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구원투수 누구?

수도권 전세난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전세대란의 구원투수로 아파텔이 인기를 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도권 내 소형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비싼 데다 전세가 역시 연일 오르면서 실내 구조나 규모 등 아파트와 비교해 뒤쳐지지 않는 주거용 오피스텔인 아파텔로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파텔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합성어로 원룸형이 아닌 투룸, 스리룸 형태로 공급되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말한다. 투룸, 복층 형태 등으로 아파트 구조와 비슷한 설계가 적용된 주거용 오피스텔로, 아파트보다 합리적인 가격이며 아파트급의 주거공간을 누릴 수 있다. 

아파텔은 가전, 가구 등을 무상 제공해 편리함과 동시에 가격 경쟁력도 높아 수요자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입지·교통 호재를 품고 있는 아파텔 단지는 단기간에 완판되는 사례가 많다.

아파트?
오피스텔?

특히 ‘탈 아파트’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아파텔은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아파텔들은 아파트 못지않은 구조에 합리적인 가격 등 관리의 편의성까지 높아 실거주 수요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투자 가치도 좋은 상품으로 꼽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공급되는 아파텔은 청약경쟁률이 높은 데다 이미 입주한 소형 아파트 가격이 치솟다 보니 가점이 낮고 자금 여력이 부족한 젊은 세대들이 대체 주거 상품으로 선호하고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전용 60㎡ 내외로 소형 아파트 평면과 유사한 데다 마감재와 인테리어, 단지 내 커뮤니티까지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도권 주거용 오피스텔의 인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가점 낮은 젊은 세대나 주택을 보유한 수요자들도 누구나 청약을 할 수 있는 등 청약 기회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파트와 달리 소유권 이전 이후 전매 제한도 없어 투자자 입장에서도 접근하기가 좋다. 오피스텔의 경우 규제 지역과 상관없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다른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경우 무주택자로 간주돼 아파트 청약 자격이 그대로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아파트 분양 당첨 ‘하늘의 별 따기’
주거용 오피스텔 ‘아파텔’ 인기

이에 따라 수도권 신축 중대형 오피스텔 역시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높아진 청약 문턱으로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가 돼버리자 아파텔 매수가 치솟고 있다. 정부의 청약가점제 확대로 당첨권에서 멀어진 30~40대 ‘청포(청약 포기)족’과 20~30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는 부류)’까지 합류해 아파트를 대체할 아파텔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한국감정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오피스텔은 지난달 말까지 전국에 50곳 2만4413실이 공급됐으며, 총 청약 건수는 35만7362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공급된 70곳 3만3635실보다 적은 물량이지만, 총 청약건수 9만5732건보다는 3.73배 많은 수준이다. 공급 물량은 적지만 청약자 수는 크게 늘어난 셈이다. 5만7692건이 접수돼 평균 180.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인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도 모두 전용 59㎡로 구성됐으며, 계약자 절반(62%) 이상이 30~40대 였다.

전문가들은 아파텔의 인기 요인을 높아진 아파트 청약 당첨 커트라인의 반사효과로 꼽고 있다. 청약가점제 확대를 골자로 하는 청약제도 개편 이후 당첨권에서 멀어진 30~40대 청포족이 아파트를 대체할 주거용 오피스텔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거전용 오피스텔인 아파텔은 아파트에 비해 대출이나 청약 규제, 세금 중과의 수위가 낮아 매매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실거주와 임대차를 병행하며 정부의 수요 억제 정책을 피할 수 있는 중형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분양 중인 주요 아파텔.
 

▲창동 북한산 드림시티= 시행전문회사인 안강DRS(주)는 서울시 도봉구 창동 623-48번지 일대에 ‘창동 북한산 드림시티’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3393.40㎡, 연면적 1만3090.94㎡, 지하 1층~지상 12층, 총 5개동(1·2차), 강북 최초 316세대 대단지로 꾸며진다. 4호선 쌍문역 도보 4분 거리, 1·4호선 환승역인 창동역 더블 역세권에 입지한 대단지형 선시공 후분양 오피스텔이다.


전 세대 2룸3베이 구조로 아파트 못지않은 삶을 구현했다. 전망과 채광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혁신적인 설계를 도입했다. 강북 최대단지 프리미엄과 선시공 후분양으로 실수요자인 경우 실물을 직접 보고 선택할 수 있고, 투자자인 경우 계약과 동시에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오피스텔이라는 평가다.

입주민의 주거편리성을 극대화하고 보안기능과 편리함까지 갖춘 최첨단 풀퍼니시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단지 내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한 공원을 갖춘 랜드마크 단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기계식 주차가 아닌 자주식 주차장(133대)을 100% 확보했다. 녹색인증 친환경 에너지 1++ 등급 건축물이다. 

사통팔달의 교통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다. 4호선 쌍문역과 1호선 및 4호선 창동역 더블 역세권에 서울 중심지 이동이 가능한 25개 버스 노선과 외곽순환도로, 내부순환도로, 동부간선도로 진입이 용이하다. 동부간설도로 지하화 개발 수혜도 기대된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쾌적한 주거환경과 편리한 생활 인프라도 갖췄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조망이 가능한 최고의 주거환경과 롯데백화점, 이마트, 하나로마트, 홈플러스 등이 인접한 몰세권 프리미엄을 갖췄다. 서울 사대문 출퇴근 신혼부부, 직장인 수요는 물론 덕성여대, 광운대, 국민대, 성신여대, 고려대, 서경대, 한성대 등 풍부한 학세권 수요까지 확보했다. 

