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양치기 기상청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0.08.18 11:32:37
  • 호수 12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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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틀려 맞추면 깜놀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양치기 기상청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 ⓒpixabay

‘오보청’ ‘중계청’ ‘구라청’…. 국내 기상청에 붙은 별명이다. 기상청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하도 틀려 해외 기상청을 찾는 ‘기상 망명족’까지 생겼을 정도다.

무용론

기상청은 이번 장마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당초 장마가 8월 초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부지역의 경우 지난 6월24일 장마가 시작돼 11일까지, 49일간 비가 이어졌다. 역대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올해 장마는 8월 중순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름이 덥고 강수량은 다소 적을 것이라고 했던 기상청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게다가 기상청 실시간 날씨정보는 그때그때 지역 상황에 따라 중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장마 중간에 찾아온 태풍 ‘장미’예보도 정확하지 않았다. 기상청은 태풍 장미의 영향으로 많은 곳은 300mm의 물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태풍이 상륙한 지역 중 이 같은 누적 강수량을 기록한 곳은 없었다. 


지역을 넓게 잡는 것도 시민들에게는 오보로 느껴진다. 보통 서울, 경기, 강원, 충청 등을 ‘중부지방’으로 묶는데, 지역마다 비가 내리고 내리지 않는 편차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 기상 예측 완전히 빗나가
‘다 틀려’ 불신·불만 극에 달해

기상청은 ‘우리나라 기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들이 많이 달라졌다’고 설명했지만, 이미 기상청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보에 불신과 불만이 쌓인 사람들은 정확도가 높다고 입소문이 난 외국 기상정보를 찾아보는 실정이다. 이른바 기상 망명족이 출현한 셈이다.

노르웨이와 핀란드 기상청, 미국 ‘아큐웨더’, 영국 ‘BBC 웨더’ 등 예보가 비교적 정확하다고 알려진 곳이 주요 망명지(?)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믿을 수 없다”는 불신론이 퍼지면서 이들 사이트는 국내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장악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기상청에 항의 전화라도 하고 싶다’<whdr****> ‘기상청 안 믿는데 사람들도 다 똑같네’<dunk****> ‘하루도 못 맞히고 몇 시간도 맞히지 못한다. 반대로 해야 하나?’<mhj2****> ‘있으나마나 한 기상청은 없애는 게…각 지역 시·군·구 어른들께 연락드려서 여쭙는 게 슈퍼컴보다 나을 것 같네요’<blue****>

‘솔직히 일본앱 가면 한국날씨 나오는데 더 정확함. 장비가 슈퍼컴퓨터면 뭐하냐?’<kwon****> ‘어떻게 가면 갈수록 퇴보하냐?’<sbs4****> ‘나는 위성영상 보면서 직접 예측한다. 기상청보다 더 잘 맞더라’<ukmj****> ‘기상청은 자비로 예보해라. 국민세금 쓰지 말고∼’<yess****>


오보청, 중계청, 구라청…
‘기상 망명족’까지 생겨

‘기상청 아예 폐지하고 외국 업체에 수수료 주고 정보 받아라’<chun****> ‘진짜 못 맞히긴 하더라. 예측은 고사하고 현재 날씨라도 맞히면 다행인 수준’<yoon****> ‘기상청 안 믿은 지 오래다. 무슨 예보가 비 안 오는 걸로 돼있다가 비 오면 바로 비 오는 걸로 바뀌냐? 그런 예보는 나도 하겠다’<chc9****>

‘내일 비 온다더니 지금 검색하니 또 안 온다네? 자고 일어나면 또 바뀌겠지?’<flsd****> ‘내일 비가 올지 눈이 올지 바람이 불지는 내일 하루가 다 지나가 봐야 안다’<rytj****> ‘이건 예보가 아니라 중계입니다’<hisc****> ‘워낙 예보가 엉망이라 요즘 매미 울음소리 듣고 판단합니다’<lksh****>
 

‘논에 사는 개구리가 더 정확함’<kjb1****> ‘미국산 버리고 600억짜리 중국산 슈퍼컴 쓴다는 게 사실인가?’<csp6****> ‘일하는 기상청이 됩시다’<mokc****> ‘기상청은 반성하세요. 무엇이 문제인가요?’<inun****> ‘그동안 슈퍼컴이 없어서 예보를 제대로 못한다고 하더니, 이제 슈퍼컴 마련해주니 날씨 변덕이 심해서라고 핑계 댄다’<hw01****> ‘기상청분들 힘 좀 내시고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 해결해보세요’<nyah****>

변명만

‘여름철 날씨 변덕이 심하다는 것을 인지했으면 좀 더 신중하고 정밀하게 분석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게 기상청이 할 일이다. 이것을 못한다면 월급 받고 거짓 오버 방송하는 기상청이 있을 필요가 없다’<qusq****>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780억 예보모델 무용지물, 왜?

천리안위성 2A호로부터 받는 자료를 토대로 예보하는 기상청은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7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한국형예보수치모델(KIM)을 지난 4월 도입했다.

이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개발됐다.

기존 영국 모델을 쓰다가 한국만의 날씨 예측 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독자적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문제는 KIM 도입 후에 예보 정확도가 낮아졌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올해 데이터가 쌓이면 정확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이마저도 못 믿겠다는 여론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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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