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오르니 집값도 오른다?

지난해 4분기 건설 자잿값이 전년도 대비 약 30% 가까이 올랐다. 건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아파트 분양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최근 분양가 변동 추이를 봐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건설 자잿값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8.5% 상승했다. 전체 건설자재 중 가격이 급등한 품목 수를 살펴보더라도 2020년 말 8.9%에 불과했으나, 올해 초 63.4%로 크게 확대됐다. 건설자재 가격 급등 현상이 전 품목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 품목
급등 현상

이에 따라 분양가도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4월 기준)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465만원으로 지난해 1313만원 대비 약 11.6% 올랐다. 2020년 대비 지난해 약 6% 하락했으나 올해 다시 상승한 것이다.

그동안 꾸준히 상승해오던 분양가가 규제지역 지정,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2020년) 등으로 소폭 낮아지다가 건자잿값 상승 때문에 재차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건자재 가격과 분양가가 상승하면서 오피스,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분양 시기를 앞당길수록 자금 부담 등이 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규제가 까다롭고 경쟁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량은 늘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상업·업무용 건물 거래량은 총 38만849건으로 전체 건축물 거래량(211만4309건)의 18.01%가량을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멀티 역세권 수익형 부동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역과 얼마나 가까운지, 몇 개의 노선이 지나는지 등 교통 인프라는 수익형 부동산을 투자할 때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이 중 2개 이상의 지하철 노선이 지나는 멀티 역세권은 그야말로 ‘다다익선’으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2개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 역세권은 1개 노선이 지나는 역보다 출퇴근이 수월하고, 역을 중심으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상권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기본적으로 단일 역세권보다 유동인구가 풍부해 배후수요 확보에도 유리하다.

건설 자잿값 전년 대비 30% 상승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도 12%↑

노선이 더 많이 지나는 수익형 부동산은 그렇지 못한 곳에 비해 수익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의 2020년 전국 오피스 수익률을 살펴보면, 테헤란로(7.93%), 여의도(7.81%), 천호(7.77%)가 차례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모두 지하철 노선이 2개 이상이 지나는 곳으로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교통 중심지에 위치한 점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집합상가 수익률도 마찬가지로 지하철 2·8호선이 지나는 잠실이 8.31%, 수인분당·2호선이 지나는 테헤란로가 8%로 서울 평균(5.96%)보다도 2%p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여러 노선이 지나는 지역은 상가 공실률도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수인분당선과 1호선이 지나는 수원역(3%), 3·6호선이 지나는 연신내(3.2%), 2·5·수인분당·경의중앙선이 지나는 왕십리(3.3%)가 모두 서울(8.9%)과 경기(9.9%) 평균과 비교해도 크게 낮았다. 투자자 입장에서 멀티 역세권 입지의 상가는 공실 우려가 적은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셈이다.


멀티 역세권에 입지한 오피스텔은 높은 청약률과 시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천안아산역 퍼스트’는 평균 87.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도보권에 위치한 천안아산역(KTX·SRT)을 이용하면 서울까지 40분대 소요되는 점 등이 청약 성공의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8월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서 분양한 ‘시청역 동원시티비스타’도 부산지하철 1호선 시청역과 가까운 초역세권 입지이며, 1·3호선 환승역인 연산역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교통 편의성 부각으로, 청약에서 평균 35.3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멀티 역세권’수익형 부동산 주목
출퇴근 수월…상권 시너지 효과도

일반적으로 역세권 오피스텔은 지하철이 가까워 비역세권 보다 수요층이 두껍다.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과 생활 편의시설로 주거 편의성도 높다. 특히 2개 이상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 역세권 오피스텔은 희소성 가치까지 더해지며 매매가격 상승폭이 크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기준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에 위치한 오피스텔 ‘대우 용산 월드마크’전용 86㎡의 지난해 12월 평균 매매 가격은 11억2250만원이다. 지난해 1월 평균 매매가격(9억1750만원) 보다 2억500만원 올랐다.

