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판사님의 취향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0.12.21 11:20:08
  • 호수 13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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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받는 청소년 외모를…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판사님의 취향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 ⓒpixabay

청소년 외모를 성적 대상화하는 듯한 현직 판사의 칼럼이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칼럼의 제목은 ‘페티시’. 수원지법에서 소년 재판을 담당하는 A판사는 지난 14일 <법률신문>에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은 ‘나의 여자 보는 눈은 고전적입니다’란 문구로 시작한다.

“설렌다”

먼저 본인의 이상형을 언급했다. A판사는 “나의 여자 보는 눈은 고전적이다. 칠흑 같이 긴 생머리, 폐병이라도 걸린 듯 하얀 얼굴과 붉고 작은 입술, 불면 날아갈 듯 가녀린 몸. 물론 지금은 그와는 거리가 먼 여자와 살고 있지만, 나이가 들어도 이상형은 잘 변하지 않는다. 여전히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고 썼다.

이어 피고인들의 복장을 지적했다. 그는 “소년 재판을 하다 보면 법정 안은 물론 밖에서도 어린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며 “생김생김은 다 이쁘고 좋은데, 스타일이 거슬린다. 줄여 입은 교복은 볼품없다. 짙은 화장과 염색한 머리는 그 나이의 생동감을 지워버린다”고 적었다.

칼럼 말미에 제목과 같이 페티시를 직접 언급한 부분도 나온다.


A판사는 “긴 생머리에 하얀 얼굴은 내 페티시일 뿐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며 “재판은 옳고 그른 것을 가릴 뿐 좋은 것을 강요하는 곳이 아니다. 소년 재판도 가사 재판도 모두 마찬가지다. 세상에는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지만 그것은 오직 나에게만 좋고 나쁠 뿐이다. 강요된 좋음은 강요하는 자의 숨겨진 페티시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A판사가 속한 수원지법 측은 굉장히 당혹스러워 하는 눈치다. A판사를 대신해 법원 관계자는 “다른 의도는 없었다. 내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소년 재판 판사 ‘페티시’ 칼럼 논란
이상형 언급하면서 피고인 용모 평가

즉각 여성 변호사 단체가 비판 성명을 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지난 15일 “소년 재판을 담당하는 현직 판사가 부적절한 내용의 기명 칼럼을 썼다는 데 유감을 표명한다”며 “판사로서 더욱 신중을 기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여변은 “문제는 칼럼에서 판사 자신의 이상형을 거론한 뒤, 소년 재판을 받는 위기 청소년들의 외모를 언급하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말 예뻐 보일 것 같다’는 등의 언급을 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 ▲수원지법 판사의 칼럼 ⓒ법률신문

그러면서 “판사 본인의 뜻은 위기 청소년들을 성적 대상화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하지만, ‘페티시’라는 제목으로 재판을 받는 청소년들의 외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한 것은 위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재판을 하는 판사로서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꼬집었다.

또 “판사가 법대에서 재판받는 청소년의 용모와 스타일을 보고 그에 대해 때때로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는 것 그 자체도 문제”라며 “자신이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을 드러내는 글로 칼럼을 시작하며 판사가 성적 대상화를 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그 대상이 미성년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사표 내고 수필 쓰셔야 할 듯’<avep****> ‘정말 볼품없는 자기 깨달음이네. 평소 저런 눈으로 어린 청소년을 봤을 걸 생각하니 소름끼친다’<suk2****> ‘무례하군요. 집에 있는 부인께, 그동안 만난 소녀들에게,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까지 무례했음을 사과하세요. 그런 글은 일기장에나 쓰시죠’<hnjn****>

‘이런 정도의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 뭔가 크게 깨달았다고 생각하는 수준이 정말 한심하다. 겨우 이런 정도의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공부 잘했다고 판사가 되어 누군가를 판결 한다는 게 이 나라의 사법 수준을 말해준다’<efiv****> ‘기준, 고정관념 같은 말 두고 페티시라는 단어를 굳이 써야 했을까 싶다’<psyk****>

“생머리에 하얀 얼굴은…”
“부적절 언행” 여변 비판

‘꽤나 척하며 쓰고 싶었나 보네. 와닿지도 않고 자신이 판사라는 사실이 더 중요했음을 간과했네’<ukgw****>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는 알겠으나 재판 받으러 온 소녀들이 본인의 눈에 예뻐 보이려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니 그게 소름이다’<baby****>

‘판사의 뜻은 순수 그대로 모습들이 예쁘니 일탈하지 말란 뜻 같은데 내용이 너무 저급하다’<nack****> ‘페티시를 그런 뜻으로 쓴다고?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nerr****> ‘판사라는 직책에 걸맞은 품위와 인격 등에 한참 떨어진다. 소재가 그리도 없었나? 뒷집 아저씨도 아니고…’<iooy****>

‘위법은 아닐지언정 판사라는 사람이 공감능력이 떨어져서야….당신 여자 보는 눈에 관심이 하나도 없어요. 판사는 판결만 공정하게 잘 해주시면 됩니다. 제발 법대로요’<as12****> ‘별 내용도 없고만….하지만 쓸데없는 말을 쓴 건 분명하다’<toch****> ‘맞는 말 아닌가요? 판사는 옳고 그름을 가릴 뿐?’<ljo1****> ‘기사 내용을 보면 판사가 미쳤구나 싶은데, 판사가 직접 쓴 원문을 읽어보니까 무슨 의미로 쓴 건지는 알겠네. 그냥 판사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서론 부분을 잘못 작성한 것 같음’<misu****> 
 

▲ 영화 &lt;소녀괴담&gt; 스틸컷

‘뭐가 문제요? 판사는 자기 취향도 없습니까?’<atrs****> ‘확고한 취향 존중합니다’<tjtj****> ‘글의 뜻을 보지 않고 사람을 변태로 만드네요. 말꼬리 잡기는 나빠요. 근데 판사님 글 쓰실 때 좀 더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해야겠네요’<mini****> ‘원문을 지나치게 꼬아본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냥 자신을 반성하는 글로 보이는데요’<oops****> 

갑론을박

‘내용을 보니 외적 편견과 강요는 자신의 고정관념 탓이다. 모두가 개성을 가질 권리가 있고 그걸 욕할 자격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는 말인데 이게 왜?’<blin****> ‘우리나라 여성단체들의 오버가 정말 지나치다. 자기 기준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글인데, 갖다 붙이면 다 말인지…/ 저게 무슨 성희롱이고 성적대상화라고 하는지….’<i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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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