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이재명 그리는 선대위 큰 그림

  • 박용수 기자 exit750@hanmail.net
  • 등록 2021.11.22 15:14:26
  • 호수 1350호
  • 댓글 0개

'비대 캠프’ 겉만 번지르르

[일요시사 정치팀] 박용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캠프가 출범 보름 만에 선대위 ‘개편안’ 논란에 휩싸였다. 거대 163명이라는 현역 의원들이 모두 참여한 ‘매머드급 선대위’의 위엄을 보여준 민주당은 최근 선대위 조직이 너무 비대한 탓에 속도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이 후보 역시 최근 선대위 활동에 상당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여권 내에서는 경선 때 활약했던 인사들이 다시 전면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총 12명의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꾸려졌다. 선대위원장은 윤호중 원내대표와 경선 후보였던 김두관·박용진·이광재 의원, 각 경선 캠프의 선대위원장이었던 우원식·변재일·설훈·홍영표·김영주 의원과 김상희·김진표·이상민 의원 등 총 12인이 공동으로 맡기로 했다.

비효율 지적

총괄특보단장으로는 안민석·정성호·이원욱 의원이 공동으로 맡고, 수석부단장은 위성곤 의원, 외교특보단장은 박노벽 전 대사, 국제통상특보단장은 김현종 전 청와대 외교 안보특보가 각각 선출됐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민주당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에 참석해 의원들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최근 당내에서도 대규모 선대위가 출범됐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이 후보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구성하고도 선대위 활동이나 소통 채널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거대 민주당 의원들이 합세해 이 후보를 도와주고 있지만 사실상 이 후보만 혼자 뛰는 것으로 보인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민주당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이 후보는 캠프 내부 주요 소통 채널을 통해 직접 선대위 관리에 나섰다.

이 후보 관계자는 “원래 꼼꼼한 성격인 이 후보가 최근 메시지 관리 등을 두고 직접 지시를 내리는 등 선대위 활동에 간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일부 메시지가 잘못 나간 데 대해 직접 질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선 4개월 남짓 남은 지금 상황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앞지르지 못할 경우 대선 정국에서 난항이 되는 상황 속에서 당 지도부와 이 후보 핵심 관계자들이 선대위 개편 방안을 직접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선대위 개편안에 대해서 개혁 성향의 초선 의원들이 ‘역동성 부족’을 지적하며 각 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할 외부 인재를 영입해 실질적 권한을 주자고 주장한 바 있다.

관료화된 선대위라는 비판이 잇따르자 경선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이른바 ‘이재명계’ 의원들이 다시금 전면 배치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어렵게 꾸몄지만 뚜렷한 성과는?
다시 ‘메머드급’ 개편안 검토 중

여권의 대표적인 책사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려온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민주당의 선대위 전략에 대해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양 전 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민주당 영입인재·비례대표 의원모임’ 비공개 간담회서 “저쪽(국민의힘)과 너무 대비된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위기감이나 승리에 대한 절박함, 절실함이 안 느껴진다”고 직격했다.

양 전 원장은 당내 상황에 대해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는 문구를 소개하며 “우리 당 현실을 한 마디로 얘기하면 그렇다”고 언급했다.

그는 “의원들의 한가한 술자리도 많고, 누구는 외유 나갈 생각하고, 아직도 지역을 죽기 살기로 뛰지 않는 분이 더 많은 게 현실”이라며 “대선이 넉 달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이렇게 유유자적 여유 있는 분위기는 우리가 참패한 2007년 대선 때 보고 처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전 원장은 “후보만 죽어라 뛰고 있다. 책임 있는 자리를 맡은 분들이 벌써 마음속으로 다음 대선, 다음 대표나 원내대표, 광역 단체장 자리를 계산에 두고 일한다”며 “탄식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는 각자 선대위 역할을 맡은 의원들 중 이 후보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원도 있지만 내년 대선 및 지방선거에서 자기 밥상 밖에 생각하지 않는 당내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은 최근 당내 선대위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 “선대위가 지금 2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며 “1단계는 ‘원팀’이었다. 용광로, 소위 매머드 이런 단어들을 붙였던 큰 덩어리였다면 2단계는 신속성,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속성, 또 기민한 대응을 선대위에 요구했다”며 “초선 의원들의 민주당은 비대하고 느리고 현장성을 잃었다는 국민들의 차가운 평가가 있다고 하는 대목과 궤를 같이한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163명이라는 현역 의원 전원이 각자 선대위의 직책을 맡고 있어 사실상 업무 효율성을 높이려는 핵심 의원 그룹을 중심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구조도 합리적인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

3040 실무 팀장급 대거 배치
“여의도 아닌 현장서 뛰어야”

이 관계자는 “반쪽짜리 캠프를 탈피하기 위해 조만간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청년 정치인들이 선대위 활동을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정 내용엔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3040세대 인사들을 선대위 실무팀장급으로 대거 배치하는 방안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도 의원들과의 만남을 늘리면서 당내 장악력 확대에 나섰다. 이 같은 활동은 당내 의원들의 활동이 미진하자 선대위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무게를 싣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의 정체된 지지율과 당 안팎에서 터져 나오는 선대위 쇄신론에 대해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심각한 양상”이라며 “민주당이 맞닥뜨린 첫 번째 큰 고비”라고 우려했다.


윤 의원은 “민주당 내 많은 분이 위기 상황이라 인식하고 있고, 공감대 속에서 여러 가지 흐름이 나오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절박한 사람이 이기고 현장에 답이 있다. 질 때는 국회의원들이 모두 여의도에 있었고, 이길 때는 다 현장에 가 있다”며 “양당 모두 의원들이 여의도에 있는 것 같다. 누가 먼저 현장으로 뛰어가느냐에 관건이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윤 의원은 국민의힘 윤 후보를 겨냥해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의 영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 “야박하게 들리겠지만 지금 거론되는 분들의 면면을 보면 대체로 선거에서 패배했던 패장들이거나 정치적 배신을 하셨던 분들”이라며 “과연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혼자만 열심

이날 같은 당 이탄희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 활동이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한다”며 “각 분야에서 신속하고 충실하게 정책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나머지 의원들은 지역과 현장으로 가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야 하고 현장성·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전면 배치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선대위 직책을 내려놨다. 


<exit750@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