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젓이 짝퉁 판치는데…’ 쿠팡 책임론

“진짜 제대로 관리 안 할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시계와 명품백, 신발 등 가품 판매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던 쿠팡서 이번에는 삼성전자 ‘짝퉁’ 제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쿠팡은 판매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 하지만 관리자이자 판매자로부터 플랫폼 제공 인센티브를 받고 있는 쿠팡은 계속되는 짝퉁 논란으로 ‘관리 소홀’이라는 책임을 회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온라인 사이트 쿠팡

쿠팡서 ‘짝퉁’ 제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3일 A씨에 따르면 지난 1월19일 쿠팡을 통해 해외 구매대행 형태로 삼성 갤럭시 버즈를 구입했다. 그는 “처음 제품 포장을 뜯을 때부터 이상함을 느꼈다”며 “새 제품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누군가 손을 댄 것 같은 내부 포장과 더불어 제품 자체가 허술했다”고 회상했다.

나 몰라

이어 “갤럭시 웨어러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과 연동하려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되지 않았다”며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앱과 연동 되지 않으면 짝퉁이라는 글을 보고 나서야 가품임을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을 인지하고 난 뒤 버즈 뒷면을 살펴보니 상품 설명란 속 상세 이미지에 나와 있는 충전단자 개수부터 차이가 났다”며 “이런 제품을 판매토록 한 쿠팡에 항의했지만 판매자에게 먼저 문의하라면서 책임을 떠넘겼다”고 덧붙였다. 

실제 A씨가 구매한 제품의 대표 이미지에는 ‘삼성 공식 파트너’라는 문구가 함께 기재돼있었다. 또한 해당 제품 상세 이미지란에는 삼성 측이 갤럭시 버즈 홍보를 위해 제작한 이미지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어 제품을 실제로 받기 전까지는 구분하기 어려워 보였다.


뿐만 아니라 정품 여부를 묻는 소비자들에게 판매자는 ‘해당 제품은 정품으로 삼성서비스센터에 정품 여부 확인 및 등록이 가능하다’라는 답변을 달아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쿠팡 측은 삼성전자와 신학기 맞이 ‘2020 갤럭시 아카데미’ 프로모션을 진행 중에 있다. 해당 프로모션은 갤럭시 버즈를 비롯해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워치, 모니터, 프린터 제품 등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쿠팡은 이런 프로모션 제품과 함께 검색되는 짝퉁 제품에 대한 모니터링이 타 가품 대비 파악이 수월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가품으로 추정되는 제품 검색 및 판매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어 소비자 피해는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짝퉁 판매’ 논란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어떤 제품을 판매할지는 판매자 스스로가 결정한다”며 “쿠팡은 내부 정책을 통해 플랫폼을 규율하고 불법적 혹은 부적절한 제품 판매를 감시하고 있다. 위반 제품 적발 시 해당 제품을 즉시 삭제하고 불법적 혹은 부적절한 제품 등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쿠팡은 관리자인 데다 판매자로부터 플랫폼 제공의 인센티브를 받고 있기 때문에 ‘관리 소홀’이라는 책임을 회피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실제 비슷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쿠팡 측 답변처럼 소비자 항의를 통한 위반 제품 적발은 이미 충분하게 이뤄졌지만, 관련 상품들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 만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러한 피해를 입은 소비자 대부분은 스스로 가품임을 입증해야 하는 등 환불 과정서의 어려움을 호소해 2차 피해가 우려된다.


쿠팡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현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가품 판매 사실 여부가 확인된다면 가품 구입자들에게 환불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쿠팡의 ‘짝퉁’ 판매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가수 지드래곤과 나이키가 협업해 이슈가 됐던 ‘에어 포스1 파라-노이즈’의 가품을 판매해 논란이 됐다. 쿠팡에서는 에어 포스1 파라-노이즈 가품으로 추정되는 제품이 6만∼7만원대 가격에 판매했다. 해외 구매대행 형태로 최소 일주일 이상 판매를 진행했다. 소비자들이 가품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음에도 판매자는 정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기까지 했다.

시계, 백 등 모조품 판매 여전히 논란
‘지식재산권센터’ 꾸리는 추세와 대조

지난해 말 출시한 이 제품은 가수 지드래곤이 디자인에 참여해 화제가 됐다. 나이키 에에 포스 1에 지드래곤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PEACEMINUSONE)’의 시그니처 마크인 데이지꽃 등의 디자인 요소를 가미했다.

지드래곤의 생일인 8월18일을 기념해 818개가 제작됐다. 정가는 21만9000원이었지만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중고거래가 이뤄졌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짝퉁 제품이 버젓이 판매되면서 쿠팡의 기능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쿠팡은 53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 1600만원짜리 위블로 시계를 비롯한 500여개 유명상표 모조품을 20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했다며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의 원성을 듣기도 했다. 이밖에 일부 입점업체가 ‘레플리카’ ‘정품 미러급’ ‘ST’라는 표기로 교묘하게 위조 상품을 팔아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때마다 회사 측은 위조 상품 판매 중지 및 퇴출 등 철저한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지만 같은 문제가 또 다시 발생한 것이다.

최근 이커머스 업계에서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상표권, 저작권, 초상권·성명권 등 지식재산권 침해를 예방하고 권리자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가품 방지를 강화하는 추세와 대조된다.

11번가는 2009년부터 운영하던 ‘지식재산권 보호센터’를 새 단장해 상표권이나 특허권 등을 보유한 권리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권리자가 지식재산권보호센터에서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고, 판매자들의 소명 내역과 처리결과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신속한 제재가 가능해졌다.

회사 측은 2009년부터 위조품 110% 보상제를 운영 중이며 유명 브랜드사와 협력해 위조품을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는 FDS(이상거래 탐지시스템)도 확대 시행 중이다.

티몬은 지난해 11월 침해에 해당하는 경우 간단한 절차로 신고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센터 팁스(TIPS: TMON Intellectual Property Protection System)를 구축했다. 가품으로 밝혀지면 100% 환불에 적립금 10%를 추가로 보상한다.


위메프 역시 지난 8월부터 지식재산권센터를 운용 중이다. 권리 침해 사실을 발견했을 경우 관련 서류를 첨부해 지식재산권센터로 신고하면 된다. 신고가 접수되면 위메프는 판매자에게 신고 내용을 전달하고 소명 절차를 안내한다. 실제 권리 침해가 발생한 경우라면 해당 판매자의 상품을 즉시 판매 중단하고 사안에 따라 위메프서 퇴출한다.

고객 대상으로는 별도 보상 제도를 운영 중이다. 위메프서 구매한 상품이 위조품으로 판명되는 경우 100% 환불, 추가 100% 보상을 통해 상품 금액의 총 200%를 보상한다.

책임 전가

쿠팡 측은 자사 역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문제가 되는 판매자는 퇴출까지 시키고 있음에도 판매 상품이 2억개가 넘는 상황서 일부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쿠팡 관계자는 “불법적 혹은 부적절한 제품 등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문제가 되는 상품에 대해서는 상품 및 판매자들에게 소명을 요청, 판매 중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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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