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따라 오피스텔 사볼까

올해 서울 오피스텔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고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체재로 주목 받으면서 원조 골드라인인 서울 지하철 2호선 라인에 공급되는 오피스텔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대·연대 신촌, 홍대, 한양대, 건대, 서울대 등 서울 유명 대학가와 업무용 빌딩 밀집지역을 지나 직장인 및 대학생 수요가 풍부한 서울지하철 2호선 역세권에서 오피스텔 공급이 잇따르고 있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역세권 오피스텔은 출·퇴근 교통여건을 주거지 우선순위로 두는 직장인과 대학생 1~2인 가구를 겨냥한다. 이른바 ‘싱글족’주거 상품으로 인기를 끄는 소형 오피스텔이 연간 1%대 은행금리보다 높은 연간 5% 내외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아파트
대체재

2호선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순환하는 유일한 노선으로 강남, 시청 등 도심은 물론 서울 주요지역을 관통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탑승하는 지하철 노선이다.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분양시장에서 일명 황금라인 또는 골드라인으로 불리는 2호선 라인은 2019년 기준으로 전체 지하철 하루 평균 이용객의 29.8%인 222만4000명이 이용하고 있다.    

 승차인원뿐 아니라 환승역이 모든 구간 환승역(51개)의 절반에 가까운 23개나 있어 환승인원도 가장 많다. 2호선 역세권 일대는 수익형 부동산시장에서는 분양흥행 보증수표이자 노른자 땅으로 통한다. 따라서 업계에선 둥근 벨트 모양으로 연결된 지하철 2호선 축을 ‘싱글 벨트’라고 부른다. 새내기 직장인과 대학생 등 싱글족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서다.

2호선 라인에서 분양에 나선 오피스텔은 단기간에 분양이 완료되는 등 분양성적도 좋았다. 2019년 10월 분양에 나선 2호선 및 7호선 환승역인 건대입구역 ‘자이엘라’오피스텔은 평균 4.71대 1, 최고 16대 1의 경쟁률로 전실 완판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2호선과 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에서 공급된 ‘스퀘어 리버뷰’오피스텔은 144실이 계약 하루 만에 완판 됐다.


지난해 1월 분양에 나선 2호선 서울대입구역 역세권 입지에 전세대 복층형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인 ‘더헤르미온’도 분양개시 하루 만에 100% 마감했다. 더헤르미온 오피스텔은 지하 1층~지상 14층, 오피스텔 104실, 도시형 생활주택 49가구 및 근린생활시설로 공급된다.

유명 대학가·업무용 빌딩 밀집
신입사원과 대학생 등 싱글 벨트

같은해 4월 2호선 서울대입구역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더울림메트로타워’도 분양개시 한 달 만에 분양을 마감했다. 2호선 외에도 서부선, 신림선 개통 수혜가 예상된다. 더울림메트로타워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일원에 오피스텔 96실, 도시형생활주택 28세대 총 124실을 공급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12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서 공급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신도림역 센트럴’역시 단기 완판 됐다. 오피스텔 총 463실이 지난해 12월28일 정당 계약 실시 이후 5일 만에 계약을 모두 완료했다. 단지 내 상업시설인 ‘힐스 에비뉴 신도림역 센트럴’도 모두 팔렸다.

업계에서는 오피스텔이 단기간에 완판된 비결로 단지의 입지적 특성을 꼽고 있다.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과 인접한 역세권 단지로 GTX-B노선 개통호재도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업무지구와 산업단지가 몰려있는 서울지하철 2호선 라인은 직장인 및 대학생 등의 임차 수요가 많아 소형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오피스텔은 실거주도 있지만 투자의 경우 임대수요를 확보하는 게 핵심인데 2호선 역세권 주변은 타 노선과의 환승도 수월하며 생활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임대사업에 관심 있는 수요자들의 투자 1순위로 꼽힌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지하철 2호선 라인에 분양(예정) 중인 오피스텔.

 


▲이대역 에스엠케이타워= 원조 골드라인 2호선 이대역 도보 5분 거리에 ‘이대 에스엠케이타워’오피스텔이 선시공·후분양 방식으로 공급 중이다. 최고 높이 10층, 1개 동이다. 전용면적 14.77㎡(약 4.5평)~19.79㎡(약 6평), 오피스텔 48실로 지상 3~10층으로 구성된다. 사용자 중심의 신개념 설계가 도입된 오피스텔로, 공간 효율도 좋은 평을 받는다. 완벽한 빌트인시스템(친환경 시스템에어컨, 냉장고, 전기쿡탑, 세탁기 등)과 보안시스템(엘리베이터 출입보안카드, 무인택배시스템)이 적용돼 입주 시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도 기대할 수 있다.

