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틔우는 ‘도심의 허파’

녹지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울 곳곳에 그린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그 수혜지역 수익형 단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국회대로 상부 공원화 ▲서부·동부 간선도로 상부 공원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용산공원 등이 있다. 

국회대로 상부 공원화 사업이 이르면 2024년 6월 윤곽을 보일 전망이다. 교통체증과 소음 등으로 수년간 고통받았던 일대 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다. 국회대로가 지하화되고, 상부에는 명품 숲 공원이 들어서게 돼, 지역  주민들의 쉼터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풍성한 수목
넉넉한 공간

국회대로는 경인고속도로 일부 구간으로 서울과 경기·인천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 역할을 담당했지만, 교통체증이 심해지고 지역 간 단절현상이 심화돼 지하화를 추진 중이다. 신월나들목에서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교차로까지 총 7.6㎞ 구간이다.

앞서 지난해 신월나들목과 영등포구 여의도를 바로 연결하는 대심도 왕복 4차선 신월여의지하도로가 개통, 지상을 달리던 차량 가운데 5만대가량을 분산시킨다.

특히 지하차도가 신설되는 양천구 목동운동장까지 4㎞ 구간 위쪽으로는 도로 중앙에 폭 28~38m 숲공원이 들어선다. 풍성한 수목과 다양한 주제 공원이 곁들여진 9만3000㎡ 규모다. 경의선·경춘선 숲길 같은 선형 공원이다. 


국회대로 상부 공원화 사업을 통해 확보되는 녹지 면적은 약 11만㎡(길이 7.6㎞, 폭 40~55m)로 대규모 선형공원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서울광장의 8배 규모로, 그 파급효과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강서구, 양천구, 영등포구 등이 그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녹지공간 부족 서울 
그린 프리미엄 바람

다음으로 서부 및 동부 간선도로 상부 공원화 계획이 있다. 영등포구 양평동 성산대교 남단에서 금천구 금천IC를 잇는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도 2016년 착공돼 지난해 8월 개통했다. 총연장 10.33㎞ 구간을 왕복 4차로로 뚫는 공사로 지난해 완료돼 따라 상부에 사람과 자연, 문화가 숨 쉬는 주민친화형 공원이 조성된다.

동북권 교통 중심축인 동부간선도로 또한 지하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상습 정체 해소는 물론 지상공간에 수변공원이 조성되는 등 주거환경이 크게 좋아진다. 서울시는 중랑천 창동교와 상계교 사이, 의정부 방면으로 가는 동부간선도로 3~4차로 1356m 구간을 지하차도로 만든다.

차도가 사라진 상부에는 중랑천을 따라 이어지는 800m 길이의 서울광장 1.5배 규모 수변문화공원(약 2만㎡)을 조성한다.

서울시 도심에도 그린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이하 세운지구) 일대가 있는데, 서울시는 이 일대를 재정비 선도 사업으로 지정했다. 고밀·복합 개발과 녹지공간 확보를 동시에 추진해 도심을 대전환하는 ‘서울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발표하면서 최대 재개발 지역인 세운지구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세운지구 일대 44만㎡는 선도 사업으로 우선 재정비된다.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핵심은 건축물 높이(90㎝ 이하)와 용적률(600% 이하) 등 기존 건축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하고 그 대가로 얻는 공공기여를 공원과 녹지로 조성해 도심 전체를 녹지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3.7%에 불과한 서울도심 녹지율을 15% 이상으로 현재보다 약 4배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최대 재개발
우선 재정비

마지막으로 ‘롯데월드타워’를 뛰어넘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개발)와 함께 용산지역을 탈바꿈할 대형 호재로 알려진 용산공원 조성사업 역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일각에선 본체 부지만 총 300만㎡에 달하는 용산공원 조성사업을 국제업무지구 개발보다 더 큰 개발 호재로 보고 있다. 용산공원이 조성되면 복잡한 서울의 숨통을 틔울 ‘도심의 허파’ 역할을 하게 된다. 여의도 면적 규모의 녹지가 서울에 새로이 자리하게 되는 셈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울 곳곳에서 랜드마크 대형 공원 조성 등 그린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며 “특히 서울지역의 지하화 사업은 포화상태인 지상 개발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교통환경과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새로운 공간 개발의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어 지하화 사업이 진행되는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을 높이며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주요 녹지공간 수혜 수익형 단지.

교통환경
주거환경

▲여의도 월드메르디앙= 역세권 3룸 오피스텔과 소형 주택으로 이뤄진 복합 주거단지 ‘여의도 월드메르디앙’이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12층 규모, 30실의 주거용 오피스텔인 아파텔과 11세대의 소형주택(도시형 생활주택)으로 구성된다.

