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파는 ‘뷰세권’

위드 코로나 시대에 조망권 프리미엄을 갖춘 단지가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실내에서라도 자연을 누리고 싶어 하는 열망이 높아짐에 따라 조망권이 더욱 중요한 생활 가치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전통적으로 주택 분양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역세권, 학세권에 이어 ‘뷰(View)세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조망권 프리미엄을 품은 단지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  뷰세권이란 강, 천, 바다, 호수, 공원, 산 등 자연 환경을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조망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단지를 말하는 부동산 신조어다.

조망권이
돈 된다

바야흐로 조망권이 돈이 되는 시대다. 조망권에는 정확한 가격이 정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무엇을, 얼마나 보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고 있다. 향후에도 산, 강, 바다, 공원 등 자연 조망권을 갖춘 단지가 주택시장의 굳건한 강자로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아름다운 자연경관, 탁 트인 전망, 쾌적한 주거환경 등 다양한 장점을 지닌 이들 단지는 높은 희소성을 바탕으로 높은 청약경쟁률과 시세 상승 등을 보여주며, 타 단지 대비 돋보이는 우세함을 드러내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에서도 인천 바다와 접해 있어 탁 트인 전망을 누릴 수 있는 아파트인 ‘더샵 송도 마리나베이’는 지난해 2월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60.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교방동 일대에 분양한 아파트 ‘창원 푸르지오 더 플래티넘’도 탁 트인 조망권을 갖췄다는 점이 부각되며 지난해 3월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8.2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조망권을 확보한 오피스텔도 높은 인기를 보였다. 서울 마포구에 공급되는 오피스텔 ‘리버뷰나루하우스’는 한강 변에 들어서 탁 트인 강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점이 이목을 사로잡았다. 2019년 6월 진행한 112실 모집에 2.67대1의 청약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에 성공했다.


규제가 적어 인기를 끌고 있는 생활(형)숙박시설도 조망권에 따라 인기가 달라지기는 마찬가지다. 롯데건설이 지난해 3월 분양한 ‘롯데캐슬 드메르’ 생활숙박시설은 부산 도심의 야경과 바다 조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지상 51층에 고품격 커뮤니티 시설을 설계해 호평을 받았고, 청약에서 평균 35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자연 둘러싼 조망권 프리미엄 인기
중요한 생활 가치 중 하나로 자리

프리미엄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전라남도 여수 웅천지구에서 2018년 9월 분양한 ‘웅천자이 더 스위트’생활숙박시설은 바다와 인접해 있고 스카이라운지인 ‘더 클라우드 36’을 최상층에 배치해 마리나 및 웅천지구를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 166㎡는 12억1400만원(35층)에 분양권 매물(네이버 부동산 기준)이 나와 있는데, 이는 분양가(8억6400만원) 대비 3억5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조망권에 따라 주택 가격도 큰 차이를 보인다. KB국민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해 8월5일 기준 한강 조망이 가능한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자양강변 아이파크’(2006년 12월 입주) 전용 84㎡의 평균 매매가는 14억원인데 비해, ‘광진 트라팰리스’에 가려 일부 가구만이 한강 조망이 가능한 ‘이튼타워리버 3차’(2007년 4월 입주) 전용 84㎡ 평균 매매 가격은 12억4000만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조망권에 대한 가치로 한 단지 내에서도 수억원에 달하는 매매가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크로리버파크’전용 59㎡는 지난해 11건의 매매계약(국토부 실거래가 자료 참조)이 체결됐다. 이 주택형의 거래가는 20억~25억7000만원으로 조망권을 확보한 동·층에 따라 최대 5억원 이상의 거래가 차이를 보였다.

높은 청약경쟁률·시세 상승
타 단지 대비 돋보이는 우세함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조망권에 대한 선호도는 남다르다. 조망권이 확보된 수익형 단지의 경우 수요 확보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조망이 가능한 부지가 한정돼 있어 희소성이 높은 게 그 이유다. 이렇다 보니 생활숙박시설, 오피스텔, 상가 등 바다 조망이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은 임대 투자는 물론, 주거 상품의 경우 세컨드하우스로 이용하려는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KB부동산 상권분석보고서 자료를 보면 바다 조망이 가능한 상가와 숙박시설이 몰려 있는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바닷가 인근 상권은 지난해 1월 평균 매출이 전년 동기(2020년 1월) 대비 35.29% 성장했으며, 매장당 평균 매출은 40.4% 증가했다. 전남 여수시 돌산읍 바닷가 상권의 경우 지난해 1월 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96  % 증가했으며, 매장당 평균 매출도 30.86% 증가했다.

가격도
큰 차이

최근 분양한 바다 조망 상품들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 6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분양한 생활숙박시설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는 청약 결과 최고 266.83대1, 평균 38.8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는 해운대 바다 조망(일부 호실)이 가능해 눈길을 끌었다. 전남 여수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웅천 롯데캐슬 마리나’의 경우 평균 6.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는 웅천지구 마리나 항만 바로 앞에 위치해 바다 영구 조망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시장에서 조망권에 대한 가치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분양가는 수천만원 차이에 불과했던 단지들이 향후 수억원에 달하는 매매가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특히 향후 일대의 개발 방향에 영향을 받지 않아 조망권의 가치가 변하지 않는 영구 조망권을 갖춘 단지를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강원권에서 분양 중인 뷰세권 단지.

