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오르니 집값도 오른다?

지난해 4분기 건설 자잿값이 전년도 대비 약 30% 가까이 올랐다. 건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아파트 분양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최근 분양가 변동 추이를 봐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건설 자잿값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8.5% 상승했다. 전체 건설자재 중 가격이 급등한 품목 수를 살펴보더라도 2020년 말 8.9%에 불과했으나, 올해 초 63.4%로 크게 확대됐다. 건설자재 가격 급등 현상이 전 품목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 품목
급등 현상

이에 따라 분양가도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4월 기준)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465만원으로 지난해 1313만원 대비 약 11.6% 올랐다. 2020년 대비 지난해 약 6% 하락했으나 올해 다시 상승한 것이다.

그동안 꾸준히 상승해오던 분양가가 규제지역 지정,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2020년) 등으로 소폭 낮아지다가 건자잿값 상승 때문에 재차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건자재 가격과 분양가가 상승하면서 오피스,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분양 시기를 앞당길수록 자금 부담 등이 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규제가 까다롭고 경쟁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량은 늘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상업·업무용 건물 거래량은 총 38만849건으로 전체 건축물 거래량(211만4309건)의 18.01%가량을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멀티 역세권 수익형 부동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역과 얼마나 가까운지, 몇 개의 노선이 지나는지 등 교통 인프라는 수익형 부동산을 투자할 때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이 중 2개 이상의 지하철 노선이 지나는 멀티 역세권은 그야말로 ‘다다익선’으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2개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 역세권은 1개 노선이 지나는 역보다 출퇴근이 수월하고, 역을 중심으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상권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기본적으로 단일 역세권보다 유동인구가 풍부해 배후수요 확보에도 유리하다.

건설 자잿값 전년 대비 30% 상승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도 12%↑

노선이 더 많이 지나는 수익형 부동산은 그렇지 못한 곳에 비해 수익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의 2020년 전국 오피스 수익률을 살펴보면, 테헤란로(7.93%), 여의도(7.81%), 천호(7.77%)가 차례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모두 지하철 노선이 2개 이상이 지나는 곳으로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교통 중심지에 위치한 점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집합상가 수익률도 마찬가지로 지하철 2·8호선이 지나는 잠실이 8.31%, 수인분당·2호선이 지나는 테헤란로가 8%로 서울 평균(5.96%)보다도 2%p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여러 노선이 지나는 지역은 상가 공실률도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수인분당선과 1호선이 지나는 수원역(3%), 3·6호선이 지나는 연신내(3.2%), 2·5·수인분당·경의중앙선이 지나는 왕십리(3.3%)가 모두 서울(8.9%)과 경기(9.9%) 평균과 비교해도 크게 낮았다. 투자자 입장에서 멀티 역세권 입지의 상가는 공실 우려가 적은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셈이다.


멀티 역세권에 입지한 오피스텔은 높은 청약률과 시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천안아산역 퍼스트’는 평균 87.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도보권에 위치한 천안아산역(KTX·SRT)을 이용하면 서울까지 40분대 소요되는 점 등이 청약 성공의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8월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서 분양한 ‘시청역 동원시티비스타’도 부산지하철 1호선 시청역과 가까운 초역세권 입지이며, 1·3호선 환승역인 연산역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교통 편의성 부각으로, 청약에서 평균 35.3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멀티 역세권’수익형 부동산 주목
출퇴근 수월…상권 시너지 효과도

일반적으로 역세권 오피스텔은 지하철이 가까워 비역세권 보다 수요층이 두껍다.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과 생활 편의시설로 주거 편의성도 높다. 특히 2개 이상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 역세권 오피스텔은 희소성 가치까지 더해지며 매매가격 상승폭이 크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기준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에 위치한 오피스텔 ‘대우 용산 월드마크’전용 86㎡의 지난해 12월 평균 매매 가격은 11억2250만원이다. 지난해 1월 평균 매매가격(9억1750만원) 보다 2억500만원 올랐다.

