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온기 돌까

정부가 지난달 21일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연간경제정책 방향’에 담긴 부동산시장 연착륙 방안의 핵심을 살펴보면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 ▲양도세 중과 배제 연장 ▲주택·분양권·입주권 단기 양도세 완화 ▲전매 제한 완화 ▲주택임대사업 재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고금리와 지속적인 집값 하락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 국면에 빠져들자 정부가 시장거래 저해 요소를 제거하고 침체된 시장 정상화를 위해 이번 조치를 내놨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무주택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다주택자도 부동산시장의 거래 주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각종 세제·대출 규제를 걷어냈다는 점이 주목된다.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를 활용해 부동산 거래에 숨통을 틔움으로써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대출 풀면 
숨통 트일까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를 완화하고, 오는 5월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한 양도세 중과 배제를 다음 해 5월까지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현행 규제지역 내 3주택자의 취득세 중과세율은 최고 12%에 달하는데, 이를 절반인 6%로 낮출 계획이다.

2주택자의 경우 중과(8%)를 폐지하고 1~3%의 기본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금지 규제를 폐지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30%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부동산 세금 및 대출 규제를 완화해서라도 거래를 활성화하고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2017년 8·2 부동산 대책(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018년 9·13 부동산 대책(종합부동산세 인상 및 과세대상 확대) ▲2020년 7·10 부동산 대책(다주택자 취득세 중과)으로 차례로 세금 규제를 확대한 바 있다. 이 중 취득세 중과는 주택 구매를 저해하는 강력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규제를 풀면서 대출 규제도 동시에 풀었다는 것은 사실상 정부가 국민에게 주택 구매 신호를 보내 얼어붙은 부동산시장 거래를 활성화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완전 폐지가 아닌 ‘완화’인 만큼 구체적인 안이 나와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주택·임대사업자 규제 대폭 완화
거래 저해 요소 제거 등 정상화 조치

정부는 또 내년부터 분양권이나 입주권을 1년 미만 보유한 경우 양도세 세율을 현행 70%에서 45%로 인하하고, 1년 이상 보유하면 단기 양도세는 폐지하기로 했다. 아파트에 적용하던 실거주 의무(최대 5년) 및 전매 제한 규제(최대 10년)를 5년 전 수준으로 되돌릴 경우 분양권 거래가 활성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서울 주요 지역에서 일반분양을 실시했던 아파트를 비롯해 지방 대다수 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에서 미분양·미계약이 속출하자 사정이 어려워진 시행사·시공사가 늘어났기 때문에 정부가 일부 분양권 관련 규제를 완화해 건설 경기를 부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민간등록임대와 관련해서는 2020년 폐지된 국민주택(전용 85㎡ 이하) 규모 10년 이상의 장기 아파트 등록을 부활하기로 했다. 

지난 정부 때 임대주택사업은 집값 과열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수난을 겪었다. 2020년 7·10 부동산 대책으로 4년짜리 단기 임대와 아파트 장기일반임대를 폐지해 임대사업자에게 부여했던 각종 세제혜택을 없애버린 것이다. 정부는 전용 85㎡ 이하 아파트 장기 임대 부활을 통해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이끌어낸다는 복안이다.


주택 구매 
신호 보내

정부는 주택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규제지역을 연초에 추가 해제하겠다고도 밝혔다. 현재 서울과 과천·성남시(분당구·수정구), 광명시, 하남시 등 경기 4곳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남아 있다. 서울은 투기과열지구로도 묶여있다. 최근 집값 하락 폭이 큰 서울 강북 일부와 경기 광명시 등 규제지역의 해제가 거론된다.

업계에선 정부 방침이 거래절벽 해소에 긍정적이겠지만 단기간에 시장 침체 상황을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크지 않은 데다 대출 이자 부담마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수요자서 
투자자 겨냥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번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으로 일부 급매물 소화와 시장 연착륙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주택자 중과 세제가 개편되면 아파트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은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실수요자 중심에서 투자자를 겨냥한 마케팅으로 전환될 전망이라 입지여건이 좋은 단지가 관심 대상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다주택자들이 주목해 볼 만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동탄역 센트릭= 현대건설은 동탄2신도시 중심 상업 업무구역인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에 들어설 주거형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동탄역 센트릭’을 선착순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39층 4개동, 전용면적 84㎡ 위주의 400실로 구성된다.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모두 10개 타입으로 설계됐다.

