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가고 우울증 지금 우리 사회는…

쉽게 낫지 않는 ‘마음의 감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마음의 감기’ 우울증이 사회를 잠식하고 있다. 우울증은 불시에 찾아와 사람의 마음을 좀먹는다. 남녀노소도 가리지 않는다. 문제는 우울증과 극단적 선택이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우울증, 이른바 우울장애는 의욕 저하와 우울감으로 인해 신체와 정신에 증상이 나타나면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감정·생각·신체상태·행동에 변화를 야기하기 때문에 개인의 전반적인 삶에 영향을 미친다. 

2주 이상
우울감 호소

일시적으로 ‘우울하다’는 감정을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 우울증은 개인의 노력이나 의지로 해결하기 쉽지 않다. 우울증이 발병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치료와 투약을 받아야 한다. 전문가의 조언에 따르면 우울감이 상당 정도 해소되고 발병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도 가능하다. 

문제는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우울증 환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의지가 부족하다’ ‘나약하다’ 등 우울증의 원인을 개인의 문제로 몰고 가는 식이다. 이렇다 보니 우울증 환자는 발병 사실을 숨기고 전문가 치료를 꺼리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는 ‘2021년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신장애의 유병률과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 현황을 파악한다는 취지에서 진행된 조사였다.


2001년 이후 5년 주기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지난해 5번째를 맞았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만 18세 이상 79세 이하 성인 5511명(가구당 1명)을 대상으로,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주관해 서울대와 한국갤럽 조사연구소가 3개월간 실시했다. 

그 결과 지난 1년 동안 알코올 사용 장애, 니코틴 사용 장애, 우울장애, 불안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사람은 전체 국민의 8.5%로 나타났다. 약 355만명이다. 평생 유병률로 범위를 넓히면 27.8%에 달한다. 성인 4명 가운데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것. 

이 중 우울장애 1년 유병률은 전체 1.7%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에서 정의한 우울장애는 ‘2주 이상 거의 매일 우울한 기분, 흥미 상실, 식욕·수면 변화, 피로, 자살 생각 등으로 일생생활이나 작업상 곤란을 겪는 경우’다. 남자 1.1%, 여자 2.4%로 여자가 남자보다 2배 넘게 높았다.

코로나19 사태로 감염병과 함께 우울증이 창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적 모임과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의 비율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코로나19+blue)’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실제 지난해 5월 대한신경과학회가 공개한 2020년 OECD 통계를 보면 한국의 2020년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후 한국인 10명 중 4명이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통계가 나온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우울증 유병률이 2배 이상 늘어났지만 한국 수준에는 못 미쳤다. 

발병률 높은데 치료율 낮아
숨겨진 우울증 환자 많을 듯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우울증 유병률이 5배나 폭증했다는 전남대병원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코로나 감염력이 없는 일반인 1492명과 대학병원 간호사 64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코로나 발생 이전 우울증 평균 유병률인 4%대보다 5배가량 높은 수치인 20.9%로 나타났다. 

전남대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 블루는 ▲경제적 스트레스와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가 높은 경우 ▲정신질환을 치료 중인 경우 청년층에서 증가한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사람이 심각한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를 통해 드러난 셈이다. 

문제는 우울증 환자 가운데 전문가를 찾는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데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서는 평생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의사 등)에게 상담 또는 치료를 받는 이른바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 비율이 12.1%에 불과했다.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2016년까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 감소했다.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보인다. 1년 단위로 좁히면 7.2% 수준이다. 미국 43.1%(2015년), 캐나다 46.5%(2014년) 호주 34.9%(2009년)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우울장애의 경우 그 비율이 28.2%로 나타났다. 우울장애를 겪는 환자 10명 중 3명 정도는 전문가를 찾는다는 뜻이다. 역으로 말하면 나머지 70%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혼자 우울장애에 시달리고 있다는 뜻도 된다.

