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만발’ 영등포로 가볼까

서울 영등포구가 천지개벽 중이다. 영등포의 대장주 여의도 재건축부터 신길뉴타운까지 곳곳에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여의도는 개발 호재가 즐비하다. 정비사업으로는 영등포구에서 가장 울고 웃는 곳이 아닐까 싶다. 여의도 내 22개의 아파트 단지 중 17곳은 모두 1970년대 입주했으니 재건축 연한 30년을 훨씬 넘은 셈이다. 

최근 정체되었던 여의도 재건축 추진에 청신호가 커졌다. ‘분리 재건축’ 여부를 두고 3년간 소송을 진행해 온 서울 여의도 광장아파트가 대법원에서 원심 판결을 확정받으며 정비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공작아파트가 여의도 재건축 단지 중 첫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수정아파트도 최근 영등포구청에 재건축사업 정비계획안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의 정비사업 패스트트랙인 ‘신속통합기획’을 적용 중인 시범·한양아파트도 연내 정비계획안 확정을 목표로 하는 만큼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여의도 재건축이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정비사업 
패스트트랙

영등포구청은 수정아파트가 지난 7월 말 제출한 정비계획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청에서 해당 안의 입안을 결정하면 서울시로 정비계획안을 올리게 되며 서울시 검토를 거쳐 도시계획위원회 상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수정아파트의 이번 정비계획안은 2019년 1월 구청에 한 차례 접수됐다가 보류된 것으로 3년 반 만에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재개한 셈이다.

1976년 준공돼 지어진 지 40년을 훌쩍 넘긴 수정아파트는 총 329가구 규모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재건축 사업 완료 시 용적률 450%를 적용해 최고 45층, 총 525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수정아파트는 상업 지역인 여의도 금융중심지구 내에 위치한 만큼 정비계획안 심의에서 ‘여의도 금융중심지구단위계획’과의 정합성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여의도 일대는 고층 신축 단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의도 최초로 정비계획안이 통과된 공작아파트는 용적률 490%를 적용받아 기존 373가구에서 582가구로 늘어난다. 49층 높이의 아파트 3개 동과 업무·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범아파트와 한양아파트도 신통기획으로 정비계획안 마련에 한창이다. 

준공 50년을 넘긴 시범아파트는 현재 최고 13층 1584가구 규모에서 최고 65층, 2300~2400가구 대단지로 다시 태어난다. 한양아파트도 최고 50층 높이의 재건축안을 만들고 있다. 목화아파트와 통합 개발을 추진하던 삼부아파트도 최근 단독 재건축으로 선회하며 신통기획 단지로 선정됐다. 광장아파트(3·5~11동)도 서울시에 신통기획 참여 신청 의사를 타진했다. 목화아파트는 여의도 재건축 단지 중 자체 사업 방식으로는 최초로 재건축조합을 설립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의도에는 교통 호재 또한 즐비하다. 2·5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에 안산과 여의도를 잇는 2024년 신안산선이 들어올 예정이다. 9호선 샛강역에는 서울대입구역과 여의도를 연결하는 신림선이 지난 5월 개통했으며, GTX-B노선(2023년 착공예정)과 서부선(2023년 착공예정) 등도 예정돼 있다. 

정체 여의도 재건축 추진 청신호
‘천지개벽’ 신길뉴타운 개발 속도

영등포구의 구도심인 영등포생활권은 정비사업으로 환골탈태를 꿈꾸고 있다. 오래된 주거지인 만큼 곳곳에서 크고 작은 재개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영등포뉴타운 사업이 있는데, 현재 6구역으로 나뉘어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입주를 마친 신축 단지들이 일대 시세를 리딩하면서 영등포생활권에서 가장 핫한 곳이 되었다.

가장 사업 규모가 큰 1-4구역에는 ‘아크로타워스퀘어’ 1221가구가 2017년 입주를 마쳤고, 인근 1-3구역의 ‘포레나 영등포’ 185가구도 2020년 입주를 마쳤다. 두 신축 단지 사이에 위치한 1-2구역은 2008년 5월 조합설립을 마치고, 192가구의 주거 단지로 탈바꿈을 예고하고 있다.


바로 건너편 1-13구역은 관리처분인가를 마치고 이주가 한창 진행 중이다. 시공사로 대우건설과 두산건설을 선정했고, 단지명은 ‘영등포 센트럴 푸르지오위브’다. 조만간 659가구를 분양한다는 계획. 1-11구역(715가구)과 1-12구역(413가구)은 2020년과 2019년 각각 조합설립인가를 완료한 상태다.

