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있는데…묻고 더블로 가?

경자년에도 정부의 이어지는 아파트 위주 규제책과 저금리 기조로 수익형 부동산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틈새상품으로 오피스텔과 생활숙박시설이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12·16 부동산 대책’의 여파가 예상보다 거세다. 주택담보대출 제한, 보유세 강화 등 규제가 잇따르면서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초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자금이 대체 투자처를 찾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장에선 오피스텔, 생활숙박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담보대출 규제와 전매제한, 보유세 부담에서 아파트와 비교해볼 때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치솟으면서 주거 대체재로 오피스텔과 생활숙박시설이 떠오르고 있다”며 “이들은 투자든 주거든 규제를 벗어나면서 초기비용이 적어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수익형 부동산 중 가장 친숙한 상품은 주거용 오피스텔이다. 오피스텔은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면서 2~3년 전부터 투자자 사이에서 비선호 상품으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저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시장 환경을 바꾸고 있다. 안정적인 월세를 기대할 수 있는 오피스텔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다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도권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난해 12월 기준 5.20%, 인천은 6.52%선으로 1~2%대인 시중 예·적금 금리를 크게 웃돌고 있다. 매매가격이 연간 기준 1~3% 정도만 상승해도 5~7%가량의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고강도 주택시장 규제 반사 효과
아파트 누르니 오·생 상품 활기

경자년 새해에도 오피스텔 분양소식이 들린다. 올해 1분기에는 수도권에서 10여개의 브랜드 오피스텔 분양이 예정돼 있다. 

2월에는 서울 중구에서 ‘쌍용 더플래티넘 서울역’(576실)과 송파구 ‘쌍용 더플래티넘 잠실’ (192실)이, 경기 성남시에서는 ‘성남 고등자이’(363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는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320실)가 분양을 준비 중이다. 역세권인 데다 상위권 시공사 브랜드 오피스텔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3월에는 직주근접성이 좋은 서울 중구 ‘힐스테이트 세운’(99 실)과 수원 정자동 ‘대유평지구 푸르지오’(438실), 인천 서구 ‘청 라국제도시 오피스텔’(1630실) 등이 분양에 나선다.
 

▲방학 신화하니엘시티= ‘방학 신화하니엘시티’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 711-1번지에 일대에 지하 1층~지상 17층 2개동 규모로 A타입 175실, A-1타입 93실, B타입 47실, 총 315실이 공급된다. 모든 세대가 복층형 오피스텔로 구성돼 있다. 분양가는 1억원 중반대로, 실투자시 약 5000만원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최장 10년 임대관리 임대료보증서를 발급해 투자자의 공실부담을 덜어 투자안전성을 높였다.

층고가 높아 개방감이 좋고, 수납공간이 많은 장점이 있다. 여기에 태양광 시스템과 오르내리기 편한 계단을 설치했다. 풀퍼니쉬드와 트렌디한 마감재, 다양한 옵션 등 상품 자체의 차별적 경쟁력도 가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교통환경도 우수하다. 출퇴근이 용이한 1호선 방학역과 1, 4호선의 창동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동부간선도를 통해 도심으로 이동이 용이하다. 생활환경도 좋다. 홈플러스, 빅마켓, 이마트, 하나로마트, 메가박스 등 생활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방학사계공원과 방학천문화예술거리, 플렛폼 창동61, 시립운동장 등 다양한 문화·체육시설이 근거리에 위치해 있다.

호재도 많다. 방학동 일대는 서울 동북권의 최대 개발호재 중 하나인 창동역세권 개발 계획과 확충·개선되는 교통인프라(GTX-C노선 예정 및 우이~신설 경전철 연장 등) 계획, 국내 최대 규모의 아레나공연장 및 복합문화시설 조성사업이 있어 향후 높은 시세상승이 기대된다. 시행사는 코람코, 시공사는 신화종합건설, 금융주관사는 유진투자증권이 하고 있다. 입주는 2021년 2월 예정.
 

