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아도 '그린 프리미엄'

아파트에 이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그린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숲과 공원 등이 수익형 부동산 입지의 중요 평가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와 워라밸의 확산 등으로 쾌적한 주거, 소비, 근무환경을 중시하는 요구가 커지면서 ‘숲세권’과 ‘공세권’이 수익형 부동산 투자처 선택의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국의 공원 방문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조사를 보면 지난 3월27일부터 29일까지 한국인의 공원 방문은 1월3일부터 2월6일까지의 평균치보다 약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원 주변 상가는 하루 매출 수백만원을 웃돌고 분양 및 입점 경쟁이 치열하다. 가격도 계속 상승 추세로 아파트에 이어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도 ‘녹색 바람’이 부각되고 있다.

숲세권
공세권

대형공원이나 수변, 호수공원 등 공세권이나 ‘수세권’은 생활 속 휴식은 물론 자전거, 킥보드 등 다양한 취미 생활을 보장하기 때문에 평일이나 주말을 가릴 것 없이 많은 가족, 연인 등 방문객들을 끌어들여 주 7일 상권이 형성된다는 이점이 있다. 공원 앞 점포에 들어선 편의점, 커피전문점, 음식점의 경우 하루 매출이 수백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권리금이나 보증금, 월세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주거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도 그린 프리미엄이 강조되기는 마찬가지다. 단지 주변에 산과 강, 하천, 공원 등 조망권이 주를 이루던 그린 프리미엄이 최근에는 단지 내 직접 누릴 수 있는 녹지공간 패턴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동안 오피스텔의 가치를 따지는 기준은 당연 직주근접이었다. 역세권이나 주요 업무지구 배후지역에 자리해 교통이 편리하고 편의시설을 잘 갖춘 주거용 수익형 상품이 투자 1순위로 꼽혔다. 그러나 삶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공원이나 휴게시설 등 녹지공간을 까다롭게 따지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단지 주변 녹지공간은 물론 단지 내에서도 그린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친환경 녹지공간이 인기 요소로 떠오르면서 옥상정원과 테마공원 등 자연친화적 녹지공간과 조경 특화를 갖춘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들이 속속 선보여지고 있다. 임차인들이 녹지공간을 꼼꼼히 따지면서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은 단지 내 녹지공간을 갖춘 수익형 분양단지를 선호하는 추세다.

아파트 이어 수익형도 ‘녹색 바람’
숲과 공원 등 입지 평가 기준으로

그린 프리미엄을 갖춘 수익형 상품은 높은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먼저 경기도 부천시 중동 특별계획1구역 일대에서 분양된 ‘힐스 에비뉴’는 최고 경쟁률 216대 1, 평균 경쟁률 1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내며 분양 사흘 만에 완판됐다. 부천중앙공원이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 공원 인접 상업시설이다.

지방에서도 공원 인접 상업시설에 대한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다. 전남 여수시 웅천지구에서 분양된 ‘여수웅천꿈에그린더테라스 상업시설’은 여의도공원 약 1.5배 면적의 이순신공원과 맞붙어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평균 5.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하루 만에 완판됐다.

공원 인접 상업시설에 대한 인기는 개별 상업시설에서도 나타난다. 국세청 상업용 건물 기준 시가에 따르면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기자촌아파트중심상가’의 2020년 기준시가는 계약면적 기준 ㎡당 1181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기준시가인 1032만원보다 149만원 상승한 수치다. 전체 면적 43만8000평의 대규모 녹지공간인 올림픽공원이 인접해 있는 공원 인접 상업시설이다.

경기도 수원시 하동에 위치하며 인근에 광교호수공원이 인접해 유동인구가 많은 ‘광교더샵레이크파크’ 판매시설 역시 2019년 기준시가 계약면적 기준 ㎡당 699만원에서 2020년 기준시가 729만원으로 60만원이 상승했다. 


생활속 휴식 물론 
다양한 취미 보장

투자자들이나 임차인들이 공원인접 상업시설에 집중하는 이유는 대규모 집객이 용이하고,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도심에 위치한 공원인접 상업시설은 근처 입주민뿐만 아니라 공원을 찾는 방문객이 더해지면서 가시성과 인지도가 상승하고 활성화된 상권을 형성한다. 또 주7일 상권이라 불릴 만큼 유동인구가 많은 특징을 갖고 있으며, 여기에 여름철 물놀이시설과 각종 문화행사가 끊임없이 이어져 대규모 집객이 가능하다.

