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 뺨치는’ 건강보험공단 추심의 민낯

“피도 눈물도 없이 빼앗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체납자에 대한 결손처분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완강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높은 연체이자율에 막무가내식 징수는 마치 사채업자를 연상케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민건강보험 체납자에 대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의 징수 행위가 사채업자를 연상케 하는 등 도를 지나쳤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험료의 최초 30일 동안 연체이자율은 3%에 달한다. 

높은 이자율
고리대금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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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납보험료에 대해 매일 0.1%(1/1000%)씩 한 달 동안 총 3%의 연체료를 물린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연체료는 무려 36%다. 이후에는 매일 0.033%(1/3000%)씩 6개월 동안 총 6%의 연체료를 가산한다. 6개월간 연체료로 매달 1%씩 추가로 물리는 것인데 연간으로 환산하면 12%에 달한다.

4대 보험료는 연체 시 이 같은 방식으로 연체 발생 이후 7개월 동안 총 9%의 연체료를 내야 하는 구조다. 보험료 연체 첫 달의 연환산 연체료 36%와 이후 6개월 동안 연환산 연체료 12%를 감안하면 4대 보험공단이 국민에게 물리는 연체료는 고리대금업을 하는 대부 업체보다 높다.

30일 기준 연체이자율 월 3%는 법인세 연체이자율의 3배가 넘고, 전기요금의 월 1.5%, 이동통신사의 2%보다도 높다.


예컨대 500만원의 4대 보험료를 연체할 경우 첫 30일 동안은 연체금으로 15만원을 내야 한다. 첫 달 연체금 15만원(월 3%)은 개인간 금전거래 시 일반적으로 지불하는 사채이자인 2부(월 2%)보다도 높다.

게다가 체납보험료를 납부할 때까지 6개월 동안 추가로 매달 5만원씩 30만원의 연체금이 붙는다. 500만원의 보험료 연체에 대해 7개월이라는 단기간에 총 45만원의 연체금을 물어야 하는 것이다.

연체료 연간 기준 대부업체보다 높아
완강한 체납 기준…시민사회 거센 반발 

현재 4대 사회보험료를 연체하면 하루 단위 사후정산 방식에 따라 최초 납부기한 경과일로부터 30일까지는 하루에 체납보험료의 0.1%에 해당하는 연체금을 내고, 31일부터는 연체료가 매일 0.033%씩 더해져 최대 9%까지 가산된다.

4대 사회보험료 통합징수기관인 건보공단은 사회보험료 관련법 개정으로 지난 2017년 12월분 보험료부터 이 같은 방식으로 연체료를 적용해 징수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A씨는 “최근 일이 줄어들어 4대 보험료를 몇 달 연체했는데 건보공단으로부터 예금 압류를 당해 직원들 급여를 주지 못하는 낭패를 봤다”면서 “체납보험료를 납부해야 압류를 풀어준다고 해서 연체료까지 포함해 보험료를 내긴 했는데 연체료가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 국가기관이 사채업자보다 더 악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4대 보험을 체납하고 있으며 그 금액이 2400만원 정도 됐다. 나름 갚는다고 최대한 결제했지만 6월을 마지막으로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8월, 2금융권까지 모든 A씨의 계좌들이 지급정지됐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건보공단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없었다. 


가차 없이 정지
“통보조차 없었다”

건보공단 측은 체납액의 70%인 1600만원을 내야 풀어줄 수 있다고 했고 A씨는 사정을 얘기하고 50%인 1200만원을 내기로 합의했다. 우선 절반만 내면 지급정지가 해지될 것이라는 건보공단 직원의 말을 믿고 대출을 받아 직원 급여를 지급했다.

하지만 이후 추심도 계속됐고 지급정지도 풀리지 않았다. 

