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으면 싸다고? 저층의 반란

최근 저층부를 찾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저층으로만 구성된 아파트나 도시형 생활주택, 타운하우스 등 주거단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저층부는 고층부 대비 선호도가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저층부만의 장점이 하나둘씩 부각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년간(2021년 4월~2022년 3월) 전국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 거래량(지하층 제외)은 총 48만6429건이다. 이 중 저층부(1~5층)가 37%(17만7913건)를 차지했다. 이는 2~3명 중 한 명이 저층부를 구매한 셈이다.

주차장
지하로

저층부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는 주차장이 지하로 내려간 점도 주효했단 분석이다. 주차장이 대부분 지상에 위치해 소음 및 매연 문제가 빈번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주차장을 모두 지하로 배치해 저층세대가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을 해결한 것이다. 더불어 지상에는 공원 못지않은 다양한 조경시설을 마련해 저층부는 쾌적한 조경 프리미엄을 가깝게 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1층의 경우 층간소음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는 점 또한 저층부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자녀가 있거나 계획 중인 3040세대 학부모들의 1층 이사 문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활력이 넘치는 어린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유일한 층이다 보니 경쟁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주거시설인 아파트에서 고층부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선호를 받았던 저층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고층부에 비해 사생활 보호와 조망 여건, 가격 프리미엄(웃돈) 형성 등에서 불리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저층부만의 특장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층부 주거단지 찾는 수요↑
층간소음 해방…쾌적한 조경

국토부의 지역별 아파트 매입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에서 이뤄진 35만3010건 거래 중 1~5층 거래는 15만1276건으로 전체에서 42.85%를 차지했다. 업계는 저층부 거래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고층부 대비 합리적 매매 가격과 저렴한 관리비가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달라진 집에 대한 개념도 한몫하고 있다. 주거, 휴식 등 집이 가진 고유의 기능뿐만 아니라 영화관, 카페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과 주차관제, 침입 감지 등 외부 첨단 시스템까지 추가되면서 개념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서다.

내부 조경이 공원 못지않은 수준으로 꾸며져 최근 아파트 저층에서는 이 같은 조경 프리미엄을 가까이서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층에 거주하는 것을 불안해하거나 저층을 선호하는 고령층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집에 어르신들이 있는 경우 계단 사용의 최소화나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저층을 원하기도 한다. 복잡한 출퇴근 시간대 엘리베이터 사용을 피할 수 있고, 빠르게 단지 밖으로 이동할 수 있어 ‘칼출근’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저층부 가구에 다양한 특화설계까지 적용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 대전 중구에서 공급된 ‘대전 하늘채 엘센트로’는 저층부 필로티 설계와 지상 주차 최소화한 공원형 단지로 조성된다는 점이 실수요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 사업장은 지난해 11월 1순위 청약 당시 평균 46.76대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입주 후 저층부가 고층부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청주 서원구 ‘우미린 에듀파크 2단지’전용 84㎡는 작년 10월 4억7500만원(3층)에 거래됐는데, 이 가격은 한 달 전인 9월 거래된 같은 주택형 4억7000만원(27층)보다 500만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대전 유성구 ‘도안신도시7단지 예미지백조의호수’전용 84㎡(5층)도 8월 8억8400만원에서 9월 같은 주택형(14층, 7억9300만원)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손바뀜 됐다.

최근 1년 실거래 37% ‘1~5층’
장점 하나둘 부각되면서 인기


지난달 16일 진행된 해당 지역 1순위 청약접수에서 평균 10.18대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된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의 경우 최고 경쟁률이 전용 84㎡A에서 나왔다. 이 주택형 1층은 일부 동에 필로티 설계가 적용되고, 최상층보다 3800만원가량 저렴하다는 점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저층부의 선호도가 높아지자 대표적인 저층형 단독주택인 타운하우스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고 있는 모습이다. 타운하우스는 2~3층 규모의 주택이 아파트 단지처럼 모여 있는 형태다. 마당과 정원, 테라스 등 단독주택이 지닌 장점과 주차, 보안·관리 커뮤니티 등 아파트의 장점을 모두 모아놓은 주거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늘어나는 아파트로 이웃 간 갈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좁은 주차공간과 층간소음, 반려견 등 공동생활에서 사생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타운하우스 등으로 이주 수요가 적지 않다.

계단 사용
최소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층간소음의 대안처로 단독형 타운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제와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지난해 11월까지 접수된 층간소음 전화상담 건수는 4만2440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주거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높아진 저층부 선호도 역시 코로나 여파와 상당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면서 “코로나 시국과 맞물리며 문만 열면 자연과 접촉이 가능한 친환경 저층형 주거단지들이 기존에 없었던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예정) 중인 저층부 주거단지.

 

▲석수동 엘림하우스= 관악구와 금천구 등 서울과 인접한 안양 석수동에 대단지 단지형 연립주택인 ‘엘림하우스’가 1단지, 2단지를 후분양 방식으로 분양에 나선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123번지, 126번지에 1단지 48세대(6개동), 2단지 49세대(7개동) 총 12개동, 96세대를 공급한다. 주차는 세대당 1주차가 가능하다. 1단지의 경우 전용면적기준 52.94~77.88㎡이며 2단지의 경우 62.54~82.05㎡이다.

