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3년 차…신주거 트렌드

코로나19 사태가 3년 차에 접어들면서 타운하우스와 테라스하우스를 찾는 수요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여유로운 공간을 원하는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쾌적성에 니즈가 커지면서 숲세권이나 공세권, 호세권, 숲세권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지난해 3월 자사 어플리케이션 접속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시대 주거공간에 필요한 내부 공간 기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47.9%가 ‘취미·휴식·운동 기능(홈트레이닝·홈카페·홈바 등)’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거공간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지·외부구조 요인으로 ‘쾌적성-공세권, 숲세권(공원, 녹지 주변)’을 선택한 응답자가 31.6%로 가장 많았다.

공세권
숲세권

타운하우스나 테라스하우스는 이처럼 선호도가 높아진 여유로운 공간과 주거 쾌적성에서 상당한 강점을 지닌 상품으로 분류된다. 테라스나 복층, 정원 등 넉넉한 서비스 공간을 갖추고 있어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주변에는 숲이나 공원으로 둘러싸인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 이들 상품은 따로 갖춰진 테라스나 정원 공간에 아이들을 위한 수영장이나 텐트를 설치해 숲과 공원을 바라보며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추가로 구성되는 다락방이나 여유 공간에는 영화관이나 재택근무를 위한 오피스를 만드는 등 가족만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공간을 개성 있게 꾸밀 수 있다.

요즘 선보이는 타운하우스나 테라스하우스의 경우 군살은 빼고 실용성은 높여 내놓는 곳이 많아지면서 3040세대들에게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형화, 고급화로 은퇴자들이나 자산가들이 주요 수요층이었다. 최근 전용 84㎡ 위주의 평형에 아파트의 편리한 시스템까지 갖춰져 거주하기 편하고 쾌적함도 더한 주거상품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분양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20년 6월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에 공급된 타운하우스인 ‘쌍용 더 플래티넘 종로 구기동’은 최고 24.9대1로 청약을 마감했다. 같은 해 10월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에서 공급된 ‘운정 아이파크 더 테라스’ 역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6.6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마감된 뒤 전 세대가 단기간에 계약을 마무리했다.

타운하우스·테라스하우스 꾸준한 인기
집 안에 머무는 시간 늘면서 수요 증가

코로나19 사태 2년 차였던 지난해에도 타운하우스와 테라스하우스 인기는 꾸준하게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화성시 송산그린시티에 분양한 ‘메종 드 엘리프 송산’은 평균 5.98대1의 경쟁률을 나타내며 전 주택형 1순위 마감했다. 이 단지는 스크린골프연습장, 맘스스테이션, 피트니스센터, 주민카페, 북카페, 주민회의실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4월 경기 고양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은 청약 결과 평균 8.36대1의 경쟁률로 단기간에 완판 했다. 단지 안 어린이집을 비롯해 휘트니스클럽, 실내 골프연습장, 라곰라운지 등 특화된 부대복리시설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시세 상승도 가파른 편이다. 그동안 테라스하우스나 타운하우스는 시세가 크게 오르지 않는 상품이란 인식이 컸지만, 최근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런 과거 인식을 모두 바꾸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김포 ‘운양역 라피아노’전용면적 84㎡은 지난해 11월 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운양역 인근 P아파트의 7억 초반대인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2억50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코로나19 사태로 답답한 도심과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 내 집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타운하우스나 테라스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타운하우스나 테라스하우스의 청약 경쟁률이 점점 올라가고, 시세가 오르지 않는다는 통념이 깨진 것만 봐도 높은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 중인 타운하우스와 테라스하우스.

 

▲북한산 라파우제=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들어서는 ‘북한산 라파우제 테라스하우스’가 분양 중이다. 각 세대는 테마별로 선택 가능한 리조트형 테라스, 가든형 테라스가 설치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광폭 테라스인 만큼 입주민의 취향에 따라 여러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뿐만 아니라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청정, 편의, 안전 3가지 부문을 중심으로 다양한 설계 및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편하고
쾌적함

우선 극세미세먼지 제거 청정필터와 공기질 제어가 가능한 청정 시스템이 설치된다. 친환경 난방시스템, 음식물 처리기(옵션) 등도 함께 제공된다. 더불어 난방 및 가스밸브 제어부터 전기차 충전 관리, 엘리베이터 호출 등에 이르기까지 삶을 한층 더 편리하게 해 줄 삼성SDS의 최첨단 스마트 IOT 시스템이 적용된다. CPTED(범죄예방단지 설계) 등을 갖춰 입주민의 안전도 보장한다.

품격 높은 하이엔드 커뮤니티 시설도 있다. Core오피스와 피트니스센터, 휴게테라스, 탁구장, 대회의실 등이 한데 조성되는 완성형 커뮤니티센터는 코로나19와 공생해야 하는 이 시대에 재택근무부터 여가생활까지 모두 해결하기에 좋다. 여기에 힐링을 위한 테라피 스페이스인 면역공방 및 건식 사우나(예정)와 아이들이 모여서 함께 뛰어놀 수 있는 키즈파크 시설(예정)까지 도입해 주거 가치를 한 차원 더 높일 예정이다.

