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아권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을 하면서 “국민의힘 경선 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 달라”며 “그럴 경우 기꺼이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오픈 경선 플랫폼에 누구든 참여할 수 있게 하고 누가 단일 후보로 선출되든 단일 후보의 당선을 위해 앞장서서 뛰겠다고 대국민 서약을 하자”고 언급했다.
즉 누구든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선에 참여헤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자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된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흥미로운 표현을 살펴보자.
안 대표가 언급한 경선 플랫폼에 대해서다.
플랫폼이란 기차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리는 장소를 의미하는데 안 대표는 이를 경선에 연계시켰다.
의문이 들어 어학사전을 살펴보니 ‘특정 장치나 시스템 등에서 이를 구성하는 기초가 되는 틀 또는 골격을 지칭하는 용어’로 컴퓨터와 관련해 ‘시스템의 기본이 되는 특정 프로세서 모델과 하나의 컴퓨터 시스템을 바탕으로 하는 운영체제를 말한다’고 언급돼있다.
필자는 이 순간까지 플랫폼이란 단어가 경선과 연계돼 사용된 경우를 본 적 없다.
그런데 안 대표는 당당하게 경선과 연계해 동 단어를 사용했는데, 이런 경우라면 ‘경선 플랫폼’이 아니라 그냥 ‘경선’이라고 쓰는 것이 더욱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각설하고, 이제 안 대표의 주장에 대해 살펴보자.
안 대표는 국민의힘에 두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하나는 야권후보를 단일화하자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일시적으로 정당 간 장벽을 허물어버리자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분리해 언급하자.
먼저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다.
사실 필자는 천상천하유아독존의 사고로 무장한 안 대표가 먼저 국민의힘에 후보 단일화를 제의한 모습을 바라보며 상당한 파격이라 생각했다.
물론 지금까지 보인 행적 때문에 그렇다.
그는 기성 정치를 낡은 정치로 규정하면서 새 정치를 선언했고 지금도 새 정치에 대한 갈망을 버리지 못한 채 툭하면 새 정치, 큰 정치를 부르짖었다.
그런데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야권 후보 단일화는 전형적인 구 정치의 적폐다.
말이 좋아 후보 단일화지 필자의 시선에는 추잡한 야합에 불과하다.
이는 책임정치를 추구하는 정당정치에 철저하게 반하기 때문이다.
새 정치를 주장하는 안 대표의 말과 행동이 이율배반적이다.
다음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시까지 일시적으로 제 정당 간에 장벽을 허물자는 발상에 대해서 살펴보자.
어떻게 살피면 이 문제와 후보 단일화 문제가 동일하게 취급될 수 있으나 엄밀하게 살피면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후보 단일화 문제는 책임정치를 표방하는 국가에서 적폐로 규정할 수 있지만 제 정당 간 장벽을 허물자는 발상은 정당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주장이다.
즉 민주주의 사회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주장이다.
이는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는 독재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인데 왜 안 대표는 이런 무리수를 뒀을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자력으로는 절대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의 얕은 꾀에 지나지 않는다.
안 대표보다 오랜 시간 인생 살아온 필자의 입장에서 그를 바라보면 흡사 장난감 권총을 들고 제 부모를 겨냥하며 탕탕거리는 철부지가 연상된다.
아울러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정치에 입문하지 근 10여년이 되는 이 시점에 안 대표는 오히려 퇴보된 듯 보인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