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가 곧 프리미엄 목 좋은 단지는?

각종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있지만, 여전히 입지 여건이 좋은 분양단지는 높은 관심을 사고 있다. 좋은 입지는 투자 성공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포인트다.

대표적인 프리미엄 입지는 초역세권 입지 프리미엄, 트리플 역세권 입지 프리미엄, 수변 조망권 입지 프리미엄 등이 있다. 먼저 분양시장에서 역세권 단지는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 사이에도 인기를 이어가는 스테디셀러로 불린다.

여전한 인기
스테디셀러

특히 역과의 거리가 300m 이내인 초역세권 단지에 관심이 크다. 대중교통 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지하철을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출퇴근 환경이 부각되고 역 인근으로 형성되는 상권은 편리한 주거생활을 제공한다.

지하철역은 집값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역과 접근성이 좋은 단지는 수요층이 두꺼워 가격 상승률이 높고, 불황기에 가격 하방경직성이 강하다. 같은 역세권 중에서도 역과 얼마나 가까운지에 따라 집값이 많게는 수억원 이상씩 차이 나는가 하면 신규 분양 단지의 청약 성적도 크게 갈린다.

지난 1월 분양한 서울 강북구 소재 ‘북서울자이폴리스’와 지난달 공급된 경기도 구리시 소재 ‘힐스테이트 구리역’의 흥행이 대표적이다. 각각 평균 경쟁률 34.4대1과 14.9대1을 기록했다. 두 단지 모두 뛰어난 지하철 접근성이 인기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지하철은 도심 속 일상적 이동 수단으로써 상업, 업무, 주거 등 다양한 요소와 연결된다. 역 접근성이 좋을수록 다양한 생활인프라를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자연히 주거 선호도로 이어지고, 희소성 및 환금성 측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수도권의 경우 출퇴근시간 교통 체증이 심각한 만큼, 정시성을 갖춘 지하철을 선호한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경기도 구리시 갈매역 바로 앞에 위치한 ‘갈매역 아이파크’는 지난달 기준 전용 84㎡ 시세가 9억4000만원이다. 반면 갈매역과 약 1㎞ 떨어진 ‘갈매더샵 나인힐스’는 갈매역 아이파크와 같은 면적을 비교했을 때 시세는 8억500만원 수준이다.

또 서울지하철 3호선 녹번역을 기준으로 도보 약 1분 거리인 ‘힐스테이트 녹번’은 전용 84㎡ 기준 시세가 13억4000만원 정도다. 하지만 도보 약 13분 거리인 ‘녹번역 센트레빌’의 경우 같은 면적 시세가 9억4000만원 선이다. 동일 역세권 내에서도 역과의 거리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좋은 입지는 성공 투자의 절반”
불확실한 시대 투자처로 각광

지하철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는 분양시장에서 블루칩으로 통한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 역세권이 아니라 ‘몇 개의 노선’이 겹치느냐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지하철 노선이 많아지면서 다중 노선 여부가 주거지의 부가가치를 좌우하는 것이다.
대중교통 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지하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의 경우 수요층 유입이 두드러져 시세가 견고하게 유지되는 편이다. 또한 타 지역과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출퇴근 환경이 좋고, 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자연스럽게 발달하기 때문에 주변 단지에 비해 높은 시세와 가격 상승을 누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수도권은 현재 23개의 지하철 노선이 지나고 있는 만큼 단일 역세권, 더블 역세권에서 더 나아가 노선이 각기 다른 역 3곳 이상을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에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사업 추진이 본격화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나 신안산선 등 광역 교통망이 뚫리는 곳을 중심으로 트리플 역세권 프리미엄 단지가 속속 등장하는 모양새다. 실제 트리플 역세권을 갖춘 단지들은 희소성 프리미엄이 더해지며 집값 상승이 두드러진다.

KB부동산 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래미안e편한세상’전용 84㎡의 지난해 6월 일반 평균 매매가는 10억5000만원으로 2020년 6월 8억7000만원 대비 20%가 넘게 올랐다. 이 단지는 지하철 6호선과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등 3개 노선 환승역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초역세권·트리플 역세권·수변 조망
안정적 임대수익에 투자가치도 높아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트리플 역세권 아파트에 인기가 집중되고 있다. 2020년 6월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인천 부평구 부개동에 짓는 ‘부평 SK뷰 해모로’가 평균 105.3대1이란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이 단지는 서울지하철 1호선과 인천도시철도 1호선 환승역인 부평역이 가깝고, 현재 계획 중인 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이 부평역과 연결되면 트리플 역세권 입지를 갖추게 된다.

집에서 자연환경 조망이 가능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1년이 넘게 이어지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강, 천, 호수나 바다와 같은 수변 조망이 가능한 단지는 산이나 숲을 볼 수 있는 단지보다 희소하다. 또 물가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 등을 이용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그중에서도 수변 조망이 가능한 단지는 한정된 입지 희소성을 바탕으로 집에서 자연환경을 감상하려는 수요자가 몰려 집값이 다른 단지에 비해 많이 오를 수 있어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좋은 입지는 성공투자의 절반으로 불릴 만큼 실거주자나 투자자의 선호도가 높다”며 “좋은 입지는 안정적인 임대 수익 보장은 물론 희소성이나 투자가치도 높은 만큼 불확실성이 넘치는 시대에 투자처로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예정) 중인 입지 프리미엄 단지.

