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K-방산 현주소

무기도 한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1950년 6·25 전쟁 당시 전략무기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체험한 한국은 방위산업(방산) 육성에 매진했다. 70년 전에는 소총 한 자루 만들지 못해 미군의 원조에 전적으로 기댔지만, 이제는 소총부터 전투기까지 수출하는 방산 강국으로 우뚝 섰다. 
 

▲ K2 흑표 전차 ⓒ현대로템

 

국내 최초의 방산 수출은 19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종합탄약생산기업 풍산이 M1 소총 탄약을 필리핀에 수출했다. 이후 국내 방산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1990년대 들어선 첨단 무기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급속 성장

1993년 한화디펜스는 보병전투장갑차 ‘K200’ 111대를 말레이시아에 수출했다. 특히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디펜스가 10년의 연구 끝에 1998년 개발 완료한 ‘K9 자주포’(이하 K9)는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폴란드, 핀란드, 인도, 노르웨이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수출액은 지상무기 중 최대인 2조원 이상이다.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00∼2017년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서 K9는 전체의 48%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 각국서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K9는 최대사거리 40km, 발사속도 6∼8발/분, 탄약 적재량 48발이다.

세계 최강의 전차로 평가받는 ‘K2 흑표’도 터키로 개발 기술이 수출됐다. 터키는 한국의 기술을 통해 자체 개발한 전차를 양산하고 있다.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항공기도 K-방산의 주요 분야다. 국방과학연구소와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독자 개발한 기본훈련기 ‘KT-1’은 2001년 인도네시아에 이어 2007년 터키, 2012년 페루에 잇따라 수출됐다.

2014년엔 국산 경공격기 ‘FA-50’ 12대가 필리핀에 총 4억2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통해 수출됐다. 앞서 2011년엔 인도네시아가 16대를 수입했다. 고등훈련기 ‘T-50’을 개조한 FA-50은 길이 13.13m, 폭 9.45m, 높이 4.85m로 최고 속도는 마하 1.5다. 최대 4500kg의 무장을 장착할 수 있다.

1975년 M1 탄약부터 K9 자주포까지 
미 역수출…과제는 초음속 비행체

항공기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T-50 1대 수출에 따른 경제효과는 중형 자동차 1000대 수출에 맞먹는다. 나아가 한국은 ‘대한민국 차세대 전투기 사업’(KF-X)을 통해 본격적인 전투기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다.

‘바다의 암살자’라 불리는 잠수함도 수출 전선에 올랐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과 2019년 1400t급 잠수함 6척을 수출하는 계약을 인도네시아와 체결했다. 이 잠수함은 해군의 209급 장보고함(1200t급)을 개량한 것으로 길이는 61m다. 40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중간 기항 없이 1만 해리(1만8520km)를 항해할 수 있다.

이 수출로 한국은 선박건조 중 가장 어렵다는 잠수함 건조 능력을 해외서 인정받으며 영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에 이은 세계 5대 잠수함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더욱이 군사강국 러시아와 1988년 한국에 기술을 전수한 독일을 제치고 차지한 수주였던 만큼 ‘청출어람’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 국제방산전시회 ⓒ한화

미래 전장의 핵심인 ‘유도무기’도 세계서 주목받는 K-방산 중 하나다. 함대함 미사일 ‘해성’은 2012년 남미의 한 국가로 수출돼 현지 전투함에 탑재됐다.


‘비호복합’은 2017년 인도군 시험평가서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고, 향후 인도군 단거리 대공유도무기 사업의 유력후보로 손꼽힌다. 30mm 쌍열포와 유도미사일을 활용해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나 헬리콥터, 드론 등을 요격하는 대공무기체계다.

‘비궁’은 국내서 개발한 유도무기로는 처음으로 미국 국방부가 주관한 해외비교시험(FCT)을 통과했다. 해상 이동 표적에 대응하고자 국방과학연구소가 2016년에 개발 완료한 2.75인치 유도로켓으로, 약 7cm의 작은 직경에 유도조종 장치 등을 탑재하고 있다. 발사 후 망각(fire-and-forget) 방식으로 다수 표적에 동시 대응할 수 있다. 원조를 받던 미국에 거꾸로 수출할 정도로 방산 기술력이 높아진 증거다.

거꾸로 수출

마하 20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비행체’가 K-방산의 다음 과제다. 국방과학연구소는 2018년부터 마하 5 이상의 지상발사형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에 착수했고, 2023년까지 시험비행을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강국들이 경쟁하는 극초음속 비행체는 기존 미사일방어 시스템으론 요격할 수 없어 재래식 무기를 대체할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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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