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아니면 어디 투자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규제를 피한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주거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잇단 초강력 부동산 규제로 아파트 분양시장 위축이 예상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도시형 생활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등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12일 부동산 대책을 통해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규제 적용의 유예기간은 7월28일 종료되는데, 규제가 본격화되는 다음달부터는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70~8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피스텔
반사이익

해당 규제를 적용 받는 주택의 경우, 전매제한 기간이 기존 최대 4년에서 분양가 수준에 따라 최장 10년까지 늘어나게 된다. 현재 수도권 공공택지에 적용되고 있는 최대 5년의 거주의무기간을 수도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하는 주택법 개정도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건축·재개발 등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울의 경우 분양가 통제로 인해 공급물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재개발·재건축은 일반분양의 분양가가 낮아질수록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게 되고, 이에 따라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전매제한이 훨씬 짧다. 먼저 오피스텔의 경우 2018년 1월25일 분양신고분부터 전매제한이 확대됐다. 기존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만 적용되던 규제가 수도권 외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까지 확대된 셈이다. 


도시형 생활주택도 전매제한이 있다.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의 도시형 생활주택은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다. 조정대상지역의 전매제한 기간은 해당지역마다 다르게 적용되는데, 지역별 전매제한 기간은 다음과 같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전격 시행
규제 피한 주거상품에 관심 높아져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계약을 체결한 경우 소유권 이전등기일까지 전매가 제한된다. 다만 그 기간이 5년을 초과한 때는 전매제한 기간을 5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전에 분양계약이 체결됐거나, 전매된 분양권 중 거래 가능한 분양권(전매제한 기간이 경과된 상태)은 투기과열지구 지정 후 1회에 한해서 전매를 허용하고 있다. 이때 부부간의 공동명의 변경 역시 전매 1회에 해당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6월17일과 7월10일 부동산 대책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가 지속되면서, 일부 수요자들은 틈새 주거상품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 자료를 보면 이달 초 청약 접수를 받은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도시형 생활주택 ‘아현 푸르지오 클라시티’는 평균 14.53대 1, 최고 38.15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순조롭게 청약을 마감했다.

이보다 한 달 먼저 공급된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의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여의도 파인루체’의 경우 청약 결과 평균 18.52대 1, 최고 33.3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뒤이어 진행된 계약에서도 개시한 지 6일 만에 210실이 모두 주인을 찾았다.

기존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의 매매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6054건의 오피스텔이 매매 거래되면서 전년 동기(4018건) 대비 50.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형 생활주택 역시 동기간 매매거래건수가 20.24%(3883→4669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사업성이 낮아지게 되는 정비사업 위주의 서울 분양 물량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더구나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 시기도 불분명해 시장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도시형 생활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등이 아파트를 대체하는 새로운 내 집 마련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수도권 틈새 주거상품.
 


▲왕십리 지음재= ㈜도시공감이 초소형 아파트인 도시형 생활주택 ‘왕십리 지음재’소형 오피스와 상가를 동시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446㎡, 건축면적 240.11㎡에 지하 2층~지상 10층 총 63세대 규모의 도시형 생활주택(지상 4~10층), 근린생활시설 3호(지하 1층~지상 1층), 업무시설 16호(지상 2~3층)로 지어진다. 

높은 경쟁률
순조롭게 청약

도시형 생활주택의 전용면적별로 살펴보면 16.76㎡ 35가구, 13.72㎡ 28가구로 이뤄져 있다. 즉시 입주가 가능하며 주차는 총 41대다. 업무시설은 전용면적 16.52~26.95㎡ 소형 오피스(사무실)로, 분양가는 1억대(VAT 별도)로 공급된다. 세무사 및 법무사사무실, 중개업소, 여행사, 네일아트, 인터넷 쇼핑몰 사무실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상가는 실투자금 2억원대(대출 및 보증금 차감)면 투자가 가능하다. 편의점, 애견센터, 치킨호프전문점 등이 권장업종이다. 

1인가구를 위한 실용적 공간 활용은 활동에 편리를 더하는 맞춤식 평면설계를 적용해 공간의 실속을 높인 게 특징이다. 전 세대 테라스 확장공간은 오피스텔의 한계를 넘어선 실사용공간의 효율성도 높다. 이 밖에도 냉장고, 전기쿡탑,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생활에 필요한 풀퍼니시드(Full-furnished)시스템의 원룸을 갖췄다. 단지 곳곳에 CC TV를 설치해 안전 시스템을 강화했다. 

