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소형주택 만질까

새 정부에서 1~2인 가구를 위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소형주택과 관련한 규제 개선을 추진 중이다. 관련 이슈들을 짚어봤다.

다년간 1~2인 가구가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소형 가구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전용 60㎡ 이하 도시형 생활주택과 전용 84㎡ 이하 오피스텔 등을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주택법에 따르면 공시가격 1억 이상인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산정돼 이미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매수할 경우 다주택자로 간주돼 대출, 세금 등에 관련된 각종 규제를 받는다. 최근 소형가구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와 같은 규제가 주거난을 더욱 심화시킨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주거난
더 심화

실제 임대주택을 시장에 공급해야 하는 임대인들이 세제 부담에 공급을 주저하게 되는 상황에 직면해 수요자들은 더 높은 임대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직주근접 소형주택의 인기가 꾸준하다. 주요 수요층인 2030세대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출퇴근이 편리해 임대 시 공실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20세 이상 39세 이하의 청년 1인 가구는 전체 1인 가구의 35.86%(238만24 29가구)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도 청년 1인 가구 수인 184만345가구보다 29.4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연령별로 살펴보면 25세 이상 29세 이하는 51만9871가구에서 77만4580가구로 48.99%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어 20세 이상 24세 이하가 36만7152가구에서 49만2331가구로 34.09%, 35세 이상 39세 이하는 42만129가구에서 49만7117가구로 18.32%, 30세 이상 34세 이하는 53만3193가구에서 61만8401가구로 15.98% 증가했다.


직주근접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분양시장에서도 잘 나간다. 지난해 12월 충청남도 아산시 배방읍 일대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천안아산역 듀클래스’ 오피스텔은 평균 243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계약 3일 만에 완판 했다. 해당 단지는 아산디스플레이시티를 비롯해 아산탕정테크노 일반산업단지 등 다수의 산업단지가 가깝게 있다.

같은 달 경기도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역 현대위버포레’도 동탄테크노밸리를 비롯해 SRT 동탄역을 이용한 서울로의 출퇴근이 수월하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고, 그 결과 청약에서 평균 138.9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도시형 생활주택·오피스텔
주택 수 산정 제외 검토 중

올해 공급된 직주근접 오피스텔도 인기를 끌었다. 지난 2월 서울시 동대문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은 96실 모집에 1만2174명이 청약해 평균 126.8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당 단지는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과 제기동역, 2호선 용두역이 인접해 있어 서울 주요 업무지구인 종로 및 강남 등지로 이동이 편리하다.

지난달 공급에 나서 평균 221.3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용산 투웨니퍼스트99’도 지하철 1호선 남영역과 지하철 6호선·경의중앙선 효창공원역,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초역세권에 위치해 여의도나 시청 등 업무중심지로의 출퇴근이 수월한 단지였다.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택에 비해 규제가 적어 진입장벽이 낮고, 임대 수익률도 예금 이자율보다 높은 상황이라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은 4.73%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한눈에 자료에 따르면, 은행 정기예금(24개월 기준)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연 2.25%였다. 아직은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이 정기 예금 이자율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직주근접 출퇴근 수월
여가 시간 증대 등 장점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과거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거주하던 3~4인 가구가 많았다면 현재는 1~2인 가구 위주의 핵가족화가 심화되면서 소형 주택 수요가 크게 급증했다. 그러나 현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소형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임대 물량의 공급이 적어 주거비용이 계속 늘고 있는 추세”라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에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소형주택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공급을 확대시켜 서민들의 주거 부담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인수위의 규제 완화 움직임에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전용 60㎡ 이하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상품에 관심이 이어지는 상황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분양(예정) 중인 직주근접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독산역 더라파엘= 지하철 독산역과 신독산역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 프리미엄 쓰리룸 주거용 오피스텔인 ‘독산역 더라파엘’이 분양한다. 특히 두산초(병설 유치원 포함)까지 도보로 30초면 가는 학세권 오피스텔로 어린 자녀를 둔 신혼부부나 초혼부부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독산역 앞에 최초로 공급되는 3베이 아파트 구조의 쓰리룸 오피스텔(방 3개, 화장실 2개)로 배후에 가산디지털산업단지의 풍부한 임대 수요를 품고 있다. 가산디지털산업단지와 구로디지털산업단지는 현재 산업 인력이 약 50만명에 달하며 거대한 산업단지로 잘 알려져 있다. 금천, 구로, 구로디지털단지 등의 G밸리를 중심으로 지식산업센터가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모여든 IT 및 정보통신 관련 1만여 개의 기업의 입주와 함께 1인은 물론 2~3인 가구의 신혼부부, 직장인 등의 주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사무실 공급에 비해 아파트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1~2인 가구
핵가족화

