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뜨는 ‘3세권’

강, 바다, 호수, 공원, 숲을 낀 ‘수세권·공세권·숲세권’ 등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춘 단지가 주택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집 근처나 인근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수요가 늘면서다.

‘수세권’ 주거단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강·하천·바다의 수려한 조망을 누릴 수 있고, 주변 공원 및 산책로 등을 활용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어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가 높다. 주변 환경의 이점을 살린 각종 문화·쇼핑시설이 들어서 생활 편의성도 좋다.

또 수세권을 갖춘 입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희소 가치도 높다. 이 때문에 청약 경쟁이 치열하고,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수려한 조망
산책로 활용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우미건설이 지난해 12월 전북 군산에서 분양한 ‘군산신역세권 우미린 센텀오션’은 평균 8.8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서해와 인접하고 각종 공원이 가깝다는 점 등이 호평받았다. 같은 달 GS건설이 전남 나주에서 공급한 ‘나주역자이 리버파크’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22.16대1을 기록했다. 영산강과 맞닿은데다 생태습지공원 등 다양한 녹지공간이 돋보였다.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곳도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전라남도 순천시 조곡동 소재 ‘e편한세상 순천 어반타워’의 경우 전용 112㎡ 분양권이 지난해 11월 5억7724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2020년 10월 당시 책정됐던 분양가 5억2575만원보다 약 10% 오른 가격이다. 단지 앞에 흐르는 동천과 주변에 자리한 동천천변공원이 자연 친화적 주거환경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공세권·숲세권 단지 역시 분양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쾌적성이 주요 주거 선택요인 중 하나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먼저 대형 공원 옆에 들어서는 공세권 단지의 경우 청정공기 등 쾌적한 주거환경과 더불어 공원, 숲길 등을 산책로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저감효과도 누릴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도시공원과 같은 도시숲은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공원이나 숲이 조성된 곳의 미세먼지는 평균 25.6%, 초미세먼지는 평균 40.9%의 저감 효과가 나타났다.

수세권·공세권·숲세권 인기몰이
외부 활동 어려워…힐링 주거단지

이에 따라 대형 공원 인근에 위치한 단지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3월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애플리케이션 이용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주택 공간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지와 외부구조 요인’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1.6%가 ‘쾌적성-공세권·숲세권(공원, 녹지 주변)’을 선택해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로 유연 및 원격근무, 온라인 수업이 확대되면서 직장과 집이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려는 목적이 아닌 다른 이유로 이사를 고려할 때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를 꼽은 응답 역시 41.7%로 가장 많았다.

코로나19가 시작됐던 지난해 구글 유동인구 분석 데이터를 보면 추석, 한글날 등 연휴 때 공원을 방문한 유동인구가 추석에는 120%, 한글날에는 97% 늘었다.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된 지난해 3~4월엔 공원을 찾은 유동인구가 158%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청약경쟁률 상위 100개 단지 중 86곳이 숲, 공원 등이 가까운 숲세권 단지로 나타난 바 있다.

분양시장에서도 숲세권 단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GS건설이 지난해 10월 경기 이천시에 분양한 ‘이천자이 더 파크’는 약 16만7000㎡ 규모의 부악공원과 함께 들어서는 단지로 화제를 모으며 이천 역대 최고인 39.78 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집 근처 자연 속에서 휴식
청약시장 강세…웃돈 형성


‘그린 프리미엄’도 붙고 있다. 충북 청주시에 분양된 ‘더샵 청주 퍼스트파크’전용면적 76㎡는 지난해 6월 3억5790만원에 거래되며 분양가 대비 90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길 건너편 잠두봉공원이 위치해 쾌적한 주거 환경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2월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분양한 단지 가운데 이름에 포레·숲·산·파크·공원 등이 붙어 공세권·숲세권 입지가 반영된 곳은 총 126개 단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지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19.06대1로, 4만6181가구 일반공급에 총 88만310개의 청약이 접수됐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청약 경쟁이 심화됐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펫네임에 공세권·숲세권 입지가 반영된 분양단지는 총 392곳으로, 이들 단지는 19만1409가구 일반공급에 총 250만5892개의 청약이 접수돼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13.09대1에 그쳤다.

풍부한
녹지공간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자연 인근 주거상품의 경우 단지가 들어설 수 있는 부지가 한정된 만큼 희소성도 높게 나타난다”며 “포스트 코로나가 도래하면 단지 인근 강, 공원, 숲 등의 유무를 필수적으로 확인하며 쾌적한 주거환경을 우선시하는 수요자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수세권·공세권·숲세권 분양단지.