A씨는 “돈이 있는데도 체납하는 건 아니다”라며 “계좌를 다 정지하고, 외부에서 어떻게 1200만원이라는 거금을 낼 수 있겠나. 현금으로 은행에서 송금하는 것도 경찰서에서 본인 확인 후에 처리된다. 사업장 폐업하고 파산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연구원은 “이는 과도한 체납관리에 따른 것으로, 생계형 체납자들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체납 자체가 사회 통념상 부정적이기는 하나, 건강보험이라는 제도는 시민의 건강과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보장제도인 만큼 보험료 납부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과도한 징수와 보험급여를 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실제 건보공단은 장기 체납자에게 급여를 제한시켜 의료 서비스 이용에 제약을 두고 있으며 ‘체납처분제도’를 통해 건보료를 내지 않으려면 생계 자체를 포기시키는 관리를 시행 중이다. 이에 대해 수년간 국회나 감사원 등을 통해 지적받아왔지만, 공단은 해당 제도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비효율적인 제도
“대만보다 떨어져”

연구원은 “공단은 체납 문제에 대해 적절한 관리를 외면한 채, 제도 본분을 망각하고 ‘관리를 위한 관리’만 하고 있다”면서 “이는 제도에 실효성이 없을 뿐더러 비효율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처럼 전 국민 사회보험 방식의 건강보장제도가 있는 일본, 대만과 비교해도 체납자 관리 방식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일단 정부 지원금이 우리나라는 12.5%에 불과한 반면, 대만은 36%, 일본 48.5%에 달하며, 체납자 제재 방안의 경우 한국은 부당이득 징수를 하지만, 대만은 없고, 일본은 납부기한별로 급여를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만의 경우는 체납자 지원방안이 갖춰져 있고, 보험료를 경감하거나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등 의료 사각지대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보호장치’가 마련돼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건보공단의 징수 ‘민낯’에 대해 지적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단은 국민 건강권을 보장하는 곳인데 체납자들의 재산 가압류, 통장 압류까지 하는 것은 국가 용인 하에 행해지는 범죄”라며 중단을 요청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건보공단은 두 얼굴이다. 겉으로는 국민 건강권을 위한 공공기관 같지만, 수입이 불규칙한 사람들이나 실직자에게는 가혹한 곳”이라며 “생계를 위한 자동차를 뺏거나 연 5회 이상 납부를 독촉하는 등 마치 대부업체와 같은 곳”이라고 성토했다.

“무리한 추심은 자영업자 죽으라는 것”
공단 “방안 마련 등 제도 개선 약속”

이 관계자는 “공단은 생계형 체납자들의 사회 복귀와 치료받을 권리 등을 외면한 채 무분별한 징수만을 행하고 있다. 이 같은 행정 편의주의적인 행동은 공공기관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건보공단의 입장은 달랐다.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체납관리는 반드시 행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건강보험의 주된 기능은 ‘소득 재분배’로, 사회연대 의식하에 공동으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체납관리는 의료급여를 제외한 모든 가입자 대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 맞다”고 반박했다.


이어 “현재 건강보험 부담은 능력에 따라 하고 있기 때문에 체납 시 징수하는 것이 합당한 것”이라며 “독촉과 급여제한 등의 징수 절차도 건강보험법에 따른 합법적인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체납자에 대한 미비한 관리와 체납률 증가 등은 성실한 납부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로 인해 지속 가능성의 위협을 받는다고 부연했다.

공단은 최근 들어 무분별한 징수 행위도 지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150만원 미만 소액 예금은 압류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으며, 가구 구성을 불문하고 미성년자 체납자에 대해서는 결손처분을 하고 있다”면서 “체납자들에 대해서는 가장 먼저 분할납부 안내 등 포지티브 정책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범사업 시행
“완화 힘쓰겠다”

그러면서 “앞으로 결손처분 기준을 추가로 완화하고, 저소득·취약계층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 힘쓰겠다”면서 “이와 함께 납부 능력이 있는 체납자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징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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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