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끝나지 않은 신드롬 배우 이성민

‘연기의 신’ 전성기는 지금부터!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흥행가도를 달리던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시원찮은 결말과 함께 종영했다. 아쉬운 목소리가 커질수록, 극에서 조기 퇴장한 이성민을 향한 찬사도 덩달아 커졌다. 이성민은 엄청난 내공이 담긴 연기를 선보이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항간에서는 벌써 “연기대상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성민은 지난달 말 종영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순양그룹의 총수 ‘진양철’을 연기했다. 실제 나이보다 20세 이상 많은 노인으로 분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이성민은 어느덧 연기파 배우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그 뒤에는 긴 무명 생활과 꿈을 향한 뚝심이 있다. 

접었던
배우의 꿈

이성민은 1968년 경상북도 봉화군 봉화읍 도촌리에서 태어나 인근 도시인 영주시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이성민은 스스로 생각해도 어렸을 때 자신이 연기자로서의 소질이 부족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고등학교 때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 당시 시민회관에서 단체 관람한 연극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심을 굳힌 이성민은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지원했다. 하지만 교수들에겐 무시를 당하기 일쑤였고, 가족들은 강력하게 반대했다. 영화를 아주 좋아하던 그의 아버지 역시 다르지 않았다.

부친은 그가 대학원서를 내던 시절 같이 냉면을 먹자고 부른 뒤 “네가 연기를 좋아하는 건 알지만 너는 아니다. 차라리 공부를 더 해서 좋은 대학 다시 가라. 용돈을 줄 테니 여행이라도 다녀오라”며 그의 면전에서 원서를 찢어버렸다. 결국 이성민은 일단 배우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재수생이 된 이성민은 또다시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소백산 철쭉제를 구경하러 갔다가 하필 연극 단원 모집 포스터가 다시 눈에 들어왔다. 이성민은 이를 통해 비교적 인구가 적은 영주시에서도 극단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이성민은 “이 정도는 공부와 병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극단으로 향했다.

그는 극단에서 여러 작품을 새로 접하는 등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집에는 말할 수 없었지만 그는 극단 선배들의 뒤를 항상 따라다니며 극단 생활에 모든 것을 걸었다. 당시 이성민은 생애 처음으로 무대에 설 수 있었다. 그에 따르면 첫 대사는 루퍼트 부르크의 작품 <리투아니아>의 “잘 먹었습니다. 아주 잘 먹었어요”였다. 

하지만 은밀한 이중생활은 금새 들통나고 말았다. 독서실 사감이 어느 날 독서실을 찾은 그의 어머니에게 그가 “공부는 전혀 안 하고 매일 밤 셔터를 열고 들어온다. 몰래 극단 생활을 하고 있다”고 폭로하면서다. 결국 이성민은 어머니의 추궁을 견디지 못하고 공연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토한다.

집안은 또다시 뒤집혔다. 고모까지 찾아와 연극 생활을 만류할 정도였다고 한다. 결국 그는 “마지막 공연까지만 하고 군대를 다녀와 다시 공부하겠다”고 가족들과 약속했다. 배우의 꿈을 또다시 포기한 것이다.

하지만 이성민은 이미 한 번 올라선 무대를 군 생활 중에도 잊을 수 없었다. 결국 한 연출가가 “대구로 오면 담뱃값은 주고 밥은 먹여주겠다”고 제안하자, 전역한 지 일주일 만에 단돈 7만원을 들고 대구로 향했다. 이때가 1991년, 그의 나이 스물넷이었다. 

타지 생활은 쉽지 않았다. 당시 이성민은 텅 빈 쪽방에서 지내는 등 끊임없이 생활고에 시달렸다. 쪽방에는 가구도, 가재도구도, 심지어 방충망도 없었다. 오직 대본과 커피포트뿐이었다. 밥값도 제대로 챙겨받지 못해 끼니를 거르는 일이 잦았다. 당시 이성민은 낯선 타지에서 외롭고 굶주려 혼자 베개를 껴안고 많이 울었다고 한다. 


그는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끓인 물에 커피 프림을 풀고 남은 마가린 조각과 설탕을 부어 죽을 만들어 마셨다. 1000원어치 떡볶이를 주문할 때도 국물을 더 달라고 사정해 떡볶이 국물로 배를 채웠다. 그는 밤새도록 쓰린 속을 달래야 했다.

그럼에도 연극에 대한 열정은 여전했다. 이성민은 “누가 연극 포스터를 붙이라고 시키면 한 장도 빠짐없이 붙였다. 손가락이 쓰릴 정도로 힘들게 1만장의 포스터를 붙여본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훗날 주연으로 열연한 드라마 <골든타임>에 빗대 자신의 인생 골든타임은 직접 포스터를 붙이던 20대 시절이라고 밝혔다.