 

▲홍천 리빙웰타운(수세권)=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하화계리 720-5번지 일대에 2층 구조 테라스형 타운하우스인 ‘홍천 리빙웰타운’이 분양 중이다. 국내 유일 강변온천인 홍천 온천지구 내 고품질 온천을 각 가정에서 즐기는 타운하우스다. 총 50세대의 대단지로 조성계획에 있으며 현재 건축된 타운하우스는 전용 89㎡(구 27평형), 99㎡(구 30평형), 109㎡(33평형), 145㎡(44평형) 등 4가지 타입이다.

전용 89㎡(구 27평형)의 경우 3억도 안되는 2억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된다. 서비스 공간인 테라스를 포함하면 분양면적이 357㎡(108평)~403㎡(122평)까지 된다. 필지분양은 분양주를 위한 맞춤형 평면 설계로 시공된다.

작년부터
몸값 올라

집 안에서 온천을 테마로 스파나 월풀 등을 추가적인 비용 없이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대규모 풀장·텃밭·넓은 독립 마당·광폭 테라스 등이 제공된다.

홍천강변의 사계절 풍경을 즐길 수 있으며 녹색 힐링 환경을 갖추고 있다. 홍천강을 따라 산책로, 자전거 길, 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각종 휴양림과 테마파크, 거기에 홍천군에만 약 20여개의 캠프장과 래프팅 명소가 있어 자연과 함께하는 각종 여가생활을 가까운 곳에서 누릴 수 있다.

 

▲구일 투웨니퍼스트 하이앤드(공세권)=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단지형 투룸 오피스텔인 ‘구일 투웨니퍼스트 하이앤드’가 분양 중이다. 투룸 오피스텔 216실이 지하 1층~지상 19층 3개동에 단지형으로 조성된다. 지상 2층부터 19층까지 층별로 4개 호실의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동별로는 오피스텔이 계단식 구조로 배치되며, 주차 대수는 176대(법정173대)다.

투룸 3베이(Bay) 주거형 특화설계를 적용해 소형 가구 거주에 최적화된 주거공간이다. 구로구 최초 더블올림공간으로 커진 실사용 면적과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침실 4개와 욕실 2개가 적용돼 3~4인 가족 거주가 가능하다. 탁월한 자연채광과 통풍성을 강점으로 서울 서남권 소형 아파트 수요를 흡수할 전망이다.


가족 구성원과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공간 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또 하이엔드 오피스텔에서는 보기 드문 200실 이상 대단지 설계로 관리비 부담도 낮췄다. 거실과 주방을 분리 설계해 쾌적한 주거생활도 가능하다.

삼성 시스템에어컨, 삼성 세탁기 및 건조기, 비스포크 냉장고, 3구 인덕션 등 고품격 패키지도 제공할 예정이다. 집 안의 가전제품과 보안 가스감지기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코콤 스마트홈 IoT 시스템이 적용된다. 강마루와 고급 아트월 마감 시공을 통해 세련된 공간을 선보인다. 단지 입구에는 주차장과 경비실을 배치해 프라이버시 보호에도 신경을 썼다.

단지 바로 앞에 있는 안양천을 조망할 수 있다. 신구로유수지 생태공원, 소들소공원, 구로근린공원, 화원 어린이공원 등 도심 속 녹지공간도 가까워 여유로운 여가생활도 즐길 수 있다.

 

▲두산위브 광주센트럴파크(숲세권)= 두산건설이 경기도 광주시 탄벌동에서 ‘두산위브 광주센트럴파크’를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6개동, 전용면적 59·84㎡, 전체 693가구 규모다. 이 중 65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전체 세대는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설계됐다. 전용 59㎡와 전용 84㎡ 평형으로 구성됐다. 전용 59㎡ 타입엔 대형 안방 드레스룸과 주방 옆 펜트리 공간이 마련된다. 전용 84㎡A 타입엔 4룸 구조 혁신 평면이 적용된다. 전용 84㎡B 타입은 개방감 있는 구조 설계와 함께 넓은 주방 발코니 공간, 복도 수납장 등이 적용 예정이다.

자연과
함께하다

단지 주변으로 통미산, 경안근린공원 등이 위치한다. 복합문화센터와 미술관, 생태학습장 등 다양한 여가·편의시설이 계획된 광주중앙공원(예정)도 새롭게 조성된다. 단지 내부엔 어린이 놀이터, 유아놀이터, 작은도서관, 독서실(남·여), 골프장, 피트니스센터, GX룸, 샤워실(남여) 등 시설 조성이 계획됐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