단지는 서울 지하철 4·6호선 환승역인 삼각지역 역세권 입지다. 서울 지하철 5·9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 역세권에 위치한 ‘여의도자이’전용 83㎡의 지난해 12월 평균 매매가격은 10억9500만원이다. 지난해 1월 평균 매매가격(10억 500만원)보다 9000만원 올랐다.

KTX와 SRT역 인근으로도 더블 역세권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폭은 두드러지고 있다. KTX· SRT 천안아산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오피스텔 ‘천안불당시티프라디움3차’전용 84㎡의 지난해 12월 매매 가격은 4억5000만원(KB시세 기준)이다. 지난해 1월 3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6000만원 올랐다. 천안아산역에서 KTX를 이용하면 서울역까지 40분대, SRT를 이용하면 수서역까지 30분대 소요된다.

공실 우려↓
안정적 수익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 들어 모든 건설 자잿값이 동시다발적으로 오르는 상황이어서 분양가 상승도 불가피해 보인다”며 “다소 분위기가 가라앉은 아파트 시장보다 수익형 부동산 쪽은 분위기가 양호한 만큼 이달 공급하는 알짜 단지를 발 빠르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여러 노선이 지나는 지하철역 인근 수익형 부동산 상품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분양 시장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해 왔다”며 “코로나19 기조가 장기화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공실률도 적은 만큼 안정적인 투자처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서 분양 채비를 마친 수익형 부동산.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아트포레스트(상가)= 서울 동북권의 주거 및 교통의 중심지로 화려하게 변신 중인 청량리역 일대에 랜드마크 상업용 시설이 곧 선을 보인다. 주인공은 청량리 메인 스트리트 스케일이 다른 대단지 프리미엄몰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단지내 상가인 아트포레스트.

역세권
학세권


청량리 동부청과시장을 재개발한 청량리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아파트는 2023년 5월 입주 예정이다. 최고 높이 192m, 총 1152가구, 전용면적 84~162㎡, 최고 59층, 4개동으로 구성된다. 상업시설은 지하 2층~지상 3층, 판매시설 9173평에 220개 호실로 일대에서 매머드급이다.

사업지 위치는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용두동 39-1외 21필지에 대지면적 1만6095.30㎡(4868.8평)의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초역세권이다. 길 건너 청광물시장이 있는 성바오로병원 교차로에 유동인구가 항상 넘치는 건널목이 있어 활력이 넘쳐난다. 청량리 한양수자인 단지 옆으로 가로공원이 약 482평 조성되고 길 건너 청량리 효성해링턴 단지로는 소공원이 연계돼 조성된다. 옆으로는 청량리 롯데캐슬, 청량리 현대힐스테이트 더퍼스트 상가와 나란히 상권을 형성한다.

 

▲독산역 더라파엘(오피스텔)= 독산역과 신독산역 더블 역세권 프리미엄 쓰리룸 주거용 오피스텔인 ‘독산역 더라파엘’이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11층 규모의 전용면적 43.17~44.11㎡, A~C타입, 3가지 타입으로 총 29실(A타입 10실, B타입 10실, C타입 9실)이 공급된다. 지하철 독산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270m 거리에 위치한 역세권 대로변 주거시설로, 서울 두산초등학교(병설 유치원 포함)를 도보로 30초면 가는 학세권 오피스텔이다. 어린 자녀를 둔 신혼부부나 초혼부부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독산역 앞에 최초로 공급되는 3베이 아파트 구조의 쓰리룸 오피스텔(방 3개, 화장실 2개)로 배후에 가산디지털산업단지의 풍부한 임대수요를 품고 있다. 가산디지털산업단지와 구로디지털산업단지는 현재 산업 인력이 약 5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산업단지로 잘 알려져 있다. 금천, 구로, 구로디지털단지 등의 G밸리를 중심으로 지식산업센터가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모여든 IT및 정보통신 관련 1만여개 기업의 입주와 함께 1인은 물론 2~3인 가구의 신혼부부, 직장인 등의 주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금천구재정비, 교통계획확장, 서울의 경제 중심지 육성 등 다수 개발계획 등 신규 개발 호재가 풍부한 지역으로 미래가치에 주목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인근 오피스텔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와 아파트 형식에 완벽한 쓰리룸형 구조로 조기 마감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더 그로우 서초(오피스텔)=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일원에 조성되는 ‘더 그로우 서초’가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19층 규모에 전용면적 49~100㎡의 주거용 오피스텔 221실로 구성된다. 방 2개인 투룸 중심으로 설계한다. 일부 가구에는 방 2개와 거실을 전면 발코니로 배치하는 3베이 설계를 적용해 채광과 통풍이 좋다. 일반적으로 커뮤니티 시설을 지하층에 배치하는 것과 다르게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꼭대기 층에 배치했다.