대한신경과학회에서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우울증 유병률이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치료 접근성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대한신경과학회는 “한국은 세계에서 우울증 치료를 가장 받기 어려운 나라”라며 “우울증 치료의 접근성은 외국의 20분의 1로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악화된 상황

지난해 9월 대한신경과학회가 내놓은 또 다른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인구 1000명당 항우울제 사용량)은 OECD 국가 중 라트비아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2013년 OECD 국가 중 가장 낮았던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이 6년 뒤에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대한신경과학회는 SSRI(선택적 세르토닌 재흡수 억제제) 항우울제 사용량이 세계 최저 수준인 게 영향을 미쳤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정신과를 제외한 다른 진료과 의사들의 SSRI 항우울제 처방을 제한하고 있다. 2002년 3월 급여기준 고시 개정 이후 비정신과 의사의 경우 SSRI를 60일 이상 처방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못한, 혹은 받지 않는 우울증 환자가 극단적 선택을 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연예인이 극단적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할 때 ‘평소 고인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주변 사람에게 우울하다는 말을 자주 꺼냈다’ 등의 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울증 환자의 자살률은 일반 자살률에 비해 4배가량 높다는 통계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용욱·예방의학과 조민우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100만명 이상의 진료 빅데이터(2002~2013년)를 활용해 우울증 집단의 자살률이 정상 집단과 비교해 높다고 발표했다.

남성이거나 나이가 많을수록 자살 위험은 각각 2.5배, 1.5배 높았다. 


조민우 서울아산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체 표본 집단 대비 우울증으로 새로 진단되는 환자의 비율은 매년 비슷했지만 전체 유병률은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 우울증이 잘 치료되지 않고 만성화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숨겨진 우울증 환자가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극단적 표현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을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자살 고위험군’이 매년 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자살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다다른지 오래다. 2020년 기준 한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다. 자살로만 1만3195명이 사망했다. 하루 평균 36.1명 수준이다. 전년 대비 4.4% 감소한 수치지만 국가 간 비교하면 내용은 처참하다. 

OECD 국가 간 연령표준화 자살률을 보면 한국은 23.5명으로 OECD 38개국 평균인 10.9명의 2배가 넘는다. 비교 대상 국가 중 자살률이 20명대인 국가는 한국과 리투아니아(21.6명)가 유일하다.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국가 간 연령구조 차이를 제거한 표준화 사망률 개념이다. 

자살은 2020년 기준 한국인의 사망 원인 중 5위다. 암‧심장질환‧폐렴‧뇌혈관 질환에 이어 전체 사망의 4.3%를 차지한다. 당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간질환, 고혈압, 패혈증으로 죽는 사람보다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비율이 더 높다. 

자살률
부동 1위


질병이 아니라 외부요인에 의한 사망 중에서는 압도적이다. 외부요인으로 사망한 인구는 10만명 당 51.5명인데, 그중 25.7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운수사고는 7.7명, 추락사고는 5.2명으로 격차가 있다. 

심각한 부분은 40대 이상에서 자살률이 감소한 반면 10~30대에서 증가했다는 점이다. 특히 20대 자살률은 19.2명에서 21.7명으로 12.8%나 급등했다. 10대도 5.9명에서 6.5명으로 9.4% 늘었다. 이 같은 증가 추세는 20대 여성 자살률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16.6명에서 19.3명으로 16.5%나 늘었다. 10대 남성 자살률이 5.5%에서 18.8% 늘어난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실제 자살은 10~30대 사망 원인 중 압도적 1위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성인의 10.7%는 평생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고, 2.5%는 자살을 계획, 1.7%는 실제 시도했다. 1년 단위로 좁히면 성인의 1.3%가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고, 0.5%가 자살을 계획했으며 0.1%가 자살을 시도했다.

해당 통계에서도 드러나는 부분은 자살을 생각한 사람의 56.8%, 자살 계획자의 83.3%, 자살 시도자의 71.3%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장애를 경험했다는 점이다. 