시원한 시야
새로운 콘셉트

 

▲더 그로우 서초= 서초동에 명품 하이엔드 오피스텔인 ‘더 그로우 서초’가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84-7번지 일원에 지하 7층~지상 19층, 총 221실의 주거용 오피스텔로 구성된다. 이 단지는 기존의 과시적 럭셔리를 선보이는 상품성이 아닌, 구조와 기능을 중시한 합리적 럭셔리 라이프를 기대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셉트의 상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단지는 기존 소형 오피스텔과 달리 모든 유닛에 투룸 구조를 도입했으며, 3Bay 설계로 거실과 주방, 안방은 물론 알파룸에서도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했다. 유닛 내부 및 커뮤니티 시설에서 우면산 조망이 가능한 점도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 요소다. 1층 상업시설을 배제하고 필로티 구조로 정원과 공원 등의 휴식공간으로 연결하며, 지하 1층에는 호텔식 발레 공간인 세컨드 로비를 운영해 지하에서도 호텔처럼 입장할 수 있다. 프라이빗풀과 함께 조성되는 루프톱 인피니티풀(25m 정규 3개 라인), 최상층 커뮤니티 시설 배치 등 고기능성의 하이엔드급 부대시설도 눈길을 끈다.

 

▲더샵 송도아크베이=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더샵 송도아크베이’의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간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1공구 B3블록 송도동 30-5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단지로 지하 4층~지상 49층 4개 동 아파트 775세대, 오피스텔 255실 등 총 1030세대 규모다. 이 가운데 외국인 임대 물량을 제외한 608세대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타입별로는 ▲84㎡ 174세대 ▲98㎡ 94세대 ▲112㎡ 99세대 ▲121㎡ 232세대 ▲155㎡ 3세대 ▲168㎡ 3세대 ▲179㎡ 3세대로 구성된다.

송도 6·8공구 핵심 사업인 워터프런트 호수와 마주하고 있다. 워터프런트 사업은 송도국제도시 외곽을 ‘ㅁ’ 자 형태로 호수와 수로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오는 2027년까지 교량, 인공해변, 수상터미널, 마리나시설, 해양스포츠 체험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외관은 회오리형 특화 설계로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자랑거리다. 2개의 레인과 유아풀장을 갖춘 실내수영장을 비롯한 피트니스·사우나·실내 골프연습장 등으로 구성된 스포츠존, 독서실 및 멀티룸·북카페로 이뤄진 에듀존, 게스트하우스 및 시니어하우스·키즈하우스 등의 퍼블릭존을 갖췄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 주차장 웰컴라이팅 및 대기전력 차단 시스템 등 효율적인 에너지 설비를 계획했고,‘우리집 앞 안심시스템’및 ‘3선 보안 시스템’ 등을 적용해 더 안전한 주거 환경을 제공한다.

 

▲홍천 리빙웰타운=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하화계리 720-5번지 일대에 2층 구조 테라스형 타운하우스인 ‘홍천 리빙웰타운’이 분양 중이다. 온천수(가정별로 온천수 천연암반수 제공)가 나오는 국내 유일한 타운하우스로 우선 총 50세대로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건축된 타운하우스는 4가지 타입 전용 89㎡(구 27평형), 99㎡(구 30평형), 109㎡(33평형), 145㎡(44평형)로 마련되어 있다. 전용 89㎡(구 27평형)의 경우 2억8500만원선으로 분양가가 책정돼 있다.

이 단지는 차별화된 홍천강 조망과 녹색 힐링 환경을 갖추고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주목된다. 홍천강을 따라 산책로, 자전거 길, 공원 등이 조성되어 있으며 각종 휴양림과 테마파크, 거기에 홍천군에만 약 20여 개의 캠프장과 래프팅 명소가 있어 자연과 함께하는 각종 여가생활을 가까운 곳에서 누릴 수 있다. 유명한 산과 계곡, 강이 곳곳에 있어 자연경관도 수려하다.

 


▲속초 하워드존슨= 연 2000여만명의 풍부한 수요를 품은 강원도 속초시 조양동 일대에 들어설 생활(형)숙박시설인 ‘속초 하워드존슨’이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22~54㎡, 총 476호실 규모다. 인근에 속초해수욕장, 엑스포 타워, 속초 중앙시장, 대포항 등의 관광시설이 밀집돼 있으며, 해상 케이블카, 대관람차 및 테마파크 등 새로운 관광시설도 조성될 예정이다.

사면이 산
녹색 힐링

특히 조망 프리미엄까지 갖췄다. 희소성 높은 입지적 장점을 살려 일부 호실에서는 청초호, 동해바다, 설악산 등 우수한 조망권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관광객들은 숙박시설에 머무는 동안 실내에서도 반짝이는 물결과 야경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층고 약 7m의 1층 로비는 반짝이는 속초의 바다를 재해석한 감각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이 적용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2층에는 대규모 관광 고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멀티 레스토랑을 비롯해 속초의 전경을 누릴 수 있는 야외 바, 파티룸 등이 제공된다. 옥상에는 속초의 일출, 일몰을 표현한 루프탑 가든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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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