<재벌집 막내아들> 종영 후에도…
뇌리에 박힌 ‘진양철’…열연 찬사

이성민은 극단 활동을 이어가다 아내를 만났다. 아내는 이성민이 출연하던 연극 <B언소>의 안무가 제자였다. 이성민은 아내를 만난 이후 2001년 전국 연극제에서 <돼지사냥>으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겹경사를 누렸다. 

2002년 이성민은 서른다섯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부인과 딸을 대구에 둔 채로 홀로 상경했다. 앞으로 배우의 길을 쭉 걸을 것인데, 한 번쯤은 대한민국 연극계의 중심인 대학로에서 자신의 실력을 검증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도 서울로 가 보라는 조언이 이어졌다.

당시 이성민은 가족에게 “3년만 도전해보고 안 되면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형편은 여전히 좋지 못했던 터라, 서울살이도 쉽지 않았다. 이성민은 1주일에 한 번씩 대구로 내려와 아내에게 10만원의 용돈을 받아갔다. 여기서 차비·교통카드 충전·담뱃값으로 빼면 남는 게 없었다.

교통비를 아끼려 동대구역에서 당시 집이 있던 시지동까지 2시간이 넘도록 걸어 다녔다. 이성민은 혹시라도 일자리를 잃으면 곧바로 돈을 벌 생각으로 택시·대리운전회사 전화번호를 적어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고 한다.

극단 ‘차이무’ 소속으로 <B언소> <돼지사냥> <거기> 등의 연극에 출연하던 이성민은 영화계에도 발을 들였다. 시작은 단역부터였다. 이성민은 2004년 영화 <맹부삼천지교>서 ‘사채 조폭1’역으로 출연했다. 그런데 단역, 조연 출연만으로도 이성민의 진가를 알아보는 이들이 생겨났다.

<맹부삼천지교에> 함께 출연했던 손현주는 그에게 단막극 출연을 추천했다. 드라마 <오 필승 봉순영>의 주연 안재욱은 이성민이 연극 시간을 이유로 ‘박 검품장’역을 고사하자 본인의 스케줄을 조정하면서까지 이성민을 배려했다.

가족과 약속한 3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하지만 이성민은 그때까지도 무명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성민은 고민 끝에 서울에 남기로 결심한다. 지방인 대구 출신의 배우도 연기 실력이 뛰어나면 전국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겠다는 다짐 때문이었다. 가족들도 그와 뜻을 모아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

어려운 형편은 여전했다. 어렸던 딸이 유난히 고기를 좋아했었는데, 이성민은 1000원대의 대패삼겹살밖에 사줄 수 없었다. 그때의 아픈 기억이 지금까지 남아있다고 한다. 

단역서
주연으로


이성민은 2005년 <말아톤> 등 여러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상당수가 편집됐다. 2006년에는 차이무 출신 배우들이 힘을 합쳐 만든 영화 <비단구두>서 인간적인 조폭 ‘성철’역을 맡아 열연했다. 영화계의 이목을 끌긴 했지만 저예산 영화의 한계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성민은 이후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발돋움했다. <대왕세종>의 집현전 학사 최만리, <고고70>의 팝 칼럼니스트, <부당거래>의 부장검사 역할 등을 맡았다. 

이성민은 박찬욱 감독의 <박쥐>에 출연할 기회를 잡았다. 이전에 <밀양>서 호흡을 맞췄던 송강호가 그를 직접 추천했다. 그런데 이성민은 오디션장에서 “송강호와 친하냐”는 질문에 “안 친하다”고 대답했다. 결국 그 대답 때문인지 이성민은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훗날 송강호가 “왜 친하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이성민은 “솔직히 친한 건 아니었지 않느냐”고 답했다 한다. 

그래도 이성민은 점차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어가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2010년 MBC 드라마 <파스타>의 레스토랑 바지사장 설준석역이었다. 이성민은 극 중에서 얄밉긴 해도 쉽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악역 연기를 선보였다.

그 뒤엔 드라마 <글로리아> <내 마음이 들리니>, 영화 <작은 연못>,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 등에 잇달아 출연했다.


2011년에는 KBS 2TV 드라마 <브레인>에서 권력욕에 찌든 의사 고재학역을 맡았다. MBC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에선 정의로운 척하면서 자기 잇속 챙기기에 열중하는 대통령 이영찬역으로 분했다.

주로 얄미운 악역을 많이 연기하던 이성민은 2012년 MBC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다. 당시 그는 주인공(이승기)의 형이자 전임 국왕인 이재강역을 열연해 호평받았다.

몇 달 뒤 방영된 MBC 드라마 <골든타임>에서는 외상전문의 최인혁역을 맡았다. 비중만 놓고 보면 사실상 주연급에 가까웠다. 이성민은 같은 의사 역할이었던 <브레인>의 고재학과는 달라진 의사 연기를 선보일 생각에 체중을 7㎏나 감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촬영 때 신을 운동화를 이전부터 질질 끌고 다니는 등 응급실 의사의 실상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결국 이성민은 <골든타임>에서 대중들에게 주연급 배우로 당당히 인정받았다.