1%대 금리
5%대 수익

신촌, 이대역 일원에서 분양가 1억원대부터 시작하는 착한 공급가로 책정됐다. 분양가 2억2000만원(전세 2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실투자금 2000만원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분양 관계자는 “즉시 입주나 투자가 가능한 후분양 오피스텔로 신촌과 이대역 일원 노른자위 입지에 내 집을 마련하거나 임대수익을 올릴 절호의 기회다”라고 말했다.

주변 지하철역은 총 3개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을 도보로 4 ~5분대에 이용할 수 있다. 도보 10분 거리에는 신촌역이 있다. 걸어서 1분 거리에는 경의중앙선 신촌역이 있어 트리플 역세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2023년 착공을 앞둔 서부선 경전철(신촌역, 연세대역) 호재도 있다. 서부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은 2023년 착공을 목표로 은평구 새절역(6호선)부터 명지대, 신촌, 여의도를 거쳐 관악구 서울대입구역(2호선)까지 총 연장 16.2㎞의 정거장 16개소, 차량기지 1개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분양 관계자는 “서부선 경전철이 완공될 경우 출퇴근 등 이동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신촌은 대학, 상업, 업무지구 등 통행수요가 높은 지역이어서 신축 오피스텔이 독보적인 이점을 갖는다”고 말했다.

분양 족족
완판 성공

 

▲왕십리역 요진 와이하우스= 요진건설산업은 서울시 성동구 도선동에 ‘왕십리역 요진 와이하우스’를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19층, 전용면적 23~29㎡ 오피스텔 112실로 조성된다. 오피스텔은 지상 4~19층에 들어서며 희소성 높은 1.5룸 복층형으로 구성된다. 특히 전용률이 62.2%로 일반 오피스텔에 비해 넓게 구성되며, 복층형 설계를 통해 서비스 면적도 제공돼 실사용 면적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3.6m의 높은 층고와 고품격 입면 디자인을 적용해 소형 주거 공간의 프리미엄을 높일 전망이다. 복층형 특화설계로 침실 및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다락방을 선보인다. 1.5룸 평면 설계로 생활공간을 분리해 쾌적하고 아늑한 실내 공간 구성이 가능하다. 내부에는 풀퍼니시드 시스템 가구 및 천장형 에어컨 등 빌트인 가전을 갖출 예정이다.

교통여건 주거지 우선순위
1~2인 가구 겨냥 상품 인기

가전소물장, 화장대 겸용 붙박이장, 신발장, 계단 및 공간 등 풍부한 수납공간도 주어진다. 전면 와이드 창호로 개방감과 채광을 확보하며, 공용공간 복도에도 자연채광을 위한 채광창을 설치할 계획이다. 외벽 전체는 화강석 마감으로 화사하고 품격 높은 입면 디자인이 반영된다. 옥상에는 입주민의 힐링을 위한 정원이 조성되며, 옥상 엘리베이터 설치로 이동을 편리하게 할 방침이다. CCTV, 로비 출입통제설비, 단지입구 주차관제시스템 등 안전을 위한 시설도 마련된다.

지하철 2·5호선과 분당선, 경의중앙선, ITX청춘선, 동북선 경전철(예정)이 정차하는 동북권 교통 요충지 왕십리역이 300m 내 위치한다. 총 6개 전철라인을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025년에 개통 예정인 동북선 경전철 출구가 사업지 인근에 예정돼 있다. 왕십리에서 중계동 은행사거리를 잇는 동북선 경전철이 완공되면 상계에서 왕십리까지 환승 없이 20분대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청계 아델리아2= 서울시 중구 황학동 1073외 9필지 일원에 선보이는 주거형 오피스텔 ‘청계 아델리아2’는 신혼부부 특화설계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20층 1개 동, 전용면적 30~46㎡ 총 131실 규모로 구성된다. 1~2인 가구와 신혼부부, 3인 가구 등의 거주가 가능해 소형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주거상품에 속한다.

전용 44~46㎡의 경우 3-Bay 구조로 설계됐다. 모든 세대 현관 외부에 창고 겸 수납공간을 제공해 수납특화로 눈길을 끌고 있다. 옥상 루프탑 설치로 주민 편의성을 높였고, 각 세대마다 시스템 에어컨, 빌트인냉장고, 빌트인세탁기, 전기쿡탑, 오븐렌지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빌트인 시스템을 도입한다.