영등포역 인근 대선제분 일대 재개발 1-1구역을 보면 지난 3월 사업시행인가를 완료하면서 사업이 탄력받고 있다. 이곳은 낙후된 제분공장에서 지상 19층에 이르는 공동주택 141가구와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로 탈바꿈하게 된다. 바로 옆에 타임스퀘어가 위치한 몰세권이자 영등포역이 도보권인 역세권 입지여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원 개발호재도 있다. 지난해 4월 신월여의지하도로(국회대로 지하화, 제물포터널) 개통에 따른 국회대로(제물포길) 지하화 공사로 신월IC에서부터 국회대로 여의도로 이어지는 7.6㎞ 구간에 숲·광장 테마공원(일명 국회대로 지상화 공원 계획)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사업비 573억원을 투자해 2024년까지 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국회대로 상부 공원을 서울의 새로운 녹색벨트로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전통적인 교통 중심지답게 영등포생활권은 교통여건이 점점 개선되고 있다. 신안산선이 2024년 들어서면 영등포역은 1호선, KTX에 이어 신안산선까지 모두 지나는 교통의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양평역 일대 재개발도 순항 중이다. 착공을 앞둔 양평12구역(707가구)은 조만간 분양에 나설 계획인데 GS건설이 시공을 맡아 ‘양평역 자이’라는 단지명이 유력시 되고 있다. 인근 양평13구역은 조합 설립을 완료했고, 양평14구역은 추진위원회 승인만 마쳐 놓은 상태다.

크고 작은 
개발 사업

다음으로 당산생활권이 있는데, 이 권역은 워낙 교통이 편리한데다가, 소규모 단지들이 재건축에 나서면서 잠재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 권역은 당산4구역을 재개발한 ‘당산롯데캐슬 프레스티지’와 상아·현대아파트를 재건축한 ‘당산센트럴 아이파크’덕분에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산역 인근 ‘유원제일1차’와 ‘유원제일2차’는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원제일1차(554가구)는 관리처분인가를 4월 완료했고 내년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DL이앤씨가 시공을 맡았기 때문에 단지 명에 ’e편한세상’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원제일2차는 총 410가구 소규모 단지로 2018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상태다. 이들 두 사업장 모두 당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우수 학군인 당서초와 당산서중이 가까워서 인기가 많은 곳이다.

당산생활권 교통호재도 보겠다. 이 권역은 2·9호선이 십(十)자형으로 관통하는데, 한가운데 위치한 환승역 당산역이 교통의 중심지다. 이곳에 목동선 경전철이 들어서면 교통망이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목동선은 신월부터 목동신시가지를 거쳐 당산까지 이어지는 경전철이다. 현재 상반기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중에 있는데 당초 2028년 개통을 목표로 했지만, 개통 시기는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라지는
노후 건물

마지막으로 신길생활권을 살펴보자. 신길생활권의 개발 호재하면 곧바로 신길뉴타운이 떠오를 것이다. 신길뉴타운 덕분에 오래되고 낙후된 동네에서 신흥주거지로 천지개벽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주목받았던 건 아니다. 2005년 서울시 제3차 뉴타운 후보지로 선정됐으나,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사업 진척이 한동안 없었다. 원래 1구역부터 16구역까지 사업이 추진됐으나, 6곳(1·2·6·15·16구역)이 해제된다.


사업이 진행 중인 10곳 중 7곳은 입주를 마치고 사업을 완료한 상태다. 2015년 ‘래미안 프레비뉴(11구역)’를 시작으로 래미안 에스티움(7구역)’ ‘신길센트럴 자이(12구역)’ ‘신길센트럴 아이파크(14구역)’ 등이 준공을 마쳤다. ‘더샵 파크프레스티지(3구역)’가 준공 완료하면 총 8곳이 입주하게 된다.

나머지 2곳은 뉴타운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10구역은 작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아 ‘푸르지오’아파트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13구역은 조합 설립을 완료한 상태인데, 지난 2월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돼 ‘자이’ 아파트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에선 사업을 재추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해제됐던 1구역은 2020년 3월 ‘공공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된 이후, 활발히 추진위원회 동의를 받고 있다. 2·4·15구역은 정부 주도 ‘도심공공주택복합 개발사업’에 선정되며 재개발 추진에 다시 합류했다.

신길뉴타운이 뜨게 된 배경에는 교통호재도 한몫을 했다. 현재 신길뉴타운 남측에는 7호선이 인접해 있고 북측에는 1호선이 지나고 있다. 기존 횡축 교통망을 연결해주는 종축 교통망인 신림선과 신안산선이 차례대로 들어서면서 교통이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길뉴타운 어디에 있든 도시철도를 걸어서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아파트 시세 상승에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 영등포의 경우 특정 지역만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대로 크게 4가지 섹터로 환골탈태를 하고 있다”며 “노후한 건축물들이 사라지고 주거환경은 물론 교통여건 또한 크게 개선됨에 따라 영등포 분양시장은 향후에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영등포구에서 분양(예정) 중인 단지.