층별 구성은 지하 1층~지상 12층 규모로 오피스텔은 2~9층, 소형 주택은 10~12층으로 이뤄진다. 총 주차 대수는 39대(법정 36대).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58㎡(8실), 61㎡(8실), 62㎡(14실) 3가지 타입이다. 소형 주택은 37㎡(2세대), 47㎡(4세대), 49㎡(2세대), 50㎡(2세대), 56㎡(1세대) 5가지 타입이다.

전 세대 발코니 확장과 슬라이드 중문, 시스템에어컨, 각종 가전제품 등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스리룸과 2배스 구조(일부 세대 제외)의 아파트 평면을 도입했다. 최상층인 12층 3세대는 독점공간 사용이 가능하다. 

‘여의도 월드메르디앙’ 인근에는 지난해 4월16일 신월여의지하도로(제물포터널) 개통에 따른 제물포길 지하화 공사로 신월IC로부터 국회대로 여의도로 이어지는 7.6㎞ 구간에 숲·광장 테마공원(일명 국회대로 지상화 공원 계획)이 들어선다.

대로 지하화 상부에 명품 숲 공원
지역주민들 숙원…쉼터로 탈바꿈 

지난해 2월엔 서울 최대 규모의 백화점 ‘더현대 서울’이 오픈했다. 더현대 서울은 전체 영업면적이 8만9100㎡에 이르며, 이 가운데 49%를 실내 조경이나 휴식 공간으로 꾸며 서울의 가장 핫한 핫플레이스 명소로 자리 잡아 하루 평균 약 20만명이 방문하고 있다.

이 밖에 한강시민공원과 여의도공원, 선유도공원, 한강 캠핑장, 낚시터 등도 가깝다.


분양 관계자는 “현재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분양권 전매가 극히 어렵다는 점에서 틈새 투자처로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7억원대 분양가로 공급되며 계약조건은 계약금 1차 5%로 계약이 성립(30일 이내 2차 계약금 납부 조건)되며 수요자들의 초기 부담을 낮췄다. 준공은 20 23년 7월경 예정. 계약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도 제공된다. 준공 후 1년치 이자 지원(월 100만원)을 일시불로 선지급(약 1200만원 상당)하며 여의도 출퇴근자를 위한 고급 자전거를 제공한다. 

▲구일 투웨니퍼스트 하이앤드=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구일 투웨니퍼스트 하이앤드’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19층, 3개 동, 투룸 오피스텔 216실로 조성된다. 동별로는 오피스텔이 계단식 구조로 배치되며, 주차대수는 176대(법정173대)다. 

소형 아파트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우수한 내부시설이 장점으로, 투룸 3베이(Bay) 주거형 특화 설계를 적용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고품격 일상을 선사할 호텔식 서비스도 주목할만하다. 조식, 컨시어지, 카셰어링 등 고급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인근에는 지구단위 복합개발과 재건축도 결정돼 있어 향후 주거여건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또한 서울 남부교정시설 개발과 구로 차량기지 이전으로 그린스마트밸리 개발 추진 등 서울 서남권 최대 규모 개발사업이 예정돼 있다. 서부간선도로 지상 공원화 계획으로 안양천 수변공원까지 형성돼, 쾌적한 주거환경도 누릴 수 있다.

▲세운 푸르지오 G-팰리스= 서울시 중구 입정동 일원에 ‘세운 푸르지오 G-팰리스(옛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3-6BL 생활형숙박시설이 선착순으로 분양 중이다. 서울 중구 산림동 일원과 입정동에 지하 6층~지상 20층, 전용 21~50㎡, 총 756실로 구성된다. 블록별로 세운지구 3-6구역은 396실, 3-7구역 360실이다. 


단지 안에 다양한 어메니티가 구비된다. 입주민들의 품격을 높여줄 수 있는 하우스 어메니티(버틀러 서비스, 하우스 키핑 서비스, 메일 하우스, 프레쉬 하우스, 렌탈 하우스), 스튜디오 어메니티(코워킹 스튜디오, 컨텐츠 스튜디오, 스크린 룸) 등 고급화된 주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준공 후 글로벌 여행플랫폼, 에어비앤비 파트너사 홈즈컴퍼니가 직접 운영, 관리 시스템을 통해 임대인의 번거로움을 해소할 계획이다.

손색없는
녹지시설

청계천 바로 앞에 위치해 있으며 남산, 종묘공원, 남산골공원, 장충단공원 등의 녹지시설도 가깝다. 단지 바로 옆은 중앙공원이 계획돼있다. 경복궁, 창경궁, 덕수궁이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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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