지 브랜드의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호 현상으로, 대단지가 지닌 규모의 가치 때문이다. 브랜드 대단지는 넓은 부지를 바탕으로 중소 단지보다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이 조성되고 조경도 다채롭게 꾸며지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지난해 5월 입주)는 총 1999세대 규모의 대단지다. 대단지답게 커뮤니티 공간만 1500평으로 구성된다. 이곳에는 실내 멀티코트, 멀티룸, 작은도서관 등이 들어가 있다. 조경부지 내에는 어린이 물놀이장, 테마산책로 등의 시설도 도입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단지는 규모가 커 지역의 대표 아파트로 상징되며 상품 또한 다양하게 도입돼 입주 만족도가 높아 수요가 풍부하다”며 “넓은 부지가 필요로 한 만큼 공급물량도 한정적이어서 지역 내 대단지 분양은 희소하기 때문에 나올 때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공급되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새해 주목받는 단지로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189번지 일원에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가 있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35개동, 전용면적 39~185㎡, 총 3375가구 규모다. 

양재대로, 영동대로, 삼성로가 인접해 강남권역 내 이동이 편리하다. 다음 달 재개교 예정인 개포초를 비롯해 일원초, 양전초, 개원중, 경기여고 등 학교가 밀집해 있고 대치동 학원가도 가깝다.

▲휘경자이 디센시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도 주목받고 있다. 휘경3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이 단지는 지하 3층에서 지상 최고 35층, 14개동, 1806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하면 710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청약 통장
많이 몰려

당초 지난해 9월 공급될 계획이었지만 6개월째 일정이 밀렸다. 주택시장 침체와 청약시장 위축 때문이다. 단지는 동대문구의 재개발 사업 ‘이문휘경뉴타운’에 들어선다. 뉴타운 내 가구 수는 1만3000여가구에 달한다. 7개 뉴타운 구역 가운데 휘경 1구역과 2구역이 입주를 끝냈다.

▲더샵 아르테= 포스코건설은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일대에 ‘더샵 아르테’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10개동, 총 1146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39~84㎡ 770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전용면적별로는 39㎡ 60가구, 59㎡ 465가구, 74㎡ 157가구, 84㎡ 88가구로 구성된다. 

지역 대표
랜드마크

인천지하철 2호선 석바위시장역이 단지에서 100m 내에 위치해있다. 인주대로와 문학IC, 도화IC를 통해 제1경인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하다. 특히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인 GTX-B노선이 계획돼있고 인천지하철 1호선과 2호선 환승역인 인천시청역이 인접해 추후 GTX-B노선이 개통하면 서울 도심까지 3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다. 

단지 주변에는 석바위공원과 인천중앙공원을 포함해 6개 공원이 위치해있다. 구월서초, 석암초, 동인천중, 인천고가 도보권 내 위치하며, 주안도서관이 단지 바로 옆에 있어 우수한 교육환경을 지니고 있다. 


지역 주요 편의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인천광역시교육청, 인천시청, 인천지방법원, 인천문화예술회관 등 다수의 공공행정기관도 차로 10분 거리 내에 있다. 또 홈플러스 구월점, 롯데백화점 인천점, 인천종합버스터미널 등 생활 인프라시설 접근성도 좋다. 

단지 내에는 전기차 충전용 과금형 콘센트가 주차장 기둥에 추가적으로 설치된다. 스마트홈 서비스인 아이큐텍(AiQ TECH)으로 조명, 난방, 가스 차단 및 환기 등을 외부에서도 제어할 수 있다. 승강기 내부에는 UV-C LED 살균 조명을 설치해 미세한 바이러스 및 세균을 제거한다. 

첫 달 숨 고르는 모양새
설 이후 숨통 트일 전망

이 밖에 피트니스·실내골프연습장 등으로 구성된 스포츠존,  독서실 및 북카페로 조성된 에듀존, 어린이집·게스트하우스 등이 들어서는 퍼블릭존도 있다. 주차장 웰컴라이팅 및 대기전력 차단 시스템 등 에너지 설비를 효율적으로 설계했다. 단지 출입부터 주차장, 세대 출입까지 3중으로 지켜주는 ‘3선 보안 시스템’등을 적용했다.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 현대엔지니어링은 경기 평택 화양지구 5BL에서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을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1층, 14개동, 전용면적 72~84㎡ 157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체 가구가 남향 위주로 배치됐다.

대단지에 걸맞은 규모의 조경과 커뮤니티가 계획됐다. 대지 면적 중 조경 면적을 40% 이상 배치해 녹지 공간을 극대화했는데, 단지 중심부에는 약 1700평 규모의 중앙 공원 조성이 예정됐다. 조경에는 평택 지역 특색을 담은 소나무를 중점적으로 활용했고, 중앙 광장에는 이팝나무와 배롱나무 등으로 특색 있는 공간 조성을 계획했다.


커뮤니티 시설도 약 1111평 규모로 들어선다. 큰 규모인 만큼 시설도 다양하게 들어서는데, 입주민들의 다양한 라이프사이클에 맞출 수 있도록 체육시설은 물론 취미활동시설, 자녀를 위한 시설들이 고루 계획됐다. 

정주여건도 우수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블록에서는 초·중·고등학교 계획부지까지 모두 도보로 이동 가능하다. 또 근린공원과 가깝고, 유동인구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심상업용지와 병원, 공공청사 부지까지는 반경 1.5㎞로 적당히 거리를 두고 있어 쾌적한 생활환경이 기대된다. 

걸맞은 
커뮤니티

인근에 교통호재도 풍부하다. 단지 가까운 곳에 서해선(예정)과 포승평택선(예정)이 연결될 ‘안중역’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해선은 향후 경부고속선(KTX)과 연결될 계획으로 서울역까지도 약 40분대로 이동 가능해질 전망이다. 가까운 곳에 포승IC(예정)도 예정돼 제2서해안고속도로 진입도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분양 조건도 우수하다. 청약 시 ‘비규제 프리미엄’과 함께 ‘계약금 정액제’와 ‘중도금 대출 무이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수원성 중흥S-클래스= 중흥건설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 349-1번지 일원에 ‘수원성 중흥S-클래스’를 분양한다. 단지는 총 1154가구로 구성되며 이 중 592세대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단지 내 다채로운 숲과 정원, 산책로, 쉼터의 조경과 함께 다목적 체육관, 어린이집, 작은도서관 등 생활에 여유를 더해주는 커뮤니티가 마련될 예정이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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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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