오피스텔도 숲세권 단지가 큰 인기를 보였다. 올해 서울 중구 중림동에 공급된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은 576실 모집에 2388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이 4.2대 1에 달했다. 이 단지는 서울역과 가까우면서도 서소문역사공원이 인접한 도심 내 숲세권 입지로 주목을 받았다.

친환경적
녹지공간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원과 인접한 상업단지는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나들이객부터 데이트를 나오는 연인들까지 넓은 타깃층을 설정할 수 있다”며 “쾌적한 환경을 자랑해 유동인구가 많고 집객력이 높은 만큼 임차인 수요가 계속돼 상가 투자 시 공실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방문객까지
상권 활성화

이어 “상가 이외의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생활숙박시설, 섹션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등도 입주자나 근무자의 입주 만족도를 위해 그린 프리미엄이 중시되고 있다”며 “그린 프리미엄 확보 여부가 분양성적은 물론 가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린 프리미엄을 갖춘 수도권 수익형 부동산.
 

▲용산 더힐센트럴파크뷰= ㈜원일개발이 서울 용산구 문배동 8-5번지 일원에 선보일 ‘용산 더힐센트럴파크뷰’ 1.5룸 및 투룸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지하 4층~지상 20층, 전용면적 21.53~33.65㎡ 규모, 총 133실의 오피스텔로 구성된다.

주거생활에 편리한 실용적인 구조로 설계됐고, 내부에는 천정형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인덕션, 스타일러, 전자레인지등이 미리 비치돼 주거만족도를 높여준다. 테라스 야외 휴게실 겸 바비큐장이 별도로 개설돼 입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오피스텔 주변에는 대규모 개발호재가 상존한다.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런던 하이드파크보다 더 유명한 명품공원으로 등장할 용산민족공원(2027년 완공 예정)을 조성 중이다. 이 중 리모델링이 끝난 일부 건물을 포함해 녹지 4만㎡부터 개방할 예정이다. 계약금 10% 준비 후 계약 시 중도금 50%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신내역 시티원스퀘어= 서울시 중랑구 양원지구 내 주상복합용지에 신내역 시티프라디움 주상복합 단지 내 상가인 ‘신내역 시티원스퀘어’가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40층, 연면적 약 28만6367㎡, 아파트 495세대와 오피스텔 943실 전체 1438세대 고정수요와 약 1.5만 배후세대 독점수요 상가로 공급된다.

연면적은 근린생활시설(연면적 약 2629㎡), 판매시설(약 4만6218㎡), 운동시설(약 5503㎡)로 구분된다. 지하 2층 판매시설 3호, 지하 1층 판매시설 43호, 지상 1층 판매시설 119호, 지상 2층 판매시설 127호 등 총 202호의 약 1.5만평 규모 초대형 랜드마크 상업시설이다.


이 상가는 주변 자연친화적 환경의 이점을 살린 쇼핑 거리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를 공유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주차대수는 총 2232대. 이중 근린생활시설·판매시설·운동시설은 497대가 수용 가능하다.

최대 장점으로는 단지 내 대형복합쇼핑몰로, 논스톱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접근성과 가시성이 우수한 스트리트형으로 점포를 배치했고,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중앙광장을 특화 설계했다. 온 가족이 즐기는 패밀리형 친화 설계로 양원지구 내 리딩 상업시설에 걸맞게 지역 최대 규모의 스트리트몰로 조성되어 대형 매장과 다양한 리테일 구성이 가능하다. 
 

▲송도 형지 글로벌 패션 복합센터=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인천지하철 1호선 지식정보단지역 초역세권 입지의 ‘송도 형지 글로벌 패션 복합센터’ 상가가 임대분양(임대 후 분양 전환)에 나선다.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11-2번지에 건립 중에 있는 복합센터 내 1·2층 판매시설이 그 대상이다. 

복합센터는 송도 지식정보단지역 인근에 대지면적 1만2501.6㎡(약 3782평), 건축연면적 1만9500여평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3층 규모로 지어진다. 오피스(지상 17층), 오피스텔(지상 23층), 판매시설(지상 2층) 등 총 3개동으로 구성된다. 2021년 10월 준공 예정.

쾌적한 환경
가치에 영향

인천지하철 1호선 지식정보단지역(평일 승·하차객 월 평균 40만명, 2019년 기준) 2번출구 바로 앞 초역세권 입지로 지상 1층 60개 호실과 지상 2층 59개 호실이다. 녹지공간도 갖췄다. 주변에 미추홀공원, 새롬공원, 해송꿈공원 등 크고 작은 공원들이 즐비한 쾌적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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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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