희소성으로
집값 상승

 

▲동대문 프라임시티=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에 들어서는 165세대 규모의 ‘동대문 프라임시티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서울 1호선 신설동역 4번 출구 바로 앞, 6차선 대로변에 위치한 동대문구 신설동 98-28번지에 위치한다. 동부간선도로, 북부간선도로, 내부순환도로 등 편리한 도로망과 함께 종로까지 15분, 강남 및 잠실까지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직주근접성을 갖췄다.

또 단지 인근에 동대문패션타운과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대형마트, 청계천 등 다양한 어반라이프 인프라가 편리한 정주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투자 측면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서울 강북권 재생사업의 핵심지로 청량리재정비촉진지구, 용두동도시재생사업 등의 직접적인 수혜지로 알려져 있다.

차별화된
특화설계

현장 주변에 용두 5구역(이편한세상 청계센트럴포레), 용두 6구역(에래미안 엘리니티), 청량리4구역 재정비촉진지구(롯데캐슬 SKY-L65), 청량리3구역(청량리역 한양수자인192)의 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주거 환경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 관계자는 “하나자산신탁이 시행을 담당하고 지엘건설이 시공을 맡은 동대문 프라임시티는 총 165실 규모의 A TYPE 전용 17.25㎡와 C TYPE 전용 28.09㎡로 분리형 1.5룸 더블복층 구조의 도심형 오피스텔”이라며 “차별화된 특화설계와 트리플 역세권 직주근접 입지까지 모든 것을 만족할 수 있는 상품으로 방문객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분양과 동시에 조기 마감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디오페라 서초 해링턴 타워= 효성중공업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93-1 일원에 조성되는 ‘디오페라 서초 해링턴 타워’를 분양한다. 지하 7층~지상 20층, 2개동, 전용면적 58~63㎡ 총 266 실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로는 58㎡A 19실, 58㎡B 152  실, 59㎡A 19실, 59㎡B 38실, 63㎡ 38실로 주거 대체 상품인 투룸으로 구성된다.

지하철 2호선 서초역과 3호선 남부터미널역, 2·3호선 교대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오피스텔 인근 반포대로와 남부순환도로 등을 통해 주요 도심으로의 이동도 편리하다. 서리풀터널을 통해 방배동 서초대로가 연결돼 서초권역의 교통망도 우수하다.


다양한 개발사업도 예정돼 있다. 서초구의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에 따르면 서초대로 일대 롯데칠성 터, 코오롱 터, 라이온미싱 터 등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국제업무·상업 복합 중심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또한 서울 서초구 서리풀공원 인근 옛 정보사령부 터도 첨단 기업과 자연, 문화 공간 등이 어우러진 문화예술복합타운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정보사령부 터 전체 16만㎡ 중 공원을 제외한 약 9만6797㎡에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클러스터와 미술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또한 양재 R&CD 특구 지정도 추진 중으로, AI 산업 혁신거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구간(한남IC~양재IC)을 지하화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상부 공간에 공원·문화관광 복합지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디오페라 서초 해링턴 타워는 2개동을 스카이브리지로 연결해 서초의 새로운 트윈타워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천 리빙웰타운=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하화계리 720-5번지 일대에 2층 구조 테라스형 타운하우스인 ‘홍천 리빙웰타운’이 분양 중이다. 국내 유일 강변온천인 홍천 온천지구 내 고품질 온천을 각 가정에서 즐기는 타운하우스다. 총 50세대의 대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며 현재 건축된 타운하우스는 전용 89㎡(구 27평형), 99㎡(구 30평형), 109㎡ (33평형), 145㎡(44평형) 등 4가지 타입이다.

이 단지는 홍천강변의 사계절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녹색 힐링 환경을 갖추고 있다. 홍천강을 따라 산책로, 자전거 길, 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각종 휴양림과 테마파크, 거기에 홍천군에만 약 20여개의 캠프장과 래프팅 명소가 있어 자연과 함께하는 각종 여가생활을 가까운 곳에서 누릴 수 있다.

전원생활을 희망하거나 귀농 ·귀촌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 중 하나가 강원도 홍천이다. 홍천은 강원도에서도 서울 등 수도권과 인접해 거리가 가깝다. 동서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5번과 44번국도가 관통하는 지역으로 서울에서 동해안을 잇는 길목이다. 유명한 산과 계곡, 강이 곳곳에 있어 자연경관도 수려하다. 이런 이유로 전원생활을 위해 찾는 사람이 많다.


홍천터미널을 이용해 서울 광진구 동서울 종합 터미널까지 약 1시간 만에 이동이 가능하다.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경기, 강원권 등 접근이 용이하다. 특히 홍천군의 오랜 숙원이었던 용문~홍천 광역철도 건설사업이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서 정상 추진되기로 발표됐다. 이 사업이 시행되면 용문에서 홍천까지 이동시간은 93분에서 35분까지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쾌적한
주거환경

분양 관계자는 “전원생활이나 세컨드하우스용으로 적합한 쾌적한 주거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며 “용문~홍천 광역철도 사업과 홍천군 도시재생 사업, 양평군 소재 제20기계화보병사단이 홍천군 소재 제11기계화보병사단으로 흡수되는 등 개발호재가 겹치면서 수도권 거주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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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