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미인’ 수익형이 뜬다

취득·보유·양도 단계별로 세금이 중과되면서 ‘절세’가 부동산 재테크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중과 등에서 벗어난 ‘절세미인’ 수익형 부동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마저도 주택 수에 포함되면서 투자 분위기가 수그러들고 있다. 대신 틈새 수익형 부동산으로 절세용 수익형 부동산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절세용 수익형 상품으로 임대분양 상가와 생활(형)숙박시설이 있다.

민자역사
지하상가

소유권을 사는 등기분양 상가와 달리 임대분양 상가는 소유권을 갖지 않고 상가 임차권만 분양받는 상품을 말한다. 매력은 취득세, 재산세, 종합세, 양도세 등을 부담하지 않는데다 등기 분양 상가에 비해 절반 이하의 투자금으로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임대 분양 방식으로 나오는 상가 대부분이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릴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2010년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서 공급된 임대분양 상가는 수십 곳에 이른다. 임대분양의 방식을 취하는 상가는 크게 두 가지다. 민자역사와 지하상가와 같이 공공에서 토지를 소유하고 있어 등기분양을 할 수 없는 곳은 불가피하게 임대분양을 하고 있다.

테마형 쇼핑몰이지만 운영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가 운영하는 곳은 상권이 꽤 활성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애경그룹에서 운영하는 수원역 민자역사로, 상권이 활성화하면서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수원역 민자역사를 대표하는 집객시설은 AK플라자와 AK&수원점. 역을 이용하는 이용객과 쇼핑과 문화시설을 이용하려는 이용객들로 발길이 늘 분주하다. 내부로 들어가 보면 내부에는 지하철역과 기차역으로 이동 가능한 통로가 연결돼 있다. 백화점, 식당, CGV 등 다양한 시설을 한곳에서 이용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녔다.

절세용 수익형 부동산으로 생활숙박시설도 주목받고 있다. 정부의 주택 상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기준금리도 하락하면서 틈새 투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생활숙박시설은 개인이 임대 운영을 할 수 있는데다 때로는 세컨하우스로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장점 때문에 은퇴자뿐 아니라 젊은 세대들에게도 투자 상품으로 인기가 많다.

최근 부동산 재테크 화두는 ‘절세’
임차권만 임대분양 상가 매력 발산

취득세 중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과세 등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도 특징이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오피스텔과 달리 전매제한이 없는 것도 투자자들을 끄는 요인이다. 생활숙박시설은 아파트와 달리 주택법이 아니라 건축법이 적용돼 주택시장 규제의 반사이익을 받는 것이다.

생활형 숙박시설을 분양받으려는 수요도 제법 감지된다. 지난해 6월 부산 해운대에서 분양한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는 최고 266.83대 1, 평균 38.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규모 인공 서핑장이 들어선 경기도 시흥시 시화MTV거북섬에서는 지난해 11월 분양한 ‘시흥 웨이브파크 푸르지오시티’가 최고 132.5대 1, 평균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다주택 투자자가 주택 시장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틈새 상품으로 통하지만 주의할 점도 적지 않다. 지난 4월부터 정부가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규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건축법 개정안에는 생활형 숙박시설을 주택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에 관련된 상품들이 취득세·종부세·양도세 등 전방위에서 세 부담이 가중되다보니 임대분양 상가나 생활숙박시설 등 절세용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절세용 수익형 부동산.

 

▲창동민자역사 아레나X스퀘어= 창동민자역사 복합개발이 11년 만에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복합 쇼핑몰 ‘아레나X스퀘어’가 들어서는 창동역은 용산역, 영등포역 등에 버금가는 랜드마크 역사로서 다시 태어날 전망이다.

창동민자역사 복합개발은 서울시 도봉구 창동 135-1 외 6필지 일대 노후한 창동역사를 재개발해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약 8만7293㎡ 규모에 복합 쇼핑몰 ‘아레나X스퀘어’와 환승센터, 역무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0년 공사가 중단돼 약 11년 동안 멈춰 있던 창동역사 개발은 최근 사업 초기화를 마치고 드디어 재개되면서 부동산 업계에서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아이파크몰이 위치한 용산역, 롯데백화점이 위치한 영등포역처럼, ‘아레나X스퀘어’가 들어서는 창동역사 역시 풍부한 배후수요, 뛰어난 교통여건 등을 바탕으로 단순 역사를 넘어 수도권 동북부의 새로운 상권 중심지로서 탈바꿈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과세서
자유롭다

우선 창동역세권은 도봉구, 노원구를 아우르는 중심 상권이 형성돼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노원구 약 52만300명, 도봉구 약 32만3400명을 더해 총 84만37 00명의 배후수요를 품고 있다. 또한 1호선과 4호선 환승역세권으로, 반경 500m 유동인구 추이를 살펴본 결과 일일 유동인구만 해도 약 1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레나X스퀘어’는 쇼핑몰 내 대형 테넌트의 입점을 이미 확정 지어 투자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동대문 패션타운을 대표하는 쇼핑몰인 ‘디오트’가 지상 4층 1개 층에 입점할 예정으로 상권이 빠르게 활성화될 전망이다.

 

▲송도 형지 글로벌패션복합센터=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11-2번지에 건립 중인 송도국제도시 형지 글로벌패션복합센터 내 1층과 2층 판매시설이 본격적인 임대분양(임대 후 분양 전환) 중이다.

세 부담 가중
주의할 점도

송도 형지 글로벌패션복합센터는 송도 지식정보단지역 인근에 대지면적 1만2501.6㎡(약 3782평), 건축연면적 1만9500여평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3층 규모로 지어진다. 오피스(지상 17층), 오피스텔(지상 23층), 판매시설(지상 2층) 등 총 3개동으로 구성된다. 2021년 10월 준공 예정.