단지는 서울 지하철 4·6호선 환승역인 삼각지역 역세권 입지다. 서울 지하철 5·9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 역세권에 위치한 ‘여의도자이’전용 83㎡의 지난해 12월 평균 매매가격은 10억9500만원이다. 지난해 1월 평균 매매가격(10억 500만원)보다 9000만원 올랐다.

KTX와 SRT역 인근으로도 더블 역세권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폭은 두드러지고 있다. KTX· SRT 천안아산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오피스텔 ‘천안불당시티프라디움3차’전용 84㎡의 지난해 12월 매매 가격은 4억5000만원(KB시세 기준)이다. 지난해 1월 3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6000만원 올랐다. 천안아산역에서 KTX를 이용하면 서울역까지 40분대, SRT를 이용하면 수서역까지 30분대 소요된다.

공실 우려↓
안정적 수익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 들어 모든 건설 자잿값이 동시다발적으로 오르는 상황이어서 분양가 상승도 불가피해 보인다”며 “다소 분위기가 가라앉은 아파트 시장보다 수익형 부동산 쪽은 분위기가 양호한 만큼 이달 공급하는 알짜 단지를 발 빠르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여러 노선이 지나는 지하철역 인근 수익형 부동산 상품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분양 시장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해 왔다”며 “코로나19 기조가 장기화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공실률도 적은 만큼 안정적인 투자처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서 분양 채비를 마친 수익형 부동산.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아트포레스트(상가)= 서울 동북권의 주거 및 교통의 중심지로 화려하게 변신 중인 청량리역 일대에 랜드마크 상업용 시설이 곧 선을 보인다. 주인공은 청량리 메인 스트리트 스케일이 다른 대단지 프리미엄몰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단지내 상가인 아트포레스트.

역세권
학세권


청량리 동부청과시장을 재개발한 청량리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아파트는 2023년 5월 입주 예정이다. 최고 높이 192m, 총 1152가구, 전용면적 84~162㎡, 최고 59층, 4개동으로 구성된다. 상업시설은 지하 2층~지상 3층, 판매시설 9173평에 220개 호실로 일대에서 매머드급이다.

사업지 위치는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용두동 39-1외 21필지에 대지면적 1만6095.30㎡(4868.8평)의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초역세권이다. 길 건너 청광물시장이 있는 성바오로병원 교차로에 유동인구가 항상 넘치는 건널목이 있어 활력이 넘쳐난다. 청량리 한양수자인 단지 옆으로 가로공원이 약 482평 조성되고 길 건너 청량리 효성해링턴 단지로는 소공원이 연계돼 조성된다. 옆으로는 청량리 롯데캐슬, 청량리 현대힐스테이트 더퍼스트 상가와 나란히 상권을 형성한다.

 

▲독산역 더라파엘(오피스텔)= 독산역과 신독산역 더블 역세권 프리미엄 쓰리룸 주거용 오피스텔인 ‘독산역 더라파엘’이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11층 규모의 전용면적 43.17~44.11㎡, A~C타입, 3가지 타입으로 총 29실(A타입 10실, B타입 10실, C타입 9실)이 공급된다. 지하철 독산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270m 거리에 위치한 역세권 대로변 주거시설로, 서울 두산초등학교(병설 유치원 포함)를 도보로 30초면 가는 학세권 오피스텔이다. 어린 자녀를 둔 신혼부부나 초혼부부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독산역 앞에 최초로 공급되는 3베이 아파트 구조의 쓰리룸 오피스텔(방 3개, 화장실 2개)로 배후에 가산디지털산업단지의 풍부한 임대수요를 품고 있다. 가산디지털산업단지와 구로디지털산업단지는 현재 산업 인력이 약 5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산업단지로 잘 알려져 있다. 금천, 구로, 구로디지털단지 등의 G밸리를 중심으로 지식산업센터가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모여든 IT및 정보통신 관련 1만여개 기업의 입주와 함께 1인은 물론 2~3인 가구의 신혼부부, 직장인 등의 주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금천구재정비, 교통계획확장, 서울의 경제 중심지 육성 등 다수 개발계획 등 신규 개발 호재가 풍부한 지역으로 미래가치에 주목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인근 오피스텔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와 아파트 형식에 완벽한 쓰리룸형 구조로 조기 마감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더 그로우 서초(오피스텔)=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일원에 조성되는 ‘더 그로우 서초’가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19층 규모에 전용면적 49~100㎡의 주거용 오피스텔 221실로 구성된다. 방 2개인 투룸 중심으로 설계한다. 일부 가구에는 방 2개와 거실을 전면 발코니로 배치하는 3베이 설계를 적용해 채광과 통풍이 좋다. 일반적으로 커뮤니티 시설을 지하층에 배치하는 것과 다르게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꼭대기 층에 배치했다.