 

 

▲아크로 여의도 더원= 디엘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하이엔드 오피스텔인 ‘아크로 여의도 더원’이 분양한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25-11번지로 지하 7층~지상 29층 1개동으로 대지면적 1676.15평, 연면적 2만5769.73평으로 최고급 하이엔드 오피스텔 492실을 제공한다. 1.5룸부터 2룸, 3룸으로 대형 평형을 갖춘 것이 특장점. 세대당 1.1대의 우월한 주차 대수로 110% 총 575대를 제공한다. 


아파트급 커뮤니티 시설이 돋보인다. 웰니스 라이프를 완성하는 피트니스 및 골프라운지 골프연습장(462㎡/약 140평), 피트니스(330㎡/약 100평) 완벽한 시스템이 구비된 전 타석 스크린 골프 라운지와 프리미엄 기구가 완비된 특별한 시설이 들어선다. 

그 외에도 품격을 높이는 소사이어티 클럽 비즈니스 세미나, 파티가 있는 아크로만의 프라이빗 하이 소사이어티 공간, 일상이 작품이 되는 공간, 럭셔리 인도어 풀 실내 수영장(661㎡/약 200평), 바데풀, 키즈풀 등 호텔급 시설이 들어선다. 2026년 10월 준공 예정.

전통적인 교통 중심지
4가지 섹터 환골탈태

 

▲여의도234레지던스=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지인 여의도에서 하이엔드 생활(형)숙박시설인 ‘여의도234레지던스’가 분양한다.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시공을 맡는 브랜드 생활숙박시설로 과거 NH 투자증권이 있던 자리에 들어서는 57층 초고층건물이 들어설 계획이다.

총 348실이 공급된다. 지하 6층까지는 주차장,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는 근린생활시설과 일반업무시설이, 지상 4층부터 지상 56층까지는 13개 타입의 348실이, 57층에는 인피니티 풀이 들어선다. 13개 타입의 348호실이 분양되는데, 33㎡(전용 11평)부터 102㎡(31평)까지 다양한 구조다. 2026년 2월 완공 예정.

 

 

▲여의도 월드메르디앙= 역세권 3룸 오피스텔과 소형 주택으로 이뤄진 복합 주거단지인 ‘여의도 월드메르디앙’이 분양 중이다.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8가 4번지 외 5필지에 지하 1층~지상 12층 규모, 30실의 주거용 오피스텔인 아파텔과 11세대의 소형 주택(도시형 생활주택)으로 들어선다.

지하 1층~지상 12층 규모다. 오피스텔은 2~9층, 소형 주택은 10~12층으로 이뤄진다. 총주차 대수는 39대(법정 36대).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58㎡(8실), 61㎡(8실), 62㎡(14실) 3가지 타입이다. 소형 주택은 37㎡(2세대), 47㎡(4세대), 49㎡(2세대), 50㎡(2세대), 56㎡(1세대) 5가지 타입으로 구성된다.

전 세대 발코니 확장과 슬라이드중문, 시스템에어컨, 각종 가전제품 등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3룸과 2배스 구조(일부 세대 제외)의 아파트 평면을 도입했다. 특히 최상층인 12층 3세대는 독점공간 사용이 가능해 특히 높은 인기가 예상된다.

팬트리 공간
넉넉한 수납

 

▲신길 AK 푸르지오= 대우건설은 신길뉴타운에 조성 중인 주상복합 ‘신길 AK 푸르지오’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미계약 세대에 대해 거주 지역과 청약 통장 가입 여부에 관계없이 선착순으로 분양 받을 수 있다.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 255 -9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24층, 5개동, 소형 주택·오피스텔 총 392세대와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조성된다. 그중 현재 공급 중인 소형 주택(도시형생활주택)은 49㎡A 80세대, 49㎡B1 148세대, 49㎡B2 19세대, 49㎡C 39세대 등 총 286세대 규모다.

실거주에 최적화된 평면을 갖췄다. 거실과 주방, 욕실, 방 2개의 2룸형(총세대수의 72%) 특화 설계를 적용했다. 공간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팬트리 공간 등 넉넉한 수납공간으로 아파트 못지않은 평면을 자랑한다. 전 세대 발코니 확장도 무상으로 시공된다. 파인 가든, 플레이 가든 등 산책·휴식 공간과 피트니스 클럽이 마련되고, 단지 내 지상은 차량 동선과 보행 동선이 분리된 차 없는 안전한 공원형 단지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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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