인천지하철 1호선 지식정보단지역(평일 승·하차객 평균 40만명(월), 2019년 기준) 2번 출구 바로 앞 초역세권 입지로 지상 1층 60개 호실과 지상 2층 59개 호실이다. 대로변에 위치해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9월에서 10월 준공예정으로 본격적으로 임차인을 모집 중이다.

농협은 입점이 확정된 상태. 이미 커피숍 등은 운영 중이고, 케이터링, 돈가스, 분식, 일식, 중식, 볼링장, 당구장, 노래방 등의 프랜차이즈 예비창업자들을 선착순 모집하고 있다. 이중 식당 등의 음식점은 추천할 만하다. 주변 연구소 공장 등이 많고, 형지 본사 및 계열사 입주 수요와 오피스텔 201세대의 수요도 있기 때문이다. 형지 본사식당 운영 계획은 없다.


반경 3㎞ 이내 아파트, 오피스텔 등 약 4만3000명의 배후세대를 품고 있다. 이와 함께 인근에 포스코건설, 포스코인터내셔널, 삼성바이오로직스, 엠코테크놀로지 등 지식정보산업단지는 물론 바이오단지의 직장인 소비층도 풍부하게 갖췄다. 인천대 송도캠퍼스, 인천카톨릭대, 인천글로벌대, 인하대, 한국외국어대, 연세대 국제캠퍼스 등 인근 약 10여개 대학교 수요도 품고 있다. 해외 명문대, 15개의 국제기구, 중소 협력업체 근로자 등 탄탄한 배후수요가 있다.

 

▲더 솔라고 세운= 동부건설이 서울 중구 충무로 역세권에서 공급하는 생활형 숙박시설 ‘더 솔라고 세운’이 세운재정비 촉진지구 개발에 따른 미래가치로 주목받고 있다. 지하 5층~지상 14층, 전체 559실 규모로 들어서는 이 단지는 생활형 숙박시설 외에도 지하 2층 12실 규모의 스크린골프장(근생시설), 지하 1층 12레인의 볼링장(근생시설)과 피트니스센터, 지상 1·2층 상가로 구성된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전용 21.01㎡ 원룸부터 57.48㎡ 투룸까지 다양하게 구성된다. 단지에서 남산 조망(일부호실)과 북한산 조망(일부호실)권도 확보한다. 시행 위탁사인 솔라고 개발이 직영으로 운영예정인 볼링장(근생시설)과, 스크린골프(근생시설), 피트니스센터 이용도 가능하다.

주택법 아닌 건축법 적용
주택시장 규제 반사이익

단지 계약자에게는 시행 위탁사가 운영하고 있는 솔라고CC (36홀 골프장) 60만원 그린피 상품권 지급과 3년간 그린피 10% 할인권 혜택, 2021년 7월 준공예정인 솔라고 콘도(가칭) 3년간 20% 숙박료 할인, 더 솔라고 세운 3년간 년 1회 무료 숙박권 지급, 임대차 서비스, 세무대행, 시설관리 서비스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숙박객에겐 볼링장과 스크린골프 운영요금의 20% 할인, 조식 서비스(단기 숙박 시 무료제공, 장기 렌털 시 할인 제공)와 피트니스 무료 이용, 레스토랑 10% 식·음료 할인과 발레파킹 서비스, 객실 클리닝 서비스, 세탁 서비스 등이 계획됐다.


단지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6·17 대책, 7·10 대책 등 고강도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면서 오피스텔도 주택 수에 포함되고 주택의 취득·종부세 인상 등으로 대체 투자처를 찾던 투자자들이 규제의 강도가 낮은 생활형 숙박시설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영흥도 쎄시오= 친환경섬 인천 옹진군 영흥도에 들어서는 생활형숙박시설 ‘패밀리 시그니처 리조트 쎄시오’가 분양 중이다. 영흥도는 장경리해수욕장, 십리포해수욕장, 통일사, 영흥 에너지파크 등 관광지를 보유한 서해안 대표 해양관광지다. 서울 인근에 위치해 수도권과 전국 각지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주말, 휴일 등에 찾는 장소 중 하나다. 연간 3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영흥도 옹진군 내리 일원에 건립되는 시설은 대지면적 9960㎡, 연면적 2만7899.67㎡에 7개 층으로 이루어진 복합리조트로, 400여개의 객실과 클럽메드식 다양한 부대시설로 조성된다. 평형 구성은 스탠다드룸 A타입(22.48㎡) 300실, 스탠다드룸 B타입(23.08㎡) 35실, 스탠다드룸 C타입(31.27㎡) 16실, 로얄스위트룸 I타입(103.50㎡) 2실, 펜트하우스 PENT(45.00㎡) 37실 등으로 나뉜다.

접근성 우수
탄탄한 배후

단지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입지를 갖춰 전 객실 일출·일몰 바다 조망권을 확보하며 고객 전용 프라이빗 비치가 마련된다. 객실은 오션뷰 테라스가 있는 복층구조로 설계됐으며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마감이 적용된다.

펜트하우스는 하나의 객실이 3층의 공간으로 꾸며진다. 루프탑에 프라이빗풀과 데이베드를 갖춰 하늘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휴양공간으로 조성된다. 이와 함께 기존 생활형숙박시설에서 볼 수 없던 프라이빗 비치, 인피니티 풀, 컨벤션, 회의실, 대형식당, 남·여 피트니스센터, 키즈존, 스크린골프장, 게임장, 노래방, 편의점, 빨래방, 커피숍 등의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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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