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로 중무장한 ‘똘똘한 한 채’

부동산 시장 침체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입지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런 사례들을 볼 때 경기 침체기에는 입지가 뛰어난 단지를 선택해야 호황기에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입지 프리미엄을 누릴 대표적인 단지로 초역세권 단지, 원스톱 학세권 단지, 브랜드·대단지 등이 꼽힌다. 먼저 초역세권 입지는 다음과 같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 각종 변수가 생기면서 변동성이 적고 보수적인 조건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요건인 입지가 부각되며 ‘초역세권’에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

보통 역세권은 삶의 편리성 증대와 집의 가치 상승에 영향을 끼쳐 꾸준히 선호도가 높았지만, 최근 불안한 부동산 시장에서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름만 역세권이 아닌 진짜 ‘초역세권’ 단지가 흥행하는 중이다. 좀 더 객관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는 조건이 주목을 받는 것.

편리성 증대
리스크 줄여

부동산R114 및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최근 6월 전국 아파트의 매매거래량은 총 2만9273건으로 지난해 6월(5만 903건)에 비해 42%가 감소했다. 최근 5월 전국 오피스텔의 거래량은 총 5384건으로 지난해(6064건)에 비해 11% 감소했다. 지난 상반기(1〜6월) 전국 아파트 매매평균가(3.3㎡당) 상승률은 0.13%(2235만원→2238만원)로 지난해 동기간의 상승률이 8.2%(1923만원→2095만원)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역세권 단지는 분양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SRT 동탄역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동탄역 롯데캐슬’ 오피스텔 전용 23㎡는 현재 3억5000만원으로 지난 5월(2억4500만원) 대비 1억500만원이 오른 상태다.


반면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유퍼스트’ 오피스텔 전용 19㎡는 현재 1억6500만원으로 지난 5월(1억5500만원) 대비 10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인근 ‘동탄역 롯데캐슬’과의 시세도 1억8500만원의 차이가 났다.

지하철 5호선 미사역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퀸즈미사파크1차’ 오피스텔 전용 23㎡은 현재 2억5000만원으로 형성돼 있지만, 미사역 도보 4분 거리에 위치한 ‘미사역효성해링턴타워’ 오피스텔 전용 20㎡는 1억4000만원으로 비슷한 면적임에도 1억1000만원 차이가 났다. 5호선 미사역에서 1~2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미사역 그랑파사쥬’(11-BL)는 지난 5월 10억5500만원(전용 84㎡)에 거래가 되며 신고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초역세권 단지
원스톱 학세권
브랜드·대단지 

청약시장에서도 초역세권 단지가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의중앙선 운정역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더 운정’ 오피스텔 1단지, 2단지는 평균 10대1로 청약 마감에 성공한 반면, 운정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위치한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1단지는 청약 미달이었다. 2단지는 전매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평균 2.34대1의 다소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충남 천안에서 분양한 ‘천안아산역 미소지움 더테라스’는 역세권으로 지하철역까지 도보로 이동이 가능해 최고 32.7대1, ‘힐스테이트 천안아산역 듀클래스’는 평균 243대1, ‘천안아산역EG the 1’은 평균 34.95대1 등을 기록하며 모두 청약 마감에 성공했다.

인근 지하철역과의 접근성이 낮아 차량 이용 시에만 20분 이상 소요되는 ‘아산탕정 브라운스톤 갤럭시’ ‘신불당 동문 디 이스트 트윈스타’는 청약 미달에 그쳤다.

도보 통학이 가능한 초·중·고교를 품은 원스톱 학세권 단지의 인기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학세권 단지는 안전한 통학 환경과 인근에 학원, 독서실 등 다양한 교육시설이 형성돼 우수한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다. 그중에서도 원스톱 학세권 단지의 경우, 초·중·고교가 가까워 도보 통학이 가능하며, 12년간 이사 걱정 없이 자녀 학업을 마칠 수 있어 최적의 교육환경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1~8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22만5486건으로 이 중 20대 6%(1만 3548건), 30대 22.4%(1만 3548건), 40대 24%(5만 4142건), 50대 20.7%(4만 6795건), 60대 7.1%(1만 5951건), 기타 5.9%(1만 3333건)로 나타났다. 

