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두려운 반려동물 속사정

“자식이라고 하셨잖아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마하트마 간디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그 나라 사람들의 동물을 대하는 태도로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시기가 바로 명절 때다. 사람에게는 연휴지만 반려동물에게는 죽음과 삶이 결정되는 시간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018년 전국 만 20~69세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사육현황을 조사했다. 2017년 기준 전국 1952만가구 중 29.4%574만가구가 총 874만마리의 반려동물(632만마리, 고양이 243만마리)을 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7년에는 이 수치가 1320만마리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많이 키우고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는 201723322억원서 20276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기준 15684억원으로, 연평균 14.5%씩 성장했다. 산업별로는 사료산업이 4841억원, 동물 및 관련 용품산업이 3849억원, 수의 서비스 산업이 6551억원, 장묘 및 보호서비스가 338억원, 보험이 6억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 산업은 인구 구조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1인가구 수는 584만가구에 이르고, 전체 가구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9.3%에 이른다. 전체 인구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4% 이상이면 고령사회로 분류되는데, 우리나라는 2017년 이미 진입했다. 2025년에 이르면 초고령사회(노인인구 20% 이상)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와 고양이 가족처럼 여겨
펫팸족 증가로 산업도 성장


실제 1인가구의 증가와 고령화의 진행은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지난 2017년 국세청서 내놓은 국세통계로 보는 100대 생활업종 현황에 따르면 반려동물 산업은 1인가구 증가에 가장 뚜렷하게 영향을 받는 업종으로 꼽혔다. 실제 애완용품점은 매년 급격히 늘어나 2014년과 비교해 2017년에는 80.2%나 증가했다.

나아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이 증가했다. 이들은 반려동물을 단순히 애완동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가족의 한 사람인 것처럼 대하고 보살핀다. 밥을 주고 용변을 치워주는 수준서 벗어나 진짜 가족처럼 반려동물에게 의주를 제공하게 된 것.

실제 펫팸족의 증가는 관련 시장을 팽창시켰다. 사료는 물론이고 신발이나 모자 등 의상, 목욕용품, 놀이용품에 이르기까지 반려동물을 위한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동물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늘었고, 동물 장례업체도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육아시장 규모보다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인데 대기업들마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문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가 늘어나는 만큼 유기동물의 수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한 해 버려진 동물은 121077마리에 이른다. 연간 유기동물 발생량은 201481147마리로 최저치를 기록한 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2016년 이후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2017년 유기동물은 전년 대비 13000여마리, 2018년은 18000여마리가 더 버려졌다.
 

2014년부터 가정서 기르는 반려견을 대상으로 동물등록제가 의무화됐지만 유기동물 발생량은 오히려 늘었다. 특히 고양이 유기 건수는 증가세이긴 해도 연간 2만마리 대에 머물러 있는 반면 등록대상인 강아지의 유실·유기는 20146만여마리서 지난해 9만여마리로 50%나 증가했다.

특히 설, 추석 등 연휴가 긴 명절에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늘고 있다. 연휴에 고향을 찾거나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버리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고향에 함께 데려갔다가 길가에 반려동물을 두고 떠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길가에 유기된 반려견이 제 주인이 탄 자동차를 따라가는 모습이 블랙박스 등을 통해 공개되기도 한다.


지난해 9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18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연휴 기간(91626)에 버려진 반려동물 수는 1542마리였다. 설 연휴(21017)에는 1327마리가 유기됐다. 설과 추석에만 3000마리에 가까운 반려동물이 주인에게 버림받은 셈이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경우까지 합치면 명절 연휴 동안 유기된 반려동물의 수는 1만마리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동물보호소에 입소한 반려동물들이 원래 가족에게 돌아가는 경우는 13%에 불과하다. 새로운 보호자를 만나는 것도 27%뿐이고 44%는 자연사하거나 안락사 처분된다.

2018년 설·추석에 3000마리 유기
절반 가까운 반려동물 안락사 처분

명절 기간에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이유는 이동할 때 데려가기 어렵고 맡길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보호자들은 애견호텔이나 유치원을 이용한다. 실제 명절 때가 되면 반려동물 호텔과 펫시터에 대한 문의가 빗발친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여력이 없거나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이 결여된 보호자들은 명절을 틈타반려동물을 버린다.