옥상 루프톱에는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인피니티풀과 개인용 수영장을 배치한다. 인피니티풀은 길이가 25m에 달한다. 별도로 마련된 프라이빗풀에는 다이닝 테이블도 배치한다. 프라이빗풀에 지인을 초대해 작은 파티도 즐길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가까운 우면산을 파노라마처럼 조망하면서 운동을 즐기고 조식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조식·세탁·발레(주차대행)·리셉션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단지 주변에 우면산과 서리풀공원 등 녹지 환경이 풍부하다. 서초동 법조타운, 외교센터, 서초구청 등 행정기관도 많다. 특히 일반고등학교 중 지난해 서울대 합격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서울고와 상문고, 입시학원 ‘메가스터디 팀플전문관’이 가깝다.

양재 R&CD에는 많은 대기업이 입주했다. 하이엔드 오피스텔에서는 보기 드문 200실 이상의 대단지로 조성돼 관리비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전체 호실의 절반 이상이 정남향으로 배치돼 우면산 조망이 가능하다.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생활숙박시설)= 부동산 개발업체 한호건설그룹이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지구에서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를 공급하고 있다. 광화문 일대 중심업무지구와 가깝고 포스트코로나 시대 관광 수요 활성화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는 레지던스(숙박시설)라는 평가다.

단지 안에 특급 호텔에 들어서는 다양한 어메니티(편의시설)가 갖춰질 예정이다. 버틀러(집사) 및 하우스키핑 서비스, 메일서비스 등에 제공된다. 코워킹 스튜디오, 웰컴라운지, 와인 라이브러리, 게임룸, 골프스튜디오, 록커룸 등도 마련된다. 준공 후 에어비앤비 파트너사인 홈즈컴퍼니가 직접 관리·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가 최근 도심녹지생태를 구축하겠다고 밝히면서 세운지구 분양 단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단지는 2개 블록에 지하 6층~지상 20층 756실(전용 21~50㎡)로 이뤄진다. 블록별로 세운지구 3-6구역이 396실이고, 3-7구역은 360실이다.

대단지 조성
관리비 적어

세운지구는 서울 도심 사대문 내 유일한 대규모 개발지라는 분석이다. 반경 1㎞ 내 지하철 2·3호선 환승역인 을지로3가역뿐 아니라 종로3가역, 충무로역 등이 있다. 남산 1·3호 터널과 연결되는 삼일대로, 소공로도 이용하기 편하다.

주변에 대우건설과 BC카드가 본사로 사용하는 을지트윈타워를 비롯해 SK그룹, 한화그룹, 하나은행 등 대기업과 금융사의 본사가 모여 있다. 주변에 근무하는 종사자가 70만명에 달해 장단기 숙박 수요가 많다는 분석이다.

분양 관계자는 “서울 도심 중심업무지구(CBD)에 위치하고 청계천에 접해 있는 등 지금까지 공급된 생활형숙박시설 중 최고의 입지에서 공급되는 만큼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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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