3040대가 전체의 절반 수준인 46.4%였으며, 50대까지 포함하면 70%에 달한다. 학령기 자녀를 가진 3040세대, 나아가 50대까지 주거지 선택에 있어 필수 사항인 학세권 입지를 따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초·중·고교가 가까운 단지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 마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인천 서구 불로동에 공급된 ‘제일풍경채 검단 2차’는 초·중·고교(예정)를 모두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원스톱 학세권 단지라는 장점 때문에 평균 30.31대1의 청약 경쟁률로 전 타입 1순위 마감됐다. 지난 5월 부산 해운대구에 공급된 ‘센텀 아스트룸 SK VIEW’ 역시 초·중·고교와 학원가가 가까운 학세권 단지로, 평균 75.68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청약을 마쳤다.

집값 상승
완판 성공

학세권 단지의 집값도 상승하고 있다.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에 위치한 ‘꿈마을라이프’ 아파트는 귀인초, 귀인중, 백영고를 도보로 통학할 수 있는 원스톱 학세권 단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전용 110㎡타입은 12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전년 동월 거래가 11억6000만원 대비 1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구로주공1차’아파트 역시 구일초, 구일중, 구일고와 인접한 단지다. 지난 4월 전용면적 84㎡ 신고가는 11억2000만원으로, 지난해 3월 실거래가인 9억4500만원 대비 1억7500만원이 올랐다.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와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 브랜드 대단지의 인기는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와 같은 모습은 아파트 시장을 떠나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실제 브랜드 대단지는 비브랜드 및 소규모 단지 대비 우수한 주거환경이 갖춰지고, 가격 상승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이는 모습이 이어지면서 높은 선호도를 이어가고 있다. 먼저 브랜드는 단지 가치 상승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인기를 높이고 있다. 

오피스텔도
꾸준한 인기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 중 87.4%가 브랜드가 단지 가치 형성에 ‘영향 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과거에 비해 브랜드가 아파트 선택 시 얼마나 중요해졌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75.7%가 ‘중요해졌다’고 응답했다.

여기에 단지 규모가 클수록 가격 상승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이어지면서 대단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19년9월~2022년8월) 1500세대 이상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49.63%로 집계되며, 같은 기간 300세대 미만 단지의 상승률(40.35%)을 크게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오피스텔 또한 500실 이상의 대단지는 같은 기간 18.37%의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며, 100실 미만 단지의 상승률(6.40%) 대비 무려 3배가량 높았다.

브랜드 대단지는 꾸준한 청약 열기도 보이고 있다. 부동산R114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기준 1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일반분양 평균 경쟁률은 15.85대1로, 1000가구 미만 아파트 경쟁률인 8.54대1을 웃돌았다. 오피스텔 역시 ‘더샵 일산엘로이(1976실)’ ‘경서 북청라 푸르지오 트레시엘(1522실)’등의 브랜드 대단지가 각각 3만1238건, 4만3229건의 청약이 이뤄지며 단기간에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입지가 부동산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격언이 있다”며 “대표적인 입지 프리미엄인 초역세권 단지, 원스톱 학세권 단지, 브랜드·대단지 등은 희소성까지 더해 향후에도 선호도가 높다고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분양(예정) 중인 입지 프리미엄 단지.


변동성 적고 보수적 조건
희소성 더해 선호도 높아

▲진접역 투웨니퍼스트 르메트로=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초역세권 입지 들어서는 오피스텔 ‘진접역 투웨니퍼스트 르메트로’가 분양한다. 지하 6층~지상 10층 규모로 건립되며, 구성은 총 128실 규모의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 71실이다. 층간 및 생활 소음 방지 효과가 있는 세탁실 펜트리문이 설치된다. 역세권으로 유동인구가 풍부한 점을 고려해 보안 시스템이 설치된 것도 장점이다. 