서비스 면적
활용도 높여

분양 관계자는 “북한산국립공원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쾌적한 주거환경과 인근 주요 도심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입지까지 더해져 있어 분양 전부터 많은 분이 관심을 보내주고 있다”며 “앞서 110세대 1차 분양 때 보내 주셨던 뜨거운 성원이 이번 2차 단지 분양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광주 월드메르디앙 라테라스= 광주시에서 테라스하우스 공급 소식이 전해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광주 월드메르디앙 라테라스’는 경기도 광주시 쌍령동 일대에 위치한다.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전 세대 테라스 8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와, 전 가구 채광과 통풍이 우수한 4Bay 설계가 적용됐다. 지상에는 어린이놀이터, 커뮤니티 광장, 주민공동시설, 운동시설 등 입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시설도 조성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발코니, 14.9m 듀얼 와이드 테라스, 다락방(일부 제외) 등 다양한 서비스 면적을 제공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넓은 실사용 면적을 확보할 수 있는 발코니 확장과 테라스 설치도 무상으로 제공한다.

광주시 중심 시내의 풍부한 인프라를 누리면서, 편리한 교통망을 통해 인근 판교 및 분당·강남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경강선 경기 광주역이 위치해 있어 판교역까지 4정거장, 강남역까지 8정거장이면 갈 수 있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도 가깝다.

취미·휴식·운동 기능 갖춰
값 오르지 않는다? 통념 깨져

특히 경기광주역은 수서~광주 복선전철(2027년 예정) 정차역으로 개통 시 수서역까지 약 12분 만에 이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위례신사선 연장사업, 서울~세종고속도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등 다양한 교통호재가 예정돼 있어 향후 교통 여건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푸른유치원과 푸른초등학교가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해 걸어서 통학 가능한 학세권 단지로, 광주중·고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마트, 식자재마트, 경안시장, 주민센터, 광주시립도서관, CGV 등은 물론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스타벅스 경기광주DT점)와 패스트푸드 지점(맥도날드 경기광주DT점)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가 인근에 위치해 있다.

단지 인근으로 경안천, 국수봉, 마름산 등이 위치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깝게 누릴 수 있다. 광주 최대 규모의 쌍령근린공원(예정), 청석공원, 경안근린공원의 이용도 가능한 공세권 단지이다.

 


▲메종 드 엘리프 송산= 경기도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내에 계룡건설이 공급하는 ‘메종 드 엘리프 송산’이 본격 공급에 들어간다. 지하 1층~지상 3층, 28개동 총 204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전용면적 84㎡ 단일 구성이다. EB2블록 116가구, EB3블록 88가구로 총 204가구가 계획돼 있다.

단독주택이 갖춘 장점인 마당과 정원, 루프톱 테라스 설계가 적용된다. 주차, 보안·관리 커뮤니티 등 아파트의 장점도 누릴 수 있어 주거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층간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남향 위주의 동 배치 및 맞통풍 구조 설계가 적용돼 채광 및 세대 환기가 훌륭하다.

세대별로 필로티와 루프톱 테라스, 전용 정원을 적용해 개방감과 공간 활용도도 좋다. 집 곳곳에 다양한 수납공간이 마련돼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스크린골프연습장, 맘스스테이션, 피트니스센터, 주민카페, 북카페, 주민회의실 등 각종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수노을교, 시화교 등을 이용하면 안산 중심 생활권에 빠르게 연결된다. 인근 동서진입로, 서해안고속도로, 77번 국도 등 광역 도로망을 통해 서울 및 수도권으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안산~시흥~서울까지 이어지는 복선전철 신안산선이 정차하는 한양대역(2024년 예정)과 서해선 정차역인 국제테마파크역(2024년 예정) 등이 단지에서 근거리다.

앞쪽으로 시화호가 흐르며, 시화호를 따라서 조성된 수변공원과 근린동원 등에서 여가 및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다. 근거리에는 수노을중앙공원, 안산갈대습지공원, 안산호수공원, 세계정원경기가든(예정), 비봉습지공원 등 다수의 대규모 공원도 위치해 있다.

단지 인근에 시화공업단지와 반월국가·특수산업단지 등 대규모 산업단지가 많다. 또한, 주변으로 어린이집, 유치원, 송린초, 송린중, 새솔고, 새솔동 학원가 등이 위치해 자녀 교육 여건도 잘 갖춰져 있다.

 


▲홍천 리빙웰타운=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하화계리 720-5번지 일대에 2층 구조 테라스형 타운하우스인 ‘홍천 리빙웰타운’이 분양 중이다. 국내 유일 강변온천인 홍천 온천지구 내 고품질 온천을 각 가정에서 즐기는 타운하우스로, 총 50세대의 대단지로 조성 계획이다. 현재 건축된 타운하우스는 4가지 타입 전용 89㎡(구 27평형), 99㎡(구 30평형), 109㎡(33평형), 145㎡(44평형)로 마련돼 있다.

추가적인
비용 없어

전용 89㎡(구 27평형)의 경우 3억원도 안 되는 2억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된다. 서비스 공간인 테라스를 포함하면 분양 면적이 357㎡(108평)~403㎡(122평)까지 된다고 한다. 필지분양의 경우 분양주를 위한 맞춤형 평면 설계로 시공되며 입주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집안에서 온천을 테마로 스파나 월풀 등을 추가적인 비용 없이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대규모 풀장, 텃밭, 넓은 독립 마당, 광폭 테라스 등도 제공된다.

1가구 2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도시에 집이 있어 1가구2주택이 돼도 양도세는 비과세된다. 홍천군 지역에서 대지 200평 미만, 기준시가(분양가 혹은 실거래가 아님) 2억원 미만 주택은 양도세 비과세 대상이다. 선착순으로 필지를 지정해 분양받을 수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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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