도보 약 5분 거리에 지하철 2·6호선 환승역 신당역, 도보 약 10분 거리에 1·6호선 환승역 동묘앞역이 있다. 반경 1㎞ 내 1·4호선 동대문역, 1·2호선 및 우이신설선 신설동역, 2호선 상왕십리역, 5·6호선 청구역 등 다수 지하철역이 자리하고 있다.

 

▲강남 루카831=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 역삼동 강남역 인근에 고급 주거용 오피스텔 ‘루카831’을 분양 중이다. 단지 규모가 300실을 웃도는 데다 소형 아파트 대체 주거시설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성아파트 사거리 인근(역삼동 831의11)에 들어서는 이 오피스텔은 지하 7층~지상 29층 337실(전용면적 50~71㎡)로 구성된다.

전문직 종사자 등을 겨냥한 하이엔드(최고급) 주거시설로 꾸며진다. 건물 입면(옆모습)의 창을 아치 모양으로 짓고, 단지 현관 입구부터 아치형 터널을 배치한다. 천장고가 2.9m로 높아 개방감도 좋다는 평가다. 옥상에 인피니티풀을 설치해 도시 전경을 내다볼 수 있다.

살기 좋고
가고 싶은


주력인 전용 54A㎡의 창가에 침대처럼 편안하게 누워서 쉬거나 독서를 할 수 있는 2.7m 길이의 공간(윈도시트)을 넣는다. 스타일러, 세탁기, 건조기를 한 번에 놓을 수 있는 드레스룸 공간을 별도로 둔다. 지하 1층에는 24시간 대기 중인 호텔식 인포 데스크를 운영해 발렛파킹과 무인 택배함 등 입주민을 위한 각종 서비스를 지원한다. 1~2층에는 프리미엄 상업시설을 조성해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이 걸어서 5분 남짓 걸린다. 강남에서 신사까지 연결하는 신분당선 연장선 1단계 구간이 2022년 개통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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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날 이후…친·비명 갈등 시나리오