실내 평면은 아파트와 유사하게 설계됐으며 모든 세대를 남측향 위주로 배치하고 환기에 유리한 맞통풍 판상형 구조를 도입했다. 모든 세대에 테라스가 제공된다. 수요자 생활패턴에 따라 일반타입 및 거실 강화타입을 선택할 수 있다. 일반타입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4베이 맞통풍 구조이며, 거실 폭을 늘려 강조한 거실 강화타입은 3베이 구조다. 

내년 2월부터 경부고속도로 동탄역 구간 직선. 지하화 공사가 단계적으로 완료돼 단지에서 동탄역을 도보로 이동 가능하게 된다. 입주는 2026년 3월 예정.

▲아크로텔 천안두정= 충남 천안시에 대규모 랜드마크 오피스텔로 주목받고 있는 ‘아크로텔 천안두정’이 매각에 나선다. 지하 4층~지상 12층, 오피스텔 838실, 도시형 생활주택 297세대, 근린생활시설 44실 총 1135세대의 초대형 랜드마크로 조성된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1~2인 가구에 적합한 전용면적 22 ~50㎡의 소형 평형대로 구성됐다.

단지에는 다양한 주민 맞춤형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됐다. 피트니스센터, 멀티 엔터테인먼트 라운지, 코인 세탁실 등이 들어선다. 세대는 빌트인 냉동냉장고, 드럼세탁기, 천정형 에어컨, 32인치 TV, 드레스룸(시스템 선반 포함), 일괄 소등 스위치, 레인지후드, 2구 전기쿡탑, 디지털도어록, 월패드, 시스템창호 등이 기본 품목으로 제공된다. 4단계 보안시스템, 홈오토메이션, 세대 환기 시스템 등도 설치된다.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 
양도세 중과 배제 1년 연장

주요 산업단지들이 자리해 풍부한 일자리를 갖추고 있다. 오피스텔 주요 수요층인 젊은 인구가 밀집해 있어 공급과 거주 수요가 안정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단지는 대학교 약 7만6600명, 산업단지 약 2만4000명, 아산 산업단지 약 4만명 등 풍부한 배후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사업지 주변 반경 4㎞ 이내에 공주대, 한국기술교육대, 단국대, 백석대, 상명대, 호서대 등 다수의 대학교가 있다. 삼성 SDI와 삼성 디스플레이 천안 사업장, 천안 제 2·3·4 일반산업단지, 백석 농공단지, 천안 유통단지 등 주요 산업단지가 인접해 임대수요가 풍부하다. 

천안에서도 중심지에 위치해 생활 인프라를 갖춘 것도 장점이다. 롯데마트,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단국대학병원, 메가박스영화관, 천안종합운동장 등이 가깝다. 도보 통학이 가능한 두정초, 신대초, 부성초, 두정중, 북일고, 북일여고와 단국대, 공주대천안캠퍼스, 한국기술대 등이 가깝다. 지하철 1호선 두정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입지로 교통이 편리하다.

▲월드메르디앙 소사역= 경기 부천시 소사본동 일원에 들어서는 주거형 오피스텔 ‘월드메르디앙 소사역’이 공급된다. 오피스텔은 지하 5층~지상 23층 규모다. 전용면적은 69.89~77.50㎡로 실거주에 적합한 3룸으로 구성돼있다. 내부는 시스템 에어컨, 세탁 및 건조 기능을 갖춘 빌트인 세탁기와 냉장고 등을 무상 옵션으로 제공해 입주민의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단기간에 
침체 해결?

우수한 교통환경이 돋보인다. 서울 및 인천 지역으로 이동하기 편리한 지하철 1호선과 경기 시흥, 안산 등을 지나가는 서해선을 포함해 더블 역세권으로서 수도권으로 이동하기 수월하다. 이외에도 경원여객버스터미널이 도보 5분 거리에 있으며, 시흥IC와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도 쉽게 진입할 수 있다.

교육환경은 부천남초, 부원초, 소명여중, 진영중, 소명여고, 진영고 등이 가깝게 자리 잡고 있다. 이마트, 하나로마트, CGV, 부천역광장, 가톨릭대학병원, 세종병원, 주민센터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밀집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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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