옥상 루프톱에는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인피니티풀과 개인용 수영장을 배치한다. 인피니티풀은 길이가 25m에 달한다. 별도로 마련된 프라이빗풀에는 다이닝 테이블도 배치한다. 프라이빗풀에 지인을 초대해 작은 파티도 즐길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가까운 우면산을 파노라마처럼 조망하면서 운동을 즐기고 조식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조식·세탁·발레(주차대행)·리셉션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단지 주변에 우면산과 서리풀공원 등 녹지 환경이 풍부하다. 서초동 법조타운, 외교센터, 서초구청 등 행정기관도 많다. 특히 일반고등학교 중 지난해 서울대 합격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서울고와 상문고, 입시학원 ‘메가스터디 팀플전문관’이 가깝다.

양재 R&CD에는 많은 대기업이 입주했다. 하이엔드 오피스텔에서는 보기 드문 200실 이상의 대단지로 조성돼 관리비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전체 호실의 절반 이상이 정남향으로 배치돼 우면산 조망이 가능하다.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생활숙박시설)= 부동산 개발업체 한호건설그룹이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지구에서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를 공급하고 있다. 광화문 일대 중심업무지구와 가깝고 포스트코로나 시대 관광 수요 활성화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는 레지던스(숙박시설)라는 평가다.

단지 안에 특급 호텔에 들어서는 다양한 어메니티(편의시설)가 갖춰질 예정이다. 버틀러(집사) 및 하우스키핑 서비스, 메일서비스 등에 제공된다. 코워킹 스튜디오, 웰컴라운지, 와인 라이브러리, 게임룸, 골프스튜디오, 록커룸 등도 마련된다. 준공 후 에어비앤비 파트너사인 홈즈컴퍼니가 직접 관리·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가 최근 도심녹지생태를 구축하겠다고 밝히면서 세운지구 분양 단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단지는 2개 블록에 지하 6층~지상 20층 756실(전용 21~50㎡)로 이뤄진다. 블록별로 세운지구 3-6구역이 396실이고, 3-7구역은 360실이다.

대단지 조성
관리비 적어

세운지구는 서울 도심 사대문 내 유일한 대규모 개발지라는 분석이다. 반경 1㎞ 내 지하철 2·3호선 환승역인 을지로3가역뿐 아니라 종로3가역, 충무로역 등이 있다. 남산 1·3호 터널과 연결되는 삼일대로, 소공로도 이용하기 편하다.

주변에 대우건설과 BC카드가 본사로 사용하는 을지트윈타워를 비롯해 SK그룹, 한화그룹, 하나은행 등 대기업과 금융사의 본사가 모여 있다. 주변에 근무하는 종사자가 70만명에 달해 장단기 숙박 수요가 많다는 분석이다.

분양 관계자는 “서울 도심 중심업무지구(CBD)에 위치하고 청계천에 접해 있는 등 지금까지 공급된 생활형숙박시설 중 최고의 입지에서 공급되는 만큼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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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