투자가치를 높여줄 개발 호재도 풍부하다. 신경제 중심지 개발 창동역 49층 창업문화단지가 완공 예정이다. 창동~상계 도시재생 계획이 확정됐다. GTX-C노선 창동역이 계획돼있으며 국내 최대 규모 문화복합시설인 아레나가 인근에 들어선다.
 

▲연신내역 솔앤더블유 미엘= 서울시 은평구 대조동 185-5, 6번지 일대에 ‘연신내역 솔앤더블유 미엘’ 오피스텔이 분양한다. 대지면적 1567.60㎡, 연면적 1만7362.21㎡, 지하 4층~지상 20층 규모로 지상 5~20층은 오피스텔은 4가지 타입(29A/33 B/36C/44D) 총 174실이 공급된다. 주차대수는 144대로 오피스텔이 128대, 상가가 16대가 배분된다. 

편의성
투자성

전용면적 30㎡(9평)에서 43㎡(13평)로 원룸, 1.5룸, 투룸 등 1~2인 가구에 걸맞은 평면을 제공해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 최고급 가전과 가구 빌트인 시스템으로 제공되며 합리적 설계로 넉넉한 수납공간과 공간편의성을 제공한다. 여성입주자를 최우선 고려한 방범 설계와 최고의 건물 관리 및 첨단 보안시스템을 도입했다. 오피스텔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상가(지상 1~4층)도 바로 이용할 수 있어 원스톱 라이프 실현이 가능하다.

GTX-A노선과 신분당선 개통 예정인 트리플 역세권 연신내역 4번 출구 인근 초초역세권 입지로 도심재정비, 2030 서울플랜으로 연신·불광 신 업무와 상업의 중심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신내 지구단위 계획, 3기 신도시 개발 및 은평·수색증산 뉴타운 등이 인접해 서북부 개발 최대 수혜지라는 높은 미래가치를 갖췄다. 

진입장벽 낮고 가성비 높아
청약 작년보다 3배 이상 늘어

대조초, 갈현초, 연광초, 연신중, 불광중. 동명여고, 선일여고, 새명컴퓨터고, 은평구립도서관 등 다양한 교육시설이 사업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 반경 2㎞ 내에는 NC백화점과 롯데마트, 연서재래시장, 연신내 로데오거리 등 쇼핑문화시설과 청구성심병원, 카톨릭성모병원 등이 생활편의시설이 위치해 생활시설도 풍부하다. 불광근린공원과 대조공원, 북한산국립공원 등이 인접해 단지 인근 주거환경과 쾌적성이 우수하다. 풍부한 임대수요도 확보했다. 인근 대학병원 및 사립병원 종사자(약 2300명)와 공무원(약 700여명)과 소상공인(약 9000명)이 직접 수요다.
 


▲군포 송정 풍산 리치안 플랫홈= ㈜풍산건설은 군포 송정택지지구 랜드마크 스트리트형 단지 내 상업시설과 대단지 오피스텔 복합단지인 ‘군포 송정 풍산 리치안 플랫홈’을 분양 중이다. 오피스텔은 1인 가구·신혼부부·어린 자녀가 있는 3인 가구 등 다양한 수요를 모두 잡는 타입설계를 내세우며 잔여세대를 분양 중이다. 

경기도 군포시 도마교동에 위치하며, 오피스텔 전용 20~43㎡ 총 464실 규모다. 주로 아파트에서 볼 수 있던 5룸3베이 혁신평면(일부세대), 테라스(일부세대) 등 총 3개 타입으로 방을 구성하며 설계를 다양화했다. 지구 내 유일하게 전 실 복층형 다락방 설계를 적용함으로써 기존 오피스텔의 단점이었던 답답함을 보완하는 탁 트인 공간감을 제공하고,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건물 옥상에는 하늘정원과 그린 테라스, 나들목 광장, 열린 마당 등을 조성했다. 입주민들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이웃 간 모임도 용이하다. 지하에는 621대의 자주식 주차공간을 마련해 운전자를 배려했고,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통해 난방·조명·가스 등 가전제품을 원격으로 제어, 주민들의 주거 안정성 및 편의성을 한층 강화했다. 입주민들이 먼 곳에 가지 않고도 쇼핑·여가·문화생활 등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단지 내 스트리트형 상가를 조성할 예정으로, 현재 건물 1층에는 대형 마트 입점이 계획돼 있다.

수도권 동북부 지역 신도시와 수도권 남부지역의 도심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GTX-C노선의 사업 추진이 확정되면서 서울 접근성이 한층 더 용이해질 전망이다. 해당 노선을 이용할 경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금정역에서 삼성역까지 14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서울에 직장을 둔 수요자들은 출퇴근 시간 단축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참에 
내 집을

또한 지하철 1호선 의왕역을 비롯해 4호선 대야미역, 반월역이 오피스텔 인근에 위치해있어 대중교통을 통한 근거리 출퇴근도 용이하다. 인근 2㎞ 거리에 약 28만7524㎡ 군포첨단산업단지 등 첨단산업단지 근무자의 유입으로 젊은 상권이 형성되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향후 송정지구 금강 3단지 앞 주민센터(2020년 12월 예정) 및 체육복합센터, 부곡동 종합사회복지관 등 (2023년 8월 준공 계획)이 들어서고 송정마을 아파트 앞 체육공원 조성으로 송정·부곡지구의 인구 증가에도 걸맞은 복지 및 문화시설이 확충될 전망이다.


단지 바로 앞은 송정지구와 의왕역을 연결하는 송부로 96번길과 수원∼광명고속도로 남군포IC, 영동고속도로 군포IC가 인접해있다. 47번 국도는 5분대에 진입 가능해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입주는 2021년 2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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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