금천구 권역 내 홈플러스, 롯데 빅마켓, G벨리 등 대규모 신흥 상권 밀집 지역으로 롯데시네마, 디지털 유통단지 등의 생활 인프라가 완비돼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다. 도서관, 우체국, 파출소 등 각종 관공서도 가까이 자리했다. 또한 안양천변 등 단지 주변에 자리한 다양한 공원이 입주민들의 힐링 라이프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순환도로, 서부간선도로, 수원~광명 고속도로 등의 도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지난해 9월 개통된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를 통해 서남부외곽과 서울 도심간 교통 정체가 해소될 전망이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안산과 우리나라 최고의 금융허브인 여의도로 연결되는 신안산선~신독산역의 공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2024년 개통을 앞두고 있어 서울 3대 업무지구인 여의도와의 직주근접 교통 환경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신안산선은 서울역에서 여의도역과 광명역을 지나 안산 한양대역까지 연결하는 광역 철도 노선이다. 또한 우시장 일대 도시재생사업 개발이 예정돼 있는 등 잇따른 개발호재 소식으로 실수요 층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아파트 공급
턱없이 부족

 

▲디오페라 서초 해링턴 타워= 효성중공업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93-1 일원에 조성되는 ‘디오페라 서초 해링턴 타워’를 분양 중이다. 대법원, 예술의전당, 서울교대 등이 자리한 서초동 핵심 입지에서 강남의 풍부한 생활 인프라와 우수한 교육환경까지 모두 누릴 수 있다. 업무시설이 밀집해 있는 서초, 교대, 강남역과 인접해 입지적 장점이 우수하다. 인근에는 서울교대부설초, 서초중·고교, 서울고 등 우수 학교가 위치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도 인접해 뛰어난 교육환경이 갖춰져 있다.

지하철 2호선 서초역과 3호선 남부터미널역, 2·3호선 교대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오피스텔 인근 반포대로와 남부순환도로 등을 통해 주요 도심으로의 이동도 편리하다. 서리풀터널을 통해 방배동 서초대로가 연결돼 서초권역 교통망을 이용하기 좋다. 다양한 개발사업도 예정돼 있다.


서초구의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에 따르면 서초대로 일대 롯데칠성 터, 코오롱 터, 라이온미싱 터 등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국제업무·상업 복합 중심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또한 서울 서초구 서리풀공원 인근 옛 정보사령부 터도 첨단 기업과 자연, 문화 공간 등이 어우러진 문화예술복합타운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정보사령부 터 전체 16만㎡ 중 공원을 제외한 약 9만6797㎡에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클러스터와 미술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또한 양재 R&CD 특구 지정도 추진 중으로 AI 산업 혁신거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구간(한남IC~양재IC)을 지하화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상부 공간에 공원·문화관광 복합지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디오페라 서초 해링턴 타워는 2개동을 스카이브리지로 연결해 서초의 새로운 트윈타워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 서울 동대문구 일원에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의 가장 큰 특징은 서울 비즈니스 업무지구의 직주근접성이다. 청량리는 종로구·중구 일대의 업무 지구인 중앙권역과 인접한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향후 교통사업을 통해 테헤란로 일대의 권역인 강남권역, 잠실권역 접근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직주근접 효과가 두드러지는 교통 환경도 포인트다. 청량리역, 제기동역, 용두역 등 지하철역 3개를 모두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 입지다. 제기동역의 경우 제2차 서울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에 따라 동북선이 2024년 개통 예정이다. 특히 해당 단지는 단지 바로 앞에 동북선과 연결되는 지하 엘리베이터가 설치될 예정으로 더욱 높은 주거 편의와 수혜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청량리역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C노선, 면목선, 강북횡단선 등이 개통될 예정이다. 내부순환로, 북부 및 동부간선도로 등이 인접해 차량 이동망도 우수하다. 단지 인근으로 60개가량의 버스 노선도 경유하고 있다. 특히나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도시형생활주택을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투자처로서의 메리트도 크게 높아진 상태다.

