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빅3로 갈아타볼까

신림선, 신분당선 연장(강남-신사)이 개통하면서 추가로 철도 개통이 예정된 지역 내 신규 부동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도권 요지를 잇는 신설 철도는 부동산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신안산선, 월곶〜판교선(월판선),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노선이 대형 교통호재로 꼽힌다. 공통점은 연장노선이나 일부 역 신설이 아닌 새롭게 개통되는 노선이란 것이다. 모두 요지를 잇는데다, GTX-B〜F 노선을 제외하면 전부 착공에 들어가 개통 시기가 가시화된 것도 장점이다.

대형 교통호재
주요 지점 연결

먼저 신안산선은 경기 안산(한양대역)에서 출발해 시흥〜광명을 거쳐 서울 여의도(약 44㎞)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2024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역은 총 15곳이다. 여의도〜광명역까지는 단일 노선이지만, 광명역에서 시흥시청을 잇는 구간과 목감〜한양대를 잇는 ‘시옷(ㅅ)’자로 갈린다.

신안산선이 뚫리면 시흥, 안산 등지에서 여의도역까지 접근성이 크게 좋아진다. 예컨대 현재 서해선 시흥시청역 기준으로 여의도까지 가기 위해서는 50분 남짓 걸리지만, 개통 시 20분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월판선, 서해선, KTX로 갈아탈 수 있어 수도권 광역교통망의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다음으로 월곶〜판교선은 인천 송도역을 기점으로 시흥 월곶〜경기 성남 판교까지(약 34㎞) 잇는 노선이다. 총 11개 역이며, 지난해 4월 착공에 돌입했다. 개통은 2026년 예정. 월판선 예정 역인 안양역·인덕원역에서 각각 1호선과 4호선으로 환승도 가능해 서울 진입 시간이 단축되는데 개통 시 판교, 강남까지 30~40분대로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수도권 주요 지점을 연결하는 GTX도 빼놓을 수 없다. GTX-A는 파주 운정〜동탄(83㎞)을 잇는다. 총 11개 역이며, 2019년 6월 착공해 2024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GTX-B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인천대 입구에서 서울 용산〜서울역〜청량리를 거쳐 경기 마석까지 총 82㎞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GTX-C는 양주 회천신도시 덕정역부터 서울 강남을 거쳐 수원역(85㎞)까지 이어진다. 

수도권 가르는 신안산선·월판선·GTX
‘가치 쑥쑥’지역 내 신규 부동산 주목

세부적으로 노선을 살펴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약속한 GTX A·B·C·D 노선의 연장과 E·F 신설 노선을 토대로 마련될 예정이다. GTX-A 노선은 경기 평택, B 노선을 춘천 연장을 공약했다. C 노선은 동두천과 평택 연장을 공약했다.

GTX-D(서부권광역급행철도)는 현재 김포〜부천 노선을 서울 강남을 거쳐 남양주까지 연장한다. 아울러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삼성역에서 경강선을 활용해 수서부터 여주까지 연결하는 ‘Y’자 노선으로 추진된다. 

신설 노선인 E 노선은 인천〜서울〜남양주 등을 잇는 수도권 북부의 동서 연결노선이다. F 노선은 고양과 부천, 수원, 하남 등 수도권 거점도시를 연결하는 순환노선이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가 추산한 GTX 확충 사업비는 무려 20조원에 달한다.

국토교통부는 내년까지 구체적인 GTX 노선을 확정하기 위해 현재 ‘GTX 확충 통합기획 연구’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내년까지 사전 타당성 조사까지 완료한 GTX 노선이 발굴되면 2025년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해당 노선을 반영하고, 2026년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신청 등 후속 절차를 밟는다는 구상이다.

철도가 뚫리면 단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특징이 있다. 보통 착공과 개통 전후로 두 번의 시기가 가장 큰 가격 상승기로 꼽힌다. 대표적 사례로 판교〜강남을 관통하는 신분당선이 꼽힌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동천역 역세권 아파트인 ‘동천마을 현대홈타운 1차’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전용 84㎡ 매매가는 착공(2010년 9월) 이후 1년간 9.7%(3억7800만원에서 4억1500만원)가량 상승했다. 특히 2016년 1월 개통 후 같은 해 3월 4억9000만원에 거래돼 1년 전(4억200만원)보다 20% 넘게 올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가치의 상승을 이끄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지하철, 철도 같은 광역 교통망 확충이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신안산선, 월곶~판교선(월판선), GTX-A노선의 경우 착공에 들어간 만큼 개통의 기대감이 높아 향후에도 많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안산선·월판선·GTX-A노선 수혜가 기대되는 신규 단지.

 

 

▲독산역 더라파엘= 독산역과 신독산역 더블 역세권 프리미엄 쓰리룸(방 3개, 화장실 2개) 주거용 오피스텔인 ‘독산역 더라파엘’이 분양 중이다. 독산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270m 거리에 위치한 역세권 대로변 주거시설인 독산역 더라파엘은 서울 두산초등학교(병설 유치원 포함)를 도보로 30초면 가는 학세권 오피스텔로 어린 자녀를 둔 신혼부부나 초혼부부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
공약 보니…

직장인과 신혼부부나 싱글 세대를 위한 실수요 맞춤형 소형 오피스텔로 공급되는 단지는 지하 1층~지상 11층 규모의 전용면적 43.17~44.11㎡, A~C타입으로 총 29실(A타입 10실, B타입 10실, C타입 9실)이 공급된다.