심판의 날 이후…친·비명 갈등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과와 이에 따른 조기 대선 여부가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다. 생각보다 이르게 정권교체의 기회를 잡은 더불어민주당이지만 친명·비명 갈등으로부터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한 달간 통합 행보를 보이나 싶더니 또다시 서로를 향해 총구를 들이미는 형국이다. 지난달 2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최종 변론기일이 마무리된 후 모든 시선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쏠렸다. 통상적으로 2주 이내에 결과가 나오는 만큼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는 이번 주 내로 나올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 선고기일 기간을 고려하면 오는 14일이 유력하다. 세 개의 변수 결론은 하나 현 상황서 마은혁 헌재 재판관 후보자 임명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새로운 재판관이 합류하면 탄핵 심판 심리 과정서 나온 증거 기록과 증언 등을 살피는 ‘변론 갱신’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이 작업에만 2주가량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다만 새 재판관이 임명돼도 진행 중인 윤 대통령 사건 선고에 참여시킬지 결정하는 것은 남은 재판관의 몫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마 후보자 임명은 논의할 필요도 없는 즉시 하면 되는 일”이라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임명을 촉구했다. 최 권한대행은 헌재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덕수 총리의 탄핵 심판이 급물살을 타거나 헌법재판관 8명의 의견이 만장일치로 모이지 않을 경우에도 선고가 미뤄질 수 있다. 후자의 경우 재판관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최종 결정문을 작성하는 데 다소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야당은 헌재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재판관이 전원일치로 탄핵 인용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성준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12월3일 내란의 밤을 모든 사람이 봐왔고 탄핵 심판 과정서 윤 대통령의 거짓말을 다 확인한 사람들이 온 국민인데 어떻게 탄핵 심판서 헌법재판관들이 만장일치를 안 할 수가 있겠냐”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박은정 의원 역시 만장일치로 윤 대통령이 파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 의원은 “기각 가능성은 없다”며 “윤 대통령의 직접 지시를 받은 증인들이 넘치고, 헌재 탄핵 심판정에 나오지 않은 기록, 증거들은 더 많다. 수사 기록이 모두 확보돼 사실관계가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 입장서도 탄핵 인용을 예상했을 것”이라며 “조기 대선서 정치적인 영향력을 가져가기 위해 강성 지지층을 자극하고 선동하는 정치적 메시지로 헌법재판에 임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오는 14일 윤 대통령이 파면된다고 가정했을 때 조기 대선은 60일 이내인 5월13일 이내에 치러져야 한다. 야권은 조기 대선과 내달 2일 예정된 상반기 재·보궐선거를 동시에 치르자고 주장하는 만큼 5월은 곳곳서 격돌이 예상되는 시기다. 운명 가를 일주일 이번 주 결정 유력 마은혁 임명 최대 관건…여야 촉각 오는 13일은 상반기 재보선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날이다. 따라서 헌재가 이보다 이른 시점에 윤 대통령 탄핵을 인용한다면 5월 조기 대선과 상반기 재보궐선거가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공직선거법 제203조 5항에 따르면 ‘보궐선거 등의 후보자 등록 신청 개시일 전일까지 대통령의 궐위로 인한 선거 또는 재선거의 실시 사유가 확정된 경우 그 보궐선거 등은 대통령의 궐위로 인한 선거 또는 재선거의 선거일에 동시에 실시한다’고 명시했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같이 밝히며 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질 경우 그에 따라 절감되는 세금만 367억원이라고도 강조했다. 조기 대선이 점차 가시권에 접어들자 민주당은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굳히기에 나섰다. 각종 여론조에서도 이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 1순위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506명을 대상으로 ‘대선 양자 가상 대결’을 조사한 결과 이 대표가 50.0%,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31.6%를 기록했다.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결과 역시 이 대표가 46.3%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18.9%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6.9% ▲홍준표 대구시장이 6.8% ▲오세훈 서울시장 5.1%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2.1%로 집계됐다. 이어 ▲이낙연 전 국무총리 1.7% ▲김동연 전 국무총리 1.4% ▲김부겸 전 국무총리·김경수 경남지사가 1.3%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여론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0%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서 ±2.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지율이 안정권에 접어들자 이 대표는 민주당의 최대 숙원이었던 계파 갈등 봉합에 힘을 쏟았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민주당 내에서 후보 경선을 해야 하는데, 이대로 이 대표의 독무대가 될 경우 1극 체제 비판은 불가피하다. 이런 프레임을 깨트리고 중도층을 견인하기 위해서라도 통합 행보는 필수라는 해석이다. 스스로 당긴 갈등의 불씨 이 대표는 지난달 13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만난 데 이어 21일 박용진 전 의원과 만남을 가졌다. 이후 24일에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27일에는 임종석 전 청와대비서실장, 28일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회동했다. 이들은 웃으면서 악수하고 “더 큰 민주당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연신 강조했다. 하지만 비명(비 이재명계)의 쓴소리와 친명(친 이재명)계의 이견이 부딪쳐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비명계가 주장하는 대통령 중임제 개헌에 이 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실제 통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도 분석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서 계파 갈등이 몰고 온 후폭풍을 몸소 경험했다. 당시 대권주자였던 이낙연 전 총리와 이 대표 간의 공방 수위가 높아지면서 사사건건 시비가 붙었고 결국 사법 리스크를 건드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대선 경선 당시 불거진 이른바 ‘무효표’ 처리를 놓고 이 전 총리 측이 크게 반발하면서 명-낙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대선서 패배한 이후 본격적으로 ‘네 탓 공방’을 벌이며 계파 갈등의 시발점이 됐다는 평이다. 