서울 분양 물량
지속적인 감소세

 

▲영등포 자이르네= GS건설 자회사인 자이S&D는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신안산선 대림삼거리역(개통 예정) 더블역세권에 ‘영등포 자이르네’를 공급 중이다. 대한민국 실리콘밸리 중심에 있는 구로디지털단지역세권 일대에 서울에서 희소성이 높은 중소형 공동주택으로 선보인다. 영등포구 시흥대로 175길 6 일대에 지하 2층~지상 20층, 3개동, 총 212세대 규모로 들어선다. 서울에서 보기 드문 전세대 전용 49㎡ 중소형 단일면적 4개(A~D) 타입으로 구성된다. 

영등포는 서울 2030도시기본계획상 강남·여의도와 함께 3대 도심으로 지정된 이후 영등포뉴타운, 쪽방촌과 집창촌 등 재개발 사업들이 탄력을 받으면서 미래가치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KOSIS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사업지 주변은 10년 초과 노후 아파트 비율이 85.2%로 지난 2016년 247가구를 마지막으로 입주가 전무했던 지역으로, 주거 수요도 풍부하다. 

영등포자이르네는 청약규제에서 자유로우며 전국 만 19세 이상이라면 지역·청약통장 유무 상관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취득세를 면제 받을 수도 있다. 
 

조합 분담금 늘고
사업성은 떨어져 

▲종로5가역 하이뷰 더광장= JTK글로벌㈜이 시행하고 정우개발㈜이 시공하는 ‘종로5가역 하이뷰 the 광장’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1387㎡, 연면적 1만1424㎡ 규모로 조성된다. 지하 2층~지상 16층의 주동에 오피스텔 294실(전용면적 18.97㎡), 상업시설 40실로 구성된다. 총 154대 주차가 가능하다. 

그간 오피스텔 공급이 거의 없었던 서울 강북 도심지에 들어서는 만큼 희소가치가 돋보인다. 2004년 분양한 ‘르메이에르 종로타운’이후 서울 4대문 내에서 1호선이 지나는 대로변 입지에서는 16년 만에 공급되는 오피스텔이다. 종로구는 1인 가구 비율이 서울 25개구 중 관악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역이다.
 

▲창릉 더하이브= 일산 3기신도시인 창릉신도시 개발의 최대 수혜지인 원흥지구 내에 ‘창릉 더하이브’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오피스텔 192실과 상업시설로 구성된 A타워, 오피스텔 234실과 상업시설로 구성된 B타워로 이뤄졌다. 


오피스텔 내부는 거실과 침실을 분리하는 1.5룸 설계, 빌트인 붙박이장, 수납장 특화, 전 세대 개별 창고 제공으로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새집증후군 염려가 적은 E0 등급 친환경 마감재 시공과 각층 엘리베이터홀 방범 도어 설치로 임차인의 안전 특화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인테리어 혁신과 동시에 건강과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 시행사는 하나자산신탁, 시공사는 디에이건설이 맡았다. 
 

▲주안역 미추홀 더리브= 이테크건설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도화동에서 주거단지인 ‘주안역 미추홀 더리브’를 분양 중이다. 아시아신탁이 시행하고, 이테크건설이 시공한다.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도화동 377-1번지 외 4필지에 지하 5층~지상 27층 규모로 아파트 3개동과 오피스텔 1개동 총 5개동 665세대 규모로 공급된다. 오피스텔은 320실로, 아파텔은 76㎡(106실), 78㎡A(53실), 78㎡B (53실), 83㎡(108실)로 구성된다. 

최근 복합 단지 내 오피스텔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청약을 받은 ‘힐스테이트 의정부역’오피스텔은 60실 모집에 8702건이 몰려 평균 145.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내 집 마련 
새로운 방법

아파트 172세대와 함께 조성되는 이 오피스텔은 맞통풍이 가능한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설계돼, 소형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비슷한 시기 평균 30.21대 1의 경쟁률로 청약 마감한 ‘화서역 푸르지오 브리시엘’오피스텔 역시 아파트 665세대와 함께 조성되며,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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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