미생 출연
배우 정점

2013년 말 개봉한 영화 <변호인>에서 주인공 송우석 변호사(송강호)의 고교 동창이자 부산지역 신문사 사회부 기자인 이윤택역을 연기했다. 조연이지만 나름 적지 않은 출연 비중을 보였다. 같은 시기 방영한 MBC 드라마 <미스코리아>에서는 화장품 회사 사장 김형준(이선균)으로부터 빚을 받아내려 쫓아다니는 퇴물 조폭 정선생역을 맡았다.

이성민은 2014년 tvN 드라마 <미생>에 출연하면서 배우 생활의 정점을 찍었다. 오상식역으로 출연해 실감나는 직장인 연기로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성민은 <미생> 출연으로 2015년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2016년 tvN10 Awards에서도 같은 배역으로 남자배우상을 수상했다.

이성민은 2016년 초 개봉한 <로봇, 소리>에서 첫 영화 주연을 맡았다. 2018년엔 영화 <공작>으로 생전 처음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수상 복도 따랐다. 이성민은 이 작품으로 부일영화상, 대종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디렉터스컷 어워즈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2019년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도 영화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2020년 개봉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연기력으로 또다시 극찬을 받았다. 극 중 이성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연기했다. 처음 캐스팅 때는 외관상 전혀 닮지 않은 탓에 부정적인 반응도 감지됐지만, 낮게 깔리는 경북 사투리와 열연을 통해 반전 평가를 이끌어냈다.

특히 김규평(이병헌)과 5·16군사정변 당시 새벽 한강 다리에서의 일화를 회상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김규평이 한강다리를 건너지 않았더라면 어땠을지 질문을 던질 때 미세한 표정변화를 표현하는 연기가 두고두고 회자됐다.

지난해 초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에서 주연 강원중역을 맡았다. 가족에게 비정하면서도 아들에게 죄책감을 가지는, 동시에 공천에 떨어질까 노심초사하는 입체적인 모습을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랜 무명 생활 견딘 ‘대기만성형’
올 개봉 영화 3편…대세 이어갈까?

지난해 말 <재벌집 막내아들> 진양철역을 맡으며 연기력이 극에 다다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족까지 내칠 정도로 자신이 일군 회사에 집착하는 재벌 1세대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면서 시청자들의 극찬을 받았다. 

본인의 출신을 잘 살린 경상도 사투리와 노인 특유의 탁한 목소리를 성공적으로 구사하면서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이성민이 극을 힘있게 이끌어가던 만큼, ‘진양철’이 퇴장한 이후 드라마의 몰입감이 순식간에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시청자 사이에서 돌았다.

드라마 전체로 보면 비극이지만, 이성민 개인에게는 이만한 찬사가 없었을 것이다.

이성민은 지난해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재벌집 막내아들> 종영 이후 첫 인터뷰를 가졌다. 앵커가 “다시 태어나면 배우는 안 할 거라는 얘기는 왜 자꾸 하는 건가”라고 묻자 그는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 난 다른 일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많은 배우가 아르바이트 등 여러가지 일을 했다고 하지 않느냐”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 삶이 가끔 불쌍할 때가 있다. 다른 삶을 잘 몰라서 다시 태어난다면 배우는 그만하고 싶다. 다양한 직업, 다양한 모험을 해보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이성민은 진양철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내 연령대의 역할이 아니다 보니 나이를 연기하는 게 가장 신경쓰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방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제일 우선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청자를 설득하는 힘의 원천은 배우의 힘보다 시나리오의 공”이라며 자신을 향한 찬사에도 겸손함을 보였다.

실감나는 경상도 사투리 연기에 대해 “이번 작품은 거의 애드리브가 없었다. 고향 친구들이 연락해 ‘네 애드리브 아니냐’고 묻던데 대본이 그 정도로 완벽했다”며 “작가님 남편이 경상도 분이라서 고증했다고 하더라. 그 당시 분들이 쓰는 단어를 잘 써줘서 감탄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앵커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늘 취해 있지 말라는 그 대사 같으신 분이라고 오늘 느꼈다”고 소감을 전하자, 그는 “그러려고 오늘도 정신 차리자고 주문을 건다. 내년에도 많은 관객을 만났으면 좋겠고, 새해 3월에 조진웅 배우와 찍은 영화 <대외비>를 개봉한다. 그 때 다시 뵀으면 좋겠다. 내년에 소원 꼭 다 이루레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앞으로
더 기대

올해는 이성민이 출연한 영화 3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성민은 <대외비>에 이어 <핸섬가이즈> <서울의 봄>으로 극장가 복귀에 나선다. 대표적인 ‘다작’ 배우답게, 드라마 활동도 이어간다. 이성민은 현재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형사록2> 촬영에 열중하고 있으며 드라마 <운수 오진 날> 출연도 확정지었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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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