2014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동물등록제는 자신의 반려견을 시··구청에 신고하고 반려견 정보를 담은 마이크로 칩을 외장형 펜던트나 몸 안에 내장해야 하는 제도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자율적으로 시행했지만 2013년 이후 전국적으로 의무화했다.
 

하지만 시행 10년에 이르도록 반려동물을 등록한 비율은 27% 수준에 그쳤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손금주 의원은 “2013년부터 등록제가 의무화됐지만 실효성 부족으로 제도의 효과가 전혀 없었다그동안 반려동물 미등록으로 인한 행정처분 건수는 2017년 기준 190건으로 모두 1차 적발 경고처분에 그쳤고 지자체 전담인력 역시 평균 0.6명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많이 버린다

손 의원은 동물 등록은 보호자의 최소한의 책임이라며 정확한 반려견 현황 파악, 온라인 반려동물 등록 및 전입신고 등 반려동물 등록 방법의 다양화, 실효성 있는 처벌 강화 등으로 반려동물 등록률을 높이고 소유주의 책임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명절에 반려견 맡기세요”

서울 노원구는 설 연휴인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반려견 쉼터를 운영한다. 위탁 대상은 동물등록과 광견병 예방접종을 완료한 사회성에 문제가 없는 소형견으로, 관내 반려견 보호가구 30가구에 한해 가구당 1마리로 제한한다. 서울 서초구서도 설 연휴기간 동안 반려견 돌봄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생후 4개월 이상의 반려견, 임신 또는 발정기가 아니면서 전염성 질병이 없고 광견병 예방접종이 완료된 반려견에 한해 위탁을 맡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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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달’ 쿠팡발 관세 음모론