어르신들
좋아한다

경인교대와 인접하고 서울 접근성이 아주 우수해 서울생활권이 가능하다. 실사용 면적이 약 72.73㎡(22평) 내외로 방 3개, 거실, 욕실 2개 구조라 신혼부부나 어린 자녀를 둔 초혼부부에게 적합하다. 삼성산, 삼막사, 삼막마을 식당가 및 예쁜 카페 및 관악산 둘레길이 가까워 답답함 도심속 주택과는 다른 한적함과 조용함을 제공한다. 인근에 안양시립 유치원, 호암·삼성초등학교, 연현중학교, 양명고등학교 등이 위치한 학세권 단지다.

도보 5분 거리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편리하고 경수산업도로, 외곽순환도로, 제 2경인고속도로, 안양-성남 고속도로, 강남순환도로 접근성도 좋다. 지하철 1호선 관악역과는 도보권이며 신안산선과 월판선(월곶판교선)이 들어서는 석수역과는 불과 1정거장 거리다. 이들이 개통되면 서울 청량리에서 안산까지 남북으로는 신안산선이, 월곶에서 판교까지 동서로는 월곶판교선이 만안구의 교통을 한층 업그레이드 해줄 전망이다.

 

▲장락동 세영리첼 에듀퍼스트= 에쓰와이이앤씨㈜는 충청북도 제천시 장락동 일원에서 ‘장락동 세영리첼 에듀퍼스트’를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최고 23층 7개동 총 56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 가구 수는 84㎡A 282가구, 84㎡B 47가구, 84㎡C 235가구로 전 주택형이 전용면적 84㎡의 단일 평형으로 구성됐다.

단지가 들어서는 장락동은 제천의 대표적인 주거타운으로 교육은 물론 문화, 생활편의시설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원스톱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단지 바로 앞에 장락초와 병설유치원이 위치해 있으며,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제천여자중학교가 위치해 있다. 단지 바로 옆에는 장락 제2근린공원과 기적의 도서관, 다양한 체육시설이 자리 잡고 있어 문화생활과 레저 활동을 즐기기 좋다. 여기에 병원과 마트, 관공서, 도서관 등의 생활인프라 이용이 편리하다.


평택-제천 간 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이 인접해 있으며, 단지 인근에 위치한 제천고속터미널, 제천역을 이용해 시외로 이동도 가능하다. 지난해 개통된 중앙선 제천~원주 간 복선전철로 제천역에서 청량리역까지 60여 분만에 도착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단지는 제천산업단지, 고암테크노빌, 강저농공단지 등이 인근에 자리해 직주근접성이 뛰어나고 풍부한 배후수요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제천시 일대에 6년 만에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인 만큼 제천시 일대의 주거가치를 높일 다양한 설계가 도입돼 주목된다. 전용 84㎡에 4베이 위주로 설계돼 통풍과 일조가 우수하다. 펜트리 등 수납공간을 배치해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전 동을 필로티로 설계해 저층 세대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단지의 개방감을 높였다.

 

▲홍천 리빙웰타운=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하화계리 720-5번지 일대에 2층 구조 테라스형 타운하우스인 ‘홍천 리빙웰타운’이 분양 중이다. 국내 유일 강변온천인 홍천 온천지구 내 고품질 온천을 각 가정에서 즐기는 타운하우스로 총 50세대의 대단지로 조성 계획이다.

현재 건축된 타운하우스는 전용 89㎡(구 27평형), 99㎡(구 30평형), 109㎡(33평형), 145㎡(44평형) 등 4가지 타입이다. 서비스 공간인 테라스를 포함하면 분양 면적이 357㎡(108평)~403㎡(122평)까지 된다. 필지 분양의 경우 분양주를 위한 맞춤형 평면 설계로 시공되며 입주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데 집 안에서 온천을 테마로 스파나 월풀 등을 추가적인 비용 없이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홍천강 변의 사계절 풍경도 즐길 수 있으며 녹색 힐링 환경을 갖추고 있다. 홍천강을 따라 산책로, 자전거 길, 공원 등이 조성돼 있고 각종 휴양림과 테마파크, 거기에 홍천군에만 있는 20여 개의 캠프장과 래프팅 명소로 자연과 함께하는 각종 여가생활을 가까운 곳에서 누릴 수 있다.

홍천의 구도심과 차로 10분 이내의 거리로 하나로마트, 은행, 홍천군 보건소, 홍천 아산병원, 홍천초·남삼초·홍천여고 등 학군과 교육지원청 및 교육도서관 등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동서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5번과 44번국도가 관통하는 지역으로 서울과 동해안을 잇는 길목이다. 유명한 산과 계곡, 강이 곳곳에 있어 자연경관도 수려하다. 이런 이유로 전원생활을 위해 찾는 사람이 많다.


문만 열면
자연 속으로

분양 관계자는 “단지는 전원생활이나 세컨드하우스용으로 적합한 쾌적한 주거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며 “용문~홍천 광역철도 사업과 홍천군 도시재생 사업, 양평군 소재 제20기계화보병사단이 홍천군 소재 제11기계화보병사단으로 흡수하는 등 개발호재가 겹치면서 수도권 거주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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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