강남 순환도로, 서부간선도로, 수원~광명고속도로 등이 가까워 도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지난해 9월 개통된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를 통해 서남부외곽과 서울 도심 간 교통 정체가 해소될 전망이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안산과 우리나라 최고의 금융허브인 여의도로 연결되는 신안산선~신독산역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24년 개통 예정을 앞두고 있어 서울 3대 업무지구인 여의도와의 직주근접 교통 환경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신안산선 신독산역이 개통되면 더블 역세권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입지를 갖추고 있다. 신안산선은 서울역에서 여의도역과 광명역을 지나 안산 한양대역까지 연결하는 광역 철도 노선이다. 3조30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이를 통해 수도권 이동 시간이 감소하여 광역 교통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전망이다. 

직주근접
더욱 개선

분양 관계자는 “금천구재정비, 교통계획 확장, 서울의 경제중심지 육성 등 다수 개발계획 등 신규 개발 호재가 풍부한 지역으로 미래가치에 주목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롯데타운 4000여 세대 대단지 인근에 구축되어 있는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비롯해 가산로데오거리, 롯데시네마 등이 있어 문화, 생활환경의 편리한 인프라를 바로 옆에서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주차는 25대(자주식 1대, 기계식 24대)가 가능하다. 입주 예정일은 오는 12월. 납부조건은 계약금 10%, 중도금 10% 무이자 혜택, 잔금은 80%다. 대출은 1금융권에서 최대 80%까지 가능하다.

 

 

▲안양 센트럴 헤센 3차= 다양한 개발 호재가 예정돼 상승 훈풍이 불고 있는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에 새로운 주거형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분양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1·2차의 성공으로 지역 내에서 검증을 완료한 ‘안양 센트럴헤센 3차’로, 지하 2층, 지상 23층 규모에 64〜75㎡의 중소형 평면 84실 오피스텔과 24세대 아파트로 구성된 주상복합건물이다. 

3Bay 아파트형 설계가 적용된 오피스텔은 공간이 실속 있게 설계돼 탁월한 주거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가전제품 일체를(냉장고, 김치냉장고, 드럼세탁기, 건조대, 전실 에어컨 설치) 무상으로 빌트인 제공하는 등 프리미엄 아파텔을 지향하고 있다.  


실거주에 최적화된 주거공간을 완성하고자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 사물인터넷으로 연동되는 각종 가전기기를 비롯해 공간의 활용성과 개방감을 더해주는 빌트인 시스템 그리고 청결하고 위생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클린 시스템과 에너지 절약으로 가정의 경제성까지 책임지는 이코노미 시스템이 계획돼 있다. 

광역 교통망 확충 호재
착공·개통 가격 상승기

우수한 입지도 장점이다. 서울 진입 관문으로 통하는 1호선 관악역 역세권 단지다. 제2경인고속도로,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를 이용하면 강남권까지 30분대에 빠르게 연결된다. 월곶판교선의 만안역(예정)과도 인접해 있다. 신안산선의 석수역, 덕정과 수원을 잇는 GTX-C 노선의 금정역과도 가까워 교통망 확충으로 인한 지가의 동반 상승이 예상된다.

중도금 60%를 무이자 혜택으로 제공해 입주 시까지 초기 자금 부담을 덜어준다. 100실 미만 주거용 오피스텔로 전매도 가능하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다른 아파트 청약에도 제한이 따르지 않고 유주택자의 청약도 가능하다.

 

 

▲에스아이팰리스 송파포레= ‘에스아이팰리스 송파포레’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전 세대 3Bay 중소형 프리미엄 아파트로 지하 1층~지상 13층으로 구성된다. 1인 가구 및 2~3인 가구를 타깃으로 도시형 생활주택 63세대와 주거형 오피스텔 14실을 공급한다. 또한 상가도 12실을 분양할 예정이다. 특히 도시형생활주택은 기본 5개 타입으로 구성해 수요자들이 라이프 스타일 및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꾸몄다. 

지하철 5호선 개롱역까지 도보 1분 거리, 3·5호선 오금역과 3호선 경찰병원역이 도보 10분 내외 거리에 있는 역세권에 속해 있다. 향후 송파〜하남 도시철도가 개통될 경우 강남권까지 이동 시간이 20〜30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수서역에는 GTX-A 노선이 개통될 예정으로, 2023년 착공 예정인 수서역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도 눈길을 끈다. 


무이자 혜택
전매도 가능

전 세대 3Bay 구조 및 풀퍼니시드 시스템, 주방 특화설계, 고급 마감재 등으로 ‘프랙티컬 프리미엄’ 콘셉트를 완성했다.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유무, 주택 보유, 거주지 등 자격 제한 없이 누구나 청약 접수가 가능하다. 재당첨 제한 및 실거주 의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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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