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 돌입한 여자골프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정상 자리

여자 골프계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세계 1위가 바뀌는 상황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오랜 기간 정상을 지켜 온 고진영이 주춤하자 신예 아타야 티띠꾼이 급부상했고, 넬리 코다를 거쳐 리디아 고가 세계 1위를 꿰찬 상황이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은 최근 2년 동안 획득한 포인트를 출전한 대회로 나눈 평점으로 정한다. 최근 2주 대회 포인트가 가장 높고 기간이 오래될수록 가감하는 방식으로 56주차에서 소멸한다.

혼전 양상

얼마 전까지 여자 골프 세계 1위는 고진영(27)의 차지였다. 지난 10월20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고진영은 8.23점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 2월 초 세계 1위에 오른 고진영은 지난 8월 LPGA 투어 AIG 여자 오픈과 CP 여자 오픈에서 연달아 컷 탈락한 뒤 손목 부상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1위를 수성했다. 

세계 2위인 넬리 코다(미국)가 지난 10월19일 종료된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우승했다면 1위를 탈환할 수 있었으나 공동 31위로 마치면서 세계랭킹 변동은 없었다. 다만 2위 그룹과 고진영의 랭킹 포인트가 크게 좁혀지면서 고진영의 세계 1위 수성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결국 고진영은 줄곧 지켜온 세계 1위 자리에서 9개월여 만에 내려왔다. 해당 주간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가 없어 세계랭킹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 56주차 세계랭킹 포인트가 빠지면서 고진영의 평점이 내려간 것.


고진영이 내려온 1위 자리는 올 시즌 LPGA 투어에 데뷔한 아타야 티띠꾼(태국)이 꿰찼다. 지난 10월31일 자 세계랭킹에서 티띠꾼은 7.13점을 기록하면서 고진영을 0.04점 앞질렀다. 티띠꾼은 43개 대회에 출전해 총점 306.39를 쌓아 평점 7.13으로 고진영을 제치고 새로운 여왕이 됐다.

고진영, 9개월 지킨 절대자 자리
티띠꾼, 심상치 않은 신인 돌풍

티띠꾼은 유럽투어에서 활동하다 올해부터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신예로 올해만 2승을 거두면서 신인왕 랭킹 1위에 올랐다. 세계 1위에 오르기 직전 출전한 5개 대회에선 우승 한 번을 포함해 모두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엄청난 기세를 보여줬다.

급기야 LPGA 투어 신인왕에도 등극했다. LPGA 투어는 지난달 11일(한국시간) 티띠꾼이 신인왕으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티띠꾼은 2013년 모리야 주타누간과 지난해 패티 타바타나킷에 이어 LPGA 투어 올해의 신인상 타이틀을 차지한 3번째 태국 선수가 됐다. 

신인왕 레이스 포인트 1287점으로 2위를 달리던 최혜진이 펠리컨 챔피언십에 기권하면서 1537점인 티띠꾼은 펠리컨 챔피언십과 2022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결과와 상관없이 신인왕을 확정했다. LPGA 투어 신인왕을 2년 연속 태국 선수가 차지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양강 구도였던 LPGA 투어 무대에 태국은 강력한 대항마로 자리 잡게 됐다.

티띠꾼이 최정상 자리에 올라선 지 한달여 만에 세계 1위는 또 한 번 바뀌었다. 넬리 코다는 지난달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LPGA 투어 펠리컨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코다, 병마 이겨내고 1위 올라
리디아 고, 5년 만에 재탈환


최종합계 14언더파 196타를 친 코다는 2위 렉시 톰슨(미국)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전 세계 1위 코다가 혈전증 등 악재를 딛고 LPGA 투어에서 1년 만에 거둔 우승이었다.

코다는 지난 2월 혈전증 진단을 받았고, 입원 치료와 재활 등을 위해 4개월간 필드를 떠나 있었다. 그는 지난 6월 US여자 오픈을 통해 필드에 복귀했고,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려왔다. 급기야 이번 우승으로 세계 1위에 복귀했다.

하지만 코다는 2주 만에 세계 1위 자리를 리디아 고(뉴질랜드)에게 넘겨줬다. 리디아 고는 지난달 29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랭킹 포인트 7.52를 기록하면서 코다를 0.08 차로 앞질렀다. 5년5개월 만에 세계 1위를 되찾은 것이다. 

1997년생 리디아 고는 18살이던 2015년 2월에 처음 세계 1위에 올랐고, 그해 6월에 박인비(34)에게 잠시 1위 자리를 내줬다가 2015년 10월 다시 1위에 복귀했다. 리디아 고는 2015년 10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줄곧 1위를 놓치지 않았다.

2006년 창설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5년5개월 만에 1위에 복귀한 것은 역대 최장기간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박인비가 2015년 10월 이후 2018년 4월에 다시 1위가 돼 2년6개월 만에 1위에 복귀한 사례였다.

1위 자리를 되찾은 리디아 고는 역대 최장기간 1위 부문 순위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디아 고는 지금까지 105주간 1위를 지켜 이 부문 5위인데 3위 쩡야니(대만)의 109주, 4위 박인비의 106주를 추월할 기회를 잡았다. 이 부문 1위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158주, 2위는 고진영의 152주다.

물고 물리는

이달 말 서울 명동성당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씨와 결혼하는 리디아 고는 올해 LPGA 투어에서 올해의 선수, 상금, 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을 석권했다. 올 시즌에만 1월 게인브리지 LPGA, 10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1일 끝난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등 3승을 거둬 LPGA 투어 통산 19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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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가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12월 초 후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는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