▲동대문 베네스트 2차=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에 들어설 ‘동대문 베네스트 2차’가 분양 중이다. 초역세권이라는 지리적인 장점과 높은 미래비전, 특화된 제품 설계 등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조건을 두루 갖추었기 때문이다. 동대문 제기동역 100m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오피스텔로, 지하 5층~지상 16층, 오피스텔 206실로 구성돼 있다. 이 오피스텔은 지난해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친 ‘동대문 베네스트 어반 라이프’의 두 번째 사업이라 인근 수요자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공급되는 면적은 21㎡A·B, 29㎡, 35㎡, 58㎡까지 5가지 타입으로 구성된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고를 수 있다. 특히 전 세대를 복층으로 설계했다. 복층은 단층 구조에 비해 공간 활용이 좋고, 시각적으로 넓게 보이는 효과가 있어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또한 젊은 세대들은 복층에 대한 로망이 크기 때문에 추후 높은 임대수요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주목할 점은 흔한 원룸의 평면을 넘어서 다양한 구조가 준비됐다는 것이다. 21㎡, 29㎡는 글라스월 설치로 침실과 주방을 분리해 원룸의 단점을 극복했다. 35㎡는 거실과 방이 분리된 1.5룸으로 준비돼 있다. 58㎡는 오피스텔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2룸 3베이 구조라 신혼부부 등 2인 이상 가구도 넉넉히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 시대에 맞게 IoT 홈네트워크도 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집 밖에서도 집 안 조명이나 전기, 가스 등을 원격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다. 건물 옥상에는 옥상정원을 설계해 입주민만을 위한 휴식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주거·투자 대체 투자처
규제서 상대적으로 자유

이 밖에도 풍부한 생활 인프라로 수요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1호선 제기동역이 근접한 초역세권에 롯데마트, 홈플러스, 롯데백화점, 약령·경동시장, 대학병원이 가까이 있어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다. 단지 옆 정릉천 산책길을 이용하면 청계천과 용두공원을 가깝게 이용할 수 있다. 고려대, 성신여대, 경희대 등 많은 대학교가 밀집되어 있어서 학생 임대수요가 풍부하다. 동대문 및 종로 등에서 직장인 수요까지 확보하고 있다. 

동대문 개발의 후광효과를 고스란히 받는 오피스텔로 앞으로의 가치가 더욱 기대된다. 용두동, 청량리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동대문 베네스트 2차’ 인근이 새로운 신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우선 홍릉일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선정됐다. 더불어 동북선 도시철도가 2024년 개통 예정이다. 제기동역은 환승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 관계자는 “초역세권에 설계도 뛰어나고 비전까지 좋아서 문의가 많이 온다”며 “생활 인프라가 좋아서 살기에도 좋고, 미래가치가 높아서 투자상품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생활숙박시설

생활숙박시설은 오피스텔과 비슷하지만 숙박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최근 분양시장에 나온 곳은 부산 해운대구 ‘엘본 더 스테이’ (329실)와 전남 여수 웅천지구에 들어서는 ‘여수 웅천 캐슬 디아트’(400실) 등이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에 ‘영종 랜드마크 블루오션3’(672실)가 상반기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 바다 조망이 가능하고 인근 자연환경이 뛰어나 관광 수요가 풍부한 곳이다.

레지던스라고도 불리는 생활숙박시설은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오피스텔 개념의 주거시설로 객실 안에 거실과 세탁실, 주방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호텔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비교적 부담이 적어, 외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주거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세입자를 관리하고 직접 상대해야 하는 오피스텔과는 달리, 전문 운영업체의 위탁관리로 부담이 적고 유지보수나 부동산 중개 수수료 등에서도 자유롭다. 임대사업 경험이 적은 투자자의 경우 오피스텔보다 생활숙박시설 선택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이유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서울 및 수도권은 물론 부산 해운대, 속초, 여수까지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인하 한양아이클래스= 인천시 남구 용현동 573-7번지 외 1필지 일반상업지구에 생활형 숙박시설인 ‘인하 한양아이클래스’가 분양 중이다. 연면적 2만838.41㎡, 지하 4층~지상 24층 규모로 생활형 숙박시설 493실 및 근린생활시설 27호실이 공급된다. 일부 층은 오션뷰가 가능하다. 계약금 10%, 중도금 무이자 혜택과 실투자금 4000만원대로 투자할 수 있다.