청소년으로 범위를 좁히면 적나라한 현실이 드러난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25일 ‘2022년 청소년 통계’ 자료를 발표했다. 그 결과 2020년 9~24세 청소년 사망자 가운데 절반은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2011년부터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극단적 선택이었는데 그 비율이 50%를 넘긴 것이다. 조사 사상 처음이다. 

2020년 기준 청소년 사망자 수는 전년보다 2.3% 감소한 1909명이다. 하지만 사망 원인인 고의적 자해(자살)가 957명(50.1%)에 이르렀다. 33.7%에서 50.1%로 17%p 이상 크게 증가한 것이다. 

최근 5년 새 35.8%→37.1%→41.0%→44.9%→50.1%로 늘어났다. 1000명 가까운 청소년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뒤로 하는 상황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울감을 호소하는 청소년의 비율도 늘었다. 중·고등학생 26.8%는 최근 1년 내 우울감을 경험했고, 고등학생 27.7%, 중학생 25.9%가 1년 내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여학생(31.4%)이 남학생(22.4%)보다 우울감 경험률이 높았다. 2019년 28.2%에서 2020년 25.2%로 떨어졌지만 다시 늘어났다. 

10대 사망자 절반 극단적 선택
조사 이후 처음으로 50% 넘어

스트레스에 노출된 청소년의 비율도 다시 증가했다. 중·고등학생의 38.8%는 평상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응답했다. 이 비율은 2019년 39.9%에서 2020년 34.2%까지 떨어졌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다시 늘었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고등학생(41.2%), 중학생(36.4%) 순으로 높았고, 여학생(45.6%)이 남학생(32.3%)보다 스트레스에 취약했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나타나는 노인 우울증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6월 ‘2020년 노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0년 3월부터 9개월에 걸쳐 노인의 가족 및 사회적 관계, 건강 및 기능상태 등을 조사한 결과다. 전국 969개 조사 구의 거주 노인 1만97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진행했다. 

우울 증상을 보이는 비율은 2008년 30.8%에서 2017년 21.1%, 2020년 13.5%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우울 증상을 보이는 남자 노인은 10.9%, 여자 노인은 15.5%로 여성에서 평균을 웃돌았다. 65~69세 8.4%, 85세 이상 24.0%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우울 증상이 심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 전문가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노인의 비율이 줄고 있다는 통계가 있지만 한국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절대적인 수에 있어서는 적은 숫자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젊은 층에 비해 정신과를 찾는 비율이 낮은 노인세대의 특성상 숨겨져 있는 우울증 환자의 비율이 상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인 자살률과 빈곤률은 OECD 국가 중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자살률이 높아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노인 자살률이 전체 자살률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노인 우울증과 자살률의 상관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이미 10년 넘게 나오고 있는 말이지만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OECD 1위인 한국의 자살률을 낮춘다는 취지를 내세운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가 창립됐다. 대한신경과학회, 대한가정의학회·의사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대한노인의학회, 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 등이 힘을 모았다.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창립된 학회 초대 회장으로 홍승봉 교수(삼성서울병원 신경과)가 선출됐다. 부회장에는 강재헌 교수(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김재유 원장(산부인과), 김한수 원장(내과), 박학수 원장(마취통증의학과), 신동진 교수(가천의대길병원 신경과)가 뽑혔다.

학회는 인구 10명당 24.6명인 OECD 1위 자살률을 OECD 평균인 11.3명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의 OECD 최저인 우울증 치료 접근성(4%)도 5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10년 넘게
특단의 대책

홍 회장은 “한국 국민이 어디서나 우울증을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자살 예방에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모든 의사의 책임이며 사명”이라면서 “우울증 환자들이 숨지 않고 주위에 쉽게 알리고 도움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중등도 이상 우울증 치료율은 11.2%에 불과한 반면 미국의 우울증 치료율은 66.3%”라며 “이것이 총기 소유가 자유로운 미국의 자살률이 한국보다 훨씬 낮은 주요 이유”라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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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