진접역은 최근 개통된 4호선 연장선인 진접선을 필두로 수도권 동북부 지역을 지나는 GTX-B노선, 9호선, 별내선 등 다양한 철도노선이 계획돼 있다. 인근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과 마트 등이 자리해 있다. 주곡초, 진접초, 별내초, 주곡중, 풍양중, 진접중, 진접고 등 풍부한 교육시설도 있다.

▲하남 맨티움= 경기 하남시 덕풍동 767번지 일대에 후분양 타운하우스 ‘하남 맨티움’이 공급 중이다. 대지면적 4533.80㎡, 연면적 3867.1433㎡, 지상 1층~4층(4층 다락 및 테라스/서비스 면적), 10개동, 36세대로 이뤄진다. 이달 준공으로 즉시 입주가 가능하다. 주차대수는 총 38대. 타입은 84Tape(110㎡) 25세대, 77Tape(101㎡) 11세대로 구성된다. 

수직 복층형 구조로 층간소음 걱정 없이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구조다.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는 세대에도 독립된 공간으로 이뤄져 추천된다. 단지형 타운하우스 세대특화로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공동주택 층간소음에서 자유로우며 다락 및 테라스의 제공으로 서비스 면적이 특화해 육아 및 반려동물을 키우기에 적합하다. 주방가구, 욕실가구, 붙박이장, 모든 액세서리 가구가 한샘으로 시공했다. 

5호선 하남 풍산역과 이마트가 도보권에 위치해 있으며, 도보 7분 이내에 초·중·고를 원스톱으로 이용 가능한 학세권 단지다. 미사한강공원 및 경정공원이 인접해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췄다. 이마트 하남점은 물론 코스트코 하남점, 스타필드 하남점이 근접해 있으며 하남 시민 나룰도서관, 행정복지타운 등의 생활인프라도 조성돼있다.

 


▲인덕원 자이 SK VIEW=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에 선보인 ‘인덕원 자이 SK VIEW(뷰)’의 동호수 지정 선착순 분양을 진행한다. 지하 4층~지상 최고 29층, 20개동, 총 2633가구다. 앞서 지난 9월 청약에서 일반공급 기준 5.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선착순 분양은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통장의 사용 없이 잔여가구 중 마음에 드는 동호수를 지정 계약할 수 있다. 당첨 사실이 인정되지 않고 재당첨 제한도 없다. 

모락산 자락에 있으며 단지 바로 앞에 백운공원, 언덕공원, 약수공원 등이 있다. 의왕국민체육센터, 내손체육공원과 같은 체육시설도 이용 가능하다. 평촌신도시와 인접해 있어 쇼핑시설과 은행, 병원, 대형마트 등 생활편의시설 이용도 쉽다. 주변 교육시설로는 내손초, 백운초, 갈뫼중, 백운고 등이 있으며 평촌 학원가도 이용 가능한 거리에 있다. 

마음에 드는 
동호수 지정

단지 내부에 주차장을 지하에 배치하는 대신 지상공간에는 녹지와 휴식공간, 어린이 놀이터 등을 곳곳에 마련했다. 커뮤니티 시설은 다목적체육관, 다목적라운지, 피트니트 센터, 실내 골프연습장, GX룸, 탁구장, 필라테스, 실내놀이터, 문화 강좌실, 사우나 등이 조성된다. 

추가적인 교통호재도 풍부하다. 대표적으로 인덕원역에 GTX-C 노선이 있는데 동두천부터 왕십리, 인덕원을 지나 수원까지 연결되는 노선이다. 인덕원과 동탄을 잇는 복선전철(인동선)과 월곶~판교 복선전철(월판선)도 계획 및 추진 중이다. 입주는 2025년 5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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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