 


▲기흥역 엘리시아 트윈= 엘리시아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소재한 ‘기흥역 엘리시아 트윈’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단지 앞에 기흥역에서 광교로 이어지는 에버라인 연장선인 신갈5거리역도 조성될 계획이다. 첨단산업단지 조성도 활발하다. SK반도체클러스트 조성을 비롯해 GTX-A 노선 개통(2025년 예정)에 맞춰 판교테크노밸리 5배가 넘는 용인플랫폼시티가 개발되고, 도시재생 뉴딜사업인 신갈오거리 뉴타운까지 합쳐지면 기흥 발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한다.

판교테크노밸리의 5배 규모로 개발 중인 용인플랫폼시티와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부품 및 장비 기업 50여개사가 입주하는 SK반도체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신갈5거리 일대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을 통해 문화생활공간으로 재탄생되고 수인분당선 구성역과 환승될 GTX-A(용인역)가 개통(2025년 예정)될 경우 강남 수서, 삼성동은 10분 내외의 교통망으로 단축된다.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프리미엄아웃렛 등의 복합쇼핑몰세권도 갖춰져 있어 인근 초·중·고교 등의 교육시설과 함께 이 일대는 교통, 교육 및 쇼핑문화레저공간, 첨단기업군까지 명실상부한 미래형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을 구축하게 된다.

 

▲청라 월드메르디앙 커낼웨이= 신한빛주택건설㈜이 인천 서구 청라동 167-23번지 일대에 오피스텔 ‘청라 월드메르디앙 커낼웨이’를 공급한다. 주변에 약 70만㎡ 규모의 청라호수공원과 청라국제도시 내 상징성을 갖는 인공수로 커낼웨이가 인접해 있고 홈플러스, 롯데마트, CGV 등 다양한 쇼핑과 문화시설도 갖춰 생활인프라를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다.

다양한 개발호재도 대기하고 있다. 청라시티타워, 의료복합타운(아산병원), 스타필드, 로봇랜드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이 예정돼 있다. 2025년 완공 예정인 청라시티타워는 청라호수공원 일대 토지 면적 3만3058㎡에 높이 448m 규모(지상 30층, 지하 2층)의 세계에서 6번째 높은 타워 건설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교통망의 경우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및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수도권 전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단지에서 도보로 이용 가능한 봉수대로역이 포함된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선은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해 지난 2월 착공했고, 2027년 개통 예정이다.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이 개통되면 봉수대로역에서 서울 고속터미널까지 이동시간이 20~30분 단축된다.

인수위서
흐름 반영?

서울지하철 2호선 청라 연장도 탄력을 받고 있다. 대장홍대선은 부천 대장신도시와 서울 2호선 홍대입구역을 연결하는 광역철도 사업으로,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서울 2호선 청라 연장은 대장홍대선 사업이 민자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추진하는 것으로 반영돼 있다.

해당 단지는 오피스텔 특성상 100% 추첨제로 운영된다.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가입여부와 지역 관계없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다. 지난해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단지로, 올해부터 적용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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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