‘벌써 두 달’ 쿠팡발 관세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쿠팡 사태의 ‘나비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뜻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외교전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더불어 쿠팡의 ‘믿는 구석’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권을 넘어 미국 정가마저 반응하고 있는 쿠팡 사태를 <일요시사>가 조명했다. 지난해 11월 말 온라인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고객의 개인정보가 3000만건 이상 유출됐다.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규모를 웃도는 수치였다. 지난달 28일로 쿠팡 사태는 두 달째를 맞았다. 그동안 정치권은 물론 대통령까지 쿠팡 사태를 언급했다. 미국 기업 방패 삼아 하지만 쿠팡의 태도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뻔뻔함’을 앞세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쿠팡 사태는 지난해 11월29일 쿠팡 고객에게 발송된 문자로 시작됐다. 문자에는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배송 주소록, 주문 정보 등 개인정보가 ‘노출’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쿠팡 측은 결제 정보와 로그인 관련 정보는 괜찮다고 했다. 주말 사이에 문자를 받은 고객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앞서 상반기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보다 더 큰 규모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무엇보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 직원의 소행이라는 의혹이 번지면서 충격을 더했다. 사태가 쿠팡 시스템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정부는 쿠팡 사태 발생 직후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경찰은 쿠팡 본사 현장을 압수 수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청문회를 진행했다. 정부는 쿠팡 유출 대응 범부처 TF를 구성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세청도 가세해 전방위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말을 보탰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난 지 사흘 만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쿠팡 때문에 우리 국민이 걱정이 많다”며 “사고 원인을 조속하게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 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현실화하는 등의 대책에 나서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역대 정부 최초로 생중계된 기관별 업무보고에서도 쿠팡에 대한 질책을 이어갔다. 당시 이 대통령은 “‘무슨 팡’인가 하는 곳에서 규정을 어기지 않았나. 그 사람들은 처벌이 전혀 두렵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에 대한 처벌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전방위서 압박했는데도… 그러면서 “야간 노동자의 건강권 이야기가 사실 쿠팡 때문 아니냐. 너무 가혹하고 심야 노동 때문에 많이 죽는 것 아니냐. 금지시키자는 주장도 있다”며 “새로운 노동 형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규제 기법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뿐만 아니라 쿠팡 자체를 정조준한 것이다. 문제는 이 정도의 전방위적 공격에도 쿠팡의 태도는 그대로였다는 점이다. 정부와 논의되지 않은 자체 조사 결과를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도 모자라 실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3000여건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쿠팡의 ‘셀프 조사’ 결과에 경찰 등이 반박했지만 쿠팡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쿠팡의 주장대로면 피해 규모는 1만분의 1로 줄어든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의 대국민 사과도 사태 발생 한 달 만에야 나왔다. 김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자체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하지만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진행한 청문회에는 출석하지 않아 사과의 진정성이 바랬다. 실제 김 의장뿐만 아니라 김유석 쿠팡 부사장 등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쿠팡에서 제시한 보상안은 부정적인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쿠팡은 1인당 5만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하는 등 총 3370만명의 고객에게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현금 배상이 아니라 쿠팡, 쿠팡이츠(배달), 쿠팡트래블(여행), 쿠팡알럭스(명품)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으로 쪼개놓은 것도 모자라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의 지급이라 비판이 빗발쳤다. 대통령도 나섰는데 심지어 사용 조건도 까다롭게 설정해 놨다. 쿠폰 사용 기간을 지급일로부터 3개월로 제한하고 도서, 주류, 상품권 등은 구매할 수 없으며, 쿠팡이츠에서 사용할 때는 최소 주문 금액 이상일 때만 사용할 수 있다는 식이었다. 보상안에 대해서는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비판했지만 쿠팡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되다 보니 쿠팡의 ‘뻣뻣한’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체 쿠팡의 ‘믿는 구석’이 뭐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쿠팡이 그동안 정치권 인사를 영입한 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언급됐다. 쿠팡은 정부 부처 출신을 많이 데려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치권 인사와 쿠팡 관계자가 식사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탈당한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쿠팡 대표와 고가의 식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쿠팡으로 이직한 전직 보좌관 관련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자신의 비리 의혹을 폭로한 전직 보좌관에 대해 인사 불이익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쿠팡이 독점적 지위를 무기로 뻔뻔하게 굴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쿠팡은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에도 전국에 지어놓은 물류센터가 배송 거점 역할을 하는 중이고 ‘로켓배송’이라 이름 붙인 새벽배송은 배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월 구독료 7890원의 ‘로켓와우’ 서비스는 2024년 말 기준으로 1500만명 이상 가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켓와우에 가입하면 무료 배송, 무료 반품은 물론 쿠팡에서 론칭한 OTT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회원 탈퇴 등으로 이용자가 감소 중이지만, 여전히 후발 주자와는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격 없이 흘러가나 실제 사건 발생 직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쿠팡에 미칠 손실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언급했다. 쿠팡이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에 개인정보가 유출됐어도 이용자는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최근 또 하나의 의견이 더해졌다. 쿠팡이 미국을 믿고 우리나라 상황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쿠팡은 우리나라에서 매출 대부분을 올리고 있지만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미국 기업이다. 쿠팡의 대처가 주가에 미칠 영향만을 고려한 행보였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사태 규모를 축소한 자체 조사 결과가 주가 방어용이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의견은 최근 미국의 행보로 힘을 받는 모양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회가 미국과의 관세 협정에 대해 승인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을 배경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무역 협정은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합의된 거래에 따라 신속하게 관세를 낮췄고 당연히 우리의 무역 파트너들도 같은 조치를 취하길 기대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해 7월30일 양국 모두에 훌륭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10월29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 조건을 다시 확인했다. 그런데 왜 한국 국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나”라고 적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외신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에 불이익 조치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기습적으로 발표하기 전에 오간 대화라는 점에서 쿠팡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뻔뻔한 태도 일관하더니 ‘믿는 구석’ 있었나 의심 <WSJ>는 관계자 발언 등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지난주 워싱턴 D.C.에서 김 총리와 만나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대화는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정점에 이르기 불과 며칠 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이 일반적인 규제 집행 수준을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대응이 주가 하락 등 손실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 정보 근절법)과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해서도 트럼프정부와 의회 일부에서는 검열이자 미국 기업 차별이라는 비판을 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체결한 대미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에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내용,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 금지 약속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표는 이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관계자를 급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쿠팡이나 온라인 플랫폼법 등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메시지가 나온 뒤 저희가 미국 국무부와 접촉한 바로는 쿠팡이나 온라인 플랫폼법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으로 그렇게 결론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안갯속 조 장관은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추정되는 어떤 특별한 이유를 특정키가 어렵다”며 “그런 이유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추가 메시지를 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발표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협상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승인하기 전까지는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는 것”이라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 한 번 우리나라가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늪에 빠진 셈이다. 동시에 쿠팡 사태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jsjang@ilyosisa.co.kr>