주차대수는 159대, 전용면적 20.02~40.10㎡, 총 11타입으로 주력은 A타입(20.07㎡)으로 333실에 달하며 4층에 테라스를 갖춘 생활숙박시설이 제공된다. 내부시설로는 커뮤니티공간인 지상 24층 휴식공간 정원(바베큐장), 호텔급 럭셔리 설계가 적용된다. 지하 1층 코인세탁실, 북카페, 지상 4층 휘트니스센터, 개별창고도 제공된다.

직장인은 물론 대학생과 관광객까지 수용하는 생활형 숙박시설로 장·단기 숙박을 통한 임대수익 창출이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이다. 수인선 숭의역 1번 출구와 도보 2분거리(100m)며, 숭의역을 중심으로 국철 1호선 도원역과 약 1㎞거리다. 신포역, 인하대역, 동인천역, 제물포역 등 지하철 이용이 용이하다. 제1경인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와 제2외곽순환도로를 통해 인천시내 전역은 물론 서울까지 이동이 편리한 광역교통망을 자랑한다.


주변 개발계획도 많다. 사업지 주변에 숭의운동장 도시 개발 사업과 여의주택재개발사업, 용마루지구 도시환경개선사업 등 다양한 개발계획을 가지고 있다. 인근으로는 연면적 6만6805㎡에 달하는 ‘골든하버 프로젝트(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가 2019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은 향후 각종 쇼핑·레저시설이 결합되어 있는 복합관광 휴양단지인 ‘인천항 골든하버’가 함께 개발될 예정이다. 준공 시 연간 약 300만명 이상의 유동인구가 확보될 예정이다.

주변 인프라와 임대수요도 풍부하다. 이마트, 홈플러스, 인하대병원, 현대유비스병원, 인천기독교병원, CJ제일제당, 한진 물류센터 등 19만 이상의 임대수요가 밀집해 있다. 인천 남구는 대학생 및 직장인의 1인 가구를 위한 주거공간 공급이 절대 부족한 지역으로 꼽힌다. 반경 1㎞ 이내 용현초, 신광초, 신흥여중 등 다수의 교육시설 환경도 우수하다.

분양 관계자는 “역 출구와 인접하고 있는 초역세권 입지적 장점뿐만 아니라 향후 각종 개발호재들의 직접 수혜가 기대되는 수익형 부동산”이라며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다주택자·주택담보대출·전매제한 등의 각종 규제와 무관하게 분양받을 수 있는 장점으로 수요자들의 높은 호응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힐스테이트 하버하우스= 인천내항 개발, 수인선(2020년 개통 예정) 등 미래가치를 품은 인천 중구 신흥동 ‘힐스테이트 하버하우스’ 레지던스가 분양한다. 인천내항 개발사업을 기점으로 환골탈태 예정인 인천 원도심에 자리해 미래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인천내항 개발지 일원과 맞닿아 있어 개발사업이 진행되면 그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내항 개발사업은 해양수산부 및 인천시 역점 사업 중 하나로 3㎢에 달하는 면적을 해양문화지구·복합업무지구·열린주거지구·혁신산업지구·관광여가지구 등 5대 특화지구로 선정해 개발하는 것이다. 

교통호재도 뛰어나다. 수인선(수원-인천간 복선전철)이 2020년 12월 개통 예정으로, 개통되면 힐스테이트 하버하우스에서 도보로 숭의역, 신포역을 통해 수원역까지 빠른 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또한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사업, 인천발 KTX 사업이 예정되어 있다. 아울러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2025년 예정), GTX-B 예타 통과 등 교통호재가 잇따라 있어 교통망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분양 관계자는 “42층 초고층으로 건립되는 힐스테이트 하버하우스는 희소가치 높은 하버뷰 및 오션뷰 프리미엄과 함께 일대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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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