이미 물밑 작업에 들어간 조기 대선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 대표는 비명계와의 화합에 공을 들였지만 2년 묵은 앙금이 좀처럼 쉽게 풀리지 않는 듯하다. 비명계는 계속해서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개헌 카드로 이 대표를 압박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직격한 비판도 서슴치 않았다. 김 전 총리는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서 열린 비명계 싱크탱크 일곱번째나라랩·사의재의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내란 종식은 대한민국의 틀이 어디서 새로 서서 어디서부터 출발할 것인가를 보여줘야 국민이 안심할 것”이라며 “그 첫걸음이 7공화국을 준비하는 개헌”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서 여러 가지 고민 중인 걸로 알고 있다”며 “국민의 요구에 답할 때”라고 압박했다. 김 지사도 “탄핵과 정권교체만으로는 안 되고 국민의 삶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에 우리는 새로운 나라 제7공화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그러면서 “내전과 같은 극단적인 갈등을 치유하는 통합의 나라가 필요하다”며 ‘경제 대연정’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무너진 공든 탑 지난 전당대회서 이 대표의 대항마로 나섰던 김두관 전 의원도 같은 날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를 향해 “대통령 임기 2년 단축 개헌을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경선 방식에 대해서도 “경선이 시작되면 이 대표의 시계만 돌아가고 나머지 후보는 비전 하나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곧바로 이 후보 추대 잔치 들러리를 서야 할 판”이라며 “어대명 경선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정치 원로를 비롯한 여당 대권주자 역시 저마다 개헌을 띄우고 있어 양옆으로 이 대표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들 중 일부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가장 날 선 목소리를 내는 김 전 의원은 “검찰은 항소심서 이재명 대표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로 또다시 실형 2년을 구형했다”며 “이 대표가 무죄가 나오길 바라지만 선고서 유죄가 나오면, 본선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명백히 현존하는 사법 리스크를 인정하고, 민주당의 집권을 위해 당원과 국민에게 사법 리스크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플랜B를 논의하는 것이 정상적인 민주주의 정당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께서 임기 2년을 단축하는 3년짜리 대통령은 정말 못하겠다면 사법 리스크를 다 털고 법원 재판 다 받고 개헌 이후 4년 중임제 대선에 출마하길 권한다”며 “그렇게 하면 대통령을 8년까지도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사방으로 포위망을 좁혀 오자 통합 행보를 보이던 이 대표가 불과 2주 만에 다시 각을 세웠다. 2023년 친·비명 갈등의 뇌관이었던 체포동의안 사태를 놓고 이 대표가 “당내 일부와 (검찰이)다 짜고 한 짓”이라고 주장한 게 화근이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방송된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서 “(체포동의안 가결을)예상했었다”며 “2023년 그때쯤 정부와 대통령, 여당 쪽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재명을 잡아 넣는다’라는 작전을 짰던 것이고, 어쨌든 대한민국 한 개 지방 검찰청 규모의 검사 인력을 투입해서 저를 전방위로 털었다”고 말했다. 지난 2023년 9월22일 이 대표에 대한 2차 체포동의안이 국회서 가결됐다. 개표 결과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야권서만 최소 29명이 가결표를 던졌다는 추측이 나왔다. 당시 공개적으로 가결을 표명한 의원은 이상민·김종민·이원욱·설훈·조응천 의원 등 다섯 명이었다. 이 “체포동의안 검-비명 짜고 쳤다” “지금까지 쇼였나” 통합 행보에 찬물 이 대표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체포동의안 2차)표결을 했는데 가결되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전에 들은 얘기가 있다”며 “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서 벌인 일이나 당에서 움직이면서 나한테 비공식적으로 요구한 것 등을 맞춰보니 당내 일부하고 이미 다 짜고 한 짓”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짰다는 증거는 없고 추측”이라면서도 연관성과 타이밍을 예시로 들었다. 아울러 가결파 의원들을 겨냥한 듯 “그들을 구체적으로 제거하지 않았지만 책임을 물어야 민주적 정당”이라며 “민주당을 사적 도구로 쓰고 상대 정당, 폭력적 집단과 암거래하는 이 집단이 살아남으면 당이 뭐가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비명계는 저마다 입장문을 내고 즉각 반발했다.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는 “이 대표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동료 의원들이 검찰이나 국민의힘과 내통했다고 한 것은 동료에 대한 인격모독이고 심대한 명예훼손”이라며 “이 대표가 당내 통합을 얘기하면서 분열주의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앞에서 웃고 뒤에서 칼을 꽂는 격이다. 통합 행보는 쇼였냐”며 “이 대표는 즉각 막말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의원은 “21대 민주당 국회의원 중 한 사람으로서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며 “국민통합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하고 국민 통합은커녕 당내 분열부터 조장하는 이 대표의 본 모습은 무엇인가. 발언을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 역시 SNS를 통해 “엊그제까지 통합 행보라고 요란을 떨며 비명계 인사들과 밥을 함께 먹었던 것 또한 결국 쇼에 불과했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며 “검찰과 비명 의원들이 공모했을 가능성보다는 이재명 대표와 김동현 판사의 공모 가능성이 훨씬 더 커 보인다. 검찰과 민주당 의원들이 짰다는 비현실적인 망상을 내뱉는 이 대표의 상식을 파괴하는 언행에 또 한 번 충격을 받는다”고 직격했다. 또다시 벌어진 간극에 한 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이 시점서 이 대표가 저런 발언을 한 이유는 대표 본인만 알 것”이라면서도 “거친 메시지를 쏟아내는 이들을 보면 제발이 저려서 발끈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기껏 쌓아둔 통합 행보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모양새다. 친·비명은 서로를 향해 다시 날을 세우며 경계 태세에 나섰다. 돌고 도는 계파 갈등 민주당 소식을 잘 아는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쪽이 으르렁거려도 막상 조기 대선이 열리면 합심해 지지율을 견인하지 않겠냐”는 희망적인 의견을 밝혔다. 조기 대선을 통한 정권교체라는 절체절명의 이벤트를 앞두고 진영 논리에 갇히는 건 오히려 상대방을 도와주는 꼴이란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조기 대선이 열리면 60일이란 시간 동안 민주당은 격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며 “갈등과 혐오로 얼룩졌던 지난 대선을 되풀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근소한 차이로 이긴다면 이것대로 또다시 갈등이 불거질 것 같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